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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게임 의 한 장면. 스페이스 오페라의 우주선처럼, 스팀펑크는 비행선을 내세울 수 있겠죠.]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무슨 장면을 떠올릴까요. 은하 제국의 황제? 광선총으로 무장한 어마어마한 병사들? 기이한 외계 괴수? 개인적으로 우주 활극이라는 별명처럼 우주선이 먼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우주선들. 아주 거대한 우주 항모부터 작고 빠른 개인용 우주선까지. 스페이스 오페라에는 수많은 행성들이 존재하고, 이 우주선들은 그런 행성들 사이를 누빕니다. 우주선들은 (아주 작은 개인용 우주선 역시) 웜홀을 통과하거나 초공간을 도약할 수 있고, 그래서 머나먼 행성에 쉽게 도달할 수 있죠. 종종 이런 우주선은 주인공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냅니다. 사실 주인공들은 우주선에서 지낼..
아마 많은 사람들은 검마 판타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게임 를 떠올릴 겁니다. 로버트 하워드나 클라크 애쉬톤 스미스, 마이클 무어콕 같은 작가들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분명히 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이 게임은 검마 판타지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그래서 검마 판타지를 일컫는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는 전형적인 풍경들을 조성했죠. 전사와 성직자와 도적과 마법사가 어느 마을에 들립니다. 이들은 유쾌하고 시끄러운 술집에서 정보들을 얻습니다. 이들은 그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흡혈귀가 산다는 성채를 찾습니다. 이 성채는 던전이 되고, 모험가 일행은 던전 속에 들어가고, 비좁고 복잡하고 위험한 경로들을 거칩니다. 각종 언데드들과 함정들이 이 네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모험가 일행은 모든 위험..
[영화 의 한 장면. 이런 SF는 엄격할 것 같으나, 결국 이것 역시 상상의 영역입니다.] 어쩐지 하드 SF 소설들은 굉장히 엄중할 것 같은 느낌을 풍깁니다. 흔히 사람들은 스페이스 오페라가 우주 활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조롱하지만, 반대로 하드 사이언스 픽션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죠. 분명히 하드 SF 소설들은 사이언스 픽션이 빛내는 정수를 담았습니다. 만약 독자가 가장 순수한 사이언스 픽션을 만나고 싶다면, 하드 SF 소설이 해답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드 SF 소설에 환상적인 요소가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드 SF 소설은 엄중한 고증을 자랑하는 것만큼 수많은 환상적인 요소들에 기댑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만큼 신화와 전설이 점유하는 영역까지 날아가지 않으나, 종종 하드 사이언스 픽션은 진..
[이런 그림처럼, 중세 판타지의 스팀펑크는 화려한 공중 함선 전투를 펼칠 수 있을 겁니다.] 종종 하드 SF 독자들은 스페이스 오페라를 스페이스 판타지라고 비꼬곤 합니다. 사실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용어 자체가 조롱을 담았죠. 스페이스 오페라는 SF 소설의 과학적 고증보다 상상력만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 SF 비평가들은 이 장르를 신나게 씹었습니다. 하지만 스페이스 오페라는 어마어마한 인기를 자랑했고, 시장의 많은 부분을 독차지했어요. 스페이스 오페라를 뺀다면, 아마 SF 소설 시장이 꽤나 작아졌을지 모릅니다. 물론 스페이스 오페라가 무조건 유치하거나 단순하다는 생각은 커다란 오해입니다. 이 장르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것만큼 여러 변화를 거쳤습니다. 이안 뱅크스, 피터 해밀튼, 댄 시몬스 같..
[게임 에서 함대와 싸우는 우주 드래곤! 이런 설정 역시 중세 판타지에서 비롯했겠죠.] 예전에 어떤 인터넷 평론을 읽었습니다. 그 평론은 판타지 소설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나열하더군요. 초기 소설부터 전성기 소설을 거치고 던전 크롤링 게임을 설명하고 21세기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기념비적인 판타지 작품들이 줄줄이 등장했습니다. 각종 신화를 제외하고, , , 등은 초기 판타지입니다. (는 초기 SF 소설로 불리기도 하죠.) 3부작이나 시리즈는 현대 서사 판타지를 구축한 장본인이고요. 3부작 역시 빼놓지 못하겠죠. 그 평론은 소설 위주로 이야기했으나, 게임도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게임 자체의 영향력도 어마어마하고, 시리즈나 시리즈 같은 걸출한 소설들도 있고요. 는 전형적인 서사 판타지가 아니지만, 21세기 판..
