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기술적 특이점 (49)
SF 생태주의
오귀스트 빌리에 드 릴아당이 쓴 소설 는 안드로이드라는 용어를 널리 퍼뜨렸습니다. 요제프와 카렐 차페크가 쓴 희곡 은 로봇이라는 용어를 널리 퍼뜨렸고요. 그리고 을 쓴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 공학이라는 용어를 널리 퍼뜨렸죠. 제가 듣기로 아이작 아시모프는 자신이 로봇 공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그런 용어가 이미 존재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아시모프 이전에 아무도 로봇 공학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안드로이드와 로봇과 로봇 공학은 사이언스 픽션에서 비롯한 용어입니다. 하지만 이제 다들 안드로이드, 로봇, 로봇 공학이라는 용어를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하죠. 일상에서 우리가 안드로이드나 로봇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고 해도, 그건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것들 이외에..
[설사 로봇이 된다고 해도, 이런 스팀펑크 골렘이 로봇들의 반란을 고찰할 수 있을까요.] 중세 판타지 설정에는 여러 골렘들이 등장합니다. 전설이나 미신과 달리, 중세 판타지 창작물들은 다양한 골렘들을 내놨습니다. 모험가 일행에게 여러 난관들을 안겨주기 위해서겠죠. 살덩이 골렘, 진흙 골렘, 화염 골렘, 수정 골렘 등등 중세 판타지 설정은 온갖 골렘들을 전시합니다. 재료에 따라 수많은 골렘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골렘 종류는 꾸준히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세 판타지에는 로봇이 없으나, 이런 골렘은 로봇을 대신할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 골렘들을 만드는 사람들은 마법사들이나 연금술사들입니다. 만약 골렘이 자아를 얻고 마법사나 연금술사에게 대항한다면, 이건 로봇이 과학자에게 대항하는 장면과 비슷하게 보이..
예전에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 어떤 사람들은 소설을 걱정했습니다. 만약 인공 지능이 인간 고수를 이길 수 있다면, 인공 지능이 인간 소설가보다 훌륭한 소설을 쓸지 모르죠. 사실 이는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이미 인공 지능은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어쩌면 인공 지능 소설가들이 정말 인간 소설가들을 밀어낼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술 작업이 인간의 영역이고, 기계가 그런 인간적인 영역을 뺏어간다고 한탄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 가지가 궁금합니다. 왜 예술 작업이 오직 인간임을 드러내는 작업이 되어야 할까요? 로봇이 위험하고 힘든 노동을 도맡는다면, 아무도 그걸 불평하지 않을 겁니다. 사람들은 위험하고 힘든 노동을 빨리 로봇에게 맡기기 원하겠죠. 하지만 로봇이 그림을 그리거나..
[콘스트럭터 클래스를 소개하는 게임 예고편은 스팀펑크 로봇 부대를 보여줍니다.] 비디오 게임 과 에는 서로 공통점이 있습니다. 양쪽 모두 신나게 때리고 부수는 요란한 액션 롤플레잉이기 때문에? 흠, 맞아요. 양쪽 모두 신나는 액션 롤플레잉이죠. 하지만 저는 그것보다 과 모두 스팀펑크 로봇들을 보여준다는 특징을 말하고 싶습니다. 에서 온갖 악마들과 괴물들과 로봇들을 때려잡기 위해 반 헬싱은 로봇들을 몰고 다닙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건조자(콘스트럭터)를 선택한다면, 반 헬싱은 로봇 부대를 우르르 끌고 다닐 수 있습니다. 로봇 부대들이 직접 적들을 처지하기 때문에 반 헬싱에게는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비행 로봇들, 보행 로봇들, 부유 로봇이 쏘고 찌르고 터뜨리는 동안 반 헬싱은 그저 뒤에서 구경할 수 있습니..
[게임 이 보여주는 19세기 투박한 플로지스톤 강화복.] 비디오 게임 은 소설 를 과장한 액션 롤플레잉입니다. 게임 주인공은 반 헬싱이나, 이 게임은 와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은 온갖 고딕 호러들과 스팀펑크들을 조합했고, 악마들과 괴물들과 개조 생명체들과 흑마법들과 증기 기관 로봇들을 선보입니다. 이 게임을 본다면, 19세기 환상 소설가들이 뭐라고 생각할까요. 아마 그들은 이 정말 괴악한 짬뽕이라고 여길지 모르겠습니다. 늑대인간은 전기 장치를 달았고, 부유 로봇은 연기를 칙칙 뿜고, 구닥다리 무인기는 악마에게 총을 쏘고, 어설픈 강화복은 철컥거리며 유령을 때려 잡습니다. 사람들은 위어드 사이언스를 두려워하고, 반 헬싱은 증기 기관을 조작하는 동시에 유령 아가씨를 사귑니다. 누군가는 이 산만한 잡..
