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F & 판타지/비경 탐험 (92)
SF 생태주의
[심지어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조차 사회학을 이야기해요. 하드 SF 소설에서 이건 훨씬 중요하겠죠.] 소설 에서 1부 는 어떻게 인류가 방주 우주선을 만드는지 보여줍니다. 달이 뽀개졌기 때문에 인류는 우주로 달아나야 하고, 과학자들은 다급히 방주 우주선을 건조합니다. 당연히 는 어떻게 인류가 국제 우주 정거장을 방주 우주선으로 활용하는지 보여줍니다. 소설 1부는 기계 공학과 우주 물리학에 치중해요. 가끔 다른 분야들은 그저 고개를 내밀 뿐이고, 기계 공학과 우주 물리학은 대부분 내용을 차지하죠. 하지만 2부 에서 인류는 방주 우주선을 완성하고, 슬슬 이야기는 다른 분야들로 넘어갑니다. 수많은 파편들을 피하고 방주 우주선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기계 공학과 우주 물리학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우주 공간..
어슐라 르 귄이 쓴 은 비경 탐험 이야기입니다. 이 단편 소설은 극지를 탐험했음에도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은 탐험대를 이야기합니다. 재미있게도 이 탐험대는 여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게 재미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탐험을 남성적인 행위라고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숭배하는 숱한 탐험가들은 남자들입니다. 항해 왕자 엔히크, 바스코 다 가마, 크리스토퍼 콜롬버스, 제임스 쿡, 알렉산더 훔봍트, 페르난디드 마젤란, 찰스 다윈, 알프레드 윌레스, 기타 등등.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비경 탐험 소설들 역시 남자들을 이야기합니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유명한 비경 탐험 소설들을 보세요. 아서 코난 도일이 쓴 , 쥘 베른이 쓴 , 라이더 해거드가 쓴 같은 소설들은 남자 탐험대들을 이야기합니다. 여기..
웹툰 는 2015 우주 특집 단편 만화들 중 하나입니다. 2015년에 네이버 만화가 우주 특집 만화를 주최한 것 같습니다. 네이버가 이런 행사를 주최한 이유는…. 글쎄요, 2014년에 남한에서는 아주 어마어마한 SF 영화가 흥행했죠. 영화 는 극장 좌석을 동내는 기염을 토했고, 수많은 사람들은 가 완성도 높은 하드 SF 영화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어쩌면 네이버 만화는 그런 열풍을 이어가고 싶었는지 모르죠. 저는 열풍이 꽤나 거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언스 픽션의 핵심은 영화가 아니라 소설에 있을 테고, 따라서 SF 소설들이 별로 열풍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그 문화는 사이언스 픽션의 핵심에 쉽게 닿지 못하겠죠. 국내 사회는 아직 그런 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한 것 같고요. 그렇다고 해도 이런 우주 특집 만화들..
[이런 애니메이션은 이 지구에서 우리 이외에 수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살아간다고 이야기합니다.] 애니메이션 은 과학 학습 애니메이션입니다. 옥토넛 탐험대는 다양한 해양 생태계들을 방문하고, 거기에 어떤 생명체들이 사는지 관찰합니다. 옥토넛 탐험대를 따라 탐험하는 동안 시청자 아이들은 무슨 해양 생명체들이 살아가는지 배울 수 있고요. 과학 학습이 주된 목표이기 때문에 전투나 파괴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액션이 나온다고 해도, 그건 누군가를 처치하고 파괴하는 액션이 아니죠. 따라서 전투와 파괴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애니메이션은 시시할지 모릅니다. 나 같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은 꽤나 심심할지 모릅니다. 똑같이 야생 동물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와 은 서로 아주 다르죠. 은 야생 동물의 ..
[네, 그렇습니다. 왜 자꾸 SF 소설이 아득한 우주 너머로 탐험하고 싶어할까요?] 고대 폴리네시아 항해사들부터 중국 정화 함대와 대항해 시대, 알렉산더 훔볼트나 알프레드 월리스 같은 과학자들, 스푸트니크 인공 위성과 트리에스테 잠수정, 보이저 무인 탐사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탐험 관련 서적들은 작은 돛단배부터 시작하고 장대한 우주 항해로서 마무리를 짓습니다. 어떤 탐험 서적들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할 거라고 예상하고 아서 클라크 같은 작가를 언급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탐험 서적들은 SF 소설 같은 느낌을 풍깁니다. 이런 유구한 과정을 볼 때마다, 저는 SF 소설이 드러내는 가장 커다란 특징들 중 하나가 공간적인 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돛단배, 범선, 증기선, 심해 잠수정, 인공 위성, 유인 우주..
