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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와 는 모두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이야기합니다. 자유 시장이 사라지고, 착취와 오염이 줄어들고, 사람들은 평등하게 일하고, 노동의 진정한 가치가 살아나고, 이런 이야기들이 전개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두 소설의 사회주의 체계가 완전히 똑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런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과정 역시 다릅니다. 는 정당들이 평화롭게 사회주의 이행을 건설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자본주의가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반면, 는 그렇게 평화롭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인민들이 평등한 구조를 원해도 기득권은 권력을 쉽게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무장 투쟁이 벌어졌고, 피비린내와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끝에 인민들은 사회주의로 이행할 수 있었습니다. 의 방법이 더 좋을 듯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처럼 흘러갈지 모릅..
예전에 어느 해외 SF 동호회에서 을 '좌파적인 SF 소설'로 꼽은 적이 있습니다. 그걸 보고, 좀 황당했습니다. 이나 이나 이라면 모를까, 이 좌파적인 사이언스 픽션이라니…. 아, 물론 은 무장 투쟁과 혁명을 외칩니다. 그런 요소들을 고려한다면, 저 소설도 충분히 좌파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장 투쟁과 혁명은 좌파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우파들도 얼마든지 무장 투쟁과 혁명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실 프랑스 대혁명 같은 사례는 우파적인 무장 투쟁의 성공담입니다. 사회주의자들은 프랑스 대혁명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부르주아 민주주의라고 생각했죠. 프랑스 정부와 자본가들이 인민들을 통제하기 때문에 사회주의자들은 인민들이 혁명을 일으키고 계급 구조를 타파하기 바랐습니..
종종 SF 소설들은 겉모습에 속지 말라고 주장합니다. 소설 에서 군대 교관은 신병들에게 아주 평화로운 사슴처럼 생긴 외계인과 흉측한 갑각류 같은 외계인을 보여줍니다. 당연히 신병들은 사슴 외계인에게 호감을 느끼고 갑각류 외계인을 혐오합니다. 하지만 사실 사슴 외계인은 인류를 맛있는 간식으로 생각하는 식인종입니다. 반대로 갑각류 외계인은 평화를 바라고 상당한 지성을 보여주고 인류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죠. 은 가벼운 소설이고 이것도 가벼운 사례일 뿐이지만, 이런 사례는 어떻게 SF 소설이 대상의 본질에 접근하는지 설명합니다. 우리는 어떤 대상을 관찰할 때, 그 대상의 겉모습만 아니라 그 대상의 근본, 본질, 체계, 구조까지 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대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소설 에서 과학..
폴 메이슨의 는 자본주의 타파를 주장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사회주의자들처럼 프롤레타리아 독재나 중앙 집중적인 계획 경제를 무조건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메이슨은 정보와 지식 경제가 작금의 자유 시장을 무너뜨릴 거라고 예상합니다. 왜냐하면 일련의 네트워크 활동은 자유 시장의 원리와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흔히 자유 시장은 인간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때만 혁신을 달성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전자 네트워크에는 그런 설명에 반박하는 사례들이 많고 많습니다. 가령, 비디오 게임의 모드는 어떨까요.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모드를 만듭니다. 모드 프로그래머들은 게임의 기본적인 사항을 변경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거대한 확장팩까지 만듭니다. 심지어 게임 자체를 통째로 뜯어 고칩니다. 물론 모드 프로그램을..
강철 군화가 그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는 있다. 물론, 우리가 이것을 증명할 수 없다. 우리의 판단은 추론에 근거할 뿐이다. 정부의 첩보부 요원들은 사회주의 의원들이 테러 작전을 준비했고, 그 작전을 실행에 옮길 날을 결정했다고 보고했다. 그 날이 바로 폭탄이 터진 날이었다. 그 때문에 의사당에 군대가 미리 집결했다. 우리는 그 폭탄을 전혀 몰랐는데, 폭탄은 실제 터졌고, 당국은 그 폭발을 사전에 대비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강철 군화는 미리 알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 나아가, 우리는 강철 군화가 그런 폭행을 저질렀으며, 그들이 그런 폭행을 계획하고 범한 것은 그 죄를 우리의 어깨에 떠넘겨 우리의 파멸을 부를 목적에서였다고 고발한다. 우리로서는 그 폭탄을 누가 어떻게 던졌는지 아무도 몰..
