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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남한에서 의 주인공 세력은 반란군이라고 불립니다. 레아가 이끄는 무장 세력은 공식적으로 반란군이라고 불리는 것 같아요. 리벨리온과 반란군이 어울리는 번역일까요? 저는 이게 좀 이상한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란군은 부정적인 느낌을 풍깁니다. 기득권은 자신에게 대항하는 세력을 반란군이라고 부르죠. 즉, 반란군은 기득권에게 초점을 맞추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에서 주인공 세력은 제국군이 아닙니다. 주인공 세력은 레아가 이끄는 무장 세력입니다. 는 레아에게 초점을 맞추고, 따라서 주인공 세력 리벨리온은 반란군이 아니라 혁명군입니다. 주인공 세력은 제국군을 뒤집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원하는 혁명군이죠. 하지만 남한에서 주인공 세력은 혁명군이라고 불리지 않습니다. 아예 같은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있습니다. 저는 이게..
소설 은 위대한 문장들을 남겼습니다. "왕은 임신했다." 같은 문장 역시 그렇죠. 이 문장을 봤을 때, 독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을 겁니다. 어떻게 왕이 임신할 수 있을까요? 왕은 남자이고, 남자는 임신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은 게센이라는 외계 행성을 이야기합니다. 게센 행성에서 원주민들은 성별을 바꿀 수 있습니다. 번식기에 일부 동물들이 성별을 바꾸는 것처럼 게센 사람들 역시 성별을 바꿉니다. 하지만 소설 주인공은 외부인이고, 이런 관습에 쉽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게센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 양쪽 모두 아닙니다. 어떻게 양쪽 성별에 익숙한 사람이 이런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어슐라 르 귄은 놀라운 사변을 펼쳤고, 은 길이길이 남을 명작이 되었습니다. 은 어떻게 사변 소설이 페미니즘을 이야기할 수 있..
[이런 생태 유토피아는 사회주의 사상에서 멀지 않습니다. 사실 양쪽 모두 서로 비슷하죠.] 소설 는 어떤 생태주의 정당을 그립니다. 이 생태주의 정당은 가상의 녹색당 같습니다. 생존자 정당이라고 불리는 이 정당은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몇몇 강령을 발표합니다. 그것들 중 하나는 종업원 지주 회사입니다. 이건 일종의 협동 조합이죠. 는 종업원 지주 회사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에는 여러 협동 조합들이 있고, 독자는 그런 협동 조합을 소설에 투영할 수 있을 겁니다. 종업원 지주 회사에서 사람들은 함부로 쫓겨나지 않고, 민주적으로 대표를 뽑을 수 있을 겁니다. 직원들은 더 많이 발언할 수 있고, 경영자들과 수월하게 협상할 수 있을 겁니다. 직원들이 뭔가를 제안할 때, 경영자들은 그..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쓴 은 식민지 수탈을 비유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단편 소설에서 식민지 수탈이라는 행간을 읽기는 어렵지 않겠죠. 제임스 팁트리가 그걸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현실에서 그런 끔찍한 학살이 존재하기 때문에, 많은 독자들은 에서 식민지 수탈을 상기할 겁니다. 비단 만 아니라 SF 세상에는 이런 식민지 수탈을 비유하는 소재들이 많습니다. 같은 우주 4X 게임에서 게임 플레이어들은 아주 당연하게 식민지 개척이라는 용어를 입에 담습니다. 사실 이런 스페이스 오페라는 서구의 식민지 침략과 절대 떨어지지 못하는 관계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노골적으로 서구의 식민지 침략을 모방합니다. 하지만 는 재미있는 우주 4X 게임입니다. 문제는 현실이죠. 현실은 보다 훨씬 끔찍하고 복잡합..
필립 딕은 엘리트를 꽤나 싫어하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여러 소설들 속에서 필립 딕은 엘리트들이 인류를 이끌고 계몽시킨다는 발상을 부정합니다. 나 같은 단편 소설들은 그런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어쩌면 SF 소설은 그런 주제를 보여주기에 아주 적합한 장르일지 모르겠습니다. SF 소설은 초인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SF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초인들이 존재합니다. 만약 기술적 특이점이 나타난다면, 아주 강력한 인공 지능이 개화할지 모릅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머리를 맞댄다고 해도, 인류는 강력한 인공 지능에 대적하지 못할지 모릅니다. 강력한 인공 지능은 모든 인류를 통치하는 초인이 될 수 있겠죠. 이런 소재는 로봇의 반란으로 이어질 수 있고요. 아니면 인류 중 누군가는 진화할지 모릅니다. 만약 몇몇 ..
