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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우주 전쟁>의 붉은 식물과 자연 생태계 공학 본문

SF & 판타지/머나먼 생태계

<우주 전쟁>의 붉은 식물과 자연 생태계 공학

OneTiger 2018. 5. 2. 18:59

[소설 <우주 전쟁>은 침략 외계인 이야기이고 부분적으로 행성 공학 이야기입니다.]



소설 <우주 전쟁>을 이야기할 때, 많은 독자들은 촉수 괴물 같은 화성인이나 막강한 삼발이 보행 병기를 이야기합니다. 특히, 지구 군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삼발이는 SF 세상에서 보행 병기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어요. 전투 병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 삼발이 같은 기계에 시선을 돌릴 수 있을 겁니다. 거대한 기계가 쿵쿵거리며 걷는다면, 그것 자체가 대단한 장관이 될지 몰라요. 하지만 화성인들은 삼발이와 함께 또 다른 뭔가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붉은 식물입니다.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략한 이후, 붉은 식물들은 점차 퍼지기 시작합니다. 아마 지구를 화성으로 바꾸기 위해 화성인들은 붉은 식물들을 퍼뜨린 것 같습니다. 이는 일종의 행성 공학일 겁니다. 인류가 화성에 진출한다면, 화성을 테라포밍하고 지구로 바꾸겠죠. 화성은 제2의 지구가 되겠죠. 인류가 외계 행성들로 계속 진출한다면, 또 다른 지구들이 계속 늘어나겠죠. 인류가 지구화하는 것처럼 화성인들은 지구를 화성화하기 원했습니다. 붉은 식물들이 지구 전역을 뒤덮는다면, 지구가 정말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아쉽게도 허버트 웰즈는 그걸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어요.



평론가들은 붉은 식물이 식민지 환경 파괴를 비유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 침략자들은 열대 우림을 밀어내고 대규모 획일화 농장을 세웠습니다. 남아메리카 자연 환경은 사라지고, 대신 산업 농장들이 들어섰죠. 이는 근대적인 환경 운동을 일으키는 계기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허버트 웰즈는 그런 상황을 비판하고 싶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주 전쟁>에서 웰즈는 붉은 식물들을 묘사했을지 모르죠. 동시에 붉은 식물은 초기 SF 소설이 이미 행성 공학에 주목했다는 증거입니다.


<우주 전쟁>은 1898년에 나왔습니다. <우주 전쟁>은 19세기 막바지나 20세기 초기 소설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인류가 본격적으로 우주 사업을 꿈꾸기 전에 SF 소설은 이미 행성 공학을 상상했어요. 사실 우리가 낯선 세계로 떠난다면, 우리는 지구의 일부를 가져가야 할 겁니다. 붉은 식물은 부정적인 사례이나, 행성 거주자가 그 행성의 환경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영합니다. 만약 지구인들이 화성에 간다면, 지구의 일부를 가져갈 테고, 그걸 이용해 화성을 지구화하겠죠. 이처럼 우주 항해와 행성 공학은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어제 이야기한 것처럼 저는 SF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가 탐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어딘가 머나먼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 저는 그런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 SF 소설이 다른 소설보다 재미있을까요? 어떤 부분에서 SF 소설이 다른 주류 문학 및 환상 소설과 다를까요? SF 소설이 이야기할 수 있고 다른 주류 문학 및 환상 소설이 말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그게 외계 행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계 행성에서 인간은 인간이라는 위상을 돌아볼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고 싶다면, 지구와 문명 세계를 떠나야 할 겁니다.


한겨울에 따스한 햇살을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외계 행성에서 인간은 인류 문명을 좀 더 자세히 고찰할 수 있겠죠. 지구 문명 세계와 낯선 외계 행성은 커다란 괴리를 보일 테고, 그런 괴리를 느끼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훨씬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SF 작가들이 탐험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공 지능이나 기술적 특이점 같은 설정 역시 중요하나, 저는 탐험이 훨씬 중요한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SF 세상에서 우주 항해는 가장 장대한 탐험이 될 겁니다.



탐험 이야기는 자연 생태계 공학과 멀리 떨어지지 못할 겁니다. <우주 전쟁>이 보여준 것처럼 행성 거주자는 다른 세계에 행성의 일부를 가져가야 합니다. 인류가 외계 행성에 건너간다면, 인류는 지구의 일부를 가져가고 새로운 지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주 항해와 생태계 공학은 실과 바늘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우주선이 자연 생태계의 일부를 다른 행성에 가져갈 수 있을까요? 아마 SF 작가들은 냉동 장치나 유전자 지도를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그건 꽤나 편리한 설정이죠.


게다가 현실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미 냉동 수면에 지원했습니다. 그들은 미래 사람들이 냉동 수면자를 깨울 거라고 믿고, 냉동 수면에 지원했어요. <여름으로 가는 문>처럼 정말 미래 사람들이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냉동 기술을 만들지 모르죠. 하지만 만약 그런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명을 보존하는 냉동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유전자 지도 같은 것이 너무 허황된 기술이라면? 그때 사람들은 어떻게 자연 생태계의 일부를 외계 행성에 가져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겁니다. <우주 전쟁>이 보여준 것처럼 지구와 화성은 서로 가깝고, 그래서 화성인들은 붉은 식물을 쉽게 가져올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다른 항성계까지 가기 위해 우주선은 꽤나 오랜 시간을 항해해야 할 겁니다. 숱한 스페이스 오페라들처럼 초공간 도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오랜 시간 동안 자연 생태계의 일부를 보존하기 위해 우주선 사람들은 골머리를 앓아야 할지 모릅니다. 이렇게 우주 항해 소설에서 행성 공학은 그저 행성을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행성을 바꾸기 전에 우리는 먼저 우주선에 자연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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