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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네, 그렇습니다. 왜 자꾸 SF 소설이 아득한 우주 너머로 탐험하고 싶어할까요?] 고대 폴리네시아 항해사들부터 중국 정화 함대와 대항해 시대, 알렉산더 훔볼트나 알프레드 월리스 같은 과학자들, 스푸트니크 인공 위성과 트리에스테 잠수정, 보이저 무인 탐사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탐험 관련 서적들은 작은 돛단배부터 시작하고 장대한 우주 항해로서 마무리를 짓습니다. 어떤 탐험 서적들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할 거라고 예상하고 아서 클라크 같은 작가를 언급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탐험 서적들은 SF 소설 같은 느낌을 풍깁니다. 이런 유구한 과정을 볼 때마다, 저는 SF 소설이 드러내는 가장 커다란 특징들 중 하나가 공간적인 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돛단배, 범선, 증기선, 심해 잠수정, 인공 위성, 유인 우주..
소설 는 겨울 세상에서 살아남는 생존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비열하게 싸우고, 소설 주인공은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합니다. 무분별한 산업 개발은 기후 변화를 불렀고, 기후 변화는 지구를 꽁꽁 얼립니다. 행성적인 재난은 인류 문명을 무너뜨렸고,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야만적인 상태에 돌입합니다. 는 성장 소설이고, 그래서 야만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만약 가 같은 상황들을 연이어 늘어놓는다면, (성장 소설을 읽는) 아이들은 충격에 빠질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성장 소설이 무조건 유치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종종 성장 소설은 성인 소설보다 훨씬 충격적이거나 본질적인 사유를 담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성장 소설은 어느 정도 선을 지켜야 할 겁니다. 같은 소설..
몇몇 단편 소설에서, 아니, 여러 소설들에서 필립 딕은 강력한 중앙 권력을 비판합니다. 필립 딕은 거대 국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필립 딕은 거대한 권력이 개인을 짓누르고 그런 개인이 방황하는 모습들을 자주 그립니다. 사실 여러 소설들에서 그런 내용은 주류를 이룹니다. 어떤 작가가 필립 딕보다 이런 압력과 이런 방황을 절실하게 그렸을까요? 이는 필립 딕이 유일무이하게 그런 내용을 이야기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필립 딕 이외에 여러 작가들은 그런 내용을 썼고, 어떤 작가들은 필립 딕보다 훨씬 절실할지 모릅니다. 필립 딕은 사이버펑크를 대변하는 작가이나, 이미 필립 딕 이전에 숱한 작가들은 사이버펑크를 실험했죠. 하지만 필립 딕은 약을 빤 것 같은 소설들을 썼고, 그것 덕분에 많은 평론가들과 동..
[얼라이언스 전함을 공격하는 거대한 거북 전투 잠수함. 이건 정말 생체 잠수함입니다.] 실시간 전략 게임 는 인간 연합군과 오크 무리가 싸우는 내용입니다. 인간은 엘프, 드워프, 놈과 연합했고, 오크는 트롤, 오거, 언데드와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전형적인 중세 유럽 판타지로서 에는 튼튼한 중장 기사, 잔인한 오크 보병, 화려한 마법사, 사악한 해골 기사, 거대한 드래곤이 등장합니다. 아울러 이 게임은 해상전을 다루고, 당연히 해상 전력 역시 등장합니다. 해상 전력에는 유조선이나 수송선, 구축함, 전함 그리고 잠수함이 있습니다. 흠, 잠수함? 중세 유럽 판타지와 잠수함? 이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예전에 몇 번 이야기한 것처럼, 중세 유럽 판타지와 잠수함은 서로 동떨어지는 요소 같습니다. 게다가..
SF 소설은 꽤나 거시적입니다.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거시적인 관점에서 수많은 SF 소설들은 인류 문명을 논의했습니다. 다른 주류 문학들과 달리, SF 작가들은 주저하지 않고 원시 시대와 고대 시대와 중세 시대와 근대 시대와 가까운 미래와 우주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그런 소설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SF 작가들은 고대부터 우주 시대까지 둘러보고, 그런 장대한 시각은 엄청난 경이감을 선사하죠. 왜 SF 작가들이 이렇게 거시적으로 시대를 살펴볼 수 있을까요? 원인이 뭘까요? 왜 19세기 이전 사람들과 달리, 19세기 사이언티픽 로망스는 고대와 미래를 동시에 둘러볼 수 있을까요? 자연 과학과 이성적인 사고 능력이 발달했기 때문에?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과 함께 또 다른 이유가 영..
