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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장면, 생태 관찰이 과학이 될 수 있을까요.] 김성호가 쓴 은 가벼운 생물학/생태학 서적입니다. 제목처럼 은 어떻게 인간이 자연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아동 서적이기 때문에 내용은 별로 깊거나 풍부하거나 자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입부는 꽤나 인상적입니다. 에서 김성호는 몇 개월 동안 숲 속에서 자신이 움막을 짓고 물수리나 딱따구리나 여러 동물들을 관찰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원래 저자에게는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저자는 실험 생물학자였습니다. 김성호는 식물 생리학을 전공했고 생명체를 분석하고 실험하기 원했습니다. 하지만 분석 장비들은 꽤나 비쌌고, 저자가 속한 학교는 실험 장비들을 쉽게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실험 생물학자..
영화 은 티모시 트레드웰을 다룬 일종의 다큐멘터리입니다. 티모시 트레드웰은 야생 곰들을 보호하자고 외치는 환경 운동가였죠. 트레드웰은 비단 곰들을 보호하자고 외칠 뿐만 아니라 직접 야생 곰들과 어울렸습니다. 하지만 이 나온 이유는 트레드웰이 그저 야생 곰들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결과는 그 반대였고, 그건 참혹한 사고였죠. 티모스 트레드웰을 둘러싼 의견들은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비판하고, 누군가는 동정하고, 누군가는 모욕합니다. 누군가는 티모시 트레드웰이 야생 동물을 지키는 성자라고 숭배할지 모릅니다. 그건 지나친 개인 숭배일지 모르나, 트레드웰이 보여준 열정은 순수했습니다. 분명히 트레드웰은 열정적인 환경 운동가였고, 이런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우리는 기후 변화를 비롯해 여러 환경 오염..
[게임 의 비비안. 여자와 자연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이런 것이겠죠.] 흔히 사람들은 여자와 자연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자연이 생명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은 수많은 생명들을 낳고 수많은 생명들을 먹입니다. 생물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심지어 과학자들조차 풍성한 생물종들이 번성하고 먹이 그물망을 이룬다고 생각할 겁니다. 쓸쓸하고 죽어가는 황무지는 자연이 아닙니다. 그게 과학적으로 자연 환경에 속한다고 해도, 대중적인 인식 속에서 쓸쓸한 황무지는 자연이 아닙니다. 자연은 싱그러운 녹색 삼림이나 형형색색의 산호초입니다. 그것들이 풍성한 생명력, 인류 문명의 번성을 보장하는 생명력이기 때문이죠. 누군가는 심해 열수공이 자연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심해 열수공은 아주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자랑..
[게임 처럼, 번성하는 생물 다양성은 진정한 창조, 훨씬 선천적인 창조일지 모릅니다.] 드라마 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인기 수사 드라마입니다. 인기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는 과학 수사 열풍을 일으켰고, 다양한 스핀 오프들을 뽑아냈죠. 이 드라마에서 저는 어떤 에피소드가 꽤나 인상적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게 무슨 에피소드인지 저는 잘 기억하지 못하겠으나, 거기에서는 로봇을 만드는 공학 기술자가 등장했습니다. 로봇 기술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로봇을 만들고, 그건 진정한 창조 작업이다. 여자가 아이를 배는 행위는 창조적이지 않다. 동물들조차 임신할 수 있다." 저는 정확한 대사를 기억하지 못하겠으나, 대략적인 내용은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임신이 신비롭고 성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배는..
[이런 것은 SF 생태학에 들어갈 수 있겠죠. 하지만 SF 생태학은 훨씬 멀리 전망할 수 있어요.] 가끔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누군가가 이 블로그의 주소(sf ecology)를 본다면, 무슨 생각을 떠올릴까?" 주소가 가리키는 것처럼 이 블로그에는 SF 생태학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커다란 공룡들, 외계 행성의 생명체들, 지구화(테라포밍), 거대 괴수와 행성 생태계, 개조 동물들, 생태계 탐사, 기타 등등. 어쩌면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들 때문에 SF 생태학이라는 주소가 붙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그건 틀린 생각이 아닐 겁니다. 공룡이나 거대 괴수나 외계 생명체나 개조 동물은 분명히 SF 생태학 이야기에 들어갈 수 있겠죠. 하지만 생태학(ecology)이 오직 그런 이야기들만을 가리킬까요? 녹색 정치..
