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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이 세상에는 다양한 평론가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이 세상에는 다양한 평론 방법들이 있어요. 소설을 읽을 때, 독자는 그런 다양한 평론 방법들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독자는 작가에게, 등장인물에게, 작가가 글을 썼던 시대 배경에게, 주제나 철학이나 사상에게, 소설 형식에게, 해당 소설을 가장 많이 읽는 독자층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여러 방법들을 동원할 때마다, 소설을 읽는 느낌은 달라질 겁니다. 무엇이 옳은 방법일까요? 사실 정답은 없을 겁니다. 어쩌면 소설에 따라 어울리는 서로 다른 방법들이 존재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무슨 소설에 무슨 방법이 어울릴까요? 등장인물들이 개성적으로 등장하는 소설에서 독자가 사상을 파악해도 될까요? 독자가 작가와 소설을 똑같이 취급해야 할까요? 아니면 작가와 ..
소설 은 꽤나 비극적입니다. 은 여러 외계인들이 등장하는 소설이나, 자연 과학적인 고증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이 소설은 외계인들을 계급 구조에 비유하고, 어떻게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수많은 SF 작가들은 외계인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이방인으로 그립니다. 다른 세상에서 왔기 때문에 외계인은 이방인이고, 작가는 외계인을 비주류적인 계층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회 속에는 여러 계층들이 존재하고, 주류적인 계층은 비주류적인 계층을 쉽게 무시하거나 외면합니다. 주류 계층에게 비주류 계층은 정말 외계인입니다. 주류 계층은 비주류 계층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주류 계층은 주류 세상에 끼어들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장애인, 성 소수자, 빈민, 노예 등은 쉽게 대중적인 담론이 되지 ..
※ 소설 의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서재우가 쓴 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단편 소설입니다. 대재난 때문에 인류는 더 이상 지상에서 살지 못하고 지하로 대피합니다. 지하에서 삶은 팍팍했고, 자원이 매우 모자랐습니다. 그때 누군가는 꾀를 냈고, 인류는 사회 구조를 바꿉니다. 더 정확히 말해 결혼 생활이 바뀌었죠. 이제 더 이상 일부일처(문제가 많은 용어죠.) 제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년들은 언제 자신이 결혼할지 기다리고, 게다가 꽤나 일찍 결혼하는 듯합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왜 소년들이 결혼하는 날짜를 기다리는 걸까요? 자유 연애나 중매는 없는 것 같습니다. 중앙 정부가 부부를 추첨하는 것 같고, 추첨에 따라 누군가는 아내가 되고 누군가는 남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디스토피아 소설들에서 독재 정..
인간은 시각적인 동물입니다. 저는 수많은 신화들, 민담들, 소설들이 그걸 증명한다고 생각해요. 시각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입니다. 그래서 신화 속의 오딘은 지혜를 구하기 위해 눈동자를 내놨을 겁니다. 예수는 소경을 치유했고, 이는 꽤나 유명한 기적입니다. 허버트 웰즈는 장님들이 사는 나라를 상상했고, 존 윈덤은 아예 대재난이 장님들을 양산한다고 상상했습니다. 존 발리는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든다고 가정했어요. 주제 사라마구는 앞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혼란을 일으킨다고 썼고요. 남한에서는 심청이 이야기가 가장 유명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두 눈을 위해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져야 했죠. 행복한 결말에서 심봉사는 신분 상승한 딸을 만나고, 마침내 두 눈을 뜹니다. 현자들은..
