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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소설 은 화성인들의 지구 침략을 이야기합니다. 화성인들은 대대적으로 지구를 침략했고,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당연히 각국 정부는 전대미문의 침략에 필사적으로 저항했겠죠. 하지만 에서 정부나 지도자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소설 배경은 영국이지만, 당시 영국 정부나 지도부가 무슨 일을 했는지 자세히 나오지 않습니다. 독자는 그저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막연하게 유추할 뿐입니다. 대신 독자는 주인공을 따라 폐허가 된 영국의 이곳저곳을 방문합니다. 소설 주인공이자 화자는 어느 평범한 시민이고, 이 시민은 그저 목숨을 구하기 위해 사방을 방황할 뿐입니다. 이 주인공은 지도부나 정부의 행방이나 조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고, 어떻게든 자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애씁니다. 사실 정부라고 해서 딱히 화성인..
[게임 시리즈의 노블 분대. SF 세상에서 대부분 강화복들은 기계 장비들입니다.] 소설 와 이후, 강화복은 밀리터리 SF 장르에서 빠지지 못하는 소재가 되었습니다. 물론 우주 전쟁을 다룬 이야기들이 전부 강화복을 애용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강화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스페이스 오페라나 우주 전쟁물도 많아요. 하지만 강화복은 분명히 밀리터리 SF 장르가 사랑하는 소재입니다. 각 창작물들마다 (이름과 형태는 다르지만) 다양한 강화복들을 선보이죠. 모든 강화복들의 공통점이자 기본적인 조건은 말 그대로 '근력을 강화해주는 옷'이라는 겁니다. 누가 강화복을 입든, 강화복은 옷이어야 합니다. 착용자는 강화복에 탑승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착용합니다. 이게 여타 인간형 보행 장비와 강화복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겁니다..
지리학자 데이빗 하비는 현대 산업 문명이 어떻게 도시를 재편하는지 이야기하곤 합니다. 데이빗 하비는 상당히 좌파적인 학자이고 그래서 도시라는 공간을 빈부 격차와 환경 오염이라는 시각으로 관찰하죠. 하비에 따르면, 도시는 부자와 빈민의 터전을 가르고, 다양한 생산물을 빨아들이고, 엄청난 폐기물을 쏟아놓는 공간입니다. (당연히 그 배후에는 자본주의 체계가 존재합니다.) 도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현대 문명의 빈곤 문제와 환경 문제를 절대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죠. 그래서 삼림 도시처럼 도시의 해악을 줄이려는 시도들이 많고요. 그렇다면 이런 빈부 격차나 환경 오염과 함께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요. 사실 수많은 SF 소설들이 미래 도시라는 공간적/문화적/사회적 요소에 주목합니다. 그걸 집중적으로 살피는 작품..
로버트 소여의 은 멋진 소설입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이 책은 오멜라스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행복한 책읽기가 이라는 개정판을 냈죠. 사실 의 번역자 후기가 '공룡과 춤을'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이 책은 공룡 SF 소설입니다. 어느 날 인류는 타임 머신을 개발하고, 두 명의 과학자가 머나먼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타임 머신에 탑승합니다. 한 명은 뼛속까지 공룡을 사랑하는 고생물학자이고, 다른 한 명은 지질학자입니다. 하지만 이 두 명의 관계는 그저 고대 탐사대의 동료 관계가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애증스러운 관계로 얽혔죠. 당연히 그들이 고대에서 학술 탐사하는 동안 이 점은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과학자들이 더 이상 공룡의 생태나 고대 지질 구조에만 신경을 쓸 수 없다는 점입니..
외계 행성 개척은 SF 소설의 흔한 소재 중 하나입니다. 19세기부터 SF 소설은 머나먼 우주를 바라봤고, 어떻게 인류가 그 우주에서 새로운 삶을 꾸릴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아니, 19세기 이전부터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문명을 꿈구곤 했죠. 19세기 이후 과학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그런 고민들은 보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바뀌었고, SF 소설들은 외계 행성과 인류 개척자들을 묘사했습니다. 이런 창작물들을 살펴보면, 개척자들이 낯선 세상에서 안락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꾸리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창작물들은 외계 개척자들을 통해 문명이라는 것이 어떻게 꽃을 피우고 여물어가고 쇠락하는지 보여줍니다. 처럼 SF 소설은 구태여 외계 행성으로 진출하지 않아도 이런 문명의 개화..
