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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유전 공학은 종종 SF 같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작금의 여러 과학 프로젝트 중에서 유전자 조작이나 생명 설계만큼 논란을 일으키는 사항도 드물 듯합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유전 공학으로 멸종된 동물을 되살리면, 생물 다양성을 늘리고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다고 꿈꾸는가 봅니다. 심지어 매머드를 복원하겠다고 나서는 과학자도 있군요. 하지만 모든 이들이 이런 의견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일단 매머드 복원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생명 설계는 아직 그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게다가 멸종된 동물을 복원한다고 해도 그게 생태계 보존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멸종 동물 복원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그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현재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솔직히 관련 지식이 없..
[이런 드루이드가 보여주는 모습은 우드 엘프가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크게 거리가 있습니다.] 검마 판타지에는 다양한 종족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종족들은 전형적인 특성을 보이죠. 가령, 사람들은 드워프를 보고 든든한 방패 전사와 노련한 기술자를 떠올립니다. 드워프들은 판금 갑옷과 철벽 방패를 두르고, 적의 공격을 단단하게 막아냅니다. 아니면 깊고 깊은 광산 속에서 다양한 금속들을 채굴하고 증기 기관들을 작동시킵니다. 드워프는 검마 판타지에 증기 기관을 도입할 수 있는 유용한 종족이죠. 호비트는 유쾌하고 발랄하고 호기심이 많습니다. 호비트를 보고 단단한 판금 전사와 능숙한 공학자를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호비트는 뛰어난 도적이나 쾌활한 음유 시인이 될 수 있고, 행복한 정원사나 농부가 될..
최근에 놀라운 소식이 하나 떴습니다. TRAPPIST-1에서 발견한 행성들 덕분에 천문학계가 많이 들떴나 봅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학계의 상황을 잘 모르지만, 여러 과학 뉴스들은 이번 행성 발견이 꽤나 고무적이라고 말합니다. 지구와 비슷한 행성들을 7개 찾았고, 그 중에 몇몇 행성에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까요. (유로파 탐사도 그렇고, 이게 너무 앞서간다거나 연구비를 위한 연극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물론 지구와 비슷한 행성들을 발견했다고 해도 거기에 뭔가 생명체가 산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설사 생명체가 살아도 인간처럼 문명을 갖췄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 행성의 생태계가 아주 원시적이라고 해도, 35억 년 전의 지구 생태계와 비슷하다고 해도..
19세기 소설 부터 21세기의 비디오 게임 까지, 사이언스 픽션은 언제나 유토피아와 이상 사회를 논하곤 했습니다. 아니, 사실 유토피아는 오직 사이언스 픽션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고대 철학자들도 얼마든지 이상 사회를 이야기했고, 중세 철학자들도 다르지 않았죠. 유토피아 소설은 사이언스 픽션 이전부터 존재했고, 자신만의 궤적을 꾸준히 그렸습니다. 하지만 산업 혁명과 계몽주의는 유토피아 소설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다주었고, 덕분에 유토피아 소설은 사이언스 픽션 안으로 들어왔죠. 작가들은 정교하고 논리적인 체계와 과학 기술을 이용해 이상 사회를 그리려고 합니다. 당연히 사회주의 철학도 여기에 끼어듭니다. 이미 언급한 는 사회주의 체계를 묘사하고, 에서도 프랑스 좌파를 따르는 독일 정당이 나오죠. 아마 사회 민..
소설 는 디스토피아인 동시에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디스토피아와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뒤섞였다고 할까요. 결과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가깝지만, 그 본질은 디스토피아와 많이 닮았죠. 일반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재난 이후를 주목합니다. 거대한 재난이 벌어지고, 인류 문명이 망하고,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고, 온갖 아귀다툼과 비극이 벌어지죠. 대부분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이런 모습들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는 재난 이후만큼 재난 이전에도 주목합니다. 이 소설의 거대한 재난은 이미 한창 깽판을 치는 산업 자본주의 속에서 도사렸기 때문입니다. 산업주의는 수많은 병폐를 낳았고, 사람들의 삶을 지옥으로 몰아가는 중이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 병폐에 저항했으나,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저항의 결과가 인류 문명의 ..
