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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이런 것은 SF 생태학에 들어갈 수 있겠죠. 하지만 SF 생태학은 훨씬 멀리 전망할 수 있어요.] 가끔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누군가가 이 블로그의 주소(sf ecology)를 본다면, 무슨 생각을 떠올릴까?" 주소가 가리키는 것처럼 이 블로그에는 SF 생태학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커다란 공룡들, 외계 행성의 생명체들, 지구화(테라포밍), 거대 괴수와 행성 생태계, 개조 동물들, 생태계 탐사, 기타 등등. 어쩌면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들 때문에 SF 생태학이라는 주소가 붙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그건 틀린 생각이 아닐 겁니다. 공룡이나 거대 괴수나 외계 생명체나 개조 동물은 분명히 SF 생태학 이야기에 들어갈 수 있겠죠. 하지만 생태학(ecology)이 오직 그런 이야기들만을 가리킬까요? 녹색 정치..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생물학자가 이런 풍경을 좋아할까요.] 비디오 게임 은 광활한 대자연을 자랑합니다. 오픈 월드 게임의 명가로서 은 드넓은 초원과 울창한 숲과 높은 산맥과 깊은 바다를 선보입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초원을 뛰어다니고, 숲 속을 돌아다니고, 험한 산을 오르고, 바닷속을 헤엄칠 수 있습니다. 깊은 동굴이 대자연에 속한다면, 은 던전이라는 대자연 역시 자랑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여러 동굴들을 탐사하고,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요. 숱한 게임 플레이어들은 이 자랑하는 자연 풍경에 감탄하고, 적막하고 광활한 야생을 즐깁니다. 눈이 내리는 극지에서, 바람이 휘몰아치는 산꼭대기에서, 침엽수들이 빽빽하게 서있는 숲 속에서, 외롭게 깃발을 벌럭이는 초원에서 게임 플레이어들은 이질적인 적막에..
[누군가는 이런 디스토피아 미래가 풍요롭다고 말할지 모르죠. 이게 정말 풍요일까요.] 환경 오염은 사이언스 픽션과 아주 잘 어울리는 소재입니다. 아주 오랜 동안 핵 폐기물이나 기후 변화나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악영향을 미칠 겁니다. 핵 폐기물들을 논의하는 사람들은 마치 이게 사이언스 픽션 같다고 말합니다.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을 표시하기 위해 2016년에 프랑스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관은 공모전을 연 적이 있습니다. 핵 폐기물은 1만 년 이상 악영향을 미칠지 모릅니다. 하지만 1만 년 이후, 어떻게 인류 문명이 바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1만 년 이후, 인류 문명은 완전히 달라질지 모릅니다. 처럼 엘로이들이 나타날지 모릅니다. 엘로이들은 핵 폐기물이 뭔지 모르겠죠. 만약 핵 폐기물이 지상에 노출된다면,..
[만약 처럼 가 생태 건물을 보여줬다면…. 그건 어려울까요.] 소설 모음집 에는 어떤 생태 건물이 나옵니다. 흠, 생태 건물이라고 불러도 별로 이상하지 않겠죠. 이 생태 건물은 내부에 다양한 농장들을 담았고, 물을 순환하고, 자동적으로 해로운 물질들을 거르고, 영양분을 순환하는 듯합니다. 자세한 설정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생태 건물이 운영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는 대략적인 얼개를 제시했고, 그런 얼개는 농장들을 포함하고 영양분을 돌리는 건물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를 읽었을 때, 저는 그런 점이 아쉬웠습니다. 제목처럼 이 소설 모음집은 생태 도시나 생태 건물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자세한 설정을 드러내지 않아요. 그저 그것들은 피상적으로 지나갈 뿐입니다. 작가들은 생태 도..
[생물 다양성은 정말 신비한 마법입니다. 우리는 이런 마법을 계속 지킬 수 있어야 하겠죠.] 오늘은 지구의 날입니다. 지구의 날을 맞이해서 구글은 제인 구달 영상을 대문에 달아놨군요. 영상 속에서 제인 구달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바이오필리아, 생명 사랑을 느꼈다고 이야기합니다. 침팬지들과 함께 비를 그었을 때, 제인 구달은 자신이 향취를 맡았다고 설명하고, 밀림 분위기를 전달해요. 밀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수많은 요소들은 함께 엮었고, 상호 작용합니다. 자연 생태계는 수많은 것들이 함께 얽힌 그물망이고,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자 체계입니다. 여러 사람들은 자연 생태계를 바라볼 때,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거나 사납고 강력한 육식동물에게 열광합니다. 숱한 사람들은 자연 생태계가 그저 아름답고 싱..
