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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비록 이건 인공 생태계에 가까우나, 이런 탐험 역시 로스트 월드에 속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코난 도일은 추리 소설과 SF 소설 양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들은 한 가지 업적을 남기기도 힘든데, 이 양반은 두 가지 영역에 큰 흔적을 남겼군요. 역시 대가는 다른가 봅니다. (하지만 이 양반의 제국주의 시각은 두고두고 비판을 받아야 마땅할 겁니다.) 코난 도일은 추리 소설의 영역에서 와 을 남겼고, SF 소설의 영역에서 와 를 선보였습니다. 와 의 소재는 모두 탐험입니다. 전자는 백인 탐험대가 공룡을 찾기 위해 남아메리카 밀림을 탐험하고, 후자는 백인 탐험대가 어쩌다 깊고 깊은 해저 왕국을 탐험하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탐험대고, 우리나라 평론가나 팬덤은 이런 소설을 비경 탐험물이라고 부르더군요...
[이런 작은 생명체들은 지구 자연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아주 튼튼하고 중요한 기반일 겁니다.] 는 제프리 베넷이 쓴 우주 생물학 서적입니다. 이 책은 아주 간단하지만 정말 궁금한 것을 하나 묻습니다. 과연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는가? 바로 이 짧지만 엄청난 물음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답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 물음에 답하고 싶다면, 그 이전에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과연 생명체는 무엇일까요. 무엇을 생명체라고 불러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동식물이나 포자 정도만 생명체라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명체들이 수두룩할 겁니다. 게다가 외계 생명체는 우리의 상식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걸 생명체라고 ..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우리가 유년기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해도, 우주 항해는 신비롭습니다.] "그저 막연히 우주에 나가고 싶었다." 소설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지도 교수와 면담할 때, 주인공이 저런 대사를 꺼냅니다. 주인공은 평범한 대학생이었으나 모종의 사정으로 다른 외계 문명을 방문하는 우주선 게이트에 학술 연구원으로 탑승합니다. 지도 교수는 왜 주인공에게 우주로 떠나고 싶은지 물었고, 주인공은 저렇게 대답합니다. 개인적으로 저 대사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은 우주 탐사물이나 우주 전쟁물이 아닙니다. 외견은 우주 탐사 소설처럼 보이지만, 진짜 중요한 주제는 인공지능입니다. 우주선을 관장하는 인공지능 로가디아에 관한 이야기죠. 그래도 저 대사가 인상적인 까닭은 사이언스 픽션의 최종적인 목적지..
[이런 이야기는 우주 탐사에 속할 수 있겠죠. 하지만 우주 탐사라는 하위 장르는 없어요.] 영문 위키피디아는 '사이언스 픽션' 항목에서 사이언스 픽션의 하위 장르를 여러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똑같이 SF 소설로 불린다고 해도 하위 장르는 다를 수 있죠. 과 과 과 이 서로 다른 것처럼. 아마 누군가는 이 SF 소설이 아니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아마 듀나가 예전에 알폰소 쿠아론의 를 SF 영화가 아니라고 평가했죠. 그것처럼 누군가는 이 SF 소설이 아니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이 소설이 정말 사이언스 픽션인지 논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군요.) 아무튼 영문 위키피디아는 사이언스 픽션의 하위 장르를 여러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사이버펑크, 시간 여행, 대체 역사, 밀리터리 SF, 초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스페..
※ 이 글은 의 세 번째 소감문입니다. ※ 첫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68 ※ 두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72 소설 은 과 비슷합니다. 연작 단편 소설이고, 독자가 아서 클라크에게 기대하는 과학적 고증과 장엄한 시각이 담겼습니다. 주인공은 우주 정거장에 근무하는 과학자이고, 우주 정거장의 여러 일상을 들려줍니다. 사실 그런 일상들은 말 그대로 일상에 불과하지만, 소설 배경은 다름아닌 우주 정거장입니다. 일상의 사소한 사고도 흥미로운 과학적 화제가 될 수 있죠. 여러 연작 중에서 '깃털 달린 친구'는 제목처럼 애완동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애완동물은 카나리아죠. 폐쇄적인 우주 정거장과 카나리아. 뭔가 딱 떠오르지 않습..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외계 생태계는 지구 생태계의 뻥튀기입니다.] 데비앙아트 같은 사이트에서 외계 생명체를 검색하면, 아주 다양한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발휘하는지 재미있습니다. 물론 그런 외계 생명체 그림들은 지구 생명체의 과장이나 짬뽕입니다.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상상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겠죠. 아무도 외계 생명체를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지구 생명체만을 볼 수 있을 뿐이고, 그걸 바탕으로 외계 생명체를 연상합니다. 우주 생물학자들은 좀 더 과학적으로 상상할 수 있겠으나, 그림 동아리의 회원들은 우주 생물학자가 아니죠. 따라서 화가들은 최대한 상상력을 짜내지만, 기괴한 절지류를 그리거나 파충류와 절지류를 뒤섞거나 두족류를 뻥..
