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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외계 행성 개척은 SF 소설의 흔한 소재 중 하나입니다. 19세기부터 SF 소설은 머나먼 우주를 바라봤고, 어떻게 인류가 그 우주에서 새로운 삶을 꾸릴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아니, 19세기 이전부터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문명을 꿈구곤 했죠. 19세기 이후 과학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그런 고민들은 보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바뀌었고, SF 소설들은 외계 행성과 인류 개척자들을 묘사했습니다. 이런 창작물들을 살펴보면, 개척자들이 낯선 세상에서 안락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꾸리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창작물들은 외계 개척자들을 통해 문명이라는 것이 어떻게 꽃을 피우고 여물어가고 쇠락하는지 보여줍니다. 처럼 SF 소설은 구태여 외계 행성으로 진출하지 않아도 이런 문명의 개화..
토마스 홉스, 존 로크, 장 자크 루소. 이들은 사회 계약론으로 유명한 철학자들입니다. 여기에서 관건은 국가입니다. 과연 왜 사람들은 국가를 만들었을까요. 사람들에게 국가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사람들은 국가를 계속 인정할 수 있을까요. 토마스 홉스나 존 로크는 국가가 사람들을 통제하고 질서를 확립할 때 모두가 정의를 추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근대 국가 체제를 인정하고 그게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장 자크 루소 역시 에서 인민들의 일반 의지를 이야기하고, 언뜻 근대 국가 체제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루소의 시각은 홉스나 로크와 많이 다릅니다. 아니, 정반대라고 할 수 있겠죠. 사람들이 종종 잊어버리지만, 을 쓰기 전에 루소는 을 썼습니다. 그리고 루소는 이 책에서 아주 기발하고..
여름이 되면, 으레 언론 매체들은 폭염 기사를 이야기합니다. 왜 폭염이 나타나는지 분석하는 기사입니다. 이런 기사들은 지구 과학과 자연 생태학에 관련이 많기 때문에 과학 기자들도 빼놓지 않는 소재입니다. 아동 과학 잡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잡지도 왜 이토록 폭염이 심해졌는지 이야기해요. 그 이유를 간단히 말한다면, 첫째가 기후 변화이고 둘째가 열섬 현상입니다. 이건 기후 변화 때문에 지구 전체에 걸쳐 제트 기류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고기압이 한 장소에 꾸준히 머물고, 이게 바로 폭염으로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열섬 현상은 도시 내부의 아스팔트 도로와 콘크리트 건물들이 태양빛을 덜 반사하고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도시를 찜통으로 만든다는 뜻이죠. 이 두 가지 중에서 훨씬 심각한 문제는 ..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녹색 건물이 도시 숲이 되고 생물 다양성을 늘릴 수 있을까요.] 중국의 류저우가 삼림 도시(포레스트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삼림 도시는 이름처럼 도심지 안에 숲을 가꾼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삼림 도시는 그저 공원을 조성하거나 녹지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류저우는 도시와 건물들 자체를 개조하기 원하죠. 도시를 구성하는 각각 건물들에 수많은 식물들을 심고, 그래서 건물 자체가 하나의 숲이 됩니다. 수백 그루의 나무들을 테라스나 베란다에 심는다면, 그 나무들이 엄청난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겠죠. 따라서 삼림 도시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고, 더러운 공기를 정화할 수 있을 겁니다. 나무들은 온실 가스를 막을 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까지 흡수한다고 들었..
유토피아 설정은 비단 유토피아 소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같은 소설이 아니라 다른 하위 장르들 역시 유토피아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주 탐사물, 스페이스 오페라, 밀리터리 SF 소설들도 자신만의 이상향을 그리곤 합니다. 물론 이런 소설 속의 문명 사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유토피아처럼 보이지 않을 겁니다. 작가는 최대한 이상적으로 그렸으나, 어떤 독자는 (심지어 소설 주인공이) 거기에 거부감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가령, 미래 인류 혹은 인류의 후손이 텔레파시 능력을 발전시켰다고 가정하죠. 이들은 공감 능력이 엄청나게 풍부하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개인의 행동을 공동체와 연결시키죠. 게다가 공감 능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사적 재산을 소유하지 않아요. 서로의 ..