랜들 먼로가 쓴 은 도발적이고 괴상한 시뮬레이션입니다. 사람들이 랜들 먼로에게 뭔가 이상한 것들을 물어보면, 랜들 먼로는 그걸 가상 실험하고 답변을 답니다. 이런 책을 볼 때마다 저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기발한 사고들을 쏟아내는지 깨닫습니다. 만약 인류가 동시에 제자리에서 뛴다면, 그게 지구에 무슨 영향을 끼칠까요? 핵 폭탄을 폭풍의 눈에서 터뜨린다면, 폭풍을 멈출 수 있을까요? 만약 지구가 자전을 멈춘다면, 어떻게 세상이 바뀔까요? 만약 모든 집이 소형 터빈 발전기를 설치한다면, 얼마나 많은 전력을 생산할까요? 아마 SF 작가들 역시 이런 물음들을 흥미롭게 여길지 모릅니다. 몇몇 물음들은 정말 하드 SF 소설로 이어질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이런 물음들이 곧바로 하드 SF 소설로 이어진다..
[이런 외계 심해 풍경은 과장된 지구 생태계입니다. 우리는 그 '과장'을 즐기는지 모르죠.] 비디오 게임 는 여러 자연 풍경들을 보여줍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다양한 행성들을 방문할 때마다 게임은 극지, 사막, 밀림, 초원, 한대, 심해에 걸맞는 그림들을 선사해요. 그런 자연 풍경들은 장엄하고 신비롭습니다. 가스 행성이나 황무지 행성 같은 그림들 역시 웅장하나, 역시 외계 행성에는 외계 생명체들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외계 생명체들은 지구 생명체들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극지에는 커다란 눈표범을 닮은 동물이 삽니다. 한대에는 날카로운 말처럼 생긴 동물이 삽니다. 숲에는 희한한 머리가 달린, 하지만 지구의 새와 별로 다르지 않은 새가 삽니다. 밀림의 식생 역시 지구와 많이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고생물학자는 여기에 놀라기보다 이걸 비판해야 했을 겁니다. 아주 강하게.] 공룡 소설에서 누가 주인공을 맡아야 할까요. SF 작가가 공룡 소설을 쓴다면, 누구를 주인공으로 설정해야 할까요. 아마 해답은 공룡 학자, 그러니까 고생물학자일지 모릅니다. 사실 여러 SF 소설들은 고생물학자를 비롯해 동물학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소설 에서 챌린저 교수는 동물들을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소설 에서 조나스 테일러는 잠수부이자 메그를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소설 에서 선사 시대로 돌아간 브랜든 새커리 역시 고생물학자이고 박물관 큐레이터입니다. 이들은 모두 주인공이고, 주인공답게 고생물을 열심히 설명합니다. 챌린저는 스테고사우루스를 비롯한 각종 동물들에 관해 열심히 뻐꾸기를 날립니다. 에서 주인공 조나스 테일러는 ..
[생물 다양성은 육식동물들이 투쟁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고유한 문화가 있어요.] 영화 를 보면, 남자 주인공이 벨로시랩터를 길들입니다. 군대 관계자는 벨로시랩터들을 생체 병기로 사용하기 원하죠. 남자 주인공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나, 그 군대 관계자는 벨로시랩터가 훌륭한 병기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은 자연계의 동물들은 경쟁하고 죽이는 것밖에 모르고 자연계가 투쟁의 장소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벨로시랩터 역시 자연이 마련해준 병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남자 주인공은 딱히 반박하지 못해요. 솔직히 이런 사상은 그리 낯설거나 드물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연계를 잔혹한 전장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고 죽인다고 생각합니다. 이빨과 발톱, 피에 젖은 송곳니 따위는 자..
은 찰스 다윈과 그 업적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을 중심으로 찰스 다윈의 이론을 살펴봅니다. 저자는 을 시시콜콜 뜯어보는 동시에 찰스 다윈의 이론과 다윈의 시대와 진화론의 전개 양상, 진화론을 둘러싼 논쟁, 성직자들이나 다른 과학자들의 반응, 기타 여러 가지 것들을 살펴봅니다. 따라서 이 책은 을 아주 자세하게 독파한다고 할 수 있겠죠. 저자는 현대인들이 을 다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은 굉장히 유명한 책이지만, 유명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책을 별로 읽지 않는 듯합니다. 진화론은 사실입니다. 수많은 과학자들, 특히 생물학자들과 생태학자들은 진화론을 필수적으로 배웁니다. 종교 광신도들은 거품을 물고 떠들지만, 진화론은 이미 사실로 판명이 났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구닥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