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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나는 부분적으로 오도니안입니다. 노동 조합주의자이고, 자유주의자이기도 하죠. 우리는 주체주의자들이나 사회주의 노동 조합과 함께 일하지만, 중앙 집권에는 반대해요." "너 같은 자유주의자들이란 마음이 물렁해서 실제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말이지. 자유주의는 현실에서 잘 작동하는 중이지. 자유주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긴 시간 동안 가혹한 노동을 한 후에야 겨우 미약한 변화를 경험하게 되지. 나디아, 지구는 완벽한 자유주의 세상이야. 그곳의 절반은 지금도 굶주리는 곳이야. 그렇게 자유로운 곳이지." 위의 두 대사는 소설 과 에서 나왔습니다. 전자는 이고, 후자는 입니다. 에서 주인공은 어느 노동 조합주의자와 만나고, 그 사람은 자신을 조합주의자이자 자유주의자라고 소개합니다. 에서 다양한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예전에 어떤 사람이 그렇게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나는 카를 마르스크가 옳다고 생각한다. 마르크스가 말했듯 기술 혁신은 막대한 생산량을 자랑하고, 자본주의를 촉진한다. 언젠가 기술이 더욱 발달하면, 인류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고, 따라서 분배는 넘칠 것이다. 그때 당연히 인류는 사회주의를 이룩할 수 있다." 아마 비단 이 사람만 그런 논리를 펼치지 않을 겁니다. 예전부터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를 비롯해 많은 학자들은 이런 기술적 유토피아를 예상했습니다. 게다가 정보 통신 기술은 이런 기술적 유토피아를 부채질할 수 있어요. 정보 통신 기술은 무형 제품이기 때문에 무한한 공유가 가능하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런 공유가 사회주의로 가는 계단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정보 통신 혁명과 기..
소설 은 을 이어가는 속편입니다. 을 쓴 허버트 웰즈가 이 소설을 뭐라고 평가할지 모르겠으나, 스티븐 백스터는 시간 여행자를 다시 시간 장치에 앉혔습니다. 에서 시간 여행자는 황폐한 미래만을 둘러봤을 뿐이나, 에서 시간 여행자는 다양한 세계들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결국 과거를 넘어 과거로 돌아가죠. 어떻게 이 우주가 탄생했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현재를 알고 싶다면, 과거를 돌아봐야 합니다. 과거를 외면한다면, 어떻게 현재가 탄생했는지 알지 못할 겁니다. 뭔가를 탐구하고 싶다면, 근본과 기원을 밝혀야 합니다. 뭔가를 탐구하고 싶다면, 기나긴 역사를 거스르고 밑바닥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기원이나 시초 등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기원이나 시초를 알지 못한다면, 왜 현재 세상이 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많은 사람들이 '진보'라는 단어를 입에 담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보라는 뜻이죠. 아마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을 듯합니다. 수구 세력들은 문재인이 공산주의자라고 욕하나, 뭐, 언제 수구 세력들이 논리적으로 떠든 적이 있나요. 수구 세력들이 뭐라고 떠들든, 거기에 신경을 쓰면 시간 낭비에 불과하겠죠. 하지만 보다 논리적인 사람들 역시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흠, 진보는 무슨 뜻일까요. 정말 민주당을 진보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솔직히 저는 다른 분야들처럼 진보와 보수를 명확히 가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와 보수는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만약 어떤 나라에서 사회주의자들이 활개를 친다면, 민주당은 보수적으로 보일 겁니다. 하지만 우..
소설 의 특징 중 하나는 다채로운 인종들입니다. 소설 속에서 인류는 전세계적인 공산주의 사회를 이룩했고, 만인이 평등한 세상을 추구합니다. 당연히 작가는 평등한 구조를 보여줘야 했고, 그래서 므벤 마스나 차라 같은 등장인물을 집어넣었을 겁니다. (당연히 인종적인 평등과 함께 성적 평등도 추구합니다. 그래서 여자들이 많아요.) 하지만 이반 예프레모프는 다른 나라들을 무시하는 시각을 소설 속에서 완전히 지우지 못합니다. 여전히 러시아 남자들이 많아 보이고, 그런 남자들은 전형적이고 보편적인 인물입니다. 반면, 므벤 마스나 차라 같은 등장인물들은 그런 전형성에서 벗어났어요. 아프리카인이나 인도인이라는 특성을 굉장히 강조하죠. 아무리 작가가 좌파적이고 평등한 시선을 유지하려고 애써도 결국 시대적인 한계나 태생적..
