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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거리. 종종 천문학자나 우주 생물학자는 '거리'를 상당히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우주는 매우 넓기 때문입니다. 물론 누구나 우주가 넓다는 사실을 압니다. 누구나 우주가 넓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책을 조금이라도 읽은 사람은 모두 이 사실을 인정할 겁니다. 하지만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그걸 자세히 실감하는 것은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대중에게 우주의 광대함을 알려주기 위해 다양한 비유를 듭니다. 어떤 학자는 지구가 모래알이고, 우주는 백사장이라고 합니다. 어떤 학자는 태양이 커다란 배와 같다면 지구는 볼펜 끄트머리의 구슬보다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어떤 학자는 (태양계와 제일 가깝다고 하는)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기까지 무지막지한 세월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세티 프로그램을 맡은 이명현 박..
소설 는 어떻게 전세계가 좀비들과 전쟁을 벌였는지 이야기합니다. 제목처럼 이 소설은 비단 한 지역이나 한 나라가 아니라 수많은 나라들을 골고루 둘러봅니다. 각 나라들은 저마다 독특한 역사와 문화와 사회를 유지합니다. 이 세상에 똑같은 나라는 없습니다. 따라서 좀비 떼가 몰려와도 각 나라들은 서로 다르게 대처합니다. 어떤 나라는 손쉽게 좀비들을 물리치고, 어떤 나라는 금방 혼란에 빠지고, 어떤 나라는 고립되고, 어떤 나라는 지도력을 발휘합니다. 좀비 떼가 몰려오는 와중에 어떤 나라는 다른 나라와 싸우고, 어떤 나라는 내전을 진압하느라 고생합니다. 이 소설에서 좀비 전쟁은 각 나라의 독특한 풍습과 분위기와 사회를 반영합니다. 이 소설이 여타 좀비 아포칼립스와 다른 점은 바로 이런 풍습과 분위기와 사회의 차이..
[이런 같은 비경 탐험 이야기들은 실존 탐험가들에게서 비롯했을 겁니다.] '미지와의 조우'는 SF 소설의 주제 중 하나입니다. 인간은 외계인, 인공 지능, 돌연변이, 기타 등등 수많은 미지들과 SF 소설 속에서 조우합니다. 미지와의 조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뉘죠. 미지가 인간에게 찾아오거나 인간이 미지를 찾아가거나.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거나 방문한다면, 미지가 인간에게 찾아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인간이 외계 행성에서 기이한 생명체를 만난다면, 인간이 미지를 찾아갔다고 할 수 있겠죠. 흠, 만약 인간이 지구에서 의도하지 않게 차원문을 열고, 외계인들이 그 차원으로 나왔다면, 이건 어떤 방법일까요. 미지가 인간에게 찾아왔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두 가지 방법 중에서 인간이 미지를 ..
[제목은 티-렉스이나, 그림은 트리세라톱스…. 얼마나 뿔용 역시 아름답나요. 공룡은 살육 기계가 아니죠.] 소설 은 의 개정판입니다. 예전에 말한 적이 있는 것처럼 두 판본은 모두 티라노사우루스를 표지 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의 표지 그림은 수많은 티라노사우루스 골격들입니다. 흐음, 솔직히 표지 그림이 좀 괴악하지 않나 싶기도…. 은 '멸종'이라는 타이포그라피와 티라노사우루스를 합쳤습니다. 꽤나 근사한 표지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 영문판 역시 티라노사우루스를 이용했죠. 거대한 수각류가 타임 머신을 바라보거나 물가를 돌아다니거나…. 물론 다른 공룡들이 등장하는 표지 그림이 없지 않으나, 티라노사우루스 그림이 제일 유명한 듯합니다. 사실 이상한 현상은 아닐 겁니다. 이 폭군룡은 예전부터 공룡 팬들과 일반인..