[이런 그림은 거대 바다 괴수를 예고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는….] 게임 는 중세 판타지 롤플레잉입니다. 하지만 다른 중세 판타지 롤플레잉 게임들과 달리, 를 대표하는 표지 그림은 해전 장면입니다. 표지 그림 속에서 주연 모험가 일행은 범선을 탔습니다. 해적들은 갑판 위로 올라오고, 주변에서 크라켄으로 보이는 커다란 촉수들은 선원들을 낚아채거나 크게 꿈틀거립니다. 이 표지 그림을 봤을 때, 어떤 게임 플레이어들은 가 바다 괴수를 보여줄 거라고 기대한 것 같습니다. 게임 제작진 옵시디언은 항해와 선박, 항구 도시를 강조했습니다. 가 킥스타터 게임이기 때문에 옵시디언은 모금이 일정 금액을 넘는다면 바다 괴수를 집어넣을 수 있다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모금은 일정 금액을 넘지 못했고, 에 바다 괴수는 ..
단편 소설 는 폴 디 필리포가 쓴 복수극입니다. 이야기는 다소 전형적입니다. 재벌 가문이 있고, 사생아가 있습니다. 사생아는 막대한 유산을 받을 수 있었으나, 가문은 사생아를 모독하고 추방합니다. 사생아는 가문에게 복수하고 유산을 되찾기 바랍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꽤나 흔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기 위해 구태여 독자가 SF 소설을 찾아야 할까요. 물론 는 재미있는 복수극입니다. SF 요소들을 제외한다고 해도, 주인공이 음모를 깨닫고 모략을 꾸미고 복수를 실행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합니다. 언제나 이런 복수극은 살이 떨리는 긴장감을 연출하고 통쾌한 한 방을 선사합니다. 이런 복수극은 소설 주인공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다시 건져올립니다. 그런 과정에서 독자는 추락과 상승이라는 극명한 대조를 겪고, 통쾌함을 느낍..
[게임 처럼, 시각적인 매체는 비일상적인 상상력을 훨씬 자세히 보여줄 수 있어요.] "언어의 장벽이라는 한계로 국경을 넘기 힘든 문학 작품과는 대조적으로, 그림과 음악은 시공을 초월해 전세계적인 공감대를 가질 수 있다는 이유로…. (후략)" 위 문구는 에서 나온 해설의 일부입니다. 제목처럼 은 파블로 피카소가 쓴 시들을 모아놓은 작품입니다. 20세기 서구에서 파블로 피카소는 가장 유명한 화가입니다. 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피카소가 가장 위대한 20세기 서구 예술가라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덕분에 미국 중앙 정보부가 피카소를 꽤나 미워했다는 야사가 있습니다. 냉전 시대에 러시아의 현실 사회주의에 맞서기 위해 미국 중앙 정보부는 자유주의(자본주의) 이념을 전파하기 원했습니다. 그래서 미국 중앙 정보부는 여..
비디오 게임 는 전형적인 중세 유럽 판타지입니다. 는 우리가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기대하는 여러 요소들을 보여줍니다. 중장 기사를 보고 싶나요? 에는 중장 기사들이 등장합니다. 마법사들? 마법사들 역시 있습니다. 엘프 레인저들, 하늘을 나는 화룡들, 도끼를 휘두르는 야만적인 오크들, 되살아난 시체들, 사악한 강령술사들 역시 있습니다. 드루이드 같은 숲 속 종족을 좋아하는 중세 판타지 팬들에게 는 다소 아쉬운 게임입니다. 에는 드루이드 비슷한 뭔가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엘프 레인저들이 나온다고 해도, 엘프 레인저들은 별로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요. 엘프 레인저들은 그저 강력한 궁사에 불과하죠. 전략 게임에서 숲 속 종족을 보고 싶다면, 이나 같은 게임들은 보다 훨씬 나을 겁니다. (속편 는 발..
[이렇게 장엄하고 우아한 거대 괴수 이야기가 계급 투쟁을 간과한다면, 그건 너무 안타까울 겁니다.] 얼마 전에 영화 예고편이 나왔군요. 예고편은 지구가 멸망하는 분위기를 한껏 강조하고, 어떻게 인간들이 지구 멸망에 대처하고, 어떻게 괴수들이 깨어나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지구가 멸망하는 분위기와 네 괴수들이 선사하는 압도감은 가히 전율입니다. 이 다소 현실적이고 희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반면, 은 초자연적이고 암울하고 장대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에서 킹콩과 스컬 크롤러들은 그저 거대 괴수였으나, 에서 괴수들은 걸어다니는 자연 재해입니다. 이번 영화는 의 분위기를 이어오지 않고, 곧바로 에서 더욱 암울하고 거대하게 파고드는 것 같아요. 게다가 주연 네 괴수들은 각자 다른 자연 재해들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