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킴 스탠리 로빈슨 (115)
SF 생태주의
[바다 거북이라는 동물종은 여러 범주들에 속할 수 있습니다. 이 범주들은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바다 거북에게는 여러 측면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바다 거북이라는 동물종을 여러 범주들에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계통 분류학자는 어떻게 바다 거북이 진화했는지 연구합니다. 이 범주에서 바다 거북과 해파리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계통 분류학은 해파리보다 바다 거북을 도마뱀과 연결합니다. 바다 거북과 도마뱀이 똑같은 파충류 교집합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양 생태학은 바다 거북과 도마뱀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 동영상(링크)이 보여주는 것처럼, 해양 먹이 그물망 때문에, 이 범주에서 도마뱀보다 바다 거북과 해파리는 훨씬 중요합니다. 하지만 동물 해부학에게 바다 거북과 해파리는 흥미롭..
[미래 생태 도시가 19세기 유토피아 로망스에게 소급 적용할 수 있나요? 네, 이건 오류가 아닙니다.] 이른바 '변증법적인 유물론'은 마르크스주의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변증법이 유물론에 기반한다는 뜻입니다. 변증법은 세계가 계속 바뀐다고 주장합니다. 세계는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정(thesis)은 혼자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에게는 반(antithesis)이 있고, 정과 반은 합(synthesis)을 만듭니다. 다시 합은 정이 되고, 다시 정에게는 반이 있고, 다시 정과 반은 합을 만듭니다. 또 다시 합은 정이 됩니다. 그리고 정-반-합은 계속 이어집니다. 이렇게 오직 정으로서만 세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계는 합이 되고, 다시 합이 되고, 또 다시 합이 되고, 계속 합이 됩니다. 그래서 세계는 연이어..
[이 그림이 우주 개척 상상도인가요, 아니면 사이언스 픽션인가요? 이 그림 '배후'에서 무엇이 존재하나요?] "이야, 클로드 드뷔시는 아주 뛰어난 인상주의 작곡가야. 인상주의 음악은 강렬하고 묵직하게 내려치지 않으나, 순간적인 아름다움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나는 인상주의 음악이 훨씬 서정적이라고 생각해. 서사시보다 인상주의는 서정시에 가까워. 이건 인상주의가 서사를 잃는다는 뜻이 아니야. 인상주의는 자연을 모방하고, 자연이 웅장하기 때문에, 인상주의 역시 무게를 드러낼 수 있어." 흔히 많은 사람들은 이런 것을 평론이라고 부릅니다. 이 평론에서 화자는 인상주의라는 음악 범주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많은 평론들은 어떤 예술 범주와 흐름을 규정합니다. 만약 평론가가 인상주의와..
[이 장면은 순수한 담수 생태계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이른바 인간 활동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위 그림은 비디오 게임 스크린샷입니다. 이 게임은 담수 생태계 시뮬레이션입니다. 위 스크린샷은 담수 생태계 구성 요소들을 보여줍니다. 작은 청소부 가재부터 커다란 포식자 수달까지, 위 스크린샷은 여러 야생 동물들을 보여줍니다. 이 생태계 시뮬레이션은 오직 담수 동물상만 보여주고, 게임 플레이어는 오직 담수 동물상만 만납니다. 이건 순수한 자연 생태계입니다. 이 생태계 시뮬레이션은 '인간 활동'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이건 모든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이 오직 순수한 자연 생태계만 보여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종종 생태계 게임들은 인간들을 보여줍니다. 속편 는 오직 순수한 자연 생태계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 게임..
[폐쇄 생태계는 로망스러운 SF 설정입니다. 하지만 이건 가부장적인 자본주의에 기반할지 모릅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혈관 속을 돌아다니는 로봇, 화성에 건설한 식민지…. 우리가 30년 후, 50년 후 세상을 상상할 때, 왜 우리가 이런 것들을 머릿속에 떠올릴까?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관리되는 상하수도, 화재나 지진에 좀 더 안전한 건물, 모든 인류에게 싸고 안전하게 공급되는 백신…. 왜 우리가 이런 것들로 가득찬 미래를 상상하지 않을까?" 과학 철학 서적 에서 이렇게 공동 저자 전치형과 홍성욱은 묻습니다. 에서 부제는 '과학 기술은 어떻게 미래를 독점하는가'입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이 책은 과학이 중립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이 미래를 예상할 때, 사람들은 과학 기술들을 동원합니다...
