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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이런 스팀펑크처럼, 매연은 산업 자본주의가 야기한 환경 오염입니다. 물론 현실은 이것보다 훨씬 심각하죠.] 소설 을 보면, '런던의 매연이 가득한 하늘' 운운하는 문구가 등장합니다. 은 의 후속작이고, 시간 여행자는 19세기 영국 사람입니다. 당연히 시간 여행자는 매연이 가득한 런던 하늘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만화 에는 가끔 영국 풍경이 나오죠. 그리 쾌적한 풍경은 아닙니다. 우악스러운 금속 공장, 뭉클거리는 매연, 추레한 산업 폐기물. 이런 것들이 런던 풍경을 싱장합니다. 노틸러스 잠수함 너머로 보이는 공장 굴뚝의 매연은 19세기 런던의 상징이에요. 소설 에서 작가는 심심할 때마다 쓰레기와 폐기물과 환경 오염을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 차이나 미에빌은 워낙 기괴하고 구역질이 나오는 장..
과 은 존 발리의 단편 소설 모음집입니다. 이런 단편 모음집을 보면, 그 작가의 일관된 특성이나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그러니까 작가가 좋아하는 소재, 자주 사용하는 설정 등이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작가들은 수많은 소재에 골고루 관심을 보이지만, 어떤 작가들은 특정한 소재를 계속 변주합니다. 존 발리는 후자 같습니다. 적어도 과 에 실린 단편 소설들은 비슷한 소재들을 다양하게 변주합니다. 그런 소재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바이오펑크가 눈에 뜨이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신체 개조라고 해야 하겠죠. 단편 소설들 속에서 신체 개조는 여러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유전자 조작 수준이 있는가 하면, 그냥 겉모습을 변장하는 수준이 있습니다. 얼굴에 플라스틱 가면을 쓰고, 이 가면이 녹고, 얼굴에 들러붙고,..
초기 사회주의 SF 소설들, 가령, , , 등은 전부 사회적 소유와 생산 토론을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사실 이거야말로 사회주의의 진짜 골자라고 할 수 있겠죠. 사회주의가 '사회'주의라고 불리는 이유는 바로 사회적 공유 때문입니다. 사회주의는 사람들이 생산 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하지 말고) 사회적으로 소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생산 수단을 공유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지 서로 토의해야 합니다. 생산 수단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토의는 당연히 원탁 토의여야 합니다. 사회 구성원들은 평등하게 토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저런 사회적 공유나 생산 토론을 별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독재나 비밀 경찰 등이 사회주의의 전부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기득권이 아주..
소설 은 희생양을 이야기합니다. 아니, 제물이라고 할까요. 제물은 다른 사람의 이득을 위해 희생되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들은 제물을 바치고, 그 댓가를 바라죠. 때때로 사람들은 이득을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정도를 넘어갈 수 있어요. 만약 어떤 사람이 이득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면, 그건 비윤리적인 행위일 겁니다. 대중들은 그 사람이 비윤리적이라고 규탄하겠죠. 하지만 현실 속에는 저런 제물들이 많고 많습니다. 제물은 비윤리적인 행위처럼 보이지만, 현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리라는 명목으로 제물을 받아들이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누군가를 희생시키고, 그 대신 뭔가 이득을 취하죠. 가령,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누군가가 대연정을 외친다면 어떨까요. 대연정을 외치는 인물은 모두가 함께 뭉치기 위..
[게임 의 에테르 드레이크. 왜 이렇게 드래곤이 엄청난 인기를 누릴까요.] 드래곤은 검마 판타지의 인기 괴수입니다. 검마 판타지 작가들은 드래곤을 사랑하고 드래곤을 여기저기에 집어넣습니다. 여기저기에 드래곤들이 있죠. 전통적으로 드래곤은 무시무시한 악마였습니다. 하지만 몇몇 작가들은 드래곤을 영웅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드래곤은 악마가 되거나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에 등장하는 글라우룽은 무조건 악마지만, 의 드래곤은 악당 오우거를 물리치는 영웅입니다. 게다가 이 드래곤(을 빙자한 인간)은 주인공입니다. 이렇듯 드래곤은 영웅과 악당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립니다. 덕분에 SF 작품들은 검마 판타지에게서 슬쩍 드래곤을 빌려왔습니다. 드래곤의 명성이 너무 대단하기 때문에 SF 작가들은 이 괴수를 그냥 놔둘 수 ..
