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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사이언스 픽션은 종족이 아니라 변화하는 전복적인 세계를 이야기합니다. (이미지 출처)] "일반인들이 SF에 대해 떠올리는 선입견과 달리, SF는 꽤 오래 전에 외계인이나 안드로이드, 미확인 생물체, 돌연변이, 인공 지능 같은 비인간 캐릭터에 대한 열광을 잃었습니다. 현대의 SF가 비인간 캐릭터를 이용한다면, 그것은 오브제로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 속에 잠재되어 있는 다른 우리를 자극해서 일깨우는 오브제는 우리 자신을 재조립하게 하는 거울과는 조금 다릅니다." 위 문구는 이영도 타자가 쓴 이라는 비평문에서 나옵니다. 에서 이영도 타자는 SF 장르가 비인간적인 존재들을 향한 열광을 잃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왜냐하면 인류가 더 이상 그런 존재를 만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9세기와 달리, 20세기..
피터 벤츨리가 쓴 는 SF 소설이 아닙니다. 흠, 그렇죠. 이건 SF 소설이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수많은 창작가들이 이 소설에 상상 과학을 덧붙이기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는 매력적인 이야기 구조를 선보입니다. 어느 날 무시무시한 바다 괴수는 해안을 습격하고, 사람들은 연이어 죽어나가고, 그 괴수를 잡기 위해 주연 인물들은 출동하고, 주연 인물들과 바다 괴수는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기타 등등. 는 바다라는 장엄한 공간과 육식동물이라는 원초적인 공포와 거기에 맞서는 사투와 인간 승리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바다와 육식동물은 상상 과학을 자극하기에 아주 좋은 소재입니다. 우리 인류는 아직 바다를 제대로 모르고, 따라서 SF 창작가들은 미지의 심연에서 기이한 야수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비단 만 ..
[도입부를 압도하는 초거대 농장들. 거대 인공 생태계로서 이 영화는 시작합니다.] 전작이 그랬던 것처럼, 배경 설정을 알려주는 설명문으로서 영화 는 시작합니다. 이 설명문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뭘까요. 당연히 레플리컨트나 블레이드 러너나 월레스라는 단어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생태계라는 단어를 고르고 싶습니다. 에서 자연 생태계는 붕괴했고, 진짜 꽃이나 나무나 동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영화는 거대한 태양열 발전기들과 유독한 애벌레 농장들을 보여줍니다. 인조인간이나 거대 마천루나 다른 무엇을 보여주기 전에 는 어떻게 생태계가 무너졌고 어떻게 사람들이 먹고 사는지 보여줍니다. 게다가 암울한 지구 환경을 강조하는 수단으로서 꾸준히 나무나 꽃, 여러 동물들은 등장합니다. 따라서 자연 생태계..
엘리너 아나슨이 쓴 는 에 실린 단편 소설입니다. 제목처럼 은 여러 SF 단편 소설들을 담았습니다. 어떤 소설은 하드 SF 장르이고, 어떤 소설은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은 꽤나 재미있군요.) 어떤 소설은 좀 더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는 미래 사회를 그리지 않습니다. 이 단편 소설에는 첨단 과학 기술이나 우주 항해나 로봇이 나오지 않습니다. 분위기는 중세 판타지와 비슷하고, 소설 주인공(주인공들)은 음유 시인과 비슷합니다. 음유 시인은 대륙을 떠돌고, 어떤 마을에 들리고, 귀족의 성채를 방문하고, 이런저런 모험을 겪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SF 소설보다 중세 판타지 소설에 가깝겠죠. 하지만 은 주저하지 않고 를 실었습니다. 이런 사례를 접할 때마다, 저는 SF 소설과 판타지 소설의 ..
앤드류 니키포룩이 쓴 은 자유 무역과 생태계 교란을 고발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세계화 때문에 온갖 생태계, 미생물들, 바이러스들이 서로 뒤섞이고, 이런 것들이 생태계 교란을 유발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다국적 기업들은 이곳저곳에서 원자재들을 수입하고, 상품들을 가공하고, 다시 그것들을 수출합니다. 선박들, 열차들, 항공기들은 원자재들과 상품들을 싣고 세계 곳곳을 누빕니다. 문제는 선박들과 열차들과 항공기들이 돌아다닐 때, 온갖 생물들과 바이러스들이 함께 무임승차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덕분에 북아메리카 해안과 오스트레일리아 해안이 뒤섞이고, 중앙 아프리카 식물이 동남 아시아에 가고, 남아메리카 미생물이 아라비아 해안을 떠돌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해외 동물들을 사들이고, 그것들을 다시 낯선 자연..
