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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모스라는 여신입니다. 하지만 이런 블록버스터 속의 거대 괴수가 영성을 말할 수 있을까요?] 영화 은 '왕'을 강조합니다. 제목부터 예고편들, 포스터들, 각종 홍보 문구들까지, 은 왕을 말합니다. 하지만 종종 모스라는 왕보다 다른 위상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어떤 동굴 벽화는 모스라와 모스라를 숭배하는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모스라를 숭배하고, 이 벽화에서 모스라는 여왕보다 여신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모나크 괴수 과학자들 역시 '신성'을 말합니다. 모나크 과학자들은 여왕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나, 전반적으로 모스라 연구 보고서는 신성에 초점에 맞춥니다. 모스라가 화려한 광선을 사방에 뿌릴 때, 사람들은 그걸 여왕의 광선이 아니라 (여)신의 광선이라고 부릅니다. 감독 마이클 도허티 역시 모스라를 여..
영화 에서 그리버스 장군을 조사하기 위해 오비완 케노비는 우타파우 행성으로 날아갑니다. 오비완 케노비는 그리버스 장군과 광검 대결을 벌이고 그리버스를 열세로 밀어넣죠. 이 부분에서 광검 대결 연출은 다소 가볍고 장난스럽습니다. 에서 주연 악당임에도 그리버스 장군은 별로 무게 중심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영화 속에서 그리버스 장군은 2D 애니메이션 가 보여준 묵직함과 위협을 날려버리고 가벼운 악당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그리버스 장군은 주연 악당보다 소악당 같습니다. 장군이라는 칭호는 어울리지 않죠. 그리버스 장군이 망토를 벗었을 때, 뼈다귀 같은 신체는 위엄을 빼았습니다. 어떤 관객들은 이런 뼈다귀 같은 신체를 좋아할지 모르나, 이런 신체는 상대를 압도하는 위엄과 거리가 멀어요. 어쩌면 조지 루카스는 그리버..
※ 이 게시글에는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과 모리스 르블랑이 쓴 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의 치명적인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모리스 르블랑이 쓴 소설 는 추리 소설입니다. 셜록 홈즈가 유명한 탐정이라면, 아르센 뤼팽은 신출귀몰한 도둑일 겁니다. 추리 소설 세상에서 아르센 뤼팽은 가장 유명한 도둑 무리에 속할 수 있겠죠. 시리즈는 상당히 많으나, 소설 에서 아르센 뤼팽은 데뷔합니다. 이건 다소 이상한 데뷔입니다. 소설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데뷔하자마자 첫째 소설에서 뤼팽은 경찰에게 붙잡힙니다. 모리스 르블랑은 아르센 뤼팽을 장기 시리즈로 끌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추리 소설이 열풍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르블랑은 아르센 뤼팽을 쓰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물론 첫째 소설에서 뤼팽이 경찰에게 붙잡힌다고 해..
소설 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입니다.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사고 방식에는 어떤 함정이 있습니다. 정말 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일까요? 분명히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아이작 아시모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아시모프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아이작 아시모프에게는 저작 권리가 있겠죠. 그렇다고 해도 이 소설 그 자체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것일까요? 본인이 혼자 읽기 위해 아이작 아시모프가 을 썼을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여러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아시모프는 을 썼을 겁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을 읽을지 아시모프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아시모프는 본인 이외에 그 누구도 을 읽지 않을 거라고 걱정했을지 모릅니다. 사실 이 세상에..
로봇 공학(robotics)은 일상적인 용어입니다. 로봇 공학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해도, 사람들은 로봇 공학이 어색하지 않은 용어라고 생각할 겁니다. 누군가가 로봇 공학이라고 말할 때, 사람들은 자동화 기계나 실험적인 인간형 로봇을 머릿속에 떠올리겠죠. 다들 이게 자연 과학 용어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로봇 공학은 자연 과학 용어가 아니었습니다. 로봇 공학은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었죠. 이건 SF 용어였습니다. 이건 아이작 아시모프가 만든 신조어입니다. 재미있게도 아이작 아시모프 역시 자신이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로봇 공학을 언급했을 때,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 공학이라는 용어가 이미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모프가 로봇 공학을 언급할 때까지, 아무도 로봇 공학이라는 용어..