기후학자와 생태학자, 환경 사회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인류 역사상 제일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말하곤 합니다. 어쩌면 그런 경고는 과장일 수 있습니다. 아무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기후 변화의 피해가 언제 닥치고 얼마나 심각할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학자들이 경고하는 중이고, 만약 학자들이 옳다면, 전세계는 지금 당장 거기에 대비해야 할 겁니다. 온실 가스를 줄이고, 생산량을 줄이고, 해안선에 방파제를 쌓고, 생물 다양성을 살피고, 빈민들을 지원하고…. 전세계는 이런 작업에 매달려야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전혀 실행되지 않습니다. 세계 정상들은 고작 기후 협약을 맺었고, 남반구의 가난한 국가들은 기후 정의를 요구하지만 북반구 강대국들은 귓등으로 그걸 흘립니다. 무엇보다 사람들도 기후 변화에..
[보드 게임 의 표지 그림은 비경 탐험의 분위기를 잘 드러낸 것 같습니다.] 소설 은 우주적 공포 소설입니다. 인류 이전에 각종 외계인들이 지구에 정착했고, 인류는 그들의 피조물에 불과하고, 그들은 언젠가 인류를 날려버릴지 모릅니다. 이 무한하고 영원불멸한 우주에서 인류는 그저 한 순간의 먼지에 지나지 않아요. 이런 감수성은 하워드 러브크래프트의 여러 소설들을 관통하고, 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은 비경 탐험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남극 탐사대 소속이고, 탐사대는 극지방에서 외계인의 유골을 발굴하거나 고산 지대에서 외계 유적지를 찾습니다. 은 남극 탐사대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주인공은 외계인의 광대한 도시와 유적지를 방황합니다. 마치 처럼. 그래서 쇼거스는 "테켈리 리!"라고 외치겠죠. 사실 ..
[스팀펑크가 동화풍일까요? 아니, 세상에. 정말 이런 스팀펑크가 동화풍으로 보입니까?] 종종 저는 '스팀펑크가 동화풍'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의 여러 사람들은 스팀펑크가 동화풍이라고 말합니다. 의외로 이런 믿음이 꽤나 널리 퍼졌나 봅니다. 하지만 스팀펑크 소설들은 항상 밝거나 유쾌하지 않습니다. 고전적인 허버트 웰즈의 소설부터 팀 파워스의 소설들을 거쳐 뉴 위어드에 이르기까지, 스팀펑크는 우울함과 기괴함을 선보이곤 했습니다. 스팀펑크가 현대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쥘 베른이나 허버트 웰즈 본인은 와 이 스팀펑크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관점에서 저런 소설들은 고전적인 스팀펑크에 속합니다. 그리고 과 는 결코 유쾌한 동화풍 소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비극적이고 추악하고 암울한 소..
[현실에 고지라 같은 거대 괴수는 없으나, 이미 이런 생명체들은 충분히 경이롭습니다.] 거대 괴수는 사이언스 픽션의 주된 소재입니다. 공룡은 19세기부터 SF 소설들의 주요 소재였고, 고래나 대왕 오징어 역시 문학 작품 속에서 사람들에게 거대 생명체의 경이를 느끼게 했습니다. 20세기 이후 온갖 창작가들이 다양한 거대 괴수들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 발생적인 괴수도 있고, 유전 공학적인 괴수도 있고, 돌연변이 괴수도 있고, 외계인의 생체 병기도 있고, 어쨌든 거대 괴수들은 심해와 지저와 외계와 방사능 지대에서 곧잘 나타났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의 이웃 검마 판타지에서 드래곤이나 크라켄이 이런 역할을 맡았죠. 사이언스 픽션은 이웃집에서 드래곤과 크라켄을 빌렸고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소설만 아니라 영화..
데이빗 웨버의 아너 해링턴 시리즈는 우주 함대전을 묘사합니다. 당연히 다양한 우주 함선들과 우주 병기들이 등장합니다. 현실의 수상함들이 포탄과 로켓과 미사일과 어뢰를 쏘는 것처럼 소설 속의 우주 함선들도 레이저를 쏘고 미사일을 쏘고 중력 장창을 쏩니다. 우주 함선들은 중력장이나 에너지 장을 펼치고 선체를 보호합니다. 견인 광선도 있고, 정찰 무인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 어뢰나 감마선 어뢰도 있습니다. 흠, 어뢰…. 감마선 어뢰이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어뢰가 아니겠죠. 저는 아너 해링턴 시리즈를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에 감마선 어뢰나 에너지 어뢰가 무슨 병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을 읽었으나, 거기에 감마선 어뢰가 나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분명한 점은 소설 속의 우주 함선들이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