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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수탈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무슨 장면을 연상할까요. 아마 대부분 강자가 폭력적으로 약자에게 재산을 빼앗는 장면을 떠올릴 겁니다. 수탈이라는 단어는 이런 이미지를 연상시키죠. 폭력으로 재산을 빼앗는 그런 장면. 이런 수탈은 여전히 수많은 곳에 퍼져있고, 그래서 많은 빈민들과 야생 동물들은 헐벗고 굶주리고 고통을 당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수탈 이외에 다른 수탈이 있습니다. 그건 환경 오염이라는 폭력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환경 오염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수탈이라는 사실을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습니다. 그저 환경 오염은 우연히 발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대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튀어나오는 부산물이죠. 물론 이 세상에 악의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대기업..
생태주의와 동물 권리 운동과 채식은 아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생태주의 사상은 인간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이 살아가는 삶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당연히 생태주의는 동물 권리 운동으로 직결됩니다. 동물 권리 지지자가 무조건 생태주의자라는 뜻은 아니지만, 이 둘은 떼지 못하는 관계를 맺습니다. 그리고 생태주의자와 동물 권리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채식을 권유합니다. 완전한 채식이 제일 좋겠으나, 육식을 점차 줄이는 것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식량 산업계에서 육식은 공장식 축산으로 이어지고 동물 복지를 무시합니다. 더불어 대규모 목장은 숲을 없애거나 온실 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 오염을 일으킵니다. 양식업 역시 동물 복지를 무시하거나 온실 가스를 배출하거나 해양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죠. ..
[게임 는 묻습니다. 도시는 생태계가 될 수 있는가? 문명과 자연이 적대적일까요?] 데이빗 하비는 에서 환경 오염과 사회학을 논의합니다. 이 책은 데이빗 하비의 여러 논제를 담았고, 그 중에 환경 사회학도 들어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었을 때,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인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자연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과 "문명과 자연을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입니다. 우선 첫째 물음부터 살펴볼까요. 많은 사람들은 자연 환경이 소중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자연 환경이 소중할까요? 이는 대답하기에 어렵지 않은 문제입니다. 자연 환경이 오염된다면, 인간들도 제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숲이 사라진다면, 홍수가 마을을 덮칠 겁니다. 쓰레기를 강물에 버린다면, 우리는 썩은 물을 마셔야..
지리학자 데이빗 하비는 현대 산업 문명이 어떻게 도시를 재편하는지 이야기하곤 합니다. 데이빗 하비는 상당히 좌파적인 학자이고 그래서 도시라는 공간을 빈부 격차와 환경 오염이라는 시각으로 관찰하죠. 하비에 따르면, 도시는 부자와 빈민의 터전을 가르고, 다양한 생산물을 빨아들이고, 엄청난 폐기물을 쏟아놓는 공간입니다. (당연히 그 배후에는 자본주의 체계가 존재합니다.) 도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현대 문명의 빈곤 문제와 환경 문제를 절대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죠. 그래서 삼림 도시처럼 도시의 해악을 줄이려는 시도들이 많고요. 그렇다면 이런 빈부 격차나 환경 오염과 함께 미래의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요. 사실 수많은 SF 소설들이 미래 도시라는 공간적/문화적/사회적 요소에 주목합니다. 그걸 집중적으로 살피는 작품..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이런 '기술적 자연'은 광활한 생물 다양성을 제시합니다.] 예전에 생태계 비디오 게임과 자연 환경의 관계를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몇몇 비디오 게임은 자연 생태계의 정수나 근본을 묘사하고, 플레이어는 그런 게임을 통해 생태적인 감수성을 맛보곤 합니다. 는 아주 대표적인 사례일 겁니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얕은 해안과 깊고 어두운 해저와 하늘거리는 바닷말들과 화려한 산호초와 원시적인 해양 파충류와 조우합니다. 사방에서 온갖 생명들이 돌아다니고, 주인공 잠수부는 그런 충만한 생명력 속에서 헤엄칩니다. 이 게임은 뚜렷한 줄거리나 규칙이 없음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해양 생태를 간접적으로 체험했고 생태적 감수성을 키웠기 때문일 겁니다. 비단 만 ..