"기계가 기계를 만들다니!" 영화 에서 C-3PO는 외칩니다. 드로이드 공장에 들어섰을 때, C-3PO는 거대한 자동 로봇들이 드로이드들을 조립하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C-3PO에게 그건 꽤나 충격적인 장면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C-3PO는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까지 C-3PO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한다고 생각했고 노동자가 없는 공장을 상상한 적이 없을지 모릅니다. 사실 이건 다소 모순적이고 재미있는 장면입니다. C-3PO 역시 드로이드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C-3PO는 인간 형태 드로이드입니다. 비록 인간과 달리 C-3PO는 아주 유연하게 움직이지 못하나, 어느 정도 인간처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만약 로봇 공학 기술자들이 C-3PO를 훨씬 개선한다면, 그런 개량 드로이드..
소설 모음집 는 8편의 장르 단편 소설들을 담았습니다. 2편은 공포 소설이고, 6편은 SF 소설들입니다. 구성에서 책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건 SF 소설들에 힘을 주는 모음집이군요. 책을 읽는다면, 독자들 역시 SF 소설들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제일 처음에 실린 단편 역시 SF 소설이고요. SF 소설들을 추구하는 모음집으로서 이 책은 전건우 작가가 쓰는 머릿말로 시작합니다. 머릿말에서 전건우는 인공 지능이 소설을 쓰는 시대가 왔으나 인간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 쓰는 소설에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계속 소설을 써야 할지 모릅니다. 수많은 인문학자들이나 소설가들은 인공 지능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죠. 수많은 사람들은 그게 인간의 ..
로버트 셰클리가 쓴 는 꽤나 웃기는 단편 소설입니다. 아니, 는 SF 소설보다 코미디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로버트 셰클리는 재치가 넘치는 글들을 선보이는 작가이고,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우연히 소설 주인공은 구두를 삽니다. 중요한 것은 구두가 아니라 구두의 인공지능입니다. 원래 구두의 인공지능은 착용감을 조절하나, 소설 주인공이 구입한 구두의 인공지능은 아주 똑똑한 시제품입니다. 이 구두는 첨단 다용도 컴퓨터와 똑같고, 그래서 온갖 사건들을 저지릅니다. 물체 투시부터 자연어 대화, 원거리 조망, 음성 변조, 기타 등등 구두는 멋진 기능들을 갖추었습니다. 그런 기능들은 구두 한짝에게 너무 과다한 능력 같습니다. 그래서 첨단 시제품 구두는 자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재주들을 발휘합니다...
[게임 처럼, 번성하는 생물 다양성은 진정한 창조, 훨씬 선천적인 창조일지 모릅니다.] 드라마 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인기 수사 드라마입니다. 인기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는 과학 수사 열풍을 일으켰고, 다양한 스핀 오프들을 뽑아냈죠. 이 드라마에서 저는 어떤 에피소드가 꽤나 인상적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게 무슨 에피소드인지 저는 잘 기억하지 못하겠으나, 거기에서는 로봇을 만드는 공학 기술자가 등장했습니다. 로봇 기술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로봇을 만들고, 그건 진정한 창조 작업이다. 여자가 아이를 배는 행위는 창조적이지 않다. 동물들조차 임신할 수 있다." 저는 정확한 대사를 기억하지 못하겠으나, 대략적인 내용은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임신이 신비롭고 성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배는..
임승수가 쓴 은 해설서입니다. 은 카를 마르크스가 쓴 을 훨씬 쉽게 설명하는 책이죠. 이 책은 원본이 설명하는 여러 내용들을 담았고, 그것들 중 이윤율 저하 경향이 있습니다. 이윤율 저하 경향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전반적인 이윤율이 하강한다는 내용입니다. 전반적인 이윤율이 계속 하강한다면, 언젠가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망하겠죠. 이윤율이 하강한다면, 기업들은 더 이상 활동하지 않을 테고, 기업을 운영하고 싶다고 해도 아무도 수익을 내지 못할 겁니다. 따라서 이 설명하는 내용들 중 이윤율 저하 경향은 꽤나 많은 논란들을 부릅니다. 똑같이 마르크스 경제학자라고 해도, 누군가는 이게 맞다고 주장하고, 누군가는 이게 잘못되었다고 주장해요. 남한에서 고 김수행 교수는 가장 유명한 마르크스 경제학자일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