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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종종 SF 소설들은 미래 인류나 외계 종족을 묘사합니다. 당연히 이들의 사회 구조는 현대 인류와 다릅니다. 현대 인류는 자본주의 체계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의 종언' 같은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심지어 일부 보수 우파는 자본주의의 확대가 역사의 마무리라고 해석하죠. 하지만 (우파와 좌파를 떠나서) SF 작가들은 인류의 미래나 다른 지적 존재의 사회 구조를 보다 파격적이고 자유롭게 상상합니다. 바로 기술이 진보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SF 소설 속에서 어쩌면 미래 인류는 기술적 특이점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인공 지능과 로봇은 모든 노동을 도맡을 수 있고, 따라서 인류는 더 이상 노동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인공 지능이 모든 것을 생산하고 생산량이 홍수처럼 넘친다면, 인간들은 노동 없이 ..
는 플레이어가 정치와 경제를 관리하는 게임입니다. 일종의 정치 및 경제 시뮬레이션입니다. 정치 시뮬레이션답게 이 게임은 다양한 운동가들을 선보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운동가는 사회주의자와 환경 운동가입니다. 사회주의자는 공공 복지를 선호하고, 국가가 의무 교육이나 무료 병원 등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당연히 사회주의자는 자본주의적 방법을 싫어하죠. 환경 운동가는 공기 오염, 에너지 정책, 과세, 재활용 문제 등에 민감합니다. 환경 운동가는 정부의 응원군이 되거나 정부를 지극히 싫어할 수 있어요. 저는 라는 게임을 플레이한 적이 없기 때문에 게임 속에서 사회주의자들이나 환경 운동가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회주의자와 환경 운동가가 연대하거나 환경 운동가가 사회주의적 대안을 실행할 수..
[1950년대 SF 소설부터 21세기 초반 현재까지, 언제나 사회주의는 중요했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설 의 소감문을 찾아보면, 종종 '한물 간 사회주의'라는 말을 듣습니다. 소비에트 연방은 처참하게 무너졌고, 그래서 사람들은 '사회주의가 이제 한물 갔다'라고 생각하죠. 그런 사람들은 을 과거의 유산 정도로 치부할 테고, 이 소설이 구닥다리 사회주의 사상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생각은 아니겠죠. 다들 '사회주의=소련=일당 독재'라는 초보적인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하지만 정말 사회주의가 한물 갔을까요. 사회주의는 그저 박물관의 골동품일까요. 미국과 유럽과 동아시아의 거대 자본이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미국과 유럽과 동아시아의 ..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 이 말은 여자가 남자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 고백입니다. "너는 내 것이야. 누구한테도 빼앗길 수 없어." 이 말은 남자가 여자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 고백입니다. 물론 이것들은 철이 지난 말들일 뿐입니다. 아마 요즘 젊은이들은 저런 말들을 보고 코웃음을 칠지 모르겠군요. 예전에, 그러니까 대략 10년 전까지 저런 말들이 유행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꽤나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와 남자의 관계를 너무 가부장적인 틀에 묶어놓는다고 할까요. 저 고백 속에서 여자는 사랑의 증표로 남자의 아이를 임신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여자를 소유합니다. 여자는 아이를 배고, 남자는 여자(와 그 아이)를 소유합니다. 임신, 사랑, 소유…. 글쎄요, 이거 아..
"마르크스주의는 1990년대에 멸망했으나, 페미니즘은 아직 살아있고 승리를 거뒀다. 따라서 페미니즘은 마르크스주의보다 위대하다." 어떤 페미니스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더군요. 우선 마르크스주의가 1990년대에 정말 멸망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르크스주의의 근본적인 목적은 자본주의 착취를 무너뜨리는 겁니다. 사회주의 철학 중에서 특히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 비판에 특화했습니다. 그래서 카를 마르크스의 최고 대작은 이고, 마르크스나 엥겔스는 항상 어떻게 자본주의가 작동하는지 연구했습니다. 여전히 수많은 좌파들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그들 모두가 마르스크스주의자는 아니지만 마르크스나 엥겔스의 (경제학적이든 철학적이든) 학문적 성과를 응용하곤 합니다. 마르크스의..
