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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물에 잠긴 폐허. 포스트 아포칼립스. 거대한 공룡들. 이런 분위기는 와 비슷합니다.] 라는 미니어쳐 게임이 있습니다. 제목처럼 지구 곳곳은 물에 잠긴 듯합니다. 덕분에 기존의 문명 세계는 멸망했고, 원시 시대가 다시 찾아왔고 자연은 도시를 침범했습니다. 울창한 밀림들은 곳곳에 자리를 잡았고, 도시 역시 예외가 되지 못합니다. 도시는 밀림과 건물들의 조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거대한 공룡들이 물에 잠긴 지역들과 빽빽한 밀림 속을 돌아다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몇몇 탐사대가 밀림과 버려진 도시와 야생을 떠돕니다. 그들은 뭔가 중요한 물건들이 밀림과 도시와 기타 다른 장소들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걸 발견하기 위해 위험한 세상으로 들어왔습니다. 때때로 탐사대는 공룡과 싸우거나 다른 폭력 조직과 싸우거나 낯..
여러 사람들이 기후 변화가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위험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기후 변화는 얼마나 많이 위험할까요. 정말 기후 변화는 인류가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한 거대하고 부정적인 변화를 초래할까요. 어떤 학술지는 21세기 말미에 유럽인들이 매년 15만 명 사망할 거라고 진단했습니다. 그 진단이 옳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사회 과학이나 자연 과학이나 양쪽 모두에게 어렵습니다.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과학자들이 예상하는 많은 것들이 21세기 말미에는 전부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날지 모릅니다. 과학자들의 의견이 언제나 옳지 않아요. 하지만 만약 그런 의견이 맞는다면, 정말 매년 15만 명이 사망한다면, 결코 그 숫자를..
21세기 초반 현재까지, 아마 사회 민주주의는 가장 성공한 사회주의 전략일 겁니다. 20세기 초반에 사회주의는 공산주의와 사회 민주주의로 크게 갈렸고, 공산주의는 숱한 압력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러시아 소비에트 정부는 나름대로 희망을 제시했으나, 거대 자본들의 침략을 버티지 못했고 결국 국가 자본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했죠. 이런 와중에 사회 민주주의는 유럽에 계속 퍼졌고, 21세기 초반 현재까지 제일 성공적인 유형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북유럽 모델을 부러워하고, 북유럽 모델이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죠. 그래서 사회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좌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과연 사회 민주주의가 '좌파'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박노자나 강신주 같은 학..
소설 은 화성인들의 지구 침략을 이야기합니다. 화성인들은 대대적으로 지구를 침략했고,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당연히 각국 정부는 전대미문의 침략에 필사적으로 저항했겠죠. 하지만 에서 정부나 지도자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소설 배경은 영국이지만, 당시 영국 정부나 지도부가 무슨 일을 했는지 자세히 나오지 않습니다. 독자는 그저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막연하게 유추할 뿐입니다. 대신 독자는 주인공을 따라 폐허가 된 영국의 이곳저곳을 방문합니다. 소설 주인공이자 화자는 어느 평범한 시민이고, 이 시민은 그저 목숨을 구하기 위해 사방을 방황할 뿐입니다. 이 주인공은 지도부나 정부의 행방이나 조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고, 어떻게든 자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애씁니다. 사실 정부라고 해서 딱히 화성인..
[이런 그림처럼, 중세 판타지의 스팀펑크는 화려한 공중 함선 전투를 펼칠 수 있을 겁니다.] 종종 하드 SF 독자들은 스페이스 오페라를 스페이스 판타지라고 비꼬곤 합니다. 사실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용어 자체가 조롱을 담았죠. 스페이스 오페라는 SF 소설의 과학적 고증보다 상상력만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 SF 비평가들은 이 장르를 신나게 씹었습니다. 하지만 스페이스 오페라는 어마어마한 인기를 자랑했고, 시장의 많은 부분을 독차지했어요. 스페이스 오페라를 뺀다면, 아마 SF 소설 시장이 꽤나 작아졌을지 모릅니다. 물론 스페이스 오페라가 무조건 유치하거나 단순하다는 생각은 커다란 오해입니다. 이 장르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것만큼 여러 변화를 거쳤습니다. 이안 뱅크스, 피터 해밀튼, 댄 시몬스 같..
