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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이른바 '최애'는 최고 애정 줄임말입니다. 문자 그대로 최고 애정(最高 愛情)은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나 대상을 가리킵니다. 아이돌 가수 덕질이 커다란 문화가 되었기 때문에, 종종 최애는 아이돌 가수(최애돌)를 가리킵니다. ("예원 언니, 저는 언니를 정말 사랑해요~♡") 하지만 최애는 비단 아이돌 가수만 아니라 소설 작가가 되거나 영화가 되거나 다른 뭔가가 될 수 있습니다. 야생 포유류 역시 최애가 될 수 있습니다. 많고 많은 야생 동물들 중에서 호랑이는 아주 커다란 인기를 끕니다. 호랑이는 최애 야생 동물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Panthera 동물들 역시 아주 매력적입니다. 왜 호랑이를 비롯해 Panthera 동물들이 매력적인가요? 호랑이가 크고 강하기 때문에? 호랑이가 막강하기 때문에, ..
인간은 무인도가 아닙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입니다. 자유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떠벌이나, 인간이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순수한 개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호모 소시올로지쿠스(homo sociologicus)가 가리키는 것처럼, 사회 없이, 인간은 살아가지 못합니다.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관계들을 맺습니다. 그래서 자유 민주주의, 개인의 자유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인간은 단수보다 복수입니다. 인간이 단수보다 복수인 것처럼, 여러 관계들 속에서 인간은 존재합니다. 인간이 여러 관계들을 맺는 것처럼, 소설은 여러 관계들을 맺습니다. 실비 제르맹은 소설 작가입니다. 문학 평론가들은 실비 제르멩이 새로운 마술적인 사실주의(마술적인 리얼리즘)를 썼다고 호평합니다. 만약..
"오키도키, 매킨토시, 남양주시, 이다도시~." 이렇게 라디오 방송 에서 진행자 김신영은 언어 유희를 구사합니다. 이 문장은 네 단어들을 늘어놓으나, 이 단어들은 뭔가를 가리키지 않습니다. 흔히 단어들은 뭔가를 가리키나, 이 문장에서 단어들은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습니다. 이 문장에는 내용이 없습니다. 이 문장은 남양주시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비록 청취자가 남양주시가 어디인지 알지 못한다고 해도, 이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보다 형식입니다. 이 문장은 네 단어들, 네 음절들을 늘어놓고, '~시'를 반복하고, 운율을 맞춥니다. 운율, 형식을 위해 이 문장은 오키도키, 매킨토시, 남양주시, 이다도시를 늘어놓습니다. 이 문장은 내용보다 형식이 중요할 수 있다고 증명합니다...
[이 장면은 우주 개척에 속하지 않으나, 이 장면과 우주 개척 게임은 비슷한 위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앗, 세상에! 어떤 외계 행성에서 우주 탐사대는 불시착했습니다. 장거리 탐사 우주선이 외계 행성 공전 궤도를 지나가는 동안, 행성 인력은 어떤 작은 운석을 끌어당겼고, 운석은 탐사 우주선에 부딪혔습니다. 누군가는 이게 너무 불합리한 우연이라고 말할 겁니다. 아무리 행성 인력이 운석을 끌어당겼다고 해도, 넓고 넓은 우주에서 장거리 탐사 우주선과 운석은 아주 아주 작습니다. 양쪽은 아주 아주 작으나, 결국 양쪽은 충돌했고, 이건 너무 불합리한 우연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불합리한 우연은 나타났고, 외계 행성에서 우주 탐사대는 불시착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생존자들입니다. 이제 장거리 우주 탐사 대원들은..
[자연 속에서 인류가 살기 때문에, 자연에서 인류는 비롯합니다. 심지어 외계 자연조차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에게는 타인이 필요합니다. 타인은 사랑하기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어쩌면 자기애(自己愛) 역시 마찬가지인지 모릅니다. 보편적인 인간에게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신적인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육체적인 측면입니다. 정신과 육체는 별개입니다. 정신과 육체가 별개이기 때문에, 정신은 육체를 의식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신과 육체가 별개라고 해도, 정신은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바이오펑크 장르는 이것을 훨씬 강조합니다. 바이오펑크에게 정신과 육체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바이오펑크들은 어떻게 육체가 바뀌고 육체에서 정신이 비롯하는지 이야기합니다. SF 소설 모음집 에서 단편 소설 는 인간이 ..
