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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 이 말은 여자가 남자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 고백입니다. "너는 내 것이야. 누구한테도 빼앗길 수 없어." 이 말은 남자가 여자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 고백입니다. 물론 이것들은 철이 지난 말들일 뿐입니다. 아마 요즘 젊은이들은 저런 말들을 보고 코웃음을 칠지 모르겠군요. 예전에, 그러니까 대략 10년 전까지 저런 말들이 유행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꽤나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와 남자의 관계를 너무 가부장적인 틀에 묶어놓는다고 할까요. 저 고백 속에서 여자는 사랑의 증표로 남자의 아이를 임신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여자를 소유합니다. 여자는 아이를 배고, 남자는 여자(와 그 아이)를 소유합니다. 임신, 사랑, 소유…. 글쎄요, 이거 아..
[게임 의 한 장면. 평등한 사회 구조는 이런 행성 공학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현실 속의 몇몇 과학 분야는 SF 소설 같은 느낌을 풍깁니다. 유전자 조작이나 우주 생물학, 인공 지능학 등이 그렇습니다. 지구 공학도 마찬가지죠. 어떤 사람들은 지구 공학을 지구 과학과 혼동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지구 공학은 말 그대로 지구를 공학적으로 개조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자동차나 세탁기를 수리하는 것처럼 과학자들이 지구 환경을 수리한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구 공학은 테라포밍의 하위 분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테라포밍은 인류가 쾌적하게 살기 위해 환경을 대규모로 바꾸는 과정을 뜻합니다. 지구 공학 역시 인류가 쾌적하기 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대한 규모의 환경을 바꾸는 것입니다..
SF 소설은 특정 정치 성향과 어울릴까요. 어찌 보면 그런 듯하지만, 저는 SF 소설이 특정 정치 성향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우파적인 SF 작가들도 많고, 좌파적인 SF 작가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SF 소설이 특별히 우파적이거나 좌파적이라고 말할 수 없겠죠. 언뜻 좌파는 SF 소설과 친숙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좌파는 미래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는 좌파들도 많지만, 좌파는 진보적이라고 불리곤 합니다. 진보는 뭘까요. 앞으로 나간다는 뜻입니다. 미래적이죠. 미래적인 것은 사이언스 픽션과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진보와 좌파는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곤 합니다. '진보 좌파'는 친숙한 용어입니다. 에서 제임스 퍼거슨은 일부러 좌파와 진보라는 용어를 구분했습니다. 사람..
소설 은 희생양을 이야기합니다. 아니, 제물이라고 할까요. 제물은 다른 사람의 이득을 위해 희생되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들은 제물을 바치고, 그 댓가를 바라죠. 때때로 사람들은 이득을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정도를 넘어갈 수 있어요. 만약 어떤 사람이 이득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면, 그건 비윤리적인 행위일 겁니다. 대중들은 그 사람이 비윤리적이라고 규탄하겠죠. 하지만 현실 속에는 저런 제물들이 많고 많습니다. 제물은 비윤리적인 행위처럼 보이지만, 현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리라는 명목으로 제물을 받아들이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누군가를 희생시키고, 그 대신 뭔가 이득을 취하죠. 가령,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누군가가 대연정을 외친다면 어떨까요. 대연정을 외치는 인물은 모두가 함께 뭉치기 위..
[게임 의 에테르 드레이크. 왜 이렇게 드래곤이 엄청난 인기를 누릴까요.] 드래곤은 검마 판타지의 인기 괴수입니다. 검마 판타지 작가들은 드래곤을 사랑하고 드래곤을 여기저기에 집어넣습니다. 여기저기에 드래곤들이 있죠. 전통적으로 드래곤은 무시무시한 악마였습니다. 하지만 몇몇 작가들은 드래곤을 영웅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드래곤은 악마가 되거나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에 등장하는 글라우룽은 무조건 악마지만, 의 드래곤은 악당 오우거를 물리치는 영웅입니다. 게다가 이 드래곤(을 빙자한 인간)은 주인공입니다. 이렇듯 드래곤은 영웅과 악당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립니다. 덕분에 SF 작품들은 검마 판타지에게서 슬쩍 드래곤을 빌려왔습니다. 드래곤의 명성이 너무 대단하기 때문에 SF 작가들은 이 괴수를 그냥 놔둘 수 ..