8월 10일, 유명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과 우리나라의 최재천 교수가 만났다고 합니다. 두 학자는 에코 토크 콘서트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는군요. 저는 그 대화를 직접 듣지 못했으나, 그 대화를 다루는 과학 기사를 몇 편 읽었습니다. 제인 구달은 현재의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위기를 크게 우려하고, 인류가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포기하지만, 구달은 그런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합니다. 구달도 나이가 상당히 많죠. 어쩌면 언젠가 구달의 부고를 들을지 모르겠어요. 이런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학자이자 환경 보호론자가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인물이 좀 더 많아야 사람들도 좀 더 자연 환경에 시선을 돌릴 수 있을 겁니다. 그래..
소설 은 거대 기업의 횡포와 오염, 수탈을 이야기합니다. 소설 속에서 거대 기업들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모든 것들은 이윤을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해요. 거대 기업들은 자기 입맛에 맞는 의원들을 배정하고, 대통령은 허수아비와 다르지 않습니다. 무분별한 생산과 대규모 소비가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지배하고, 특히 광고는 이런 사고 방식을 더욱 부추깁니다. 상품이 자본주의 체계의 혈액이라면, 광고는 자본주의 체계의 꽃이고 윤활유입니다. 광고는 소비자들을 부추기고, 소비자들은 더 많은 상품을 사고, 그 몫은 모두 기업의 호주머니로 들어가요. 소설 주인공은 광고 회사의 직원이죠. 현대 자본주의 체계와 광고는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 관계입니다. 사람들은 같은 책에서 자본의 작동 구조를 배우곤 하나, 19세기는 오..
[게임 시리즈의 노블 분대. SF 세상에서 대부분 강화복들은 기계 장비들입니다.] 소설 와 이후, 강화복은 밀리터리 SF 장르에서 빠지지 못하는 소재가 되었습니다. 물론 우주 전쟁을 다룬 이야기들이 전부 강화복을 애용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강화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스페이스 오페라나 우주 전쟁물도 많아요. 하지만 강화복은 분명히 밀리터리 SF 장르가 사랑하는 소재입니다. 각 창작물들마다 (이름과 형태는 다르지만) 다양한 강화복들을 선보이죠. 모든 강화복들의 공통점이자 기본적인 조건은 말 그대로 '근력을 강화해주는 옷'이라는 겁니다. 누가 강화복을 입든, 강화복은 옷이어야 합니다. 착용자는 강화복에 탑승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착용합니다. 이게 여타 인간형 보행 장비와 강화복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겁니다..
소설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복제인간들이 등장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죠. 인류 문명은 붕괴했고, 인류는 사라졌고, 복제인간들만 살아남았습니다. 이 복제인간들은 작은 마을에서 오손도손 살아가지만, 이내 더 이상 작은 마을에만 머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인구가 늘어나고, 마을은 더 많은 물품이 필요합니다. 과학자들은 복제 기술을 더 향상시키고 싶어합니다. 기존 장비들이 고장이 나거나 마모가 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다른 곳에서 새로운 물품이나 장비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미 인류 문명은 붕괴했다는 사실입니다. 작은 마을 외부는 모두 폐허이고, 거기에 뭐가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복제인간들은 그저 마을 안에서만 살았고, 따라서 마을 밖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이 복제인간들은 일종의 ..
[게임 는 묻습니다. 도시는 생태계가 될 수 있는가? 문명과 자연이 적대적일까요?] 데이빗 하비는 에서 환경 오염과 사회학을 논의합니다. 이 책은 데이빗 하비의 여러 논제를 담았고, 그 중에 환경 사회학도 들어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었을 때,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인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자연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과 "문명과 자연을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입니다. 우선 첫째 물음부터 살펴볼까요. 많은 사람들은 자연 환경이 소중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자연 환경이 소중할까요? 이는 대답하기에 어렵지 않은 문제입니다. 자연 환경이 오염된다면, 인간들도 제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숲이 사라진다면, 홍수가 마을을 덮칠 겁니다. 쓰레기를 강물에 버린다면, 우리는 썩은 물을 마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