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사회주의 (119)
SF 생태주의
소설 은 을 이어가는 속편입니다. 을 쓴 허버트 웰즈가 이 소설을 뭐라고 평가할지 모르겠으나, 스티븐 백스터는 시간 여행자를 다시 시간 장치에 앉혔습니다. 에서 시간 여행자는 황폐한 미래만을 둘러봤을 뿐이나, 에서 시간 여행자는 다양한 세계들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결국 과거를 넘어 과거로 돌아가죠. 어떻게 이 우주가 탄생했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현재를 알고 싶다면, 과거를 돌아봐야 합니다. 과거를 외면한다면, 어떻게 현재가 탄생했는지 알지 못할 겁니다. 뭔가를 탐구하고 싶다면, 근본과 기원을 밝혀야 합니다. 뭔가를 탐구하고 싶다면, 기나긴 역사를 거스르고 밑바닥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기원이나 시초 등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기원이나 시초를 알지 못한다면, 왜 현재 세상이 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많은 사람들이 '진보'라는 단어를 입에 담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진보라는 뜻이죠. 아마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을 듯합니다. 수구 세력들은 문재인이 공산주의자라고 욕하나, 뭐, 언제 수구 세력들이 논리적으로 떠든 적이 있나요. 수구 세력들이 뭐라고 떠들든, 거기에 신경을 쓰면 시간 낭비에 불과하겠죠. 하지만 보다 논리적인 사람들 역시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흠, 진보는 무슨 뜻일까요. 정말 민주당을 진보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솔직히 저는 다른 분야들처럼 진보와 보수를 명확히 가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와 보수는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만약 어떤 나라에서 사회주의자들이 활개를 친다면, 민주당은 보수적으로 보일 겁니다. 하지만 우..
"정의 자체가 글러먹은 그 혁명을 옹호한다는 거야? 위기 상황을 조장하는 그 이론을?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반목하게 만들고 싶다는 거야?" 소설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은 여러 과학자들이 화성에서 새로운 문명을 개척하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새로운 문명을 위해 과학자들은 여러 담론들을 내놓습니다. 그 중에서 아르카디 보그다노프라는 인물은 사회주의적인 제안들을 열거합니다. 하지만 사회주의는 많은 오해들을 받고, 당연히 어떤 과학자들은 사회주의에 반대하죠. 필리스라는 과학자는 아르카디가 러시아 10월 혁명을 옹호한다고 생각하고, 저렇게 외칩니다. 을 쓴 작가 킴 로빈슨이 러시아 10월 혁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인터뷰 등에서 그에 관해 언급했을 것 같으나, 저는 읽어본 적..
소설 는 사회주의 SF 소설로서 가장 유명한 작품들 중 하나일 겁니다. 이 소설이 그토록 인기를 얻는 이유는 아마 잭 런던의 시원시원하고 직설적이고 힘찬 필력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 같은 소설과 달리 는 에버하드라는 영웅적인 인물을 내세웁니다. 소설의 시점은 줄곧 이 인물을 쫓아가고, 에버하드는 그 이름처럼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시련에 맞섭니다. 나 은 왜 사회주의 체계가 좋은지 시시콜콜 (지루하게) 설교하지만, 는 그렇게 지루한 설교를 늘어놓지 않습니다. 대신 에버하드는 중소 자본가들이나 대자본가들과 맞서 싸웁니다. 싸움 구경은 언제나 재미있는 법이고, 그건 말싸움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은 커다란 인기를 끌겠죠. 이 소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에버하드는 자본가들의 집요하고 ..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아마 누구나 이런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그만큼 뭔가를 먹는다는 행위는 우리 인류에게 중요합니다. 아니, 저런 문구를 들먹이지 않는다고 해도 뭔가를 입에 집어넣는 행위는 수많은 동물들에게 중요합니다. 영양분을 섭취한다는 행위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중요합니다. 뭔가를 먹지 않으면,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면, 대부분 생명체들은 생존하지 못합니다. 자연 생태계는 수많은 에너지가 흐르는 상호작용이고, 그만큼 수많은 생명체들이 먹고 살기 위해 하나의 체계를 꾸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뭔가를 먹는다는 행위는 다른 행위와 비교되지 못할 겁니다. 옷이 없거나 집이 없는 사람도 우선 뭔가를 먹어야 합니다. 뭔가를 먹지 않으면 살지 못합니다. 이토록 먹고 사는 행위가 중요하기..
