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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우주 진출은 장엄합니다. 인류는 평등하게, 함께 우주로 진출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아서 클라크의 단편 소설 전집을 보면, 장대한 우주 항해가 자주 등장합니다. , , 등이 그렇습니다. 모두 인류의 웅장한 우주적 확장을 찬미합니다. 지구는 생명의 보금자리지만, 인류는 지구만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인류는 달에 정착하고, 화성을 개척하고, 태양계에 각종 식민지를 세우고, 기어코 다른 항성계로 향합니다. 바야흐로 인류는 여기저기에 퍼지고, 더 머나먼 우주로 계속 진출합니다. 아마 SF 독자들이 아서 클라크에게 바라는 장면은 이런 것들이겠죠. 광대한 우주, 인류의 진출, 장엄한 항해, 무한한 확장. 아서 클라크는 겨우 지구에 시선을 두지 않습니다. 이 작가의 시선은 훨씬 먼 곳을 바라봅니다. 만약 이나 ..
칼 세이건은 예전에 어떤 인터뷰에서 이상 기후에 신중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상 기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인류 모두가 거기에 특별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이상 기후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그건 아주 다행일 겁니다. 그냥 날씨가 더워질 뿐, 아무 피해가 생기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이상 기후가 해수면 상승이나 무지막지한 가뭄이나 엄청난 생물 다양성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테고, 따라서 (강대국들을 비롯한) 세계의 각국 정부는 당장 대처 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물론 이상 기후의 극심한 피해는 아직 닥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기후 난민들이 생기는 중이지만, 해수면 상승 같은 극단적인 재해는 벌어지지 않..
미세 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마스크를 쓴 얼굴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이건 사이언스 픽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주 일상적인 현실이죠. 심각하고 치명적인 미세 먼지를 지적하는 논문들도 많고, 어떤 연구자는 국제 무역의 수입/수출 과정에서 상당한 먼지가 나온다고 발표했더군요. 칭화대학교의 장즈 치앙은 오염 물질이 수출과 함께 이동하고 엄청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환경 오염들도 마찬가지지만, 환경 오염은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산업 자본주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중이죠. 덕분에 요즘은 대기 오염 지역에서 누구나 집을 나설 때마다 하늘을 쳐다보곤 합니다. 우리나라 ..
소설 은 화성에 정착하는 개척민들을 이야기합니다. 개척민들 중 일부는 화성에 정착하는 김에 새로운 공동체를 꾸리기 원했습니다. 하지만 지구의 강대국들은 그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죠. 일부 개척민들은 이를 매우 비판했습니다. 그들은 지구의 강대국들이 남극을 차지하는 것처럼 화성도 차지할 속셈이라고 비판했죠. 안타깝게도 이는 소설 속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남극은 여러 나라들의 주요 갈등 지역이고, 다들 남극을 차지하기 원합니다. 이미 20세기 초반에 영국이 남극의 영유권을 주장했고 요즘에는 몇몇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영유권을 주장합니다. 미국과 러시아도 계속 시선을 거두지 않고, 아마 중국도 자기 몫을 차지하고 싶어하겠죠. 만약 강대국들이 본격적으로 남극을 차지하기 시작한다면, 힘이 약한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위베르 리브스는 프랑스의 천문학자이며 환경 운동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라는 책이 나왔죠. 책 자체는 가볍고 짧고 읽기 쉽습니다. 하지만 읽기 쉽다고 해서 여기에 담긴 내용이 소홀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를 설명하고, 일반적인 환경 운동에서 벗어나는 내용들까지 이야기합니다. 외계 생물학 이야기는 언제 봐도 흥미롭군요. 하지만 이런 환경 운동가들이 언제나 그렇듯 아쉬운 점이 없지 않습니다. 위베르 리브스는 이 책에서 정당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정당에 참가하면, 당파 싸움 때문에 제대로 운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당파 싸움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적대 정당들은 귀를 막을 테고, 결국 환경 운동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정당 활동은 진흙..
