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F & 판타지/외계인과 이방인 (96)
SF 생태주의
비인간 존재(다른 존재)를 만나는 즐거움. 이런 이유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SF 소설을 읽는다고 말합니다. 사실 SF 세상에는 숱한 비인간 존재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과 다르고, 그런 차이를 확인할 때, 독자는 인식의 지평선이 넓어진다고 느낄 겁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차이들이 있고, 그런 차이를 인식할 때,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훨씬 제대로 알 수 있겠죠. 하지만 SF 소설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 역시 숱한 비인간 존재들을 보여줍니다. 중세 판타지에 나오는 흔한 엘프나 드워프부터 도시 판타지에 나오는 흡혈귀나 늑대인간, 그리고 판타지 작가가 상상하는 온갖 기이한 존재들까지…. 판타지 소설 역시 얼마든지 비인간 존재들을 늘어놓을 수 있죠. 가령, 소설 는 그런 비인간 존재들을 열심히 고민합니다. 후..
https://youtu.be/a3-21AMbFFk 영화 는 9분짜리 짧은 SF 인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소년이 외계인을 만나고 동경하는 전형적인 내용을 담았습니다. 상영 시간이 9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별로 대단한 줄거리는 없습니다. 영화 주인공 소년은 농장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그런 믿음을 의심하고 걱정하나, 주인공 소년은 정말 농장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 소년은 농장에 농구공을 던지고, 외계인은 직접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건 충격적인 최초 조우로 이어지고, 최초 조우는 또 다른 심각한 사건으로 이어지죠. 소년과 외계인이 우정을 나누는 작은 순간은 훨씬 커다란 사건으로 이어지고, 이건 두 세계를 가르는 위기와 갈등이 됩니다. 는 그게 무슨 위기가 되고 무슨 ..
[이런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구도가 저그 대 프로토스를 모방했나요? 설마 그럴 리가….] "와, 얘들아, 라는 영화를 봤니? 그건 의 표절이야." 예전에 폴 앤더슨이 감독한 영화 가 개봉했을 때, 국내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떠들었습니다. 사실 와 는 아주 비슷합니다. 양쪽 모두 SF 장르이고, 세 종족이 서로 싸운다고 이야기합니다. 에는 지구 인간들과 에일리언 제노모프들과 우주 사냥꾼 프레데터들이 나옵니다. 에는 테란과 저그와 프로토스가 나오죠. 에서 프레데터들은 인간들을 사냥하나, 에일리언들은 훨씬 커다란 적수입니다. 그래서 인간과 프레데터는 함께 에일리언들을 척살하기 시작해요. 에서 테란과 프로토스는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닙니다. 도입부 동영상에서 프로토스 우주선은 테란 우주선을 산산조각 깨뜨립니다..
앤드류 니콜은 , , 같은 영화들을 감독했고 제작했고 (시나리오들을) 썼습니다. 같은 영화 역시 앤드류 니콜의 제작 경력을 반영하나, 와 와 은 좀 더 특별합니다. 앤드류 니콜의 제작 경력에서 세 영화들은 상단을 차지하고, 동시에 비슷한 주제를 논의하고, 동시에 SF 장르에 속합니다. 비록 앤드류 니콜은 를 감독하지 않았으나, 니콜은 시나리오와 제작을 맡았고, 따라서 역시 와 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겠죠. 는 바이오펑크이고, 우성과 열성을 이야기합니다. 미래 사회에서 우성과 열성은 계급 구조를 이룹니다. 영화 주인공은 열성 태생이나, 우성 사회에 들어가기 원하고 우주로 나가기 원합니다. 영화 주인공은 열성 신분을 감추고 우성 신분으로 가장합니다. 하지만 열성 신분이 우성 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겠..
게임 를 시작하기 전에 게임 플레이어들은 캐릭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캐릭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과정은 클래스일 겁니다. 클래스는 그 캐릭터가 누구인지 결정하는 가장 커다란 요소입니다. 어쩌면 클래스는 캐릭터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일지 몰라요. 그래서 클래스들이 제대로 어울리지 못할 때, 게임 플레이는 균형을 잃습니다. 클래스는 캐릭터가 무슨 역할을 맡는지 결정합니다. 아무리 엘프가 하플링보다 크다고 해도, 하플링 전사는 엘프 마법사보다 근접 전투에 유능할 겁니다. 아무리 드워프가 마법에 소질이 없다고 해도, 드워프 성직자는 엄청나게 파괴적인 주문을 외울 수 있어요. 클래스는 종족보다 중요한 요소이고, 다른 능력치들이나 재주들, 기술들 역시 클래스에 종속됩니다. 클래스는 캐릭터를 좌우하는 요소죠. ..