[제목은 티-렉스이나, 그림은 트리세라톱스…. 얼마나 뿔용 역시 아름답나요. 공룡은 살육 기계가 아니죠.] 소설 은 의 개정판입니다. 예전에 말한 적이 있는 것처럼 두 판본은 모두 티라노사우루스를 표지 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의 표지 그림은 수많은 티라노사우루스 골격들입니다. 흐음, 솔직히 표지 그림이 좀 괴악하지 않나 싶기도…. 은 '멸종'이라는 타이포그라피와 티라노사우루스를 합쳤습니다. 꽤나 근사한 표지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 영문판 역시 티라노사우루스를 이용했죠. 거대한 수각류가 타임 머신을 바라보거나 물가를 돌아다니거나…. 물론 다른 공룡들이 등장하는 표지 그림이 없지 않으나, 티라노사우루스 그림이 제일 유명한 듯합니다. 사실 이상한 현상은 아닐 겁니다. 이 폭군룡은 예전부터 공룡 팬들과 일반인..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녹색 건물이 도시 숲이 되고 생물 다양성을 늘릴 수 있을까요.] 중국의 류저우가 삼림 도시(포레스트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삼림 도시는 이름처럼 도심지 안에 숲을 가꾼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삼림 도시는 그저 공원을 조성하거나 녹지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류저우는 도시와 건물들 자체를 개조하기 원하죠. 도시를 구성하는 각각 건물들에 수많은 식물들을 심고, 그래서 건물 자체가 하나의 숲이 됩니다. 수백 그루의 나무들을 테라스나 베란다에 심는다면, 그 나무들이 엄청난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겠죠. 따라서 삼림 도시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고, 더러운 공기를 정화할 수 있을 겁니다. 나무들은 온실 가스를 막을 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까지 흡수한다고 들었..
[동물들 역시 밑바닥 계급입니다. 밑바닥 계급이 해방해야 한다면, 동물들 역시 해방되어야 하겠죠.] 봉준호 감독의 가 화제인가 봅니다. 이 영화를 둘러싼 갈등 상황이 화제인지, 아니면 영화의 주제가 화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나 같은 소설들이 떠오르더군요. 자본주의 시장 비판과 바이오펑크가 중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를 이나 와 비교한다면, 의 과학적 상상력이 보다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는 파격적인 설정을 열거하지 않고 세상을 전복시키지 않습니다. 어쩌면 봉준호 감독은 사이언스 픽션의 미덕을 따르기보다 현실을 반영하기 원했을지 모릅니다. 물론 현실을 반영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전복적인 설정을 추구할 수 있으나, 봉준호 감독은 그런 길을 따라가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나 가 (과학적..
[우리처럼 물고기들은 고통을 느낄지 모릅니다. 낚시 없이 우리는 물고기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사람들은 흔히 척추동물을 이와 같은 다섯 가지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각각 서로 다른 이미지를 부여하죠. 우리 자신이 포유류이기 때문에 포유류와 조류는 친근합니다. 반면, 파충류와 양서류는 혐오스럽죠. 거북이나 어린 도룡뇽 같은 예외가 있으나, 악어나 뱀은 그리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마 어류는 척추동물 중에서 제일 이질적일 겁니다. 다른 척추동물과 달리 사지 대신 지느러미가 있고 모두 물 속에서 살고 아가미로 호흡하기 때문이죠. 뱀 역시 척추동물치고 꽤나 이질적인 동물처럼 보이지만, 물고기들은 훨씬 더합니다. 고래나 바다거북 같은 경우가 있으..
"자본주의는 환경 문제에 세 가지 일차적인 방식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환경 파괴 문제는 너무 중요해서 이 방식들에 대해 거듭 논의할 가치가 있다." 에릭 올린 라이트는 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여러 문제점을 나열하고, 그 중에서 환경 파괴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 지적했어요.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이 생태학 서적이 아니라는 겁니다. 에릭 라이트는 유명한 좌파 사회학자이고, 는 아주 다양한 사회주의적인 대안들을 살펴보는 책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유일무이한 사회주의 대안인 것처럼 말하지만, 에릭 라이트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자본주의에 대항하고 사회적 공유를 실현하는 대안은 여러 종류가 있고, 프롤레타리아 독재 이외에 좌파들은 각종 방법들을 실천할 수 있어요.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