[자주 중세 유럽 판타지 소설들은 지도들을 집어넣습니다. 비경 탐험 소설들은 그렇지 않죠.] 중세 유럽 서사 판타지 소설에서 지도를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수많은 중세 판타지 소설들은 첫장에 지도를 집어넣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판타지 독자들은 먼저 지도를 만납니다. 내용을 읽기 전에 판타지 독자들은 가상의 세계를 만납니다. 저는 여기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은 텍스트 매체입니다. 하지만 텍스트를 보여주기 전에 숱한 중세 판타지 소설들은 지도를 보여줍니다. 일부러 지도를 건너뛰지 않는다면, 내용을 머릿속에 담기 전에 독자는 지도를 머릿속에 담아야 합니다. 이런 첫째 조우는 이후 독자에게 여러 영향들을 끼칠지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언제나 지도를 염두에 뒀습니다...
소설 에서 차라라는 등장인물은 성단 위원회의 학술 건물에 들어갑니다. 성단 위원회 건물에서 차라는 어떤 그림을 감상해요. 그 그림은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우주 승무원을 표현했습니다. 당연히 분위기는 적막하고 불길합니다. 거대한 보라색 화늘은 그림의 윗부분을 크게 차지했습니다. 보라색 하늘에서 작은 낫 같은 달은 희미한 빛을 뿜습니다. 죽은 달빛은 구식 성단 우주선을 비추고, 선홍색 노을 속에서 성단 우주선은 무기력하게 보입니다. 성단 우주선 옆에는 남색 외계 식물들이 줄지었고, 마르고 단단한 금속처럼 보입니다. 가벼운 방호복을 입은 우주 승무원은 깊은 모래를 간신히 헤쳐가는 중입니다. 우주 승무원은 망가진 우주선과 죽은 동료 승무원을 바라봅니다. 헬멧이 얼굴을 가렸기 때문에 차라는 우주 승무원의 얼굴을 ..
[이런 상황에서 복잡하고 비좁은 거대 우주 폐선은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던전이 될 수 있죠.] '중세 판타지 게임에서 모험가들은 던전을 탐험하고, 스페이스 오페라 게임에서 우주선은 우주를 항해한다.' 예전에 어떤 게임 사이트에서 이런 문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저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습니다. SF 게임들에서 던전 탐험이 정말 우주 항해보다 작은 비중을 차지할까요? 같은 거대 전략 게임이나 같은 비행 게임은 우주 항해를 이야기하죠. 나 같은 소규모 게임 역시 우주 항해를 표현합니다. 이런 게임들에 주목한다면, 다들 스페이스 오페라 게임들이 우주 항해를 주로 표현한다고 여길지 모릅니다. 하지만 SF 세상에서 던전 탐험은 우주 항해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입니다. 비단 SF 게임들만 아니..
[게임 의 한 장면. 우리가 정말 화성 개척 도시를 준비할 수 있을까요.] 오래 전부터 화성은 SF 작가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끄는 소재였습니다. 가장 가까운 행성이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화성에 지대한 관심을 쏟았고, SF 작가들 역시 화성에 열정적으로 주목했습니다. 만약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다면, 첫째 목적지는 달과 화성이 될지 모릅니다. 금성 역시 중요한 목적지가 될 수 있겠으나, 너무 뜨겁기 때문에 SF 작가들은 금방 시선을 돌렸어요. 이는 금성을 이야기하는 SF 소설들이 아예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한때 SF 작가들은 금성에 생명체가 산다고 여겼고, 심지어 SF 소설에 친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작가들조차 금성 이야기를 썼습니다. 한낙원이 쓴 같은 소설은 그런 사례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이 발달할수록 금..
소설 는 제임스 쿡 선장에게 바치는 찬가입니다. 주연(?) 우주선 인데버는 제임스 쿡이 탔던 인데버에게서 이름을 땄습니다. 소설 주인공 선장은 꾸준히 제임스 쿡을 회고하고, 자신이 제임스 쿡 같은 탐험가가 되었다고 느낍니다. 소설 를 쓴 아서 클라크는 영국 작가입니다. 제임스 쿡 역시 대표적인 대영 제국 탐험가였고요. 따라서 아서 클라크는 위대한 영국 탐험가에게 찬사를 바치고 싶었을 테고, 에 인데버를 집어넣었을 겁니다. 제임스 쿡이 태평양을 탐험한 것처럼 아서 클라크는 우주 탐사대가 초거대 우주선을 돌아다니기 바랐을 겁니다. 는 정말 거시적이고 감동적인 소설입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는 저도 모르게 하늘을 바라보고 우주를 연상할지 모릅니다. 는 좋은 SF 소설이 따라야 하는 표준적인 절차일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