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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유감스럽게도 19세기 비경 탐험 소설들에는 이런 여자 탐사 대원들이 없었습니다.] SF 평론가들은 메리 셸리가 사이언티픽 로망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평가합니다. 은 그런 결과물이고요. 메리 셸리가 사이언스 픽션을 쓴다는 자각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테크노 스릴러 작가처럼 메리 셸리는 인조인간 이야기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장르를 쓴다는 자각이 없었을 겁니다. 나중에 쥘 베른이나 허버트 웰즈나 에드워드 벨라미 등은 자신들이 장르 작가임을 자각했으나, 메리 셸리는 그저 으스스한 소설을 썼을 뿐이죠. 그렇다고 해도 메리 셸리가 사이언티픽 로망스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장본인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메리 셸리는 여자죠. 흔히 사..
근대 이후 과학은 인류에게 새로운 이성과 계몽의 길을 열었습니다. (자연) 과학을 통해 사람들은 눈을 떴고, 과거의 구태의연하고 케케묵은 사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건 과학의 장점이나, 덕분에 사람들은 모든 것에 과학을 뒤집어 씌우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주장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다들 과학으로 포장합니다. 흠, 이것 역시 과학 만능주의라고 할까요. 다들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분명히 사회 과학적인 내용에 자연 과학의 포장지를 씌우곤 하죠. 는 진화 심리학과 성 차별을 논하는 책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성 차별을 진화적이고 유전적이고 태생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나, 이 책은 거기에 반박합니다. 오히려 이 책은 "성 차별이 문화적이고 후천적이고 사회적인 요소"라고 주장해요. 가령,..
는 와 를 잇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와 사이에서 무슨 사건이 벌어졌는지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은 왜 타이렐이 망했는지, 왜 새로운 회사가 인조인간을 만드는지, 새로운 인조인간이 누구인지 설명합니다. 단편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내용은 짧고 복잡하지 않습니다. 은 를 전개하는 밑바탕이고, 특별한 주제를 담지 않았어요. 전반적인 줄거리는 인조인간을 향하는 진짜 인간들의 분노와 인조인간들의 반란입니다. 인조인간은 인간들을 위한 노예이고, 수명이 짧습니다. 제조 회사는 인조인간의 수명을 더욱 늘렸고, 대중은 여기에 반발합니다. 사람들은 인조인간들을 공격하고, 인조인간들은 세상을 뒤집기 원합니다. 은 복제인간이나 로봇을 다루는 SF 창작물들이 이야기하는 내용과 다르지 않아요. 이런 단편 애니메이션에게 뭔가 특별..
전복과 혁신과 파격. 흔히 SF 소설들은 이런 수식어들을 장식합니다. 그리고 그런 수식어들은 별로 틀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는 SF 소설들은 정말 전복적이고 혁신적이고 파격적이죠. 우선 SF 소설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뒤집습니다. 기존의 세계는 뒤집어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에서 시간 여행자는 인류와 동물들이 사라진 세상을 목격합니다. 그 세계조차 영원히 이어지지 않고, 언젠가 다른 세계가 도래하고, 지구 자체가 멸망에 이를 것처럼 보입니다. 쥘 베른은 어느 단편 소설에서 세계가 끊임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영원히 반복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포스트-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폴 앤더슨은 어떤 방사능 아포칼립스 소설에서 인류가 돌연변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
소설 은 영원한 전쟁을 끝내는 방법으로 '사회 구조'를 주목합니다. 치명적인 내용 누설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나, 은 인류와 토오란 외계인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전쟁을 벌였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사회 구조적인 부분이 달랐고, 그건 수많은 참사들과 학살들을 가로지르는 열쇠가 됩니다. 비단 만 아니라 사회 구조를 대규모 전쟁이나 환경 오염과 연결하는 SF 소설들이 더러 있어요. 이런 소설들은 인간이 혼자 살아가지 않고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고 설명합니다. 솔직히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은 뭐 별로 대단한 비밀이 아닙니다. 상식을 갖춘 사람은 누구나 그런 사실을 인정하겠죠. 하지만 사회라는 개념 자체는 가시적이지 않습니다. 사회라는 개념은 분명히 존재하고 우리는 그 속에서 살아가나, 사회라..
