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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흔히 사람들은 남자가 배, 여자가 항구라고 비유합니다. 남자는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고, 여자는 제자리에 머뭅니다. 이런 비유는 사이언스 픽션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제프리 랜디스가 쓴 는 우주 항해 이야기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여자이고, 우주 정거장에서 살아갑니다. 주인공의 남편은 우주선 선원이고, 우주선을 타고 다른 곳으로 꾸준히 떠납니다. 그래서 소설 주인공과 주인공의 남편은 계속 함께 살지 못하고, 남편은 또 다른 살림을 차립니다. 이런 풍경은 그저 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수많은 SF 작가들은 우주 항해를 그렸고, 그때마다 남자는 우주선을 타고 멀리 떠납니다. 여자는 행성이나 우주 정거장에서 남자를 기다리죠. 여자가 우주로 떠나고 남자가 정거장에서 기다리는 풍경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겁니다. 서..
[시청자들은 옥토넛 탐험 대원들과 함께 해양 생물 다양성으로 뛰어들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은 일종의 과학 학습 애니메이션입니다. 제목처럼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은 옥토넛이라는 바다 탐험대입니다. 평소에 옥토넛 대원들은 해저 연구 기지에 머무는 동시에 다양한 현장 연구들을 병행합니다. 어떤 대원은 말미잘을 촬영하고, 어떤 대원은 상어를 살피고, 어떤 대원은 다친 장어를 치료합니다. 바다 동물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옥토넛 대원들은 힘을 합치고 바다 동물들을 구합니다. 야생 동물들을 연구하거나 촬영하거나 구조하기 위해 옥토넛은 다양한 장소들을 돌아다니고, 그래서 은 비경 탐험물이 됩니다. 옥토넛은 아마존 강물, 깊고 깊은 해구, 미로 같은 해저 동굴, 화려한 산호초 해역, 복잡한 켈프 숲, 혹독한 극지, ..
"아마 여러분이 짐작하는 것처럼, 결국 우리는 비디오 게임들을 이용해 '인류의 시간대'를 채우는 야망을 품었습니다. 미래를 포함해서요." 비디오 게임 가 알려졌을 때, 게임 제작진 중 하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는 패러독스 스튜디오가 만든 게임이고, 이전에 패러독스 스튜디오는 , , 같은 거대 전략 게임들을 주로 만들었죠. 아마 게임 제작진은 중세부터 현대를 거치고 미래로 이어지는 거대한 줄기를 그리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SF 세상에서 이런 야심은 낯설지 않습니다. 이미 수많은 SF 작가들은 원시 시대부터 우주 시대까지 인류 역사를 관통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은 원시 인류와 우주 항해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은 평행 세계들을 넘나들고, 우주가 탄생하는 과정부터 아득한 미래까지 둘러봅니다. 는 광대한 우..
소설 와 동명 실사 영화는 서로 많은 차이점들을 드러냅니다. 실사 영화는 강화복을 빼먹었고, 네오독을 빼먹었고, 갈비씨 외계인들을 빼먹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차이점들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 소설과 달리, 영화 에는 일장 연설이 나오지 않습니다. 왜 시민이 자발적으로 군대에 들어가야 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원작 소설은 온갖 설교들을 줄줄이 늘어놓습니다. 고등학교 선생, 훈련소 조교, 선배 장교, 지휘계통 장성까지 줄줄이 설교들을 늘어놓습니다. 저는 그런 설교들이 강화복이나 네오독이나 갈비씨 외계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설교들은 소설 주제를 뒷받침합니다. 다른 SF 밀리터리들 역시 강화복 같은 장비를 써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런 설교들은 다른 SF 밀리터리들과 ..
[콘스트럭터 클래스를 소개하는 게임 예고편은 스팀펑크 로봇 부대를 보여줍니다.] 비디오 게임 과 에는 서로 공통점이 있습니다. 양쪽 모두 신나게 때리고 부수는 요란한 액션 롤플레잉이기 때문에? 흠, 맞아요. 양쪽 모두 신나는 액션 롤플레잉이죠. 하지만 저는 그것보다 과 모두 스팀펑크 로봇들을 보여준다는 특징을 말하고 싶습니다. 에서 온갖 악마들과 괴물들과 로봇들을 때려잡기 위해 반 헬싱은 로봇들을 몰고 다닙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건조자(콘스트럭터)를 선택한다면, 반 헬싱은 로봇 부대를 우르르 끌고 다닐 수 있습니다. 로봇 부대들이 직접 적들을 처지하기 때문에 반 헬싱에게는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비행 로봇들, 보행 로봇들, 부유 로봇이 쏘고 찌르고 터뜨리는 동안 반 헬싱은 그저 뒤에서 구경할 수 있습니..