랜들 먼로가 쓴 은 도발적이고 괴상한 시뮬레이션입니다. 사람들이 랜들 먼로에게 뭔가 이상한 것들을 물어보면, 랜들 먼로는 그걸 가상 실험하고 답변을 답니다. 이런 책을 볼 때마다 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기발한 사고들을 쏟아내는지 깨닫습니다. 만약 인류가 동시에 제자리에서 뛴다면, 그게 지구에 무슨 영향을 끼칠까요? 핵 폭탄을 폭풍의 눈에서 터뜨린다면, 폭풍을 멈출 수 있을까요? 만약 지구가 자전을 멈춘다면, 어떻게 세상이 바뀔까요? 만약 모든 집이 소형 터빈 발전기를 설치한다면, 얼마나 많은 전력을 생산할까요? 아마 SF 작가들 역시 이런 물음들을 흥미롭게 여길지 모릅니다. 몇몇 물음들은 정말 하드 SF 소설로 이어질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이런 물음들이 곧바로 하드 SF 소설로 이어진다..
소설 은 인공지능으로 시작하고, 인공지능으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미래 시대에 지구인들은 외계인들에게 학술 사절을 파견합니다. 일련의 과학자들은 게이트라는 우주선을 타고 외계 행성으로 향하죠. 하지만 우주를 항해하는 동안 뭔가가 잘못 돌아가고, 기이하고 불안한 상황이 게이트를 덮치고, 게이트는 만신창이가 됩니다. 우주선 게이트는 어떤 낯선 행성에 불시착하고, 거기에서 지구인들은 인류와 비슷한 외계인을 만납니다. 외계 행성에서 지구인들은 떠나지 않고 계속 살아가나, 외계 행성이 어떤 비밀을 숨겼다고 느껴요. 은 이런 줄거리로 흘러가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라는 소설의 진면목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줄거리입니다. 이 소설은 하드 SF 우주 탐사물에 가깝고, 우주선이나 외계인이 ..
스페이스 오페라와 로봇은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 그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로봇은 아주 중요한 소재가 됩니다. 시리즈의 은하 제국은 로봇 이야기로 이어졌죠. 는 인류 문명이 인공 지능을 이용해 유토피아를 만들었다고 묘사합니다. 에서는 우주 함선의 인공 지능이 주인공입니다. 이런 소설들을 비롯해 온갖 스페이스 오페라 만화들, 영화들, 게임들은 여러 로봇들을 선보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인류는 우주를 항해할 수 있고, 그런 기술력은 각종 로봇들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다른 항성계로 항해하는 인류가 로봇을 만들지 못한다면, 그건 꽤나 모순적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로봇을 이야기하지 않는 스페이스 오페라 창작물들 역시 많을 겁니다. 로봇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필수적인 조건이 아닐 겁니다..
다니엘 윌슨이 쓴 는 두 가지 소재를 종합했습니다. 하나는 로봇이고, 다른 하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즉, 로봇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그래서 인류 문명이 무너졌고, 세상이 아비규환 속으로 빠졌다는 뜻입니다. 이는 매우 고전적인 내용이나, 동시에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술적 특이점을 언급하는 21세기에서 인공 지능과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보일 수 있겠죠. 기술적 특이점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많을 것 같고, 작가 역시 자신이 로봇 공학 기술자라고 홍보합니다. 아쉽게도 는 기술적 특이점을 별로 살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소설 속의 기계들은 그저 좀 더 특이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겉모습은 분명히 기계이나, 행동거지와 사고 방식은 인간적인 범주에서 ..
※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작품들의 중요한 줄거리를 설명합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 존 스칼지의 소설 , 피에르 불의 소설 , 길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 . 이런 작품들의 내용 누설을 피하고 싶으신 분께서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소설 은 외계인들에게 쫓기는 어느 지구 우주선을 이야기합니다. 이 우주선은 지구 소속이나, 재미있게도 우주선을 지휘하는 선장은 인간이 아닙니다. 돌고래죠. 유전자 조작을 거치고 인간만큼 똑똑한 신종 돌고래입니다. 이 우주선에서 신종 돌고래는 비단 선장만이 아닙니다. 각종 승무원들과 탐사 대원들과 과학자들 역시 신종 돌고래들이고, 게다가 지질학자 신종 침팬지까지 끼어있습니다. 인간 승무원들도 있으나, 인간들은 우주선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합니다. 뭐, 결국 신종 돌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