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미지와의 조우 (158)
SF 생태주의
[비록 이건 인공 생태계에 가까우나, 이런 탐험 역시 로스트 월드에 속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코난 도일은 추리 소설과 SF 소설 양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들은 한 가지 업적을 남기기도 힘든데, 이 양반은 두 가지 영역에 큰 흔적을 남겼군요. 역시 대가는 다른가 봅니다. (하지만 이 양반의 제국주의 시각은 두고두고 비판을 받아야 마땅할 겁니다.) 코난 도일은 추리 소설의 영역에서 와 을 남겼고, SF 소설의 영역에서 와 를 선보였습니다. 와 의 소재는 모두 탐험입니다. 전자는 백인 탐험대가 공룡을 찾기 위해 남아메리카 밀림을 탐험하고, 후자는 백인 탐험대가 어쩌다 깊고 깊은 해저 왕국을 탐험하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탐험대고, 우리나라 평론가나 팬덤은 이런 소설을 비경 탐험물이라고 부르더군요...
[이런 작은 생명체들은 지구 자연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아주 튼튼하고 중요한 기반일 겁니다.] 는 제프리 베넷이 쓴 우주 생물학 서적입니다. 이 책은 아주 간단하지만 정말 궁금한 것을 하나 묻습니다. 과연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는가? 바로 이 짧지만 엄청난 물음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답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 물음에 답하고 싶다면, 그 이전에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과연 생명체는 무엇일까요. 무엇을 생명체라고 불러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동식물이나 포자 정도만 생명체라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명체들이 수두룩할 겁니다. 게다가 외계 생명체는 우리의 상식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걸 생명체라고 ..
※ 이 글은 의 세 번째 소감문입니다. ※ 첫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68 ※ 두 번째 소감문: http://sfecology.tistory.com/72 소설 은 과 비슷합니다. 연작 단편 소설이고, 독자가 아서 클라크에게 기대하는 과학적 고증과 장엄한 시각이 담겼습니다. 주인공은 우주 정거장에 근무하는 과학자이고, 우주 정거장의 여러 일상을 들려줍니다. 사실 그런 일상들은 말 그대로 일상에 불과하지만, 소설 배경은 다름아닌 우주 정거장입니다. 일상의 사소한 사고도 흥미로운 과학적 화제가 될 수 있죠. 여러 연작 중에서 '깃털 달린 친구'는 제목처럼 애완동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애완동물은 카나리아죠. 폐쇄적인 우주 정거장과 카나리아. 뭔가 딱 떠오르지 않습..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외계 생태계는 지구 생태계의 뻥튀기입니다.] 데비앙아트 같은 사이트에서 외계 생명체를 검색하면, 아주 다양한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발휘하는지 재미있습니다. 물론 그런 외계 생명체 그림들은 지구 생명체의 과장이나 짬뽕입니다.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상상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겠죠. 아무도 외계 생명체를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지구 생명체만을 볼 수 있을 뿐이고, 그걸 바탕으로 외계 생명체를 연상합니다. 우주 생물학자들은 좀 더 과학적으로 상상할 수 있겠으나, 그림 동아리의 회원들은 우주 생물학자가 아니죠. 따라서 화가들은 최대한 상상력을 짜내지만, 기괴한 절지류를 그리거나 파충류와 절지류를 뒤섞거나 두족류를 뻥..
은 제임스 팁트리의 소설 모음집의 제목이자 소설 제목입니다. 모두 11개 작품이 실렸고, 대부분 SF 소설에 가깝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크게 1장 '사랑은 운명'과 2장 '운명은 죽음'으로 나뉩니다. 아마 1장에는 존재들이 서로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고, 2장에는 그 존재들이 사랑이나 집착 때문에 비극적인 운명을 맞기 때문인가 봅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크게 흥미가 땡기는 작품은 역시 대표 작품인 이었습니다. 도 좋았고, 은 충격적이로군요. 아니, 오히려 이 대표작 보다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는 비교적 짧은 분량이지만, 이 소설을 읽고 거대한 서사시를 본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는 괴수물로서도 독특했고 한 인간이 바라보는 종족의 영속성도 그럴 듯했습..
[이런 킹콩과 해골섬 이야기는 와 의 연장선에 가깝습니다.] 영화 사이트 IMDB는 의 장르를 액션, 모험, 판타지로 분류했습니다. 의 전작은 2014년 인데, IMDB는 이 영화의 장르를 액션, 모험, 사이언스 픽션으로 분류했죠. 똑같은 괴수물이고 전작과 속편이지만, 고지라는 사이언스 픽션이고 킹콩은 판타지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분류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사람마다 장르라는 것을 다르게 정의하게 마련이고, 이 판타지든 사이언스 픽션이든 그건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괴수가 나오고 아슬아슬한 모험이 기다리고 관객들이 그걸 재미있게 즐겼다면, 장르가 판타지가 되든 사이언스 픽션이 되든 상관없는 일이죠. 그래도 저는 IMDB의 분류 방법에 살짝 딴죽을 걸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은 ..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풍경은 비경 탐험의 매력을 멋지게 드러냅니다.] 이반 예프레모프는 의 후기에서 자신이 역동성, 활동, 모험에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예프레모프는 모험 소설에 관심이 많았고, 이야기 속에 역동성과 활동을 집어넣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야기의 배경은 충분히 이국적이어야 했고, 인간들을 둘러싼 자연 중에서 뭔가 특이하고 희한한 것들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예프레모프는 여행가이자 학자였기 때문에 이런 자료들을 수집하기가 어렵지 않았죠. 아니, 어쩌면 이런 자료들을 자주 접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탐험이나 활동, 희한한 자연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였을 겁니다. 만약 열대 우림을 연구하는 생태학자가 글을 쓴다면, 그 학자는 대도시의 일상을 이야기하기보다 밀림 속의 동식물이나 벌레들의 삶을..
은 말 그대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인터뷰 모음입니다. 이 책에서 칼 세이건의 여러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뻔하고 뻔한 SF 창작물을 비판하는 과학자로서의 세이건입니다. 왕년에 를 보고, 제3종 근접 조우는 저런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고 한마디 날렸군요. 이 양반은 영화 속 외계인들이 그저 짜리몽땅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세이건은 외계인이 인간과 다른, 뭔가 다른 생명체가 되기 원했습니다. 그래서 보다 을 더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스탠리 큐브릭이 이 영화를 만들 때, 감독은 세이건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세이건은 외계인을 그저 피부색만 다른 인간이나 괴상망칙한 괴물로 만들지 말라고 조언했고, 이 영화에는 외계인이 아예 나오지 않죠. 그저 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