여러 SF 장르 중에서 현실과 가장 가까운 하위 장르는 환경 아포칼립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생물 다양성 감소, 기후 변화, 미세 먼지, 핵 폐기물 등등. 환경 아포칼립스는 더 이상 SF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가렛 앳우드는 자기 소설이 사이언스 픽션이 아니다 운운했는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커트 보네거트와 비슷한 이유인지 모르죠.) 어쨌든 같은 소설은 정말 사이언스 픽션의 경지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그냥 또 다른 현실처럼 보입니다. 지금 이 현실에는 합성 동물도 없고, 인류 멸망도 없고, 생체 개조 매춘부도 없으나, 솔직히 에서 상상력만큼이나 현실의 파탄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하지만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더 이상 소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생물 다양성이 이만큼 감..
오늘은 4월 22일입니다. 구글은 종종 특별한 기념일마다 로고를 바꾸거나 작은 이벤트를 진행하죠. 오늘 4월 22일의 특별 이벤트는 '2017 지구의 날'입니다. 구글 로고는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과 생물 다양성 감소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실천적 행동을 제안합니다. 전등불을 끄고, 동네 뒷산에 나무를 심고, 대중 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채식 위주로 친환경 농산물을 섭취하고, 물을 절약하고, 재활용 제품을 이용하고, 기타 등등…. 하나같이 좋은 제안들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제안들이죠. 저는 사람들이 정말 저런 행동들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모두 개인적 실천입니다. 여기에는 구조적/체계적 실천이 빠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에게..
"미세 먼지 이야기를 그만 하죠. 너무 갑갑하잖아요." 예전에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미세 먼지 이야기를 해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지 말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냥 잊어버리자는 뜻이죠. 저 말을 듣고, 꽤나 안타까웠습니다. 사고 방식이 너무 현실 도피적이라고 할까요. 사실 저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는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 진행자는 방송국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자기 일이기 때문에 저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미세 먼지가 아무리 지독해도 저 진행자는 방송국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저 진행자처럼 일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야외에서 일해야 합니다. 아무리 공장 굴뚝과 자동차들이 미세 먼지를 내뿜어도 누군가는 농사를 짓..
소설 에서 아쉬운 점 하나는 환경 오염을 대충 넘어간다는 겁니다. 는 사회주의 체계, 더 정확히 말해서 산업 군대가 환경 오염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자세히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저 주인공은 깔끔하고 깨끗한 도시만 둘러보고, 사회주의자들의 말만 믿습니다. 소설은 어떻게 사회주의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설명할 뿐이고, 자연 생태계에 하등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요. 사실 19세기 사회주의의 목표는 노동 해방이었죠. 이 당시에도 분명히 생태계 보호 운동이 있었지만, 그게 사회주의 영역으로 넘어오지 않았습니다. 사회주의자들은 어떻게든 힘겨운 노동에서 벗어나거나 자본주의 착취를 끝장내고 싶어했으나,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겠다고 결심하지 않았어요. 윌리엄 모리스 같은 사람도 있..
, , …. 이런 게임들은 일종의 종합 선물 세트 같습니다. 선물 세트가 온갖 상품들을 집대성한 것처럼 저런 게임들은 온갖 SF 요소를 집대성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의 어지간한 요소들을 전부 끌어모았기 때문이죠. 드넓은 은하 제국, 다양한 외계 종족들, 행성과 항성계의 복잡한 교역과 경제, 여러 종족의 정치와 철학과 종교, 거대한 함선들의 화려하고 웅장한 함대전, 무시무시한 우주 괴수 등등.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이런 게임들을 할 때, 자신만의 컨셉을 정하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는 처럼 후배 종족을 키워보고 싶을 겁니다. 누군가는 처럼 신정 제국을 꾸려보고 싶을 겁니다. 누군가는 처럼 기계와 인공지능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을 겁니다. 유명한 소설의 설정을 게임 플레이에 대입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우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