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사회주의 (119)
SF 생태주의
SF 소설을 읽을 때, 마르크스주의적인 시각은 꽤나 유용합니다. 마르크스주의 시각은 미래 문명, 자본주의 디스토피아, 대규모 환경 오염 등을 분석하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SF 독자들은 반박할지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독자들은 소비에트 연방이 망했고, 마르크스주의 역시 망한 사상이고,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에 아무 가치가 없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독자들은 왜 마르크스주의가 여전히 살아있어야 하는지 힐난할지 몰라요. 다들 소비에트 연방과 마르크스주의를 서로 연결하고, 그래서 마르크스주의가 망했다고 말하죠. SF 독자들은 이런 망한 사상으로 SF 소설을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가지가 궁금합니다. 정말 소비에트 연방은 마르크스주의를 상징할 수 있는 국가..
단편 소설 모음집 는 환경 오염을 경고합니다. '곰과 함께'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환경 오염을 둘러싼 다양한 사고 방식들이나 재난들을 보여주고, 어떻게 우리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환기시킵니다. 번역자 정해영은 가 좌파적이라고 은근히 강조하는 것 같으나, 소설 속에 당파적인 부분은 별로 없습니다. 킴 스탠리 로빈슨 같이 좌파적인 작가라고 해도 그런 부분을 딱히 강조하지 않아요. 다들 짤막한 소설이기 때문에 사회 구조적인 내용을 쉽게 집어넣지 못할 것 같고요. 를 읽는다고 해도, 작가들이 어떤 경향인지 금방 파악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에 나오는 비극들을 막고 싶다면, 인류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생태 사회주의적인 대안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환경 운동 역시 중요하나, 생태 사회주..
※ 소설 의 치명적인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스티븐 백스터가 쓴 은 허버트 웰즈가 쓴 의 속편입니다. 서로 다른 작가가 썼기 때문에 은 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른 갈래들로 뻗어나갑니다. 에서 시간 여행자는 미래에 도착하고 엘로이들을 만났을 뿐이었습니다. 나중에 훨씬 먼 미래로 날아가나, 시간 여행자는 주로 엘로이들과 어울렸죠. 엘로이들은 쇠락한 문명을 간신히 유지하는 중이었고, 덕분에 시간 여행자는 첨단 도시 따위를 절대 구경하지 못합니다. 거시적이고 진화적인 관점에서 허버트 웰즈는 아무리 찬란하게 보이는 인류 문명 역시 쇠락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웰즈는 첨단 미래 사회를 보여주지 않았고, 쇠락한 문명을 보여줬죠. 하지만 스티븐 백스터는 보다 긍정적으로 나가는 것 같습니다. 스티븐 백스터는 다양..
[우리가 이런 풍경을 논의하고 싶다면, 생태 사회주의적인 관점은 아주 유용할 겁니다.] SF 세상에서 환경 오염은 다양한 재난들을 연출합니다. 어떤 소설은 해일이 도시를 덮치는 광경을 묘사하고, 어떤 영화는 거대 괴수가 함선들을 침몰시키는 장면을 표현하고, 어떤 게임은 인류가 새로운 외계 행성에 정착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어요. 환경 오염을 경고하기 위해 때때로 환경 사회학자들은 SF 창작물들을 언급합니다. 이런 사례들을 고려한다면, SF 창작물들과 환경 오염은 깊은 관계를 맺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몇 소설은 자본주의 체계를 넘어설 때 인류가 환경 오염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요. 따라서 SF 창작물들은 생태 사회주의를 이야기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나 이나 같은 사례..
마이클 무어콕은 유명한 SF 작가입니다. 음, 정말 그런가요? 마이클 무어콕이 정말 유명한 SF 작가인가요? 같은 소설이 SF 소설일까요. 는 시간 여행 소설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고, 당연히 이 소설은 SF 소설입니다. 하지만 는 양자역학이나 평행 세계나 뒤틀리는 시간선이나 과학 기술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 소설은 종교 소설에 가까워 보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고, 예수를 만나고, 예수의 가르침을 따릅니다. 는 예수를 새롭게 해석하고, 어쩌면 기독교 신도들은 이 소설이 꽤나 골 때린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시간 여행은 예수를 이야기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결국 그런 시간 여행이 희한한 마무리를 이끌어내나, 이 소설에서 자연 과학적인 상상력을 찾기는 어렵겠죠. 양..
