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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이런 모래벌레는 대표적인 가상 생태계 설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이언스 픽션에서 좋아하는 설정 중 하나는 생태적 상상력이나 가상의 생태계입니다. 현실의 인류가 만날 수 없는 거대 괴수, 멸종한 동물, 개조 동물, 외계 괴물 등은 생태적 상상력의 대표입니다. 의 모래벌레, 의 신종 돌고래, 의 그 이상한 생명체가 그럴 듯한 사례입니다. 한편으로 생태적 상상력은 현재의 자연계가 어떻게 바뀔지 논할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다양한 SF 작가들은 강대국의 산업 자본주의가 자연 생태계를 크게 파괴할 거라고 경고했고, 그런 경고는 비극적인 현실이 되었습니다. 작가들이 뛰어나게 예측했든 그저 우연이든 간에 암울한 생태적 상상력은 암울한 현실로 이어졌어요. 어쩌면 22세기에 가장 주목을 받는 ..
[현실에 고지라 같은 거대 괴수는 없으나, 이미 이런 생명체들은 충분히 경이롭습니다.] 거대 괴수는 사이언스 픽션의 주된 소재입니다. 공룡은 19세기부터 SF 소설들의 주요 소재였고, 고래나 대왕 오징어 역시 문학 작품 속에서 사람들에게 거대 생명체의 경이를 느끼게 했습니다. 20세기 이후 온갖 창작가들이 다양한 거대 괴수들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 발생적인 괴수도 있고, 유전 공학적인 괴수도 있고, 돌연변이 괴수도 있고, 외계인의 생체 병기도 있고, 어쨌든 거대 괴수들은 심해와 지저와 외계와 방사능 지대에서 곧잘 나타났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의 이웃 검마 판타지에서 드래곤이나 크라켄이 이런 역할을 맡았죠. 사이언스 픽션은 이웃집에서 드래곤과 크라켄을 빌렸고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소설만 아니라 영화..
[이런 작은 생명체들은 지구 자연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아주 튼튼하고 중요한 기반일 겁니다.] 는 제프리 베넷이 쓴 우주 생물학 서적입니다. 이 책은 아주 간단하지만 정말 궁금한 것을 하나 묻습니다. 과연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는가? 바로 이 짧지만 엄청난 물음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답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 물음에 답하고 싶다면, 그 이전에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과연 생명체는 무엇일까요. 무엇을 생명체라고 불러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동식물이나 포자 정도만 생명체라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명체들이 수두룩할 겁니다. 게다가 외계 생명체는 우리의 상식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걸 생명체라고 ..
[이런 게임이 보여주는 것처럼, 오직 풍성한 녹색 숲만 판타지 자연 생태계가 아닐 겁니다.] 검마 판타지에서 '레인저'는 흔히 궁병으로 등장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레인저가 궁병의 상위 등급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숲 속에서 장궁을 조준하는 모습은 레인저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일 겁니다. 하지만 게임 에서 레인저는 그저 막강한 궁병이 아닙니다. 레인저는 전통적으로 쌍검술을 익혔고, 3.5판 이후에도 여전히 쌍검술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위 궁병으로서의 레인저는 3.5판 이후에 생겼죠. 물론 의 레인저만이 레인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이 게임은 검마 판타지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따라서 의 레인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군요. 레인저가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궁병으로 자리를 잡은 ..
[소설 시리즈는 개조 생체 동력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동력원이 진보의 전부일까요.] 스팀펑크 소설은 19세기 유럽에 마법과 첨단 과학을 짬뽕한 문학입니다. 시대 배경은 반드시 19세기일 필요가 없으나, 수많은 소설들은 19세기 유럽 분위기를 자주 차용하죠. 19세기 배경을 차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현대적인 기술보다 고전적인 증기 기관을 주로 선보입니다. 가령, 같은 소설은 표지 그림에 증기 기관 차량을 내보였습니다. 소설의 첫머리도 증기 기관 차량의 금속성과 매연과 강력한 힘을 이야기하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스팀펑크 소설들이 증기 기관 묘사에 매달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스팀펑크 소설들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처럼 증기 기관 따위에 아예 관심이 없는 도심 판타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팀펑크 소설은 제목처..
