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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어슐라 르 귄이 쓴 은 비경 탐험 이야기입니다. 이 단편 소설은 극지를 탐험했음에도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은 탐험대를 이야기합니다. 재미있게도 이 탐험대는 여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게 재미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탐험을 남성적인 행위라고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숭배하는 숱한 탐험가들은 남자들입니다. 항해 왕자 엔히크, 바스코 다 가마, 크리스토퍼 콜롬버스, 제임스 쿡, 알렉산더 훔봍트, 페르난디드 마젤란, 찰스 다윈, 알프레드 윌레스, 기타 등등.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비경 탐험 소설들 역시 남자들을 이야기합니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유명한 비경 탐험 소설들을 보세요. 아서 코난 도일이 쓴 , 쥘 베른이 쓴 , 라이더 해거드가 쓴 같은 소설들은 남자 탐험대들을 이야기합니다. 여기..
소설 에는 직조자라는 기이한 거미가 나옵니다. 직조자는 차원들을 넘나들 수 있는 거미입니다. 종종 직조자는 인간들을 돕거나 방해하거나 심지어 죽입니다. 아무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차원들을 넘나들 수 있기 때문에 직조자는 인간들에게 무시무시한 위협이나 간절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왜 직조자가 사람들을 돕거나 해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고, 그래서 직조자와 협상하거나 직조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직조자가 아름다운 세계망을 구성하기 바란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외계 거미로서 직조자는 사방에 거미줄들을 칩니다. 사람들은 그런 거미줄들을 볼 수 없습니다. 때때로 거미줄들이 차원을 넘나들기 때문에, 거미줄들이 세계적인 그물망을 구성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널리 알려진 것처럼, 소설 은 유인원들의 행성에 추락한 인간을 조명합니다. 우리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고, 인간이 한없이 위대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만약 이런 관계가 바뀐다면? 인간들에게는 문명이 없고, 유인원들이 문명적이고 지적이라면? 그때 '동물원 우리 속의 원숭이'는 유인원이 아니라 인간을 가리킬 겁니다. 입장은 뒤바뀌고, 정상에서 밑바닥으로 인간은 추락하겠죠. 이는 우리가 유지하는 상식을 산산조각 깨뜨릴 테고, 독자들은 짜릿한 충격을 받을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SF 독자들은 SF 소설을 좋아하겠죠. 영화 들은 여러 차례 나왔고, 앤디 서키스가 시저를 연기하는 최근 시리즈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들이 소설 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들은..
[게임 의 조화 함선들. 외계 생태 연구는 이런 함선들을 낳았을지 모릅니다.] SF 세상에는 여러 생태적인 상상력들이 있습니다. 어떤 작가는 유전자 조작 생명체가 자연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말합니다. 아쉽게도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상상력이 더 이상 상상력이 아니라고 말하죠. 어떤 작가는 거대 괴수가 도시를 짓밟는다고 이야기합니다. 뭐, 거대 괴수는 무조건 도시를 짓밟는 악당이 아닙니다. 작가가 관심을 기울인다면, 얼마든지 도시를 짓밟지 않는 괴수를 이야기할 수 있겠죠. 어떤 작가는 외계 행성에서 우주 탐사 대원들이 낯선 외계 식물상을 발견한다고 표현합니다. 비경 탐험 소설은 이런 우주 탐사 소설로 쉽게 이어질 수 있겠죠. 이런 외계 식생은 가장 흔한 생태적인 상상력일지 모르고요. 어떤 작가는 생체 비행선이..
[제목처럼 이건 화성 지구화입니다. 하지만 모든 행성 공학은 녹색 지구화가 아니겠죠.] 지구 궤도에 거울을 띄우기. 창공에 무수한 먼지들을 분사하기. 인위적으로 화산을 터뜨리기. 바다에 이런저런 물질들을 뿌리기. 이런 행위들은 이른바 행성 공학이라고 불립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런 것들을 테라포밍이라고 부르죠. 저는 테라포밍과 행성 공학이 다소 다른 말이라고 생각해요. 행성 공학은 행성을 미약하거나 전반적으로 바꾸는 과정이고, 테라포밍은 행성을 지구와 비슷하게 바꾸는 과정이죠. 저는 테라포밍이 행성 공학의 하위 분류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소설 시리즈에서 프레멘들이 녹색 삼림 행성을 모래 사막 행성으로 바꾼다면, 그것 역시 행성 공학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건 테라포밍에 속하지 않겠죠. 적어도 우리는 그런 ..
