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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소설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복제인간들이 등장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죠. 인류 문명은 붕괴했고, 인류는 사라졌고, 복제인간들만 살아남았습니다. 이 복제인간들은 작은 마을에서 오손도손 살아가지만, 이내 더 이상 작은 마을에만 머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인구가 늘어나고, 마을은 더 많은 물품이 필요합니다. 과학자들은 복제 기술을 더 향상시키고 싶어합니다. 기존 장비들이 고장이 나거나 마모가 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다른 곳에서 새로운 물품이나 장비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미 인류 문명은 붕괴했다는 사실입니다. 작은 마을 외부는 모두 폐허이고, 거기에 뭐가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복제인간들은 그저 마을 안에서만 살았고, 따라서 마을 밖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이 복제인간들은 일종의 ..
"사유 재산은 시각적이다."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어느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신주는 사유 재산이 등장하기 위해 상품이 시각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시각적이지 않은 사물은 시장에서 팔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시장에서 뭔가를 팔고 싶다면, 그걸 시각적이고 구체적인 상품으로 변환해야 합니다. 강신주 박사는 공기나 향기를 사례로 들더군요. 아무도 공기를 팔지 못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공기를 팔고 싶다면, 그 사람은 공기를 통에 포장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공기를 통에 포장하는 순간, 공기는 깡통이라는 시각적이고 구체적인 상품이 됩니다. 들꽃의 향기 역시 상품이 되지 못합니다. 누군가가 그 꽃의 향기를 추출하고 그걸 향수병에 담아야 합니다. 향기가 향수병에 담긴다면, 이 향수병..
[게임 에서 함대와 싸우는 우주 드래곤! 이런 설정 역시 중세 판타지에서 비롯했겠죠.] 예전에 어떤 인터넷 평론을 읽었습니다. 그 평론은 판타지 소설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나열하더군요. 초기 소설부터 전성기 소설을 거치고 던전 크롤링 게임을 설명하고 21세기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기념비적인 판타지 작품들이 줄줄이 등장했습니다. 각종 신화를 제외하고, , , 등은 초기 판타지입니다. (는 초기 SF 소설로 불리기도 하죠.) 3부작이나 시리즈는 현대 서사 판타지를 구축한 장본인이고요. 3부작 역시 빼놓지 못하겠죠. 그 평론은 소설 위주로 이야기했으나, 게임도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게임 자체의 영향력도 어마어마하고, 시리즈나 시리즈 같은 걸출한 소설들도 있고요. 는 전형적인 서사 판타지가 아니지만, 21세기 판..
우주는 꽤나 넓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해도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지적 존재들이 서로 만나지 못할 거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외계인을 만나지 못하는 것처럼 외계인들 역시 다른 외계인들을 만나지 못하겠죠. 이 우주에 수많은 지적 종족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모를 겁니다. 어쩌면 저기 어딘가 머나먼 행성에서 어떤 지적 종족이 "외계인은 존재할까?"라고 자문할지 모릅니다. 우리가 외계인을 그리는 것처럼 그들도 외계인과의 만남을 바랄지 모르죠. 그런 종족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지 모르죠.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졌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참 쓸쓸하고 아쉬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반 예프레모프는 '위대한 원'이라는 설정을 고안했을 겁니다...
윌리엄 모리스의 는 생태 사회주의의 고전으로 불립니다. 원래 이 책의 제목은 이지만, 번역자 박홍규 교수는 '자연 환경을 강조하는 유토피아 로망스'라는 관점을 고려했고 그래서 라고 번역했다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사회주의 유토피아 소설들, 이나 와 달리 는 정말 자연 환경을 강조합니다. 은 공산주의 생산력과 자연 환경의 한계를 이야기합니다. 는 산업 군대를 강조하기 때문에 자연 환경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반면, 는 매연과 산업 폐기물을 부정하고 싱그럽고 울창한 숲을 찬양합니다. 우스갯소리를 하자면, 우드 엘프의 원조는 존 로널드 톨킨이 아니라 윌리엄 모리스일 겁니다. 소설 속의 사회주의자들은 마음 속 깊이 맑은 강물과 목가적인 초원과 울창한 숲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아쉽게도 모리스의 사상은..
