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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제목은 티-렉스이나, 그림은 트리세라톱스…. 얼마나 뿔용 역시 아름답나요. 공룡은 살육 기계가 아니죠.] 소설 은 의 개정판입니다. 예전에 말한 적이 있는 것처럼 두 판본은 모두 티라노사우루스를 표지 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의 표지 그림은 수많은 티라노사우루스 골격들입니다. 흐음, 솔직히 표지 그림이 좀 괴악하지 않나 싶기도…. 은 '멸종'이라는 타이포그라피와 티라노사우루스를 합쳤습니다. 꽤나 근사한 표지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 영문판 역시 티라노사우루스를 이용했죠. 거대한 수각류가 타임 머신을 바라보거나 물가를 돌아다니거나…. 물론 다른 공룡들이 등장하는 표지 그림이 없지 않으나, 티라노사우루스 그림이 제일 유명한 듯합니다. 사실 이상한 현상은 아닐 겁니다. 이 폭군룡은 예전부터 공룡 팬들과 일반인..
은 페미니즘 장르 소설 모음집입니다. 여러 중편과 단편 소설들이 페미니즘을 이야기하죠. 이 소설 모음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주제 중 하나는 '여자들만의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에는 남자가 없고 여자들만 존재합니다. 어쩌면 이걸 여자들만의 유토피아, 페미니즘 유토피아라고 부를 수 있겠죠. 페미니즘은 성 평등 사상이지만, 성 평등을 이룩하고 싶다면 우선 약자(여자)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페미니즘은 약자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고, 그래서 여자들만의 공동체는 페미니즘 유토피아 설정이 될 수 있겠죠. 실제 페미니즘 전문가들이 이런 설정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전문가들은 여자들만의 공동체가 페미니즘 사상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말할지 몰라요. 하지만 페미니즘 운동은 '남자에 의존하지 않는 여자..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녹색 건물이 도시 숲이 되고 생물 다양성을 늘릴 수 있을까요.] 중국의 류저우가 삼림 도시(포레스트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삼림 도시는 이름처럼 도심지 안에 숲을 가꾼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삼림 도시는 그저 공원을 조성하거나 녹지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류저우는 도시와 건물들 자체를 개조하기 원하죠. 도시를 구성하는 각각 건물들에 수많은 식물들을 심고, 그래서 건물 자체가 하나의 숲이 됩니다. 수백 그루의 나무들을 테라스나 베란다에 심는다면, 그 나무들이 엄청난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겠죠. 따라서 삼림 도시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고, 더러운 공기를 정화할 수 있을 겁니다. 나무들은 온실 가스를 막을 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까지 흡수한다고 들었..
소설 에서 용들은 일종의 전투기로 등장합니다. 공군 병사들은 용에 타고, 용들은 하늘을 납니다. 병사들은 용 위에서 총을 쏘거나 폭탄을 던집니다. 일부 용들은 불을 뿜거나 독을 뿜을 수 있고, 심지어 엄청난 바람을 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함선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용의 불이 돛을 태우거나 화약고를 터뜨린다면, 함선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죠. 용을 이용하는 공군은 여러 나라에서 꽤나 중요한 전력이고, 용은 함선만큼 가치가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함선이 상당한 전력을 상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설 속의 세계에서 얼마나 용의 위상이 대단한지 알 수 있죠. 문제는 이 소설의 시대 배경이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겁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한창 다른 유럽 나라들을 침략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
[생물 다양성은 육식동물들이 투쟁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고유한 문화가 있어요.] 영화 를 보면, 남자 주인공이 벨로시랩터를 길들입니다. 군대 관계자는 벨로시랩터들을 생체 병기로 사용하기 원하죠. 남자 주인공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나, 그 군대 관계자는 벨로시랩터가 훌륭한 병기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은 자연계의 동물들은 경쟁하고 죽이는 것밖에 모르고 자연계가 투쟁의 장소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벨로시랩터 역시 자연이 마련해준 병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남자 주인공은 딱히 반박하지 못해요. 솔직히 이런 사상은 그리 낯설거나 드물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연계를 잔혹한 전장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고 죽인다고 생각합니다. 이빨과 발톱, 피에 젖은 송곳니 따위는 자..