[스팀펑크가 동화풍일까요? 아니, 세상에. 정말 이런 스팀펑크가 동화풍으로 보입니까?] 종종 저는 '스팀펑크가 동화풍'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의 여러 사람들은 스팀펑크가 동화풍이라고 말합니다. 의외로 이런 믿음이 꽤나 널리 퍼졌나 봅니다. 하지만 스팀펑크 소설들은 항상 밝거나 유쾌하지 않습니다. 고전적인 허버트 웰즈의 소설부터 팀 파워스의 소설들을 거쳐 뉴 위어드에 이르기까지, 스팀펑크는 우울함과 기괴함을 선보이곤 했습니다. 스팀펑크가 현대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쥘 베른이나 허버트 웰즈 본인은 와 이 스팀펑크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관점에서 저런 소설들은 고전적인 스팀펑크에 속합니다. 그리고 과 는 결코 유쾌한 동화풍 소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비극적이고 추악하고 암울한 소..
[현실에 고지라 같은 거대 괴수는 없으나, 이미 이런 생명체들은 충분히 경이롭습니다.] 거대 괴수는 사이언스 픽션의 주된 소재입니다. 공룡은 19세기부터 SF 소설들의 주요 소재였고, 고래나 대왕 오징어 역시 문학 작품 속에서 사람들에게 거대 생명체의 경이를 느끼게 했습니다. 20세기 이후 온갖 창작가들이 다양한 거대 괴수들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 발생적인 괴수도 있고, 유전 공학적인 괴수도 있고, 돌연변이 괴수도 있고, 외계인의 생체 병기도 있고, 어쨌든 거대 괴수들은 심해와 지저와 외계와 방사능 지대에서 곧잘 나타났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의 이웃 검마 판타지에서 드래곤이나 크라켄이 이런 역할을 맡았죠. 사이언스 픽션은 이웃집에서 드래곤과 크라켄을 빌렸고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소설만 아니라 영화..
데이빗 웨버의 아너 해링턴 시리즈는 우주 함대전을 묘사합니다. 당연히 다양한 우주 함선들과 우주 병기들이 등장합니다. 현실의 수상함들이 포탄과 로켓과 미사일과 어뢰를 쏘는 것처럼 소설 속의 우주 함선들도 레이저를 쏘고 미사일을 쏘고 중력 장창을 쏩니다. 우주 함선들은 중력장이나 에너지 장을 펼치고 선체를 보호합니다. 견인 광선도 있고, 정찰 무인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 어뢰나 감마선 어뢰도 있습니다. 흠, 어뢰…. 감마선 어뢰이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어뢰가 아니겠죠. 저는 아너 해링턴 시리즈를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에 감마선 어뢰나 에너지 어뢰가 무슨 병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을 읽었으나, 거기에 감마선 어뢰가 나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분명한 점은 소설 속의 우주 함선들이 감..
여기 블로그 상단에는 'SF/생태/사회주의'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사실 저는 사이언스 픽션을 잘 모릅니다. 게다가 사이언스 픽션을 많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SF'라는 명칭을 빼고 싶었지만, 여기에서 SF 이야기를 어느 정도 하기 때문에 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종종 이렇게 자문하곤 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을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SF 팬들 중에는 여러 유형들이 있을 겁니다. 저는 그런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유형은 SF 소설들을 모두 섭렵합니다. 첫째 유형은 그야말로 골수 SF 독자이고, 고전 소설과 최신 소설과 하드한 소설과 뉴 위어드 소설과 해외 소설과 국내 소설을 모두 챙겨봅니다. 둘째 유형은 SF 소설들을 읽고 그 경이감에 감동을 받지만, SF 소설만큼 ..
기본 소득을 논의하는 책들은 기본 소득이 누군의 발상인지 논의하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우파와 좌파는 모두 기본 소득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우파와 좌파 모두 기본 소득에 찬성하는 동시에 그것을 비난합니다. 우파는 기본 소득이 빨갱이들의 공상이라고 힐난합니다. 만약 정부가 기본 소득을 지급한다면, 사람들이 전부 못 먹고 못 살게 될 거라고 경고합니다. 좌파 역시 기본 소득을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본 소득은 사람들을 더 많은 소비로 몰아갈 테고, 더 많은 소비는 사람들을 거대 자본과 자유 시장에 묶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좌파는 이런 기본 소득이 사람들의 저항을 둔감하게 만들 거라고 걱정합니다. 또한 우파와 좌파가 기본 소득을 주장할 때, 양쪽의 취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