예전에 브라이언 싱어가 각본을 집필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싱어가 영화 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요즘에 관련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가 계속 추진 중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작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기 때문에 영화화가 계속 추진 중인 것 같습니다. 는 상당히 유명한 소설이고, 그래서 각색물이나 리메이크 역시 상당히 많습니다. 아마 디즈니 실사 영화가 제일 널리 알려졌겠으나, 그 외에 다른 리메이크들도 많죠. 하지만 (디즈니 실사 영화는 물론이고) 이런 리메이크들이 정말 소설의 정수를 담았는지 의문입니다. 저는 의 리메이크물을 많이 보지 못했으나, 줄거리나 관련 소감을 읽어보면, 이런 리메이크들이 소설의 정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듯합니다. 저는 이 소설의 가장 큰..
"두 단어로 말하겠다. 쥐라기 상어." 소설 의 뒷표지에 박힌 홍보 문구입니다. 물론 의 주연은 메갈로돈이고, 메갈로돈은 쥐라기에 서식하지 않았습니다. 이 거대한 상어는 백악기 이후에 등장했죠. 아예 소설 첫머리는 백악기 후기이고, 메갈로돈이 바다에 빠진 티라노사우루스를 덮칩니다. '쥐라기 상어'라는 두 단어는 메갈로돈이 쥐라기에 서식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홍보 문구는 명백하게 을 가리킬 겁니다. 소설 는 영화 이 공전의 히트를 친 이후 출간되었습니다. 은 공룡을 내세운 영화이고, 사람들은 모두 고대의 거대한 야생 동물들에게 열광했어요. 그 이전에 공룡을 내세우는 영화가 없지 않았습니다. 레이 해리하우젠이 시각 효과를 맡은 작품들이 제일 유명할 테고, 도 있었고, 그 이전에 같은 영화가 있었습니다. ..
은 페미니즘 장르 소설 모음집입니다. 여러 중편과 단편 소설들이 페미니즘을 이야기하죠. 이 소설 모음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주제 중 하나는 '여자들만의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에는 남자가 없고 여자들만 존재합니다. 어쩌면 이걸 여자들만의 유토피아, 페미니즘 유토피아라고 부를 수 있겠죠. 페미니즘은 성 평등 사상이지만, 성 평등을 이룩하고 싶다면 우선 약자(여자)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페미니즘은 약자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고, 그래서 여자들만의 공동체는 페미니즘 유토피아 설정이 될 수 있겠죠. 실제 페미니즘 전문가들이 이런 설정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전문가들은 여자들만의 공동체가 페미니즘 사상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말할지 몰라요. 하지만 페미니즘 운동은 '남자에 의존하지 않는 여자..
제프 밴더미어의 는 서던 리치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 에 이은 세 번째 소설이고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소설이죠. 에서 12차 탐사대는 X 구역이라는 원시적이고 기이한 야생을 떠돌아 다닙니다. 은 누가 탐사대를 조직했고 왜 탐사대를 그 기이한 야생 지역으로 보냈는지 설명합니다. 물론 아무리 이 열심히 설명한다고 해도 모든 의문이 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의문은 더욱 높이 쌓입니다. 는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그 모든 것들을 망라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뭔가를 제시하는 대신 전작의 여러 인물들을 불러옵니다. 에서 주인공은 생물학자였습니다. 에서 주인공은 신임 국장이었습니다. 반면, 에서 특정한 주인공은 눈에 뜨이지 않습니다. 이전 소설들의 여러 인물들이 번갈아 등장하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
[영화 에 나오는 노틸러스. 바다의 시미터. 고증은 다소 어설프나, 모양은 독특합니다.] 흔한 스페이스 오페라는 우주 함대를 해군 체계처럼 구성하곤 합니다. 함재기, 고속정, 호위함, 구축함, 순양함, 전함, 모함 등이 우주 함대를 이루죠. 때때로 우주 고속정이나 구축함은 '어뢰'를 쏩니다. 우주의 발사체를 그저 미사일이라고 부르지 않고 어뢰라고 부릅니다. 저는 그게 뭔가 해군다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우주 함대가 해군의 체계를 모방한다고 해도 '잠수함'이라는 이름을 우주선에 붙일 수 없을 겁니다. 잠수함의 주된 역할은 말 그대로 잠수이지만, 우주에서 잠수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아무리 우주가 또 다른 바다처럼 보여도 우주는 바다처럼 수중과 수면으로 나뉘지 않아요.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