켄 워턴이 쓴 은 꽤나 흥미로운 단편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거시적이거나 장대하거나 세상을 획기적으로 뒤집지 않으나,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생태학 같은 과학을 조명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학문들을 자연 과학이라고 여길 겁니다. 생태학은 그렇게 많은 인기를 끄는 학문이 아니죠. 저는 생태학이 뭔가를 직접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좋아합니다. 과학자들이 항공기나 컴퓨터나 약물을 만든다면, 사람들은 그게 대단하다고 생각할 테고 과학이 위대하다고 여길 겁니다. 하지만 생태학은 그런 가시적인 결과물을 창출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생태학은 자연 환경에서 생물 다양성이 무슨 관계들을 맺었는지 관측합니다. 이건 분명히 자연 과학적인 방법이나, 뭔가를 직접 생산하지..
소설 모음집 는 미래 도시, 도시 너머 도시를 이야기합니다. 에 참가한 작가들은 제이 레이크, 존 스칼지, 토비어스 버켈, 엘리자베스 베어, 칼 슈뢰더이고, 그들은 미래 도시 설정을 구상했습니다. 다섯 작가들은 똑같은 설정을 공유하고, 그 설정 위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전반적으로 이 미래 도시는 생태주의에 기대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막대한 양극화와 환경 오염을 일으켰고, 양극화와 환경 오염은 모든 것을 파괴했습니다. 암울한 상황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길을 찾기 원하고, 그들은 생태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생태 도시는 기존 도시와 별로 접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에서 생태 도시는 풀뿌리 유목민들에게 기반을 두고, 평판 경제를 확립하고, 생..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게임은 대항해 시대의 우주 판본입니다.] 나오미 노빅이 쓴 소설 에는 데이빗 웨버가 호평하는 추전사가 붙었습니다. 데이빗 웨버는 가 데뷔 소설임에도 나오미 노빅이 흥미롭고 매력적이고 정갈한 이야기를 썼다고 칭찬했어요. 분명히 는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나폴레옹 전쟁과 드래곤 편대들은 독특하고 웅장한 풍경들을 선사해요. 하지만 그저 이런 이야기나 풍경 때문에 데이빗 웨버가 를 호평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데이빗 웨버는 을 비롯한 시리즈를 썼습니다. 시리즈는 우주 함장 아너 해링턴이 함선을 이끌고 전투를 치르는 스페이스 오페라이고 밀리터리 SF 소설입니다. 동시에 시리즈는 전열함들에게 찬사를 바치는 소설이에요. 데이빗 웨버는 같은 전열 함대가 로망이라고 생각하는 작가이고, 그런 로..
Strange Horizons이라는 사변 소설 잡지에서 엘리너 아나슨은 Hwarhath 시리즈와 기후 변화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엘리너 아나슨은 친척들에게 자신이 기후 변화와 맞서는 미래 인류를 그린 SF 소설을 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미래 인류는 바다에 철분들을 뿌리고, 거대 궤도 우산을 띄우고, 자연 생태계를 대규모로 보존합니다. 하지만 친척들은 그런 소설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고, 인류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어요. 그때 엘리너 아나슨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포기하고 절망한다고 느꼈습니다. 기후 변화가 아주 심각한 대재난이 될 수 있음에도, 친척들은 그걸 적극적으로 막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저 절망하고 대안이 없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마치..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불사를 꿈꾸었습니다. 사람들은 유한한 생명을 연장하기 원했고, 영원히 살기 바랐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불로초와 젊음의 샘을 찾기 원했죠. 신을 창조했을 때, 사람들은 신에게 자신이 원하는 욕망을 투영했습니다. 그래서 신은 죽지 않아요. 당연히 이런 욕망은 환상 소설들에게 온갖 영감들을 불어넣었고, 작가들은 영원히 살아가는 외계인이나 초인이나 기계 지성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외계인은 느리게 살아가고, 모든 것을 천천히 사고하고 판단합니다. 어떤 초인은 영원한 삶이 외롭다고 말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는 광경을 바라봅니다. 너무 오래 살았기 때문에 어떤 기계는 세상을 꿰뚫어보는 지성이 되는 것 같습니다. 죽음과 영생은 숱한 논란들을 일으키고, 불사 판매 회사 역시 그렇겠죠. 만약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