는 해양 생태계를 탐험하는 비디오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잠수부가 되고, 울창한 해초 숲부터 해저 유적을 거쳐 극지 바다까지 다양한 장소를 여행합니다. 그 와중에 수많은 해양 생물들을 만나고, 돌고래 떼와 함께 뛰어놀거나 쥐가리오리를 타고 다니거나 바다거북의 유영을 지켜보기도 합니다. 비디오 게임으로 즐기는 해양 생태계라고 할까요. 거대하고 역동적인 수족관을 체험하는 기분이 듭니다. 각종 동물들의 모습을 자세히 고증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이런 게임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하곤 합니다. 흔히 생태계 게임은 교육에 쓰이는데, 역시 그런 게임들처럼 교육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자연 과학 서적이나 자연 다큐멘터리 영화도 좋지만, 이런 게임도 아이들에게 풍성하고 놀라운 생태계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죠. ..
다이안 듀마노스키의 을 보면, 화성 이주 계획을 이야기할 때 킴 로빈슨의 이름을 살짝 언급합니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상 기후 때문에 지구가 황폐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 유명한 스티븐 호킹도 그렇게 주장했었죠. 듀마노스키는 이게 상당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하고, 과학자들보다 차라리 킴 로빈슨 같은 SF 작가가 더 낫다고 이야기합니다. 로빈슨은 당장 이상 기후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니까요. 더불어 이 양반은 자본주의가 이상 기후와 환경 오염의 범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덕분에 나오미 클라인도 의 서문에서 킴 로빈슨을 언급했어요. 사실 킴 스탠리 로빈슨은 자본주의 비판과 생태계 보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일 겁니다. 이라는 책도 ..
"인류의 탐욕이 생태계를 파괴한다." 종종 이런 말을 듣습니다. 인류가 너무 탐욕적이기 때문에 생태계를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뜻이죠. 과학 교사, 생물학자, 환경 기자 등등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좀 어폐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도대체 '인류'가 누구일까요. 인간은 전부 똑같은 인류일까요. 이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그 사람들의 영향력은 전부 다릅니다. 누구는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행사할 수 있고, 또 누구는 아주 미약한 영향만 끼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기업 간부와 일개 서민의 영향력이 똑같을 수 있을까요. 탐욕?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일 노동자가 얼마나 큰 탐욕을 부릴 수 있을까요. 일일 노동자 개인이 싹쓸이 어업..
소설 를 보면, 네모 선장과 노틸러스 승무원들은 해물만 먹습니다. 네모 선장은 육지에서 벌어지는 제국주의 침략을 증오하고, 그래서 일부러 육지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덕분에 노틸러스 불청객 아로낙스 일행도 해물만 먹게 되었죠. 네드 랜드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불만이 많았고요. 하지만 어쨌든 노틸러스에 식량이 끊길 일은 없었습니다. 네모 선장은 바다를 자기 목장이라고 부르는데, 그렇다고 해서 네모 선장이 따로 바다 목장을 관리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차피 네모 선장이 관리하지 않아도 바다는 풍부한 식량을 공급하니까요. 실제로 물고기는 예전부터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고 합니다. 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생선이 인류의 동물성 단백질을 책임졌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낚시가 사냥이나 농사보다 ..
게임 는 외계 행성에 정착하는 인류를 이야기합니다. 지구는 환경 오염 때문에 황폐해졌고, 일부 세력들은 지구를 탈출한 이후 낯선 외계 행성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밉니다. 문제는 이 행성이 인류에게 별로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죠. 강력하고 거대한 야생 동물들도 많고, 녹색 독기가 지표면 곳곳에 흐르고…. 그래서 정착 세력의 성향은 크게 3가지로 갈립니다. 성향에 따라 행성에 정착하는 방법이 각각 다릅니다. 순수 성향은 인류가 외계 행성을 테라포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우월 성향은 인류를 기계로 개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조화 성향은 외계 행성에 정착하기 위해 자신들의 유전자를 바꿉니다. 아예 토착 생명체의 유전자를 받아들이고, 독기까지 흡수합니다. 한편, 이 조화 성향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등 환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