애니메이션 는 꽤나…. 독특합니다. 기본적으로 는 환경 보호를 주장하나, 형식과 장르는 초인 영웅 장르에 속하죠. 악당들이 자연 환경을 파괴할 때, 초인 영웅은 그들을 물리치고 자연 환경이 소중하다고 설교합니다. 여타 초인 영웅 만화들처럼 초인 영웅이라는 존재는 애니메이션 분위기를 결정합니다. 사실 대부분 초인 영웅 만화들에서 초인 영웅과 악당들은 분위기와 연출과 주제를 판가름하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초인 영웅 만화들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사건 설정이나 배경 무대가 아닐 겁니다. 그런 것들은 그저 초인 영웅과 악당들을 띄워주는 소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초인 영웅과 악당들이 기묘한 매력을 펑펑 풍길 수 있다면, 사건 전개나 배경 설정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초인 영웅 장르는 캐릭터 상품으로..
소설 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난민 수용소일 겁니다. 가장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난민 수용소는 소설 주인공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난민 수용소에 다녀온 이후, 소설 주인공은 자신이 변했다고 느끼고 악몽에 시달려요. 소설 주인공은 중산층 백인이나, 난민 수용소에서 비극적인 아프리카 아이들을 만나고, 세상이 멀쩡하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은 옥타비타 버틀러가 쓴 같은 소설이 아닙니다. 은 환경 아포칼립스이고, 기후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기후 변화는 환경 오염으로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왜 환경 오염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난민 수용소와 비극적인 흑인 아이들을 보여줬을까요. 왜 환경 아포칼립스가 제3세계와 인종 차별에 중요하게 끼어들까요. 작가가 환경 아포칼립스에서 제3세계를 다루는 이유는 ..
※ 이 글은 댄 브라운이 쓴 소설 의 결말을 누설합니다. 어느 날, 서점에서 저는 댄 브라운이 쓴 를 뒤적거렸습니다. 가 무슨 내용인지 몰랐기 때문에 저는 번역자 후기를 찾고 싶었습니다. 대부분 후기에서 번역자들은 소설이나 책이 무슨 내용인지 대략적으로 밝히죠. 하지만 에는 번역자 후기가 없었고, 그래서 저는 소설 후반부를 읽었습니다. 어떤 거대한 사건이 존재하고, 그 사건은 인류 문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소설 주인공 랭던은 그 사건에 얽힌 실마리를 쫓고, 마침내 진실을 목도합니다. 소설 후반부에서 랭던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전말을 듣고, 그 사건이 얼마나 윤리적으로 옳은지 잠시 이야기합니다. 저는 가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 모릅니다. 하지만 그 부분을 읽었고, 가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
박호성이 지은 은 생태 철학들을 폭넓게 살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어떻게 여러 철학들이 자연 환경을 바라봤는지 설명하고, 서로 다른 생태 철학들을 비교하거나 대조합니다. 기본적으로 은 자연론이 인간론이라고 말하고, 심긱한 환경 오염과 생물 다양성 감소, 무분별한 산업 개발을 비판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이런 책을 읽고, 생태 철학이 무엇이고 어떻게 자연 환경이나 야생 동물을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은 아주 심각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은 계급 관계를 분석하지 않고, 인류를 모두 똑같은 인간이라고 간주합니다. 머릿말에서 박호성은 인간이 자연에게 고통을 주고 쾌락을 얻는 마조히스트일지 모른다고 묻습니다. 박호성은 헨리 데이빗 소로를 인용하고, 대부분 인간들이 자연을 아끼지 않고 몇 푼을 ..
랜들 먼로가 쓴 은 도발적이고 괴상한 시뮬레이션입니다. 사람들이 랜들 먼로에게 뭔가 이상한 것들을 물어보면, 랜들 먼로는 그걸 가상 실험하고 답변을 답니다. 이런 책을 볼 때마다 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기발한 사고들을 쏟아내는지 깨닫습니다. 만약 인류가 동시에 제자리에서 뛴다면, 그게 지구에 무슨 영향을 끼칠까요? 핵 폭탄을 폭풍의 눈에서 터뜨린다면, 폭풍을 멈출 수 있을까요? 만약 지구가 자전을 멈춘다면, 어떻게 세상이 바뀔까요? 만약 모든 집이 소형 터빈 발전기를 설치한다면, 얼마나 많은 전력을 생산할까요? 아마 SF 작가들 역시 이런 물음들을 흥미롭게 여길지 모릅니다. 몇몇 물음들은 정말 하드 SF 소설로 이어질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이런 물음들이 곧바로 하드 SF 소설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