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생태 (215)
SF 생태주의
환경 오염은 SF 작가들에게 아주 중요한 소재들 중 하나입니다. 존 브러너, 할 클레멘트, 컷트 보네거트, 로버트 소여 등등 숱한 작가들은 환경 오염을 걱정했고 경고했죠. 고증이 엄밀하거나 느슨하거나, 좌파적이거나 우파적이거나, 수많은 SF 작가들은 환경 오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SF 작가들 중에서 킴 스탠리 로빈슨은 환경 오염에 관한 SF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대표 주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린 마굴리스가 어느 책에서 스티븐 호킹을 비판하고 킴 로빈슨을 호평하던 기억이 나는군요. 스티븐 호킹은 기후 변화나 환경 오염, 자원 고갈 때문에 인류가 화성이나 달로 도망쳐야 한다고 말했죠. 하지만 킴 로빈슨은 자본주의 체계를 타파하고 생태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임을 강조했습니다. 네, 중..
소설 는 인류 군대와 아라크니드 군대가 벌이는 전쟁을 이야기합니다. 뭐, 사실 인류와 아라크니드 사이의 전쟁은 둘째이고, 로버트 하인라인은 소설 주인공이 위대한 군인으로 성장하는 모습만 열심히 묘사하죠. 하인라인은 전쟁보다 위대한 군인을 보여주기 원했고, 그래서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온갖 훈련소들과 병영들과 사관 학교들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숱한 연설들을 쏟아붓고, 왜 시민이 자발적으로 공동체를 보호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군국주의라고 오해하나, 이는 군국주의와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하인라인은 그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공동체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물론 아무리 공동체를 지키자고 말해도 계급 구조를 고려하지 않는 사고 방식은 군국주의로 이어지기 쉽고, 그래서 저..
[이런 거대 괴수는 전사가 되지 못하겠죠. 우리가 육식동물에게 용맹함을 부여하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고지라를 육식동물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고지라는 과거에 사람들이 (잘못) 고증한 육식공룡처럼 생겼기 때문입니다. 과거 고생물학자들은 육식 수각류들이 몸을 꼿꼿이 세우고 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두 발로 걷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 공룡 그림들을 찾아보면, 이런 육식공룡 체형을 쉽게 구경할 수 있죠. 시대는 흘렀고, 이제 고생물학자들은 육식 수각류들이 허리를 수평으로 세우고 꼬리를 뒤로 뻗는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1998년 갓질라조차 그런 고증을 반영했어요. 갓질라는 허리를 수평으로 세우고 꼬리를 뒤로 뻗습니다. 하지만 2014년 레전더리 고지라는 전통적인 모습으로 돌아갔고 허리..
[이런 생물 다양성은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공산주의 레인저들은 이런 것을 지키고 싶어할까요?] 소설 은 공산주의 유토피아를 노래합니다. 전통적인 공산주의답게 노동자들을 중요하게 조명하고, 그래서 다양한 노동자들이 등장하죠. 지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노동들을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나, 여러 가지를 열거하기 위해 애써요. 그 중에 야생 경비 대원도 있습니다. 야생 관리를 맡은 경비 대원들입니다. 레인저들이죠. 경비 대원들은 수렵 금지 구역, 그러니까 야생 보존 구역에서 활동합니다. 그들은 바다에 위험한 상어가 나타났는지, 열대 밀림 속에 사나운 파충류들이 돌아다니는지, 위험한 전염병이 유행하는지, 산불이 삼림을 집어삼키지 않는지 감시합니다. 만약 위험한 육식동물들이 등장한다면, 그들은 그 동물들을..
[자고로 고지라는 핵 발전소를 까야 제맛이죠. 하지만 이 제대로 깔 수 있을지…?] 영화 은 2019년을 바라보는 중입니다. 2014년에 개봉한 의 속편이죠. 2017년에 이 개봉했기 때문에 속편이 5년 후에 나오는군요. 전작과 달리 에는 친숙한 토호 괴수들이 등장하고, 모스라, 라돈, 킹기도라가 대기하는 중입니다. 이 괴수들을 봤을 때, 저는 한 가지가 궁금했습니다. 과연 모스라와 라돈, 킹기도라가 방사능 영양분을 섭취할까요. 전작 에서 무토 부부와 고지라는 방사능 영양분을 섭취했습니다. 만화 역시 방사능 영양분을 노리는 괴수 시노무라를 묘사했죠. 따라서 시노무라, 무토 부부, 고지라 등등 다양한 괴수들이 방사능 생태계를 구성했습니다. 원래 1954년 는 핵 발전이나 핵 무기를 무섭게 바라봤고, 영화 ..