제프 밴더미어의 는 서던 리치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 에 이은 세 번째 소설이고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소설이죠. 에서 12차 탐사대는 X 구역이라는 원시적이고 기이한 야생을 떠돌아 다닙니다. 은 누가 탐사대를 조직했고 왜 탐사대를 그 기이한 야생 지역으로 보냈는지 설명합니다. 물론 아무리 이 열심히 설명한다고 해도 모든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문은 더욱 높이 쌓입니다. 는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그 모든 것들을 망라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뭔가를 제시하는 대신 전작의 여러 인물들을 불러옵니다. 에서 주인공은 생물학자였습니다. 에서 주인공은 신임 국장이었습니다. 반면, 에서 특정한 주인공은 눈에 뜨이지 않습니다. 이전 소설들의 여러 인물들이 번갈아 등장하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
유토피아 설정은 비단 유토피아 소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같은 소설이 아니라 다른 하위 장르들 역시 유토피아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주 탐사물, 스페이스 오페라, 밀리터리 SF 소설들도 자신만의 이상향을 그리곤 합니다. 물론 이런 소설 속의 문명 사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유토피아처럼 보이지 않을 겁니다. 작가는 최대한 이상적으로 그렸으나, 어떤 독자는 (심지어 소설 주인공이) 거기에 거부감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가령, 미래 인류 혹은 인류의 후손이 텔레파시 능력을 발전시켰다고 가정하죠. 이들은 공감 능력이 엄청나게 풍부하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개인의 행동을 공동체와 연결시키죠. 게다가 공감 능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사적 재산을 소유하지 않아요. 서로의 ..
[동물들 역시 밑바닥 계급입니다. 밑바닥 계급이 해방해야 한다면, 동물들 역시 해방되어야 하겠죠.] 봉준호 감독의 가 화제인가 봅니다. 이 영화를 둘러싼 갈등 상황이 화제인지, 아니면 영화의 주제가 화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나 같은 소설들이 떠오르더군요. 자본주의 시장 비판과 바이오펑크가 중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를 이나 와 비교한다면, 의 과학적 상상력이 보다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는 파격적인 설정을 열거하지 않고 세상을 전복시키지 않습니다. 어쩌면 봉준호 감독은 사이언스 픽션의 미덕을 따르기보다 현실을 반영하기 원했을지 모릅니다. 물론 현실을 반영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전복적인 설정을 추구할 수 있으나, 봉준호 감독은 그런 길을 따라가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나 가 (과학적..
예전에 듀나가 을 소개할 때, '빨갱이 SF'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빨갱이. 꽤나 향수 어린 단어입니다. 왜냐하면 요즘에는 사람들은 빨갱이라는 말을 그리 자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수구 세력들 역시 이 말을 쓰지 않는 것 같아요. 빨갱이라는 말은 과거의 잔재입니다. 영화 에서 '사회주의 빨갱이들' 같은 자막이 나오더군요. 이런 시대극에 어울리는 단어죠. 빨갱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졌기 때문일 겁니다. 소비에트 연방은 자타공인 사회주의의 큰 형님이었고, 사회주의는 곧 소련이었습니다. 수많은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생태주의는 이에 반발했으나, 소련의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저런 반발은 제대로 먹히지 않았죠. 사실 우파들도 소련을 사회주의의 전부..
[영화 에 나오는 노틸러스. 바다의 시미터. 고증은 다소 어설프나, 모양은 독특합니다.] 흔한 스페이스 오페라는 우주 함대를 해군 체계처럼 구성하곤 합니다. 함재기, 고속정, 호위함, 구축함, 순양함, 전함, 모함 등이 우주 함대를 이루죠. 때때로 우주 고속정이나 구축함은 '어뢰'를 쏩니다. 우주의 발사체를 그저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어뢰라고 부릅니다. 저는 그게 뭔가 해군다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우주 함대가 해군의 체계를 모방한다고 해도 '잠수함'이라는 이름을 우주선에 붙일 수 없을 겁니다. 잠수함의 주된 역할은 말 그대로 잠수이지만, 우주에서 잠수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아무리 우주가 또 다른 바다처럼 보여도 우주는 바다처럼 수중과 수면으로 나뉘지 않아요.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