※ 이 글은 의 두 번째 소감문입니다. ※ 첫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68 ※ 세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80 소설 은 여러 모로 아서 클라크다운 작품입니다. 은 연작 단편인데, 영국과 소련과 미국 우주 승무원들이 지구를 출발하고 달에 착륙하고 여러 실험을 거치고 마침내 귀환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유머와 재치, 반전이 돋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진중하고 경외적인 분위기를 내뿜습니다. 인류가 외계 위성으로 진출했다는 벅찬 기쁨, 우주를 바라보는 경건한 마음, 낯선 세계의 놀라움과 신비스러움이 잘 드러납니다. 지구와 달이 물리적으로, 문화적으로, 심리적으로 얼마나 먼지 강조하고, 그런 물리적·문화적·심리적 차이가 소설의 주된..
[우주 진출은 장엄합니다. 인류는 평등하게, 함께 우주로 진출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아서 클라크의 단편 소설 전집을 보면, 장대한 우주 항해가 자주 등장합니다. , , 등이 그렇습니다. 모두 인류의 웅장한 우주적 확장을 찬미합니다. 지구는 생명의 보금자리지만, 인류는 지구만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인류는 달에 정착하고, 화성을 개척하고, 태양계에 각종 식민지를 세우고, 기어코 다른 항성계로 향합니다. 바야흐로 인류는 여기저기에 퍼지고, 더 머나먼 우주로 계속 진출합니다. 아마 SF 독자들이 아서 클라크에게 바라는 장면은 이런 것들이겠죠. 광대한 우주, 인류의 진출, 장엄한 항해, 무한한 확장. 아서 클라크는 겨우 지구에 시선을 두지 않습니다. 이 작가의 시선은 훨씬 먼 곳을 바라봅니다. 만약 이나 ..
※ 이 글은 의 첫 번째 소감문입니다. ※ 두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72 ※ 세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80 , , …. 이런 소설들만 보면, 아서 클라크가 굉장히 진지한 작가처럼 보입니다. 농담이나 개그나 잡담을 전혀 모르는 사람 같아요. 항상 경외적이고 심각하고 장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으니까요. 하지만 진지한 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해서 웃기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스타니스와프 렘도 를 썼고, 한편으로 를 썼습니다. 두 소설의 분위기나 주제는 사뭇 다르죠. 아서 클라크도 얼마든지 웃기거나 배꼽 잡는 이야기를 쓸 수 있어요. 썰렁한 영국 유머가 아니라 진짜 웃기는 이야기를 쓸 수 있습니다. SF 감성을 전혀 놓치지 않..
은 제임스 팁트리의 소설 모음집의 제목이자 소설 제목입니다. 모두 11개 작품이 실렸고, 대부분 SF 소설에 가깝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크게 1장 '사랑은 운명'과 2장 '운명은 죽음'으로 나뉩니다. 아마 1장에는 존재들이 서로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고, 2장에는 그 존재들이 사랑이나 집착 때문에 비극적인 운명을 맞기 때문인가 봅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크게 흥미가 땡기는 작품은 역시 대표 작품인 이었습니다. 도 좋았고, 은 충격적이로군요. 아니, 오히려 이 대표작 보다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는 비교적 짧은 분량이지만, 이 소설을 읽고 거대한 서사시를 본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는 괴수물로서도 독특했고 한 인간이 바라보는 종족의 영속성도 그럴 듯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