SF 소설은 특정 정치 성향과 어울릴까요. 어찌 보면 그런 듯하지만, 저는 SF 소설이 특정 정치 성향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우파적인 SF 작가들도 많고, 좌파적인 SF 작가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SF 소설이 특별히 우파적이거나 좌파적이라고 말할 수 없겠죠. 언뜻 좌파는 SF 소설과 친숙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좌파는 미래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는 좌파들도 많지만, 좌파는 진보적이라고 불리곤 합니다. 진보는 뭘까요. 앞으로 나간다는 뜻입니다. 미래적이죠. 미래적인 것은 사이언스 픽션과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진보와 좌파는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곤 합니다. '진보 좌파'는 친숙한 용어입니다. 에서 제임스 퍼거슨은 일부러 좌파와 진보라는 용어를 구분했습니다. 사람..
초기 사회주의 SF 소설들, 가령, , , 등은 전부 사회적 소유와 생산 토론을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사실 이거야말로 사회주의의 진짜 골자라고 할 수 있겠죠. 사회주의가 '사회'주의라고 불리는 이유는 바로 사회적 공유 때문입니다. 사회주의는 사람들이 생산 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하지 말고) 사회적으로 소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생산 수단을 공유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지 서로 토의해야 합니다. 생산 수단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토의는 당연히 원탁 토의여야 합니다. 사회 구성원들은 평등하게 토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저런 사회적 공유나 생산 토론을 별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독재나 비밀 경찰 등이 사회주의의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기득권이 아주..
소설 은 희생양을 이야기합니다. 아니, 제물이라고 할까요. 제물은 다른 사람의 이득을 위해 희생되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들은 제물을 바치고, 그 댓가를 바라죠. 때때로 사람들은 이득을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정도를 넘어갈 수 있어요. 만약 어떤 사람이 이득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면, 그건 비윤리적인 행위일 겁니다. 대중들은 그 사람이 비윤리적이라고 규탄하겠죠. 하지만 현실 속에는 저런 제물들이 많고 많습니다. 제물은 비윤리적인 행위처럼 보이지만, 현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리라는 명목으로 제물을 받아들이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누군가를 희생시키고, 그 대신 뭔가 이득을 취하죠. 가령,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누군가가 대연정을 외친다면 어떨까요. 대연정을 외치는 인물은 모두가 함께 뭉치기 위..
기후학자와 생태학자, 환경 사회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인류 역사상 제일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말하곤 합니다. 어쩌면 그런 경고는 과장일 수 있습니다. 아무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기후 변화의 피해가 언제 닥치고 얼마나 심각할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학자들이 경고하는 중이고, 만약 학자들이 옳다면, 전세계는 지금 당장 거기에 대비해야 할 겁니다. 온실 가스를 줄이고, 생산량을 줄이고, 해안선에 방파제를 쌓고, 생물 다양성을 살피고, 빈민들을 지원하고…. 전세계는 이런 작업에 매달려야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전혀 실행되지 않습니다. 세계 정상들은 고작 기후 협약을 맺었고, 남반구의 가난한 국가들은 기후 정의를 요구하지만 북반구 강대국들은 귓등으로 그걸 흘립니다. 무엇보다 사람들도 기후 변화에..
[기후 변화는 인류의 삶을 아주 부정적으로 바꿀지 모릅니다. 이건 절대 사소한 문제가 아니겠죠.] 여러 학자들은 기술적 특이점과 가상 공간을 활발하게 논의합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기술적 특이점은 언젠가 다가오고, 인공 지능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할 겁니다. 일단 특이점을 넘는다면, 인공 지능은 급속도로 발달하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만약 우리가 인공 지능을 통제한다면, 우리는 기계에 많은 영역을 맡길 수 있을 겁니다. 인간 대신 기계가 온갖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기계를 통제하든 그렇지 않든 기계는 우리 삶을 크게 바꿀 겁니다. 생산량은 더욱 높아지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더 잘 살 수 있을지 모릅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생존을 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