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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인터넷 만화 은 던전 탐험 이야기입니다. 길다란 대검을 휘두르는 인간 전사, 다소 딱딱하나 우직하고 충실한 드워프 성직자, 재빠르고 사랑스러운 인간 도적, 영민하지 않으나 수려하고 따스한 인간 음유시인, 화려하고 지적인 엘프 마법사, 사악하고 호전적인 하플링 레인저는 함께 모험가 일행을 꾸리고, 던전을 탐험합니다. 하지만 이 모험가 일행이 주구장창 던전만 떠돌아다닌다는 뜻은 아닙니다. 처음에 은 던전 탐험 이야기로 시작했으나, 얼마 후 던전을 벗어나고 대도시와 삼림과 바다와 사막으로 무대를 넓힙니다. 이 만화가 던전 탐험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는 를 밑바탕에 깔았기 때문일 겁니다. 는 기본적으로 던전을 탐험하는 검마 판타지 게임이고, 그래서 역시 던전 탐험으로 첫문을 열었겠죠. 하지만 어느 정도 이야기를 ..
[게임 에서 에코 진영의 생태 도시. 하지만 사상 없이 이런 도시가 나타날까요.] 소설 와 게임 은 모두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사이언스 픽션입니다. 하지만 똑같이 환경 보호를 중시한다고 해도 양쪽은 서로 크게 다릅니다.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는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설 속에서 인민들은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켰고, 그 덕분에 그들은 목가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는 기술적인 부분을 거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독자는 자동 동력선처럼 뭔가 미래적인 기술을 구경할 수 있으나, 자동 동력선은 아주 잠시 등장하는 소품에 지나지 않아요. 소설 주인공 역시 기술적인 부분을 고려하기보다 계속 사회 구조적인 이야기를 듣죠. 반면, 게임 은 사회적인 구조를 간과합니다. 은 자연 환경을 보호하는 ..
"무슨 권리로 한 개인이 자기 몫을 주장합니까?""인간성이죠. 자기 몫을 주장할 권리는 그 사람이 인간이라는 데 있습니다.""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똑같은 몫을 가져간다는 뜻입니까?""물론이죠." 위 대화는 소설 에 등장합니다. 이 소설을 번역한 아고라 출판사는 책 띠지에 저 대화를 실었고요. 왜 출판사는 수많은 대화들 중 저걸 골랐을까요. 왜 저걸 띠지에 실었을까요. 아마 저 대화가 소설 내용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일 겁니다. 가장 대표성이 있는 대화이기 때문이겠죠. 는 사회주의 국가를 묘사하는 소설이고, 소설 주인공은 시간을 거슬러 미래 사회주의 국가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시간 여행자가 제일 먼저 제기한 물음은 임금 방식이었습니다. 시간 여행자는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습니..
언젠가 이야기한 것처럼 사이버펑크 소설들은 '통 속의 뇌'라는 가정을 즐겨 이용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가상 세계에 갇혔다면, 그 사람은 가상 세계와 현실을 쉽게 구분하지 못할 겁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진짜 사물을 보고, 진짜 냄새를 맡고, 진짜 맛을 느끼고, 진짜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할 겁니다. 유감스럽게도 그건 전부 착각입니다. 그 사람이 보고 맡고 느끼고 듣는 사물과 냄새와 맛과 소리는 전기적인 신호에 불과합니다.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중앙 처리 장치는 온갖 신호들을 보내고, 그 사람은 그저 전기적인 신호를 받을 뿐입니다. 만약 그 사람이 현실을 느끼고 싶다면, 그 사람은 기계에서 뛰쳐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기계가 계속 진짜 같은 신호들을 보내기 때문에 그 사람은 기계에서 함부로 뛰쳐나오지 못합..
고대 신화와 기계 로봇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겁니다. 기계 로봇은 20세기에 비롯한 결과이고, 고대 사람들은 로봇을 만들지 못했어요. 그들은 공장조차 만들지 못했죠. 하지만 사이언스 판타지나 서사 판타지는 기계 로봇을 고대 신화 속에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스팀펑크를 근대가 아니라 고대로 연장한 결과라고 부를 수 있겠죠. 원래 스팀펑크는 19세기와 어울리는 장르입니다. 그때 유럽이 산업 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이죠. 그래서 스팀펑크 작가들은 산업 혁명을 과장하고, 비행선이나 증기 잠수함, 인조인간을 늘어놓습니다. 장르 소설가들은 이런 설정을 더 머나먼 과거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스팀펑크는 중세나 고대를 물들입니다. 솔직히 저는 스팀펑크의 마지노선이 중세(대략 14세기..
