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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영화 처럼, 이 외계 생태계를 묘사했다면….] 제임스 카메론의 가 개봉했을 때, SF 독자들은 이 영화가 르 귄의 과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와 을 비교하는 의견을 가끔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구인들의 외계 행성 침공, 원주민들의 고통, 생태계 파괴와 자원 수탈 등등. 이런 점들이 비슷하죠. 개인적으로는 프랭크 허버트의 이 훨씬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해서 가 이나 을 고스란히 모방했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사실 이런 부류의 이야기는 흔합니다. 유럽 강대국들은 실제로 오랫동안 식민지를 지배했고, 현실에서도 자원 수탈과 인종 학살과 생태계 파괴가 벌어졌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을 참고했는지 알 수 없으나, 카메론은 이 소설만 아니라 실제 제국주의 역사도 참..
[게임 의 홍보 스크린샷. 이런 게임들은 감옥 같은 동물원보다 훨씬 나을지 모르죠.] 1996년의 부터 2003년의 를 거쳐 2016년의 까지,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사파리 게임은 꾸준한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비록 이런 게임들은 블록버스터처럼 흥행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비디오 게임 세계의 한 구석에서 자기 자리를 고수했어요. 이런 게임들의 특징 중 하나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로 자주 쓰인다는 겁니다. 생태계 게임이나 사파리 게임은 자연 동식물을 소재로 삼기 때문에 해당 동식물에 관한 정보를 설명해야 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게임을 하는 도중, 이런저런 동물과 식물의 습성을 살펴볼 테고, 이게 자연스럽게 생태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죠. 를 보면, (심지어 게임 플레이와 별 상관이 없음에도) 각종 동물, ..
잡지 3월호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표지 그림으로 걸었군요. 중심 기사는 지구 온난화 검증입니다. 기후 변화는 이미 수많은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문제지만, 아마 트럼프가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기 때문에 의 중심 기사로 걸렸나 봅니다. 편집부도 기후 변화를 다시 검증하는 일이 뒷북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인정했고, 그 중에서 대부분 과학자들은 산업 활동이 기후 변화를 자극한다고 말하니까요. 예전에는 산업 활동과 기후 변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제 그 비율은 상당히 줄었죠. 물론 여전히 소수 과학자들은 산업 활동이 지구 온난화와 별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어쩌면 그들이 옳을지 모릅니다. 자연 과학은 다수결 싸움이 아니고, 소수 과학자의 의견이 정말 옳을 수 있..
유전 공학은 종종 SF 같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작금의 여러 과학 프로젝트 중에서 유전자 조작이나 생명 설계만큼 논란을 일으키는 사항도 드물 듯합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유전 공학으로 멸종된 동물을 되살리면, 생물 다양성을 늘리고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다고 꿈꾸는가 봅니다. 심지어 매머드를 복원하겠다고 나서는 과학자도 있군요. 하지만 모든 이들이 이런 의견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일단 매머드 복원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생명 설계는 아직 그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게다가 멸종된 동물을 복원한다고 해도 그게 생태계 보존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멸종 동물 복원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그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현재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솔직히 관련 지식이 없..
[이런 드루이드가 보여주는 모습은 우드 엘프가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크게 거리가 있습니다.] 검마 판타지에는 다양한 종족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종족들은 전형적인 특성을 보이죠. 가령, 사람들은 드워프를 보고 든든한 방패 전사와 노련한 기술자를 떠올립니다. 드워프들은 판금 갑옷과 철벽 방패를 두르고, 적의 공격을 단단하게 막아냅니다. 아니면 깊고 깊은 광산 속에서 다양한 금속들을 채굴하고 증기 기관들을 작동시킵니다. 드워프는 검마 판타지에 증기 기관을 도입할 수 있는 유용한 종족이죠. 호비트는 유쾌하고 발랄하고 호기심이 많습니다. 호비트를 보고 단단한 판금 전사와 능숙한 공학자를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호비트는 뛰어난 도적이나 쾌활한 음유 시인이 될 수 있고, 행복한 정원사나 농부가 될..
