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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게임 는 묻습니다. 도시는 생태계가 될 수 있는가? 문명과 자연이 적대적일까요?] 데이빗 하비는 에서 환경 오염과 사회학을 논의합니다. 이 책은 데이빗 하비의 여러 논제를 담았고, 그 중에 환경 사회학도 들어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었을 때,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인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자연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과 "문명과 자연을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입니다. 우선 첫째 물음부터 살펴볼까요. 많은 사람들은 자연 환경이 소중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자연 환경이 소중할까요? 이는 대답하기에 어렵지 않은 문제입니다. 자연 환경이 오염된다면, 인간들도 제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숲이 사라진다면, 홍수가 마을을 덮칠 겁니다. 쓰레기를 강물에 버린다면, 우리는 썩은 물을 마셔야..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이런 '기술적 자연'은 광활한 생물 다양성을 제시합니다.] 예전에 생태계 비디오 게임과 자연 환경의 관계를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몇몇 비디오 게임은 자연 생태계의 정수나 근본을 묘사하고, 플레이어는 그런 게임을 통해 생태적인 감수성을 맛보곤 합니다. 는 아주 대표적인 사례일 겁니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얕은 해안과 깊고 어두운 해저와 하늘거리는 바닷말들과 화려한 산호초와 원시적인 해양 파충류와 조우합니다. 사방에서 온갖 생명들이 돌아다니고, 주인공 잠수부는 그런 충만한 생명력 속에서 헤엄칩니다. 이 게임은 뚜렷한 줄거리나 규칙이 없음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해양 생태를 간접적으로 체험했고 생태적 감수성을 키웠기 때문일 겁니다. 비단 만 ..
[제목은 티-렉스이나, 그림은 트리세라톱스…. 얼마나 뿔용 역시 아름답나요. 공룡은 살육 기계가 아니죠.] 소설 은 의 개정판입니다. 예전에 말한 적이 있는 것처럼 두 판본은 모두 티라노사우루스를 표지 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의 표지 그림은 수많은 티라노사우루스 골격들입니다. 흐음, 솔직히 표지 그림이 좀 괴악하지 않나 싶기도…. 은 '멸종'이라는 타이포그라피와 티라노사우루스를 합쳤습니다. 꽤나 근사한 표지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 영문판 역시 티라노사우루스를 이용했죠. 거대한 수각류가 타임 머신을 바라보거나 물가를 돌아다니거나…. 물론 다른 공룡들이 등장하는 표지 그림이 없지 않으나, 티라노사우루스 그림이 제일 유명한 듯합니다. 사실 이상한 현상은 아닐 겁니다. 이 폭군룡은 예전부터 공룡 팬들과 일반인..
[생물 다양성은 육식동물들이 투쟁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고유한 문화가 있어요.] 영화 를 보면, 남자 주인공이 벨로시랩터를 길들입니다. 군대 관계자는 벨로시랩터들을 생체 병기로 사용하기 원하죠. 남자 주인공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나, 그 군대 관계자는 벨로시랩터가 훌륭한 병기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은 자연계의 동물들은 경쟁하고 죽이는 것밖에 모르고 자연계가 투쟁의 장소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벨로시랩터 역시 자연이 마련해준 병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남자 주인공은 딱히 반박하지 못해요. 솔직히 이런 사상은 그리 낯설거나 드물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연계를 잔혹한 전장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고 죽인다고 생각합니다. 이빨과 발톱, 피에 젖은 송곳니 따위는 자..
제프 밴더미어의 는 서던 리치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 에 이은 세 번째 소설이고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소설이죠. 에서 12차 탐사대는 X 구역이라는 원시적이고 기이한 야생을 떠돌아 다닙니다. 은 누가 탐사대를 조직했고 왜 탐사대를 그 기이한 야생 지역으로 보냈는지 설명합니다. 물론 아무리 이 열심히 설명한다고 해도 모든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문은 더욱 높이 쌓입니다. 는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그 모든 것들을 망라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뭔가를 제시하는 대신 전작의 여러 인물들을 불러옵니다. 에서 주인공은 생물학자였습니다. 에서 주인공은 신임 국장이었습니다. 반면, 에서 특정한 주인공은 눈에 뜨이지 않습니다. 이전 소설들의 여러 인물들이 번갈아 등장하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
소설 은 서던 리치 시리즈의 두 번째 책입니다. 이야기는 전작에서 이어지고, 여전히 X 구역의 비밀을 다루죠. 전작 에서 12차 탐사대는 X 구역의 적막한 자연 환경을 떠돌았습니다. 이 소설의 장점은 기이하고 고요하고 인적이 없는 분위기와 거대하고 낯선 자연 속에서 나 자신이 아닌 뭔가 다른 것이 된 듯한 느낌일 겁니다. 그래서 주인공 생물학자는 바위투성이 해안가에서, 사람들이 없는 뒷골목에서, X 구역의 공허한 자연 속에서 뭔지 모를 친밀감을 느꼈을 겁니다. 복잡하고 산만하고 빽빽하고 시끄러운 현대 문명인에게 저런 해안가와 뒷골목과 자연은 꽤나 낯선 공간으로 다가오고, 은 그런 느낌을 시종일관 유지합니다. 물론 그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무지와 무지를 이어가는 여정 또한 매력적입니다. 이 소설은 명확한..