[게임 의 한 장면. 사라진 공룡들 역시 자연입니다. 자연은 언제나 바뀝니다.] 대부분 SF 소설들은 미래의 첨단 문명과 깊은 연관을 맺습니다. 사람들은 SF 소설을 이야기할 때, 공중 비행 자동차,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 거대한 발전소와 막대한 동력원, 어마어마한 도시, 각종 첨단 장비들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하지만 모든 SF 소설이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몇몇 소설들은 오히려 인류가 너무 발전에만 매달리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 , , 등은 지나친 발전과 개발을 경고합니다. 가끔 이런 유토피아 소설들은 너무 낭만적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나 는 퇴행적으로 보일 지경입니다. 물론 인류는 이렇게 과거로 퇴행할 수 없을 겁니다. 저는 인류가 산업 발전과 경제 개발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고 봅니다. ..
배미주의 는 사이버펑크 소설입니다. 여느 사이버펑크 소설처럼 의 주인공들은 다른 대상에 접속하죠. 그 대상은 야생 동물들입니다. 사람들은 야생 동물들에 접속하고, 동물들의 삶과 자연 생태계를 생생하게 만끽합니다. 결국 이런 접속은 자연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지고요. 저는 이 소설을 읽고, 일종의 가상 동물원을 떠올렸습니다. 가상 현실 기술을 이용해 사파리를 만들고, 관람객들은 그 가상의 사파리를 체험합니다. 이런 가상 동물원은 크게 두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동물들을 착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동물원은 감옥입니다. 동물들이 갇힌 감옥이죠. 동물들은 비좁은 우리 안에서 평생 지내야 하고, 그 때문에 종종 병에 걸리거나 정신병에 시달리거나 심지어 죽기까지 합니다. 하..
오늘은 4월 22일입니다. 구글은 종종 특별한 기념일마다 로고를 바꾸거나 작은 이벤트를 진행하죠. 오늘 4월 22일의 특별 이벤트는 '2017 지구의 날'입니다. 구글 로고는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과 생물 다양성 감소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실천적 행동을 제안합니다. 전등불을 끄고, 동네 뒷산에 나무를 심고, 대중 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채식 위주로 친환경 농산물을 섭취하고, 물을 절약하고, 재활용 제품을 이용하고, 기타 등등…. 하나같이 좋은 제안들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제안들이죠. 저는 사람들이 정말 저런 행동들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모두 개인적 실천입니다. 여기에는 구조적/체계적 실천이 빠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에게..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외계 생태계는 지구 생태계의 뻥튀기입니다.] 데비앙아트 같은 사이트에서 외계 생명체를 검색하면, 아주 다양한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발휘하는지 재미있습니다. 물론 그런 외계 생명체 그림들은 지구 생명체의 과장이나 짬뽕입니다.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상상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겠죠. 아무도 외계 생명체를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지구 생명체만을 볼 수 있을 뿐이고, 그걸 바탕으로 외계 생명체를 연상합니다. 우주 생물학자들은 좀 더 과학적으로 상상할 수 있겠으나, 그림 동아리의 회원들은 우주 생물학자가 아니죠. 따라서 화가들은 최대한 상상력을 짜내지만, 기괴한 절지류를 그리거나 파충류와 절지류를 뒤섞거나 두족류를 뻥..
미세 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마스크를 쓴 얼굴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이건 사이언스 픽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주 일상적인 현실이죠. 심각하고 치명적인 미세 먼지를 지적하는 논문들도 많고, 어떤 연구자는 국제 무역의 수입/수출 과정에서 상당한 먼지가 나온다고 발표했더군요. 칭화대학교의 장즈 치앙은 오염 물질이 수출과 함께 이동하고 엄청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환경 오염들도 마찬가지지만, 환경 오염은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산업 자본주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중이죠. 덕분에 요즘은 대기 오염 지역에서 누구나 집을 나설 때마다 하늘을 쳐다보곤 합니다. 우리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