[만약 옆동네 철수가 유사성을 엉뚱하게 파악한다면, 이 우아한 생명체는 헤엄치는 생체 솥뚜껑이 될 겁니다.] "자라 보고 놀란 사람은 솥뚜껑 보고 놀란다." 이 속담은 인간이 유사성을 파악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만약 옆동네 철수가 자라에게 깜짝 놀랐다면, 철수가 솥뚜껑을 볼 때, 옆동네 철수는 솥뚜껑이 자라라고 생각할 겁니다. 옆동네 철수는 솥뚜껑에게 깜짝 놀랄 겁니다. 자라와 솥뚜껑 사이에서 유사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라에게는 둥글고 넙적하고 거무튀튀한 등껍질이 있습니다. 사실 자라 등껍질은 상대적으로 딱딱하지 않습니다. 거북 등껍질과 달리, 자라 등껍질은 물렁물렁합니다. 그래서 영어 이름은 부드러운 등껍질 거북(softshell turtle)입니다. 하지만 둥글고 넙적하고 거무튀튀한 등껍질과 솥뚜껑은..
[인간 생존자들은 외계 생명체들을 몰아냅니다. 이건 정복이고, 외계 생명체들은 '네이티브'인지 모릅니다.] 사람들이 텍스트를 해석할 때, 사람들은 여러 방법들을 이용합니다. 텍스트를 해석하기 위해 평론가들은 여러 방법들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함정이 될지 모릅니다. 특히, 여러 해석 방법들 중에서 몇몇 방법은 치명적인 오류가 될지 모릅니다. '유사성의 함정'은 유사성들을 이용해 교집합을 만듭니다. 이런 유사성들은 착각인지 모릅니다. 두 텍스트 사이에서 평론가가 어떤 유사성들을 찾는다면, 유사성들이 근본적인 공통점이 아님에도, '유사성의 함정'은 유사성들을 묶고 교집합을 만들 겁니다. '생산 조건의 함정'은 선천적인 것이 후천적인 것에게 반드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
소설 는 크게 세 부분들로 나뉩니다. 세 부분들 중에서 두 번째 부분은 제목 '바다의 노동자'와 가장 잘 어울립니다. 험준한 해안에서 소설 주인공 질리아가 온갖 육체 노동들을 감당하기 때문입니다. 좌초한 선박에서 엔진을 건지기 위해 소설 주인공 질리아는 험준한 해안 생활을 극복해야 합니다. 해안에서 질리아는 수많은 어려움들을 거칩니다. 이런 과정은 왜 소설 제목이 바다의 노동자인지 보여줍니다. 하지만 질리아는 비단 노동자일 뿐만 아니라 생존자입니다. 질리아가 커다란 문어에게 잡혀갈 때, 소설 는 무인도 생존 소설 같습니다. 소설 제목은 바다의 노동자보다 '바다의 생존자'가 되어야 하는지 모릅니다. 빅토르 위고는 를 염두에 두지 않았을지 모르나, 가 거친 자연 속에서 소설 주인공이 살아남는다고 이야기하기 ..
[소녀와 소년은 도둑과 탐정이 되고, 도둑과 탐정의 숨바꼭질은 사랑의 숨바꼭질을 비유합니다.] 다치가와 메구미가 그린 만화 은 로맨스 장르입니다. 당연히 로맨스 장르는 연인을 보여줘야 할 겁니다. 로맨스 장르로서 에서 두 주연은 하네오카 메이미와 아스카 다이키입니다. 양쪽은 같은 학급 학생이나, 사이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하네오카 메이미는 아스카 다이키에게 시비를 걸곤 하고, 아스카 다이키는 하네오카 메이미에게 쏘아붙이곤 합니다. 메이미와 다이키가 대화를 시작할 때, 학급 친구들은 양쪽이 또 다시 싸울 거라고 예상하고, 이런 예상은 별로 틀리지 않습니다. 하네오카 메이미와 아스카 다이키는 비단 같은 학급 학생으로서만 아니라 도둑과 탐정으로서도 정말 경쟁 상대입니다. 사실 하네오카 메이미는 단순한 학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