SF 소설들은 비일상적인 요소를 다루곤 합니다. 당연히 이런 현상들에는 어떤 원인이 있을 겁니다. 만약 죽은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거나 갑자기 돌연변이 괴물들이 인류를 습격하거나 식물들이 수정으로 변한다면, 거기에 뭔가 분명한 이유가 있겠죠. 수많은 SF 소설들은 (상상 과학이라는 이름답게) 그런 이유를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밝히기 위해 애씁니다. 왜 죽은 사람들이 살아났는지, 왜 돌연변이 괴물들이 탄생했는지, 왜 식물들이 수정으로 변하는지…. 하지만 모든 SF 소설들이 그런 해명에 충실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어떤 소설들은 논리와 합리를 최대한 강조하지만, 어떤 소설들은 중요한 부분에서 구렁이가 담을 넘어가듯 은근슬쩍 넘어갑니다. 이런 소설들은 설정을 자세히 밝히지 않고, 그저 전문 용어 몇 가지를 나열..
[인류 문명에게 울창한 숲들은 위험하고 적대적이고 낯설고 어둡고… 신비롭습니다.] 소설 은 말 그대로 숲이 주된 무대입니다. 어딘지 신비롭고 위험하고 야생적인 태고의 숲입니다. 어찌 보면, 야만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작가인 로버트 홀드스톡이 다른 배경도 아니고 하필 숲을 고른 이유는 간단합니다. 도시 문명과 대착점에 서있는 장소니까요. 현대적인 도시와 반대되는 곳이 무성한 숲이고, 그래서 강렬한 원시성을 잉태할 수 있죠. 사실 작중에 나오는 거대한 원시림이 아니라 뒷산만 올라가봐도 숲이 얼마나 음험한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하늘은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온통 가려서 빛이 안 들어옵니다. 주변은 컴컴하고, 빽빽한 줄기 때문에 시야가 멀리까지 닿지 않죠. 어떤 인류학자는 인간이 본래 평원에서 살던 동물이라 ..
[백악기 멸종은 공룡들에게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이건 질병이 아니죠. 자연은 병들지 않아요.] "이 자연계에서 인간만이 거의 유일하게 자연을 병들게 할 수도 있고, 치유할 수도 있는 생명체이다." 이 문구는 박호성의 에 나옵니다. 비단 이 철학 서적만 아니라 여러 창작물들과 책들에서도 비슷한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이 병든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작금의 환경 오염을 보고 '지구가 아프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연 생태계가 변화하는 것이 병든다는 것을 의미할까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거나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는 것이 무조건 부정적일까요. 물론 은 그리 단순한 책이 아닙니다. 그저 지구가 아프다고 평면적으로 호소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여러 철학 사상들을..
[거대 수리는 자유민 세력의 최종 병기입니다. 하지만 자연 생태계에는 선악이 없죠.] , , 등의 소설을 보면, 늑대는 굉장히 사악한 동물로 등장합니다. 이나 의 동화들에서 늑대는 악당 역할인데, 저런 검마 판타지 소설에서도 역시 늑대는 악당 역할을 맡습니다. 에서 고블린의 늑대 기수들은 소린의 원정대를 습격했고 다섯 군대 전투에 참가했습니다. 에서 늑대들은 반지 원정대를 포위했고 공격했죠. 에는 늑대인간이 나오고, 악의 군주는 사악하고 거대한 늑대를 사육합니다. 이 놈은 실마릴 보석을 삼키는가 하면, 발라의 사냥개와 혈투를 벌이거나 영웅을 물어죽입니다. 사실 이런 검마 판타지 소설만이 아니라 다른 판타지 소설, 영화, 게임 등에서 늑대는 항상 악당으로 출현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판타지 소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