예전에 듀나가 을 소개할 때, '빨갱이 SF'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빨갱이. 꽤나 향수 어린 단어입니다. 왜냐하면 요즘에는 사람들은 빨갱이라는 말을 그리 자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수구 세력들 역시 이 말을 쓰지 않는 것 같아요. 빨갱이라는 말은 과거의 잔재입니다. 영화 에서 '사회주의 빨갱이들' 같은 자막이 나오더군요. 이런 시대극에 어울리는 단어죠. 빨갱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졌기 때문일 겁니다. 소비에트 연방은 자타공인 사회주의의 큰 형님이었고, 사회주의는 곧 소련이었습니다. 수많은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생태주의는 이에 반발했으나, 소련의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저런 반발은 제대로 먹히지 않았죠. 사실 우파들도 소련을 사회주의의 전부..
SF 소설 속에는 종종 학자 종족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말 그대로 학자 종족이고, 순전히 학구적인 분야에만 종사합니다. 현대 인류 문명도 지식인을 귀중하게 대접하지만, 인류 전체가 학자는 아닙니다. 지식인은 상당한 엘리트이고 꽤나 소수죠. 하지만 SF 소설 속의 학자 종족들은 종족 구성원 전부가 학자입니다. 이들은 생산적인 일이나 기타 소비적인 일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이 종족에게 농부나 어부, 목수, 광부, 은행원, 회계사 따위는 없을 겁니다. 가수나 배우, 운동 선수도 없을 겁니다. 농부와 어부 대신 식물학자나 해양학자가 있겠죠. 목수나 광부 대신 삼림학자나 지질학자가 있을 테고요. 은행원이나 회계사 대신 정치 경제학자나 경영학자가 있을 겁니다. 문화 학자들은 때때로 가수나 배우가 될 수 있겠..
"자본주의는 환경 문제에 세 가지 일차적인 방식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환경 파괴 문제는 너무 중요해서 이 방식들에 대해 거듭 논의할 가치가 있다." 에릭 올린 라이트는 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여러 문제점을 나열하고, 그 중에서 환경 파괴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 지적했어요.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이 생태학 서적이 아니라는 겁니다. 에릭 라이트는 유명한 좌파 사회학자이고, 는 아주 다양한 사회주의적인 대안들을 살펴보는 책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유일무이한 사회주의 대안인 것처럼 말하지만, 에릭 라이트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자본주의에 대항하고 사회적 공유를 실현하는 대안은 여러 종류가 있고, 프롤레타리아 독재 이외에 좌파들은 각종 방법들을 실천할 수 있어요. 그게..
종종 SF 소설들은 미래 인류나 외계 종족을 묘사합니다. 당연히 이들의 사회 구조는 현대 인류와 다릅니다. 현대 인류는 자본주의 체계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의 종언' 같은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심지어 일부 보수 우파는 자본주의의 확대가 역사의 마무리라고 해석하죠. 하지만 (우파와 좌파를 떠나서) SF 작가들은 인류의 미래나 다른 지적 존재의 사회 구조를 보다 파격적이고 자유롭게 상상합니다. 바로 기술이 진보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SF 소설 속에서 어쩌면 미래 인류는 기술적 특이점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인공 지능과 로봇은 모든 노동을 도맡을 수 있고, 따라서 인류는 더 이상 노동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인공 지능이 모든 것을 생산하고 생산량이 홍수처럼 넘친다면, 인간들은 노동 없이 ..
는 플레이어가 정치와 경제를 관리하는 게임입니다. 일종의 정치 및 경제 시뮬레이션입니다. 정치 시뮬레이션답게 이 게임은 다양한 운동가들을 선보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운동가는 사회주의자와 환경 운동가입니다. 사회주의자는 공공 복지를 선호하고, 국가가 의무 교육이나 무료 병원 등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당연히 사회주의자는 자본주의적 방법을 싫어하죠. 환경 운동가는 공기 오염, 에너지 정책, 과세, 재활용 문제 등에 민감합니다. 환경 운동가는 정부의 응원군이 되거나 정부를 지극히 싫어할 수 있어요. 저는 라는 게임을 플레이한 적이 없기 때문에 게임 속에서 사회주의자들이나 환경 운동가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회주의자와 환경 운동가가 연대하거나 환경 운동가가 사회주의적 대안을 실행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