많은 SF 독자들은 로버트 하인라인이 극단과 극단을 오가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소설에서 하인라인은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듯하나, 에서 하인라인은 민족 자결주의와 자유로운 독립을 지지하는 듯합니다. 에서 인류 병사들은 남자들이나, 에서 사람들은 구시대적인 가족 관계에 연연하지 않아요. 따라서 SF 독자들은 하인라인이 극단과 극단을 오간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로버트 하인라인이 일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하인라인은 일관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내세웠습니다. 같은 소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이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스스로 싸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는 병영 문화를 예찬합니다. 중요한 점은 그 병명 문화가 자발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인류 병사들은 스스로 입대했습니다. 아무도 강제로 끌려..
"무슨 권리로 한 개인이 자기 몫을 주장합니까?""인간성이죠. 자기 몫을 주장할 권리는 그 사람이 인간이라는 데 있습니다.""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똑같은 몫을 가져간다는 뜻입니까?""물론이죠." 위 대화는 소설 에 등장합니다. 이 소설을 번역한 아고라 출판사는 책 띠지에 저 대화를 실었고요. 왜 출판사는 수많은 대화들 중 저걸 골랐을까요. 왜 저걸 띠지에 실었을까요. 아마 저 대화가 소설 내용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일 겁니다. 가장 대표성이 있는 대화이기 때문이겠죠. 는 사회주의 국가를 묘사하는 소설이고, 소설 주인공은 시간을 거슬러 미래 사회주의 국가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시간 여행자가 제일 먼저 제기한 물음은 임금 방식이었습니다. 시간 여행자는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습니..
자연 환경을 이야기하는 소설답게 는 어떤 생태주의 정당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정당 구성원들은 자신들을 생존자 정당이라고 불러요. 이 이름을 정하기 전에 정당 구성원들은 몇몇 다른 이름을 고려했습니다. 그것들 중 'People Party'가 있었죠. 피플 파티. 우리나라 번역본은 이걸 '인간의 정당'이라고 번역했더군요. 하지만 저는 '인민당'이 좀 더 올바른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는 People's Party라는 용어를 인민당이라고 부르는 중입니다. 아니면 민중당이라고 부를 수 있겠죠. 이미 우리나라의 좌파 정당들 중 민중당이 존재하고요. 아마 우리나라 번역본이 인민당이라는 용어를 피한 이유는 인민이라는 단어가 빨갱이 냄새를 심하게 풍기기 때문일 겁니다. 북한 덕분에 남한 사람들은 인민이라는..
[이런 개척 사회에는 시장 경제가 없고 계획 경제가 있어요. 시장 경제는 절대 당연하지 않습니다.] 쥘 베른은 어딘가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 , , , 같은 소설들은 모두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이야기들입니다. 어떤 소설은 일상적인 여행을 넘어 심해와 지저와 우주로 뻗었고, SF 소설이 되었죠. 쥘 베른은 낯선 곳에서 표류하고 생존하는 이야기 역시 여행 이야기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 같은 소설들을 썼을 겁니다. 에 비해 은 별로 유명하지 않죠. 게다가 은 너무 낭만적입니다. 생존자들은 절대 서로 반목하거나 갈등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연대합니다. 천재 지도자가 모든 것을 파악하기 때문에 생존자들은 커다란 장애를 겪지 않습니다. 생존자들은 논리와 과학, 이성, 단결된 노동..
[여기는 중국이 아닙니다. 환경 오염의 원인은 중국이 아니라 무분별한 자본주의 산업 개발입니다.] 중국의 미세 먼지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일상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상이 되었다고 해도 사람들이 그 피해를 불만 없이 받아들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중국의 행동을 욕하고 비난합니다. 어쩌면 언젠가 중국은 고도의 산업 발전을 이루고, 과다한 미세 먼지를 뿜지 않을지 모릅니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사실 중국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해치기 위해 미세 먼지를 뿜지 않습니다. 만약 중국이 그랬다면, 미세 먼지 사태를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죠. 하지만 중국은 그저 산업을 발전시키기 원할 뿐이고, 산업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닦을 뿐입니다. 현재의 유럽이나 미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