[우주선과 수마트라 호랑이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이 결합은 환경 오염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만약 21세기 초반 도시에서 살아있는 스피노사우루스가 돌아다닌다면, 이 장면은 너무 황당무계할 겁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거대 도시와 스피노사우루스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미 스피노사우루스는 멸종했습니다. 홀로세 인간은 살아있는 스피노사우루스를 만나지 못합니다. 아무리 아직 공룡들이 멸종하지 않았다고 해도, 어떻게 15m짜리 육식 공룡이 도시에 들어올 수 있나요? 도시는 야생에 속하지 않습니다. 만약 스피노사우루스가 밀림을 누비고, 강물을 헤엄치고, 커다란 물고기들을 잡아먹는다면, 이건 낯설지 않을 겁니다. 이건 야생입니다. 하지만 도시는 문명에 속합니다. 자연과 문명(도시)을 단순하게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현실에서 외계 해양 생태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 게임 플레이어가 이 장면을 보고 감동하나요?] 현진건은 을 썼습니다. 이 단편 소설은 얼마나 일본 제국에서 조선 하층민들이 처참하게 살아가는지 고발합니다. 운수가 좋다는 제목과 달리, 이 단편 소설은 비극입니다. 소설 주인공 김첨지는 작은 행운을 만나고 운수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설 시점은 이게 행운이 아니라고 암시합니다. 김첨지는 뭔가가 불안하다고 느끼고, 소설이 결말로 향하는 동안, 점차 긴장감은 커집니다. 결국 커다란 긴장감 속에서 김첨지는 비극에 부딪힙니다. 행운은 행운이 아니었고, 김첨치는 소리칩니다. "어쩐지 오늘은 운수가 좋더라니…." 작은 행운은 너무 커다란 비극으로 몰락합니다. 에서 두드러지는 특성은 이런 맞물림입니다. 이 단..
[만약 어떤 소설이 자연 생태계, 야생 동물, 환경 보호를 이야기한다면, 이 소설은 자연 문학일 겁니다.] 만약 어떤 소설이 자연 생태계, 야생 동물, 환경 보호를 이야기한다면, 이 소설은 이른바 자연 문학(Nature Literature)이 될 겁니다. 잭 런던은 을 썼습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썰매개입니다. 소설 초반부에서 동물 주인공은 안락한 문명을 떠나고 거친 야생을 만납니다. 주인공은 거친 야생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나, 점차 주인공은 야생과 동화합니다. 심지어 주인공은 꿈을 꾸고 아득하고 원시적인 분위기에 빠집니다. 나중에 주인공은 야생으로 들어가고 늑대들과 어울립니다. 주인공이 동물이고, 동물이 야생에 빠지기 때문에, 은 자연 문학일 겁니다. 코맥 매카시는 를 썼습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위 장면은 생태, 자연, 환경, 야생을 보여줍니다. 다른 세 개념들과 달리, 야생은 이질적입니다.] 위 그림은 비디오 게임 스크린샷입니다. 이건 생태계 시뮬레이션이고, 그래서 위 스크린샷은 '생태 Eco'를 묘사합니다. 위 스크린샷에서 여러 동물들과 식물들은 어울리고, 태양은 빛과 열을 제공하고, 웅덩이는 수분을 제공합니다. 상단 인터페이스가 보여주는 것처럼, 게임 플레이어는 일정한 생물 다양성과 생물량에 도달해야 하고, 생물 다양성과 생물량은 생태계를 이룩합니다. 만약 게임 플레이어가 위 스크린샷을 보고 생태를 느낀다면, 이건 과잉 해석이 아닐 겁니다. 동시에 위 비디오 게임 스크린샷은 '자연 Nature'이라는 개념을 포함합니다. 자연은 싱그러움, 풍요로움, 치유, 복원, 넉넉함, 원대함, 웅장함을..
[이 장면처럼, 소박한 2D 그래픽으로서 SF 설정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시각 효과는 필수적이지 않습니다.] 위 그림은 비디오 게임 스크린샷입니다. 이 게임은 동물원 경영/건설 게임입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게임 플레이어는 동물원을 건설하고 경영합니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어는 오직 현실 야생 동물들, 홀로세 야생 동물들만 전시하지 않습니다. 이 게임은 본격적인 SF 장르에 속하지 않으나, 이 게임은 SF 설정을 어느 정도 빌립니다. 유전 공학이 발달하기 때문에, 동물원은 선사 야생 동물들을 전시할 수 있습니다. 위 스크린샷은 웅성거리는 관람객들과 함께 갑옷 공룡들을 보여줍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갑옷 공룡을 비롯해 다른 여러 공룡들, 선사 포유류들을 복제할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홀로세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