[게임 는 근사한 스팀펑크입니다. 이게 깊은 스팀펑크가 될 수 있을까요.] 게임 는 일종의 스팀펑크 장르입니다. 시대 배경은 1920년대이고, 유럽은 전쟁에 휘말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의 1차 세계 대전과 달리, 에는 보행 병기들이 쿵쿵거리며 걸어다닙니다. 1차 대전 병사들과 거대한 보행 병기. 양쪽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으나, 는 양쪽을 멋지게 결합했고 독특한 풍경들을 자랑합니다. 게임 제작진은 화가 야쿱 로잘스키가 그린 그림들에게서 영향을 받았고, 그런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주장합니다. 를 홍보하는 동영상 예고편에서 게임 제작진은 야쿱 로잘스키와 스팀펑크 그림들을 가장 먼저 보여줍니다. 아마 게임 제작진은 독특한 스팀펑크 그림이 를 대표하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
[소설 은 침략 외계인 이야기이고 부분적으로 행성 공학 이야기입니다.] 소설 을 이야기할 때, 많은 독자들은 촉수 괴물 같은 화성인이나 막강한 삼발이 보행 병기를 이야기합니다. 특히, 지구 군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삼발이는 SF 세상에서 보행 병기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어요. 전투 병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 삼발이 같은 기계에 시선을 돌릴 수 있을 겁니다. 거대한 기계가 쿵쿵거리며 걷는다면, 그것 자체가 대단한 장관이 될지 몰라요. 하지만 화성인들은 삼발이와 함께 또 다른 뭔가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붉은 식물입니다.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략한 이후, 붉은 식물들은 점차 퍼지기 시작합니다. 아마 지구를 화성으로 바꾸기 위해 화성인들은 붉은 식물들을 퍼뜨린 것 같습니다. 이는 일종의 행성 공..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아, 우주 항해는 험난한 로망입니다.] 예전에 에서 탐험 유전자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탐험 유전자? 뭔가 좀 생소한 용어입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탐험 유전자가 있고, 그래서 인간이 멀리 떠나기 원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그저 가설에 불과하고, 검증된 이론이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정말 탐험 유전자가 있고, 그래서 우리는 멀리 떠나기 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고, 그저 다른 실질적인 필요 때문에 우리는 멀리 떠나는지 모릅니다. 탐험 유전자가 없다고 해도, 인류 역사에서 분명히 탐험은 거대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저는 수많은 비경 탐험 소설들과 우주 탐사 소설들이 그걸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탐험이 멋지고 명예롭다고 생각하고..
[이런 소설은 미래가 아니라 현실을 가리키겠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소설 는 클레어 베어 왓킨스가 쓴 환경 아포칼립스입니다. 이 소설은 가까운 미래에 가뭄이 캘리포니아 지역을 덮치고, 몇 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을 묘사해요. 저는 를 읽어본 적이 없고, 그래서 뭐라고 자세히 비평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2015년 SF 소설들 중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더군요. 2015년에는 좋은 평가를 받는 또 다른 환경 아포칼립스 소설이 나왔죠. 파올로 바치갈루피가 쓴 입니다. 역시 가까운 미래에 가뭄이 사람들을 덮치는 상황을 다룬 것 같습니다. 와 는 똑같이 2015년에 나온 환경 아포칼립스이고, 좋은 평가를 받았고, 기후 변화가 어마어마한 가뭄을 밀어붙일 거라고 경고하죠. 비단 이런 두 소..
필립 딕은 수작 SF 소설들을 쓴 그랜드 마스터입니다. 필립 딕이 훌륭한 SF 작가라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이 그랜드 마스터를 좋아할 이유 역시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필립 딕이 독특하고 기발한 작품들을 남겼다고 생각하나, 필립 딕이 쓴 장편 소설들을 쉽게 읽지 못하겠습니다. 작가가 뭐라고 말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된 갈등 관계나 극적 상황이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 , , 같은 소설들을 읽었으나, 솔직히 제가 저런 소설들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을 읽은 후 감상평을 쓰고 싶었으나, 뭐라고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사실 필립 딕은 글을 잘 쓰는 작가가 아닙니다. 여러 서문들이나 비평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필..
[우드 엘프 진영에 속한 포레스트 드래곤. 이게 자연 환경 보호를 말할 수 있을까요.] 중세 판타지 게임들에는 이른바 숲 속 종족들이 등장합니다. 이나 나 같은 중세 판타지 게임에는 숲 속 종족들이 하나의 세력을 이루죠. 드루이드, 우드 엘프, 나무 정령, 유니콘, 장난꾸러기 요정, 녹색 드래곤, 신성한 사슴이나 지성적인 곰 같은 존재들은 대표적인 숲 속 종족입니다. 그들은 울창한 숲 속을 자유롭게 누비고, 언데드 군단이나 악마 군단이나 오크 군단에 맞서 풍성한 자연을 지킵니다. 설정마다 숲 속 종족들은 약간 차이를 드러낼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드 엘프는 이런 종족들을 이끌고 엮는 구심점이 될 수 있습니다. 엘프가 유사 인간 종족이고 사람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나무 정령이나 녹색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