소설 에서 차라라는 등장인물은 성단 위원회의 학술 건물에 들어갑니다. 성단 위원회 건물에서 차라는 어떤 그림을 감상해요. 그 그림은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우주 승무원을 표현했습니다. 당연히 분위기는 적막하고 불길합니다. 거대한 보라색 화늘은 그림의 윗부분을 크게 차지했습니다. 보라색 하늘에서 작은 낫 같은 달은 희미한 빛을 뿜습니다. 죽은 달빛은 구식 성단 우주선을 비추고, 선홍색 노을 속에서 성단 우주선은 무기력하게 보입니다. 성단 우주선 옆에는 남색 외계 식물들이 줄지었고, 마르고 단단한 금속처럼 보입니다. 가벼운 방호복을 입은 우주 승무원은 깊은 모래를 간신히 헤쳐가는 중입니다. 우주 승무원은 망가진 우주선과 죽은 동료 승무원을 바라봅니다. 헬멧이 얼굴을 가렸기 때문에 차라는 우주 승무원의 얼굴을 ..
오늘은 노동자의 날입니다. 하지만 어떤 달력에는 근로자의 날이라고 박혀있을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늘을 노동자의 날이 아니라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를 겁니다. 어떤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노동자라는 단어가 나쁘다고 가르칩니다. 그런 선생님들은 근로자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왜 다들 노동자라는 단어를 부정할까요? 이게 지배적인 관념을 재생산하는 과정일까요? 마르크스주의가 노동자 계급에게 주목했기 때문에 남한 지배 계급이 근로자라는 단어를 일부러 퍼뜨렸을까요? 상황은 반대이나, 윗동네 북한 역시 비슷한 문제를 드러냅니다. 북한은 노동이라는 단어를 꽤나 좋아합니다. 한때 사회주의 혁명을 거친 국가로서 북한은 노동자들을 중시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정말 북한이 노동자들을 중시하나요? 어떤 공산주의..
제목이 풍기는 느낌처럼 소설 는 공산주의 유토피아를 그립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유토피아 소설들이 즐겨 이용하는 전형적인 줄거리를 따릅니다. 수많은 유토피아 소설들에서 소설 주인공은 우연히 다른 문명을 방문하고, 그 문명을 둘러봅니다. 소설 주인공은 낯선 문명이 자신의 문명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문명을 비판하죠. 결국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사회를 이상적으로 바꾸자는 주장입니다. 19세기에 SF 소설들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전에 이런 유토피아 소설들은 이미 수없이 나왔죠. 근대 작가들 역시 인간이 다른 행성을 방문하고 외계인들의 사회를 둘러보는 내용을 썼습니다. 당연히 자연 과학적인 상상력은 많이 모자랍니다. 인문학적이거나 사회 과학적인 주제가 강했기 때문에 자연 과학적인 상상력은 그저 들러리에..
존 크리스토퍼가 쓴 은 사람들이 못 먹고 굶주리는 이야기입니다. 소설 제목처럼 온갖 작물들이 시들고, 식량들이 부족해져요. 사람들은 굶주리고, 굶주림은 이성과 문명이라는 가식을 벗기고, 마침내 다들 서로 죽이기 시작합니다. 좀 더 먹기 위해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들을 때리고 짓밟고 죽이고 부려먹습니다. 사회적 안전망 따위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정부는 국민들을 버리고, 국민들은 신뢰와 화합을 버리고, 문명 세계는 죽고 죽이는 무법천지가 됩니다. 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미화하거나 왜곡하거나 우회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얼마나 빨리 문명 세계가 무법천지로 타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얼마나 쉽게 사람들이 가식을 집어던질 수 있는지 말합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문명인이라고 생각하나, 그건 ..
[이렇게 시장 경제 없는 외계 행성에서 자급자족 물고기가 얼마짜리가 될까요?] SF 세상에는 생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특히, 포스트 아포칼립스나 우주 탐사는 쉽게 생존 이야기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나 같은 소설들에서 소설 주인공은 혼자 먹고 살아야 합니다. 에서 세상 사람들은 흡혈귀가 되었고, 소설 주인공은 혼자 안전 가옥을 세우고, 식량들과 무기들을 끌어모으고, 외로움을 견디고, 흡혈귀들을 막아야 합니다. 는 숱한 좀비 아포칼립스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이런 생존 이야기는 전형적인 공식이 되었습니다. 는 핵 전쟁 아포칼립스처럼 보입니다. 인류 문명이 폭싹 멸망했기 때문에 소설 주인공은 어디에도 기대지 못합니다. 소설 주인공은 계속 길을 따라 떠돌고, 소년과 함께 먹거리들을 찾아야 합니다. 운이 좋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