21세기 초반 현재까지, 아마 사회 민주주의는 가장 성공한 사회주의 전략일 겁니다. 20세기 초반에 사회주의는 공산주의와 사회 민주주의로 크게 갈렸고, 공산주의는 숱한 압력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러시아 소비에트 정부는 나름대로 희망을 제시했으나, 거대 자본들의 침략을 버티지 못했고 결국 국가 자본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했죠. 이런 와중에 사회 민주주의는 유럽에 계속 퍼졌고, 21세기 초반 현재까지 제일 성공적인 유형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북유럽 모델을 부러워하고, 북유럽 모델이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죠. 그래서 사회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좌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과연 사회 민주주의가 '좌파'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박노자나 강신주 같은 학..
"사유 재산은 시각적이다."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어느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신주는 사유 재산이 등장하기 위해 상품이 시각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시각적이지 않은 사물은 시장에서 팔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시장에서 뭔가를 팔고 싶다면, 그걸 시각적이고 구체적인 상품으로 변환해야 합니다. 강신주 박사는 공기나 향기를 사례로 들더군요. 아무도 공기를 팔지 못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공기를 팔고 싶다면, 그 사람은 공기를 통에 포장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공기를 통에 포장하는 순간, 공기는 깡통이라는 시각적이고 구체적인 상품이 됩니다. 들꽃의 향기 역시 상품이 되지 못합니다. 누군가가 그 꽃의 향기를 추출하고 그걸 향수병에 담아야 합니다. 향기가 향수병에 담긴다면, 이 향수병..
여름철을 맞이하여 여러 뉴스 사이트들은 폭염 기사를 선보입니다. 포털 사이트들은 그런 기사들을 전시하고, 수많은 유저들이 댓글을 달아요. 그런 댓글들을 둘러보면, 다들 비슷한 이야기만 늘어놓습니다. 사람들은 폭염에 주의해야 하고,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합니다. 온실 가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온실 가스를 되도록 줄여야 합니다. 어떤 유저는 왜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는지 과학적인 설명을 줄줄 나열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자본주의를 비판하지 않습니다. 인터넷의 폭염 기사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지만, 그 중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댓글은 거의 없습니다. 마치 다들 자본주의와 기후 변화가 아무 연관이 없는 것처럼 떠듭니다. 물론 인터넷의 댓글들에 일일이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인터넷의 댓글란에서 사람들은 가..
예전에 미국 대선 때였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떨어졌을 때,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어떤 사람이 굉장히 안타까워 하더군요. 아마 그 사람은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그게 여자들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 사람은 미국 남자들이 여자들을 인정하기 원했고, 힐러리 클린턴을 그런 상징으로 생각했겠죠. 하지만 저는 좀 의문이었습니다. 만약 클린턴이 당선된다고 해도 그게 여자들의 지위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미국 남자들이 '여자가 대통령이 되어도 괜찮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그건 분명히 진보이고 커다란 변화입니다. 남자들이 여자를 인정했다는 뜻이고, 페미니스트들은 그런 변화를 바라겠죠. 하지만 좀 더 따지고 본다면, (여전히 미국 대통령은 남자..
영웅은 상당히 강렬한 요소입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각지에서 수많은 영웅 신화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영웅의 업적은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시대에 따라, 어떤 영웅은 거대 괴수를 죽이고, 어떤 영웅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어떤 영웅은 어마어마한 경제 발전을 약속합니다. 아마 현대의 영웅 신화는 경제 발전을 업적으로 삼을 겁니다. 자본주의 체계는 사회 구조를 뒷받침하고 동시에 끊임없이 확장(성장)하고 싶어합니다. 자본주의는 이윤을 축적하기 위해 계속 생산해야 하고, 생산을 멈추는 것은 자본주의에게 죽음과 마찬가지일 겁니다. 자유 시장 속에서 기업들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더 많이 팔기 원하고, 그렇다면 더 많이 생산해야 합니다. 이런 구조는 결과적으로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죠. 경제가 발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