[게임 의 에테르 드레이크. 왜 이렇게 드래곤이 엄청난 인기를 누릴까요.] 드래곤은 검마 판타지의 인기 괴수입니다. 검마 판타지 작가들은 드래곤을 사랑하고 드래곤을 여기저기에 집어넣습니다. 여기저기에 드래곤들이 있죠. 전통적으로 드래곤은 무시무시한 악마였습니다. 하지만 몇몇 작가들은 드래곤을 영웅으로 만들었고, 그래서 드래곤은 악마가 되거나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에 등장하는 글라우룽은 무조건 악마지만, 의 드래곤은 악당 오우거를 물리치는 영웅입니다. 게다가 이 드래곤(을 빙자한 인간)은 주인공입니다. 이렇듯 드래곤은 영웅과 악당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립니다. 덕분에 SF 작품들은 검마 판타지에게서 슬쩍 드래곤을 빌려왔습니다. 드래곤의 명성이 너무 대단하기 때문에 SF 작가들은 이 괴수를 그냥 놔둘 수 ..
데이빗 웨버의 아너 해링턴 시리즈는 우주 함대전을 묘사합니다. 당연히 다양한 우주 함선들과 우주 병기들이 등장합니다. 현실의 수상함들이 포탄과 로켓과 미사일과 어뢰를 쏘는 것처럼 소설 속의 우주 함선들도 레이저를 쏘고 미사일을 쏘고 중력 장창을 쏩니다. 우주 함선들은 중력장이나 에너지 장을 펼치고 선체를 보호합니다. 견인 광선도 있고, 정찰 무인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 어뢰나 감마선 어뢰도 있습니다. 흠, 어뢰…. 감마선 어뢰이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어뢰가 아니겠죠. 저는 아너 해링턴 시리즈를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에 감마선 어뢰나 에너지 어뢰가 무슨 병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을 읽었으나, 거기에 감마선 어뢰가 나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분명한 점은 소설 속의 우주 함선들이 감..
[만약 이런 우주 함선이 생체 함선이라면, 이것 역시 바이오 웨폰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생체 병기는 사이언스 픽션의 오랜 소재입니다. 생체 병기는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그 중 하나가 생체 함선입니다. 영어권에서는 바이오쉽 혹은 리빙 쉽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생체 병기는 바이오 웨폰이라고 불리는 듯하지만, 사실 일반적으로 바이오 웨폰은 미생물 병기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탄저균 무기처럼 생화학전에 속하는 무기를 바이오 웨폰이라고 부르죠. 제가 말하는 '생체 병기', 예를 들어 크고 작은 괴수 같은 것들은 바이오 웨폰에 속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따금 영어권 사람들은 인공적인 괴수를 바이오 웨폰이라고 부르지만, 바이오 웨폰이라는 단어는 괴수보다 바이러스, 포자, 박테리아 등을 가리킵니다. 가령, 누군..
[게임 의 실반 도시. 이런 장면은 자연 친화적이나, 이게 정말 생태적인 사회일까요.] , , 은 4X 전략 게임의 대표로 불리곤 합니다. 은 역사적 게임, 는 검마 판타지 게임, 은 스페이스 오페라 게임을 대표하죠. 4X 게임의 설정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크게 분류한다면 이렇게 3가지로 분류되나 봅니다. 대부분 4X 게임들은 역사, 검마 판타지,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아요. , , 등은 유명한 역사 전략 게임입니다. , , 등은 검마 판타지 전략 게임으로 널리 알려졌죠. , , 등은 웅장한 스페이스 오페라 전략 게임이고요. 아마 이 외에 다른 설정 배경도 있을 것 같지만, 그리 대중적이지 않은 듯합니다. 왜 4X 전략 게임들이 저렇게 3가지로 나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4..
, , …. 이런 게임들은 일종의 종합 선물 세트 같습니다. 선물 세트가 온갖 상품들을 집대성한 것처럼 저런 게임들은 온갖 SF 요소를 집대성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의 어지간한 요소들을 전부 끌어모았기 때문이죠. 드넓은 은하 제국, 다양한 외계 종족들, 행성과 항성계의 복잡한 교역과 경제, 여러 종족의 정치와 철학과 종교, 거대한 함선들의 화려하고 웅장한 함대전, 무시무시한 우주 괴수 등등.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이런 게임들을 할 때, 자신만의 컨셉을 정하기 마련입니다. 누군가는 처럼 후배 종족을 키워보고 싶을 겁니다. 누군가는 처럼 신정 제국을 꾸려보고 싶을 겁니다. 누군가는 처럼 기계와 인공지능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을 겁니다. 유명한 소설의 설정을 게임 플레이에 대입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우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