생태계 시뮬레이션은 오래 전부터 비디오 게임 세계의 터줏대감이었습니다. 혹은 약방의 감초처럼 비디오 게임 역사의 한 켠에 꼬박꼬박 끼어들었다고 표현할 수 있겠군요. 고전적인 나 가 있고, 같은 그야말로 인디 게임도 있고, 처럼 아기자기하지만 풍부한 게임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게임들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블록버스터는 아닙니다. 천 만 장씩 팔아치우는 AAA 타이틀과 별로 인연이 없어요. 여기저기 나무를 심고, 동물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후를 조절하고, 다양한 생명들이 상호작용하고…. 생태계 게임은 이런 내용입니다. 솔직히 화끈하고 자극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생명의 역사에 감동하는 사람은 이런 게임을 보고 장대한 생태계를 떠올릴 수 있겠으나, 당장 이목을 끌기 어려운 소재입니다. 그래서 생태계 게임은 ..
최근에 놀라운 소식이 하나 떴습니다. TRAPPIST-1에서 발견한 행성들 덕분에 천문학계가 많이 들떴나 봅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학계의 상황을 잘 모르지만, 여러 과학 뉴스들은 이번 행성 발견이 꽤나 고무적이라고 말합니다. 지구와 비슷한 행성들을 7개 찾았고, 그 중에 몇몇 행성에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까요. (유로파 탐사도 그렇고, 이게 너무 앞서간다거나 연구비를 위한 연극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물론 지구와 비슷한 행성들을 발견했다고 해도 거기에 뭔가 생명체가 산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설사 생명체가 살아도 인간처럼 문명을 갖췄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 행성의 생태계가 아주 원시적이라고 해도, 35억 년 전의 지구 생태계와 비슷하다고 해도..
19세기 소설 부터 21세기의 비디오 게임 까지, 사이언스 픽션은 언제나 유토피아와 이상 사회를 논하곤 했습니다. 아니, 사실 유토피아는 오직 사이언스 픽션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고대 철학자들도 얼마든지 이상 사회를 이야기했고, 중세 철학자들도 다르지 않았죠. 유토피아 소설은 사이언스 픽션 이전부터 존재했고, 자신만의 궤적을 꾸준히 그렸습니다. 하지만 산업 혁명과 계몽주의는 유토피아 소설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다주었고, 덕분에 유토피아 소설은 사이언스 픽션 안으로 들어왔죠. 작가들은 정교하고 논리적인 체계와 과학 기술을 이용해 이상 사회를 그리려고 합니다. 당연히 사회주의 철학도 여기에 끼어듭니다. 이미 언급한 는 사회주의 체계를 묘사하고, 에서도 프랑스 좌파를 따르는 독일 정당이 나오죠. 아마 사회 민..
는 해양 생태계를 탐험하는 비디오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잠수부가 되고, 울창한 해초 숲부터 해저 유적을 거쳐 극지 바다까지 다양한 장소를 여행합니다. 그 와중에 수많은 해양 생물들을 만나고, 돌고래 떼와 함께 뛰어놀거나 쥐가리오리를 타고 다니거나 바다거북의 유영을 지켜보기도 합니다. 비디오 게임으로 즐기는 해양 생태계라고 할까요. 거대하고 역동적인 수족관을 체험하는 기분이 듭니다. 각종 동물들의 모습을 자세히 고증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런 게임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하곤 합니다. 흔히 생태계 게임은 교육에 쓰이는데, 역시 그런 게임들처럼 교육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자연 과학 서적이나 자연 다큐멘터리 영화도 좋지만, 이런 게임도 아이들에게 풍성하고 놀라운 생태계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죠. ..
다이안 듀마노스키의 을 보면, 화성 이주 계획을 이야기할 때 킴 로빈슨의 이름을 살짝 언급합니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상 기후 때문에 지구가 황폐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 유명한 스티븐 호킹도 그렇게 주장했었죠. 듀마노스키는 이게 상당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하고, 과학자들보다 차라리 킴 로빈슨 같은 SF 작가가 더 낫다고 이야기합니다. 로빈슨은 당장 이상 기후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니까요. 더불어 이 양반은 자본주의가 이상 기후와 환경 오염의 범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덕분에 나오미 클라인도 의 서문에서 킴 로빈슨을 언급했어요. 사실 킴 스탠리 로빈슨은 자본주의 비판과 생태계 보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일 겁니다. 이라는 책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