SF 개론서 는 환경 아포칼립스가 1970년대부터 늘어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대략 1970년대부터 SF 작가들이 실질적인 환경 오염을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주요 소재로 이용했다는 뜻입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겠으나, 폴 에를리히를 빼놓지 못할 겁니다. 폴 에를리히는 을 썼죠. 이 양반은 인구가 너무 증가하면, 자연 생태계가 그 인구를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자연 생태계는 한계가 있고, 인구가 그 한계를 넘어 소비한다면, 자연 생태계는 붕괴하고 말 겁니다. 인구는 환경의 변화, 특히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됩니다. 간단히 생각한다면, 인구 폭발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같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지면, 소비량이 늘어납니다. 소비량이 늘어난다면, 당연히 자원이 줄어듭니다. 자원이 너무 줄어들면, (..
[게임 의 돌고래 유닛들. 이런 군용 돌고래들에게 동물 권리가 있을까요?] 아서 클라크가 쓴 은 제목처럼 양치기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양치기는 알퐁스 도데가 쓴 양치기와 달리 별로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아니, 적어도 산 속에서 호젓하게 사모하는 아가씨와 별밤을 바라보는 낭만이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 양치기는 바닷속에서 양식업을 관리하고, 목양견 대신 돌고래들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21세기 독자에게 은 전형적인 소설처럼 보이겠으나, 이 소설은 나름대로 사역 동물에 상상 과학을 덧붙였습니다. 어쩌면 미래 인류는 이런 동물들을 이용할지 모릅니다. 만약 인류가 바닷속에 목장을 짓고 물고기 떼를 관리한다면, 돌고래들을 목양견으로 이용할지 모르죠. 솔직히 저는 발달된 잠수 무인기가 목양견을 대신할 수 있다..
사이버펑크 소설에서 사람들은 가상의 폭력을 즐기곤 합니다. 현실에서 살인은 돌이키지 못하는 죄악이나, 가상 현실 속에서 살인은 그저 전자 코드에 불과하죠. 가상 현실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폭력들을 저지르고, 그런 내용은 사이버펑크 소설을 장식하곤 합니다. 특히, 비디오 게임 시장이 엄청나게 발달한 21세기에 그런 사이버펑크 소설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일 겁니다. 사이버펑크가 죽었다는 선언만큼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과 가상 현실의 폭력은 비슷할지 모르죠. 솔직히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대중적인 비디오 게임들은 매우 폭력적입니다. 인기 순위 목록에서 상위권에 오른 게임들을 살펴보면, 뭔가를 죽이거나 파괴하는 비디오 게임들이 많습니다. 1인칭 사격 게임, 실시간 전략 게임,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펄프 사이언스 픽션에서 비니키 여자들을 구경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적어도 펄프 SF 잡지들은 아슬아슬하게 차려입은 여자들을 표지 그림으로 내세웠죠. 이유는 뻔합니다. 성적 환상을 꿈꾸는 남정네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죠. 온갖 우주 활극들은 남자들이 활약하는 전투적인 놀이터이고, 따라서 남자들이 꿈꾸는 성적 환상 역시 포함해야 했습니다. 저는 이른바 펄프 SF 소설을 읽은 적이 없고, 정말 펄프 SF 소설들이 성적 환상들을 질펀하게 떡칠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표지 그림들만 요란할지 모르죠. 하지만 앙가슴과 허벅지를 자랑하는 여자들은 아무 이유 없이 표지 그림을 장식하지 않았을 겁니다. 펄프 SF 소설에서 비단 성적 환상만 문제까요. 인종 차별 역시 심각한 문제일 테고, 전통적으로 사이언스 픽션을 비..
예전에 을 이야기했을 때, 저는 생태학자가 반드시 자본주의를 비판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전반적인 인문학들과 사회 과학들과 자연 과학들 중 생태학은 다른 생명체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일 겁니다. 에서 쉐백이 타크베르를 바라보는 관점은 이런 사실을 잘 반영하죠. 쉐백은 타크베르를 오롯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타크베르가 물고기들이나 다른 동물들과 함께 존재한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우라스 행성에서 수많은 나무들, 정체 모를 가축, 수달을 봤을 때, 쉐백은 저도 모르게 타크베르를 연상했어요. 이는 쉐백의 오해가 아닐 겁니다. 타크베르 역시 생물들이 연결하는 총체적인 흐름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죠. 이렇게 생태학자는 수많은 생물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 생물들이 구성하는 거대한 그물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