소설 에는 므벤 마스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우주 연구소 소장을 맡을 만큼 중요한 인물이고, 이름처럼 아프리카계 흑인입니다. 그런데 작가는 므벤 마스를 묘사할 때마다 아프리카인, 흑인, 건장하고 야성적인 체격 등을 자꾸 강조합니다. 다른 남자 캐릭터들은 그렇지 않지만, 유독 므벤 마스만 그 육체적인 야성을 강조해요. 이와 비슷한 인물이 차라입니다. 므벤 마스가 남자들 중에서 야성적으로 돋보인다면, 차라는 여자들 중에서 이질적인 미모를 자랑합니다. 짙은 피부와 뚜렷한 이목구비와 풍만한 가슴 등등. 다른 여자들, 가령, 니자는 빨강 머리의 발랄한 아가씨로 나오고 베다는 자애롭고 우아한 여자로 나올 뿐이지만, 차라는 등장할 때마다 그 이질적인 용모에서 광휘를 내뿜습니다. 베다는 차라를 보고 인도계가 분명하다고..
잡지 에는 '고래가 그랬어'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여러 주제로 토론하는 코너입니다. 당연히 아이들의 토론이기 때문에 뭔가 깊이 있는 이야기는 안 나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죠. 이 아이들이 '인구 증가'라는 주제로 토론했는데, 주제가 주제인 만큼 환경 오염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인구가 증가하면 그건 환경 오염으로 이어지겠고, 아이들도 그 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아주 전형적인 논리를 반복합니다. '인류가 지구를 망친다'는 논리입니다. 어떤 아이는 "내가 지구라면 인간들을 모두 없애고 싶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흠, 모든 인간들이라…. 하지만 실제 현실은 저 아이의 이야기와 딴판이죠. 인간들은 서로 다릅니다. 똑같은 호모 사피엔스라고 해도 ..
은 이반 예프레모프가 쓴 유토피아 소설입니다. 소설 속의 인류는 공산주의 유토피아를 이룩했고, 모두 잘 먹고 잘 삽니다. 한두 국가가 아니라 전세계가 모두 공산주의 공동체가 되었죠. 더 이상 인종, 국경, 성별, 직업, 빈부 차이는 사람들의 앞길을 가로막지 않습니다. 인류는 이런 장벽들을 훌쩍 뛰어넘고, 그야말로 인터내셔널하게 연합하고, 인류 그 자체의 번영을 위해 일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공동체를 벗어나기 원하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끼리 자신만의 공동체를 이루지만, 대부분 인류는 국제적인 공산주의 사회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유토피아라고 해서 불만이나 갈등이나 욕구가 없을 리 없죠. (사실 그런 불만이나 갈등이 없다면, 소설을 쓸 이유도 없을 테고요.) 그렇다면 그 욕구가 무엇인고 하니, 바로 우..
잡지 3월호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표지 그림으로 걸었군요. 중심 기사는 지구 온난화 검증입니다. 기후 변화는 이미 수많은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문제지만, 아마 트럼프가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기 때문에 의 중심 기사로 걸렸나 봅니다. 편집부도 기후 변화를 다시 검증하는 일이 뒷북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인정했고, 그 중에서 대부분 과학자들은 산업 활동이 기후 변화를 자극한다고 말하니까요. 예전에는 산업 활동과 기후 변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제 그 비율은 상당히 줄었죠. 물론 여전히 소수 과학자들은 산업 활동이 지구 온난화와 별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어쩌면 그들이 옳을지 모릅니다. 자연 과학은 다수결 싸움이 아니고, 소수 과학자의 의견이 정말 옳을 수 있..
소설 은 알렉산드르 보그다노프의 '빨갱이 SF'(…)입니다. 사회주의 SF 소설은 많지만, 보그다노프는 러시아 혁명에 참가한 볼셰비키 당원이죠. 블라드미르 레닌과도 가까운 사이였고요. 그러니까 은 정말 빨갱이 SF 소설인 셈입니다. 그만큼 고전적인 사상을 보여주는데, 이 소설의 공산주의 화성인들은 개발과 발전을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역사는 꾸준히 진보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라도 개발과 발전과 확장을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하죠. 소설 속의 화성인들은 유토피아를 이룩했으나 커다란 난관에 부딪힙니다. 그래서 지구인 주인공은 화성인들에게 잠시 물러나라고 조언합니다. 계속 앞으로 나가면 벽에 부딪히기 때문에 뒤로 물러나라고 말합니다. 화성인들은 이미 충분한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잠시 쉬거나 뒤로 물러나도 하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