[흔히 사이언스 픽션과 판타지에서 크라켄은 촉수 바다 괴수에 가깝습니다.] 어떤 뉴 위어드 소설에서 바다 괴수를 레비아탄 운운하는 걸 봤습니다. 장르 창작물들은 뭔가 거대한 대상을 가리킬 때 레비아탄에 자주 비유하고, 그래서 장르 창작물에는 이런저런 레비아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공중 전함도 레비아탄이 될 수 있고, 아주 거대한 초중전차도 레비아탄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 뉴 위어드 소설에서 바다 괴수를 레비아탄이라고 부른 것처럼 원래 레비아탄은 바다 괴수를 뜻하죠. 덕분에 장르 창작물에서 레비아탄은 크라켄과 함께 바다 괴수의 양대 산맥입니다. 레비아탄과 크라켄 중 뭐가 더 유명한지 모르겠습니다. 유명한 장르 창작물들을 모두 조사한다면, 레비아탄과 크라켄 중 뭐가 더 많이 등장하는지 알 수 있겠죠...
거리. 종종 천문학자나 우주 생물학자는 '거리'를 상당히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우주는 매우 넓기 때문입니다. 물론 누구나 우주가 넓다는 사실을 압니다. 누구나 우주가 넓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책을 조금이라도 읽은 사람은 모두 이 사실을 인정할 겁니다. 하지만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그걸 자세히 실감하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대중에게 우주의 광대함을 알려주기 위해 다양한 비유를 듭니다. 어떤 학자는 지구가 모래알이고, 우주는 백사장이라고 합니다. 어떤 학자는 태양이 커다란 배와 같다면 지구는 볼펜 끄트머리의 구슬보다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어떤 학자는 (태양계와 제일 가깝다고 하는)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기까지 무지막지한 세월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세티 프로그램을 맡은 이명현 박..
소설 는 어떻게 전세계가 좀비들과 전쟁을 벌였는지 이야기합니다. 제목처럼 이 소설은 비단 한 지역이나 한 나라가 아니라 수많은 나라들을 골고루 둘러봅니다. 각 나라들은 저마다 독특한 역사와 문화와 사회를 유지합니다. 이 세상에 똑같은 나라는 없습니다. 따라서 좀비 떼가 몰려와도 각 나라들은 서로 다르게 대처합니다. 어떤 나라는 손쉽게 좀비들을 물리치고, 어떤 나라는 금방 혼란에 빠지고, 어떤 나라는 고립되고, 어떤 나라는 지도력을 발휘합니다. 좀비 떼가 몰려오는 와중에 어떤 나라는 다른 나라와 싸우고, 어떤 나라는 내전을 진압하느라 고생합니다. 이 소설에서 좀비 전쟁은 각 나라의 독특한 풍습과 분위기와 사회를 반영합니다. 이 소설이 여타 좀비 아포칼립스와 다른 점은 바로 이런 풍습과 분위기와 사회의 차이..
[이런 같은 비경 탐험 이야기들은 실존 탐험가들에게서 비롯했을 겁니다.] '미지와의 조우'는 SF 소설의 주제 중 하나입니다. 인간은 외계인, 인공 지능, 돌연변이, 기타 등등 수많은 미지들과 SF 소설 속에서 조우합니다. 미지와의 조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뉘죠. 미지가 인간에게 찾아오거나 인간이 미지를 찾아가거나.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거나 방문한다면, 미지가 인간에게 찾아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인간이 외계 행성에서 기이한 생명체를 만난다면, 인간이 미지를 찾아갔다고 할 수 있겠죠. 흠, 만약 인간이 지구에서 의도하지 않게 차원문을 열고, 외계인들이 그 차원으로 나왔다면, 이건 어떤 방법일까요. 미지가 인간에게 찾아왔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두 가지 방법 중에서 인간이 미지를 ..
[제목은 티-렉스이나, 그림은 트리세라톱스…. 얼마나 뿔용 역시 아름답나요. 공룡은 살육 기계가 아니죠.] 소설 은 의 개정판입니다. 예전에 말한 적이 있는 것처럼 두 판본은 모두 티라노사우루스를 표지 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의 표지 그림은 수많은 티라노사우루스 골격들입니다. 흐음, 솔직히 표지 그림이 좀 괴악하지 않나 싶기도…. 은 '멸종'이라는 타이포그라피와 티라노사우루스를 합쳤습니다. 꽤나 근사한 표지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 영문판 역시 티라노사우루스를 이용했죠. 거대한 수각류가 타임 머신을 바라보거나 물가를 돌아다니거나…. 물론 다른 공룡들이 등장하는 표지 그림이 없지 않으나, 티라노사우루스 그림이 제일 유명한 듯합니다. 사실 이상한 현상은 아닐 겁니다. 이 폭군룡은 예전부터 공룡 팬들과 일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