[고생물학자는 여기에 놀라기보다 이걸 비판해야 했을 겁니다. 아주 강하게.] 공룡 소설에서 누가 주인공을 맡아야 할까요. SF 작가가 공룡 소설을 쓴다면, 누구를 주인공으로 설정해야 할까요. 아마 해답은 공룡 학자, 그러니까 고생물학자일지 모릅니다. 사실 여러 SF 소설들은 고생물학자를 비롯해 동물학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소설 에서 챌린저 교수는 동물들을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소설 에서 조나스 테일러는 잠수부이자 메그를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소설 에서 선사 시대로 돌아간 브랜든 새커리 역시 고생물학자이고 박물관 큐레이터입니다. 이들은 모두 주인공이고, 주인공답게 고생물을 열심히 설명합니다. 챌린저는 스테고사우루스를 비롯한 각종 동물들에 관해 열심히 뻐꾸기를 날립니다. 에서 주인공 조나스 테일러는 ..
9월 13일, 우리나라에서 그린 아시아 포럼이 열렸나 봅니다. 골드만 환경상 수상자들과 환경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자리죠. 특히 이 회의는 허리케인 어마가 막대한 피해를 미친 직후에 열렸고, 그래서 참가자들도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해당 회의를 직접 관람하지 못했고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잘 모르겠으나, 관련 기사들은 교육을 상당히 강조하는군요. 기후 변화를 극복하고 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다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2050년부터 기후 변화가 훨씬 막대한 피해를 끼칠 거라고 주장하고,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직격탄을 맞을 겁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어떻게 그런 미래에 대처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이런 환경 폭력을 반복하지 않을지 가르쳐..
[이런 생태계 게임들은 교육 소프트웨어에 가깝습니다. 이런 게임들이 좀 더 깊이를 추구한다면?] 나 은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들은 외계 행성의 자연 생태계를 이야기합니다. 플레이어는 각종 식물들이나 동물들, 미생물들을 관찰하고, 이런 생물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자연 생태계는 체계적으로 순환하고, 다양한 생물들은 서로만 아니라 자연 환경과도 상호 작용합니다. 플레이어는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고 생물 다양성을 늘릴 수 있도록 자연 생태계를 관리해야 합니다. 비록 플레이 방식은 단순하나, 저런 게임들은 나름대로 커다란 장점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연 생태계가 어떻게 순환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직접 생산자와 소비자와 포식자와 분해자를 배치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노벨상을 받은 화학자 파울 크뤼천은 '인류세'라는 개념을 주장했습니다. '인류세'라는 지질 시대를 특징적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21세기 현재 수많은 지구 생물들은 홀로세를 살아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 홀로세에서 어떤 특징들이 두드러지기 시작합니다. 인류가 어마어마한 흔적을 남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대기가 변하고, 핵 폐기물이 쌓이고, 엄청난 쓰레기들이 묻히고…. 인류는 지우지 못할 흔적들을 지구에 남겼고, 따라서 과학자들은 인류세라는 특정한 시기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학계는 아직 이 인류세라는 개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은 학계가 미래에 특정한 지질 시대를 구분할 거라고 예상하나, 그 지질 시대가 인류세가 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해요. 어떤 명칭이 붙을지 아직 아..
수탈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무슨 장면을 연상할까요. 아마 대부분 강자가 폭력적으로 약자에게 재산을 빼앗는 장면을 떠올릴 겁니다. 수탈이라는 단어는 이런 이미지를 연상시키죠. 폭력으로 재산을 빼앗는 그런 장면. 이런 수탈은 여전히 수많은 곳에 퍼져있고, 그래서 많은 빈민들과 야생 동물들은 헐벗고 굶주리고 고통을 당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수탈 이외에 다른 수탈이 있습니다. 그건 환경 오염이라는 폭력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환경 오염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수탈이라는 사실을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습니다. 그저 환경 오염은 우연히 발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대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튀어나오는 부산물이죠. 물론 이 세상에 악의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대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