소설 에서 용들은 일종의 전투기로 등장합니다. 공군 병사들은 용에 타고, 용들은 하늘을 납니다. 병사들은 용 위에서 총을 쏘거나 폭탄을 던집니다. 일부 용들은 불을 뿜거나 독을 뿜을 수 있고, 심지어 엄청난 바람을 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함선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용의 불이 돛을 태우거나 화약고를 터뜨린다면, 함선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죠. 용을 이용하는 공군은 여러 나라에서 꽤나 중요한 전력이고, 용은 함선만큼 가치가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함선이 상당한 전력을 상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설 속의 세계에서 얼마나 용의 위상이 대단한지 알 수 있죠. 문제는 이 소설의 시대 배경이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겁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한창 다른 유럽 나라들을 침략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
유토피아 설정은 비단 유토피아 소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같은 소설이 아니라 다른 하위 장르들 역시 유토피아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주 탐사물, 스페이스 오페라, 밀리터리 SF 소설들도 자신만의 이상향을 그리곤 합니다. 물론 이런 소설 속의 문명 사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유토피아처럼 보이지 않을 겁니다. 작가는 최대한 이상적으로 그렸으나, 어떤 독자는 (심지어 소설 주인공이) 거기에 거부감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가령, 미래 인류 혹은 인류의 후손이 텔레파시 능력을 발전시켰다고 가정하죠. 이들은 공감 능력이 엄청나게 풍부하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개인의 행동을 공동체와 연결시키죠. 게다가 공감 능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사적 재산을 소유하지 않아요. 서로의 ..
SF 소설 속에는 종종 학자 종족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말 그대로 학자 종족이고, 순전히 학구적인 분야에만 종사합니다. 현대 인류 문명도 지식인을 귀중하게 대접하지만, 인류 전체가 학자는 아닙니다. 지식인은 상당한 엘리트이고 꽤나 소수죠. 하지만 SF 소설 속의 학자 종족들은 종족 구성원 전부가 학자입니다. 이들은 생산적인 일이나 기타 소비적인 일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이 종족에게 농부나 어부, 목수, 광부, 은행원, 회계사 따위는 없을 겁니다. 가수나 배우, 운동 선수도 없을 겁니다. 농부와 어부 대신 식물학자나 해양학자가 있겠죠. 목수나 광부 대신 삼림학자나 지질학자가 있을 테고요. 은행원이나 회계사 대신 정치 경제학자나 경영학자가 있을 겁니다. 문화 학자들은 때때로 가수나 배우가 될 수 있겠..
[이런 삽화가 있다면, 독자들은 생체 고래 비행선의 모습과 크기를 훨씬 쉽게 가늠할 수 있겠죠.] 스콧 웨스터펠드는 어느 강연에서 소설 삽화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왜 자신이 같은 소설에서 삽화를 집어넣었는지, 왜 키스 톰슨 같은 삽화가를 섭외했는지 이야기했죠. 저는 그 강연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웨스터펠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충 저런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웨스터펠드가 강연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든 , , 의 삽화는 정말 웅장하고 기괴하고 멋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베헤모스와 SMS 괴벤의 싸움 장면입니다. 소설 속에서 베헤모스는 자연적인 괴수가 아니라 인류의 생체 병기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인류가 그토록 거대한 바다 동물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
종종 SF 소설들은 미래 인류나 외계 종족을 묘사합니다. 당연히 이들의 사회 구조는 현대 인류와 다릅니다. 현대 인류는 자본주의 체계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의 종언' 같은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심지어 일부 보수 우파는 자본주의의 확대가 역사의 마무리라고 해석하죠. 하지만 (우파와 좌파를 떠나서) SF 작가들은 인류의 미래나 다른 지적 존재의 사회 구조를 보다 파격적이고 자유롭게 상상합니다. 바로 기술이 진보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SF 소설 속에서 어쩌면 미래 인류는 기술적 특이점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인공 지능과 로봇은 모든 노동을 도맡을 수 있고, 따라서 인류는 더 이상 노동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인공 지능이 모든 것을 생산하고 생산량이 홍수처럼 넘친다면, 인간들은 노동 없이 ..
[게임 의 컨셉 아트. 대왕 오징어는 크라켄을 낳을 수 있는 원본이죠.] 허먼 멜빌의 에는 거대한 흰 오징어가 나옵니다. 거대한 오징어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으나, 이 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주인공 선원은 거대한 오징어를 보고, 바다의 수많은 비밀 중에서 하나가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일등 항해사 스타벅은 거대한 오징어를 바다의 악마라고 부르고, 거대한 오징어보다 차라리 모비 딕이 낫다고 이야기합니다. 거대 오징어의 출현 분량은 상당히 짧지만, 그래도 이 놈은 모비 딕과 비견되었죠. 한편으로 빅토르 위고의 에는 커다란 문어가 나옵니다. 이 문어는 거대한 오징어만큼 크지 않습니다. 원래 문어보다 오징어가 훨씬 거대하죠.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가장 거대한 두족류는 심해의 대왕오징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