소설 에는 직조자라는 기이한 거미가 나옵니다. 직조자는 차원들을 넘나들 수 있는 거미입니다. 종종 직조자는 인간들을 돕거나 방해하거나 심지어 죽입니다. 아무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차원들을 넘나들 수 있기 때문에 직조자는 인간들에게 무시무시한 위협이나 간절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왜 직조자가 사람들을 돕거나 해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고, 그래서 직조자와 협상하거나 직조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직조자가 아름다운 세계망을 구성하기 바란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외계 거미로서 직조자는 사방에 거미줄들을 칩니다. 사람들은 그런 거미줄들을 볼 수 없습니다. 때때로 거미줄들이 차원을 넘나들기 때문에, 거미줄들이 세계적인 그물망을 구성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널리 알려진 것처럼, 소설 은 유인원들의 행성에 추락한 인간을 조명합니다. 우리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고, 인간이 한없이 위대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만약 이런 관계가 바뀐다면? 인간들에게는 문명이 없고, 유인원들이 문명적이고 지적이라면? 그때 '동물원 우리 속의 원숭이'는 유인원이 아니라 인간을 가리킬 겁니다. 입장은 뒤바뀌고, 정상에서 밑바닥으로 인간은 추락하겠죠. 이는 우리가 유지하는 상식을 산산조각 깨뜨릴 테고, 독자들은 짜릿한 충격을 받을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SF 독자들은 SF 소설을 좋아하겠죠. 영화 들은 여러 차례 나왔고, 앤디 서키스가 시저를 연기하는 최근 시리즈 역시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들이 소설 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들은..
[게임 의 컨셉 아트. 이런 디자인은 시리즈의 커다란 매력이죠.] 여러 평론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와 은 서로 대조적인 영화입니다. 다양한 측면들에서 와 은 반대되는 특징들을 보여줍니다. 왜 평론가들이 구태여 이 두 영화를 서로 대조했을까요. 와 은 가장 유명한 외계인 영화이고, 동시에 가장 상징적인 외계인 영화입니다. 이티는 인간에게 친근하고 인간과 우정을 나누는 외계인을 상징합니다. 인간과 우정을 나누는 외계인을 언급할 때, 대부분 사람들은 이티를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릴 겁니다. 에일리언 제노모프는 정반대입니다. 인간을 공격하는 외계인을 언급할 때, 대부분 사람들은 가장 먼저 제노모프를 머릿속에 떠올리죠. 와 은 각자 인간과 우정을 나누는 외계인과 인간을 공격하는 외계인이라는 전형을 만들었고, 이..
로버트 셰클리가 쓴 는 꽤나 웃기는 단편 소설입니다. 아니, 는 SF 소설보다 코미디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로버트 셰클리는 재치가 넘치는 글들을 선보이는 작가이고,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우연히 소설 주인공은 구두를 삽니다. 중요한 것은 구두가 아니라 구두의 인공지능입니다. 원래 구두의 인공지능은 착용감을 조절하나, 소설 주인공이 구입한 구두의 인공지능은 아주 똑똑한 시제품입니다. 이 구두는 첨단 다용도 컴퓨터와 똑같고, 그래서 온갖 사건들을 저지릅니다. 물체 투시부터 자연어 대화, 원거리 조망, 음성 변조, 기타 등등 구두는 멋진 기능들을 갖추었습니다. 그런 기능들은 구두 한짝에게 너무 과다한 능력 같습니다. 그래서 첨단 시제품 구두는 자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재주들을 발휘합니다...
닐 애셔가 쓴 은 아주 전형적인 서부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황량한 사막, 우글거리는 악당들, 고독한 총잡이, 아름다운 여인, 막판의 총격전. 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런 조건들은 서부 스페이스 오페라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서부 스페이스 오페라는 철이 지난 유행 같으나, 은 별로 촌스러운 소설이 아닙니다. 내용과 구성은 충분히 촌스러울지 모르나, 은 유치한 내리막으로 쉽게 굴러떨어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글쎄요. 어쩌면 소설 주인공이 꽤나 독특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이 단편 소설의 제목이 '사막의 눈'인 이유는 소설 주인공이 알비노이기 때문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멋지거나 잘 생겼다는 느낌을 풍기지 않습니다. 게다가 소설 주인공은 외팔이입니다. 빨간 두 눈과 하얀 피부와 외팔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