추악하고 부패한 대도시와 형사는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 형사가 아니라 탐정을 집어넣어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형사처럼 탐정은 범죄를 수사할 수 있고, 수많은 탐정들은 형사들과 어울리거나 전직 형사 출신입니다. 그래서 19세기의 대도시 런던은 셜록 홈즈를 낳았고, 20세기의 어두운 미국 뒷골목은 필립 말로나 샘 스페이드를 낳았을 겁니다. 이런 탐정 소설들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어요. SF 소설들 역시 이런 형식을 빌립니다. 이나 은 어떻게 SF 소설이 디스토피아 대도시와 탐정을 연결할 수 있는지 보여주죠. 어쩌면 역시 이런 형식에 속할지 모르겠군요. 저는 만약 소설 이 탐정을 내세웠다면, 어땠을지 생각하곤 합니다. 은 스팀펑크 디스토피아입니다. 차이나 미에빌은 추악하고 부패한 도시 뉴크로부존을 전면에 ..
[게임 의 컨셉 아트. 이런 스팀펑크는 냉전 분위기를 쉽게 풍기지 못하겠죠.] 만약 필립 딕이 스팀펑크 소설을 썼다면? 가령, 이나 이나 가 스팀펑크라면? 솔직히 저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별로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립 딕이 저런 소설들을 가상의 19세기에 집어넣는다고 해도 저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로봇들입니다. 살상 로봇들은 사방팔방을 돌아다니고 사람들을 살해합니다. 사람들은 참호 속에 숨고 간신히 목숨을 건지죠. 달은 인류의 마지막 보루 같으나, 지구에는 이미 희망이 없는 듯합니다. 심지어 살상 로봇들은 인간과 닮은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겉보기에 이런 로봇은 인간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로봇을 부수고 부품들을 확인하기 전까지..
[게임 의 컨셉 아트. 이런 장면을 바라볼 때, SF 독자들이 무엇을 느낄까요.] 사이언스 판타지를 미래와 과거로 나눈다면, 스페이스 오페라와 스팀펑크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이언스 판타지이고, 스팀펑크는 과거를 이야기하는 사이언스 판타지죠. 두 장르는 많은 논란을 일으킵니다. 하드 SF 독자들은 스페이스 오페라와 스팀펑크가 사이언스 픽션을 가장한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일축해요. 두 장르 모두 우주선이나 비행선, 로봇이나 인조인간, 외계인이나 유사 인간을 이야기하나, 결국 그것들은 외삽법적인 상상이 아니라 활극을 뛰우기 위한 장치에 불과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과학적인 패러다임보다 영웅 신화에서 출발하고, 스팀펑크는 기괴한 과학과 으시시한 흑마법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소프트 생체 로봇이 투박하고 묵직한 증기 기관 스팀펑크와 어울릴 수 있을까요.] 키스 로버츠가 쓴 은 증기 자동차를 표지 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우리나라 번역판은 굳건한 증기 자동차가 굴뚝에서 연기를 뭉클뭉클 뿜는 그림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번역판 이외에 다른 판본들 역시 증기 자동차를 빼먹지 않아요. 각자 차이는 있으나, 다들 증기 자동차가 전진하는 장면을 보여주죠. 은 카톨릭이 영국을 지배하는 대체 역사이고, 어떤 판본들은 종교 전쟁을 보여줍니다. 사실 소설 속에서 진정한 봉사를 위해 성직자들이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이 나오고요. 그렇다고 해도 증기 자동차가 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겠죠. 비단 만 아니라 수많은 스팀펑크들은 묵직하고 강력하고 튼튼한 증기 장비들을 ..
치어리 프리스트가 쓴 는 스팀펑크 소설입니다. 좀비들이 우르르 등장하는 스팀펑크 소설이죠. 배경은 남북 전쟁 초기 같습니다. 북미 사람들은 추운 북부에 금광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고, 대박을 잡기 위해 다들 추운 북부로 떠납니다. 스팀펑크답게 굴착기를 이용해 사람들은 땅을 팝니다. 하지만 그때 지하에서 유독한 기체가 퍼졌습니다. 그 기체는 사람들을 죽이고 좀비들로 바꾸었죠. 저는 를 읽은 적이 없고, 그래서 자세한 내용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스팀펑크와 좀비 아포칼립스를 결합한 소설로서 는 꽤나 인기를 끄는 듯합니다. 출판 날짜는 2009년입니다. 흠, 2009년. 소설 가 2006년에 나왔죠. 그 이후 좀비 아포칼립스가 크게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나 같은 소설들 역시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