소설 은 태국을 배경 무대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작가 파올로 바치갈루피는 미국 작가입니다. 왜 미국 작가가 태국을 배경 무대로 삼았을까요. 그저 신비롭고 이국적인 동양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 종종 그런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서구 사람들은 동양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은 다국적 식량 기업들이 약소국 식량 시장에 침략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 소설에서 주된 갈등 구도는 다국적 기업 대 약소국 시장이고, 그래서 파올로 바치갈루피는 태국을 배경 무대로 삼은 것 같습니다. 만약 배경 무대가 미국이나 유럽이었다면, 그런 국가들은 약소국이라는 느낌을 쉽게 풍기지 못했겠죠. 반면, 우리는 태국이 서구 제국주의에 침략을 당하는 동남 아시아 국가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다국적 식량 기업들은 유전자 조작..
인류 문명을 평가하는 방법들은 여러 가지입니다. 그것들 중 가장 흔한 방법은 개인과 사회를 대조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인류 문명을 평가하는 가장 유명한 방법들 중 하나일 겁니다. 사실 21세기 초반 현재에 개인과 사회를 대조하는 방법은 가장 지배적인 방법이겠죠.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가장 지배적인 사회 구조이고, 자본주의가 가장 싫어하는 사상이 공산주의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를 뒷받침하는 사상들은 자유주의나 개인주의입니다. 이런 사상들은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사회보다 개인을 우선시합니다. 심지어 마가렛 대처처럼, 자유주의는 아예 사회가 없다고 무시할 수 있어요. 물론 고전적인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마가렛 대처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고전 자유주의가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이유는 그때 대기업이 존..
웹툰 는 2015 우주 특집 단편 만화들 중 하나입니다. 2015년에 네이버 만화가 우주 특집 만화를 주최한 것 같습니다. 네이버가 이런 행사를 주최한 이유는…. 글쎄요, 2014년에 남한에서는 아주 어마어마한 SF 영화가 흥행했죠. 영화 는 극장 좌석을 동내는 기염을 토했고, 수많은 사람들은 가 완성도 높은 하드 SF 영화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어쩌면 네이버 만화는 그런 열풍을 이어가고 싶었는지 모르죠. 저는 열풍이 꽤나 거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의 핵심은 영화가 아니라 소설에 있을 테고, 따라서 SF 소설들이 별로 열풍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그 문화는 사이언스 픽션의 핵심에 쉽게 닿지 못하겠죠. 국내 사회는 아직 그런 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한 것 같고요. 그렇다고 해도 이런 우주 특집 만화들..
소설 는 2015년에 닐 스티븐슨이 쓴 하드 SF 소설입니다. 달이 부서졌을 때, 생존하기 위해 인류는 우주 거주지로 몰리고, 이는 다시 방대한 행성 공학과 새로운 사회 구조와 유전 변형을 형성하고, 모든 것은 인류 문명을 거시적으로 조명합니다. 는 여러 호평들을 받은 거시적인 하드 SF 소설이고, 게다가 비교적 최신작입니다. 의 한국어 번역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당연히 골수 SF 독자들은 쌍수를 들고 환호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좀 시큰둥했습니다. 가 여러 호평들을 받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음에도, 저는 번역본을 빨리 읽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반면, 예고편을 봤을 때, 저는 마음 속으로 탄성을 질렀습니다. 저는 이 예고편을 계속 보고, 보고, 보고, 다시 봤습니다..
[애니메이션 의 한 장면. 쥘 베른은 진보를 긍정할 수 있는 SF 작가입니다.] 영화 는 시리즈를 완결하는 마지막 영화입니다. 1편이나 2편과 달리, 3편은 현대와 미래를 벗어나고 서부 시대로 돌아갑니다. 3편이 드러내는 분위기는 1편이나 2편과 꽤나 다르고, 그래서 어떤 관객들은 3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2편은 미래 첨단 도시를 보여줬고, 1편에는 그런 게 없으나 적어도 여전히 현대적인 측면을 간직했습니다. 하지만 3편은 황량한 서부를 보여주고,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관객들이 3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건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3편 역시 멋진 시간 여행 이야기이고, 1편과 2편을 감동적으로 연결했습니다.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는 3편에 현대적인 측면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