좌파와 우파의 차이는 뭘까요. 저는 대답이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밑바닥 계급을 살피고 밑바닥 계급을 살리기 위해 구조를 바꾼다면, 그 사람은 좌파입니다. 사회주의든 무정부주의든 페미니즘이든 직접 민주주의든 전환 마을이든 뭐든 간에 좌파는 우선 밑바닥 계급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리고 밑바닥 계급은 힘이 약하고 수탈을 당하는 생명들을 가리킵니다. 부족민들, 빈민들, 여자들, 야생 동물들. 현대 문명은 성장하기 위해 이런 밑바닥 계급을 수탈했고, 지금도 엄청나게 수탈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우파는 절대 이걸 인정하지 않습니다. 아니면 인정하더라도 슬쩍 회피합니다. 우파는 이런 사항을 절대 논의의 중점에 두지 않습니다. 환경 오염이 화두에 오르면, 우파는 논점을 경제 성장으로 돌리려고 애씁니다. ..
자유 시장을 지지하는 페미니즘의 문제점. 이렇게 제목을 달았으나, 사실 자유 시장을 지지하는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 아닐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페미니즘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을 겁니다. 자유 시장은 본질적으로 폭력적입니다. 폭력은 자유 시장 속에서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당연히 자유 시장은 여자들에게도 폭력적입니다. 현실에서 여자는 남자보다 사회적 약자이고, 따라서 자유 시장은 남자보다 여자를 훨씬 더 많이 착취합니다. 하지만 어떤 (자칭) 페미니스트들은 자유 시장을 지지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페미니즘이 그저 단순히 정체성 철학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여자들이 해방과 독립만 외친다면, 그게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여자들이 해방과 독립을 외친다면, 자유..
[이런 비경 탐험 이야기는 문명이 비경을 침략한다는 내용으로 쉽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구글 이미지에서 '로스트 월드 (Lost Worlds)'를 검색했습니다. 여러 사진들과 그림들이 주르륵 뜹니다. 고대 유적, 해저 도시, 울창한 밀림, 깊고 깊은 동굴, 각종 야생 동물들이나 공룡들, 또 다른 문명…. '로스트 월드'는 이런 것들을 대변합니다. 말 그대로 비경이죠. 현대 문명을 벗어나는, 또 다른 세계들. 그 세계는 고대 아틀란티스일지 모르고, 공룡들이 우글거리는 열대 밀림일지 모릅니다. 저는 소재에 따라 이런 사진들과 그림들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재에 따라 비경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는 뜻입니다. 하나는 문명적인 비경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적인 비경입니다. 고대 아..
차이나 미에빌이 최근에 쓴 책은 입니다. 이죠. 러시아 10월 혁명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차이나 미에빌이 새로운 책을 쓴다고 들었기 때문에 저는 으레 기괴한 판타지 소설이나 스팀펑크 소설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차이나 미에빌은 상당히 좌파적인 작가이고, 그런 관점에서 러시아 혁명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겁니다. 은 그런 역사책인 듯하군요. 이 책을 보는 순간, 저는 존 몰리뉴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존 몰리뉴는 사회주의 철학을 논하는 마르크스주의 전문가입니다. 이 좌파 논객은 을 읽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잘 드러내는 디스토피아라고 칭찬했어요. 아마 차이나 미에빌이 좌파적이기 때문에 존 몰리뉴가 그 스팀펑크 소설을 칭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존 몰리뉴가 좌파 논객임을 감안해도 은 (..
여러 사람들이 기후 변화가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위험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기후 변화는 얼마나 많이 위험할까요. 정말 기후 변화는 인류가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한 거대하고 부정적인 변화를 초래할까요. 어떤 학술지는 21세기 말미에 유럽인들이 매년 15만 명 사망할 거라고 진단했습니다. 그 진단이 옳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사회 과학이나 자연 과학이나 양쪽 모두에게 어렵습니다.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과학자들이 예상하는 많은 것들이 21세기 말미에는 전부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날지 모릅니다. 과학자들의 의견이 언제나 옳지 않아요. 하지만 만약 그런 의견이 맞는다면, 정말 매년 15만 명이 사망한다면, 결코 그 숫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