[환경 아포칼립스가 닥쳤음에도, 는 절망으로 너무 깊이 빠지지 않습니다.]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으로서 는 좀 특이합니다. 초반부 동안 에는 특별한 대사가 없습니다. 세상은 쓰레기들 천국이고, 하루 종일 청소 로봇 월-E는 쓰레기들을 치우느라 바쁩니다. 쓰레기들을 치우는 동안 월-E는 여러 사물들을 접하고 관찰하고 사용하나, 그런 행위들은 일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월-E는 (생명력이 끈질긴) 바퀴벌레 친구를 사귀나, 바퀴벌레 이외에 다른 누군가와 대화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오직 월-E(와 말이 없는 바퀴벌레)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지구에 월-E 이외에 다른 지적 존재가 없을까요. 관객들은 그걸 확실히 알 방법이 없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시점이 지구에서 오직 주인공 청소 로봇만 따라다..
[이렇게 시장 경제 없는 외계 행성에서 자급자족 물고기가 얼마짜리가 될까요?] SF 세상에는 생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특히, 포스트 아포칼립스나 우주 탐사는 쉽게 생존 이야기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나 같은 소설들에서 소설 주인공은 혼자 먹고 살아야 합니다. 에서 세상 사람들은 흡혈귀가 되었고, 소설 주인공은 혼자 안전 가옥을 세우고, 식량들과 무기들을 끌어모으고, 외로움을 견디고, 흡혈귀들을 막아야 합니다. 는 숱한 좀비 아포칼립스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이런 생존 이야기는 전형적인 공식이 되었습니다. 는 핵 전쟁 아포칼립스처럼 보입니다. 인류 문명이 폭싹 멸망했기 때문에 소설 주인공은 어디에도 기대지 못합니다. 소설 주인공은 계속 길을 따라 떠돌고, 소년과 함께 먹거리들을 찾아야 합니다. 운이 좋다면..
여러 측면들에서 는 흥미로운 애니메이션입니다. 기본적으로 는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어떤 외계 행성이 있고, 귀중한 광석이 있고, 악당과 폭력배들이 있습니다. 서부극을 모방하는 숱한 스페이스 오페라들처럼 는 우주 서부극을 꾸밉니다. 우주 서부극에는 악당과 폭력배를 처치하고 주민들을 보호하는 보안관이 있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특징은 에서 북아메리카 부족민이 우주 보안관을 맡는다는 사실입니다. 애니메이션 주인공 장고(브레이브스타)는 겉모습과 알맹이 모두 북아메리카 부족민이고, 신비한 동물 정령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장고는 곰과 늑대와 쿠거와 매의 정령을 소환하고, 그들의 힘을 이용할 수 있어요. 장고는 매의 눈으로 멀리 볼 수 있고, 늑대의 귀로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곰의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들 ..
[거대 괴수들과 외계 생명체들과 행성 공학. 생태 문학으로서 은 정말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에릭 콘웨이는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교의 과학 역사가입니다. 에릭 콘웨이는 기후 변화를 경고하기 위한 글들을 썼고, 은 그런 글들 중 하나입니다. 제목처럼 는 미래에 암울한 대재난이 다가올 거라고 경고해요. 기후 변화는 미래 세계에 엄청난 파국을 미칠 테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부딪힐 겁니다. 지구 기후는 이미 대대적으로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에 현대 세계는 이를 막지 못합니다. 기후 변화가 문제가 되기 전에 현대 문명은 이를 막아야 했으나, 다들 자본주의를 숭배하고 환경 오염에 관심이 없었죠. 1970년대에 과 덕분에 환경 운동들이 강해졌으나, 그것조차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타파하지 못했습니다. 아쉽게도 레이..
[만약 SF 소설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같은 게임은 장대해지지 못했을 겁니다.] 바둑이나 체스, 윷놀이나 백개먼, 화투나 블랙잭 같은 것들은 게임이라고 불립니다. 네, 이것들은 게임입니다. 사람들이 일정한 규칙을 정하고 거기에 따라 승부나 성패를 가린다면, 그건 게임이라고 불릴 수 있겠죠. 바둑이나 체스는 머리 싸움이고, 윷놀이나 백개먼에는 운이 좀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이른바 주사위 신(다이스 갓)이 존재하죠. 이 세상에는 사람들이 서로 승부를 가리는 게임들 이외에 문제를 푸는 게임들 역시 많습니다. 미로나 수수께끼, 루빅 큐브, 숨은 그림 찾기 같은 것들 역시 게임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겁니다. 게임 세계에서 퍼즐 게임들은 어마어마한 비중을 차지하고, 제작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인디 게임 제작진들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