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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소설 은 화성에 정착하는 개척민들을 이야기합니다. 개척민들 중 일부는 화성에 정착하는 김에 새로운 공동체를 꾸리기 원했습니다. 하지만 지구의 강대국들은 그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죠. 일부 개척민들은 이를 매우 비판했습니다. 그들은 지구의 강대국들이 남극을 차지하는 것처럼 화성도 차지할 속셈이라고 비판했죠. 안타깝게도 이는 소설 속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남극은 여러 나라들의 주요 갈등 지역이고, 다들 남극을 차지하기 원합니다. 이미 20세기 초반에 영국이 남극의 영유권을 주장했고 요즘에는 몇몇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영유권을 주장합니다. 미국과 러시아도 계속 시선을 거두지 않고, 아마 중국도 자기 몫을 차지하고 싶어하겠죠. 만약 강대국들이 본격적으로 남극을 차지하기 시작한다면, 힘이 약한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위베르 리브스는 프랑스의 천문학자이며 환경 운동가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라는 책이 나왔죠. 책 자체는 가볍고 짧고 읽기 쉽습니다. 하지만 읽기 쉽다고 해서 여기에 담긴 내용이 소홀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를 설명하고, 일반적인 환경 운동에서 벗어나는 내용들까지 이야기합니다. 외계 생물학 이야기는 언제 봐도 흥미롭군요. 하지만 이런 환경 운동가들이 언제나 그렇듯 아쉬운 점이 없지 않습니다. 위베르 리브스는 이 책에서 정당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정당에 참가하면, 당파 싸움 때문에 제대로 운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당파 싸움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적대 정당들은 귀를 막을 테고, 결국 환경 운동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정당 활동은 진흙..
잡지 에는 '고래가 그랬어'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여러 주제로 토론하는 코너입니다. 당연히 아이들의 토론이기 때문에 뭔가 깊이 있는 이야기는 안 나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죠. 이 아이들이 '인구 증가'라는 주제로 토론했는데, 주제가 주제인 만큼 환경 오염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인구가 증가하면 그건 환경 오염으로 이어지겠고, 아이들도 그 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아주 전형적인 논리를 반복합니다. '인류가 지구를 망친다'는 논리입니다. 어떤 아이는 "내가 지구라면 인간들을 모두 없애고 싶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흠, 모든 인간들이라…. 하지만 실제 현실은 저 아이의 이야기와 딴판이죠. 인간들은 서로 다릅니다. 똑같은 호모 사피엔스라고 해도 ..
[영화 처럼, 외계 행성에서도 인공적인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은 중요합니다.] 살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 흔한 우스갯소리입니다. 뭐, 당연히 살기 위해 먹겠죠. 인간은 미식을 즐기지만, 그것도 잉여 생산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겠죠. 당장 먹고 살 것이 없다면, 맛이나 식감 따위 가리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든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먹을 것을 얻어야 하겠죠. 먹을 것을 지속적으로 얻고 싶다면, 농사가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고요. SF 소설들은 비일상적인 위기 상황을 자주 묘사하기 때문에 주인공들도 그만큼 독특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표류물이나 생존물은 꼭 SF 소설만의 소재가 아니지만, SF 소설들은 이런 것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디스토피아와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대표적인 하위 장르..
애니메이션 는 여타 디즈니 장편들처럼 주인공의 동경을 이야기합니다. 주인공은 외부 세계를 동경하고, 끝내 그 세계로 진출합니다. 의 아리엘이 지상으로 나가거나 의 벨이 작은 마을을 벗어나거나 의 자스민이 왕궁에서 도망친 것처럼요. 모아나 역시 섬을 벗어났고 바다를 항해했고 부족을 구할 수 있었죠. 하지만 모아나의 행보는 아리엘이나 벨, 자스민과 많이 다릅니다. 이들은 개인적인 동기로 외부 세계를 그리워했습니다. 하지만 모아나는 (개인적인 동기와 함께) 사회적인 동기로 움직였습니다. 개인의 모험심만 아니라 부족의 정체성과 섬의 환경 오염을 해결하려고 했죠.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모아나의 장애는 그저 개인적인 장애가 아니라 부족의 위기와도 맞닿았습니다. 사실 모투누이 부족은 환경 오염(검은 물질과 바다 괴수..
[영화 처럼, 이 외계 생태계를 묘사했다면….] 제임스 카메론의 가 개봉했을 때, SF 독자들은 이 영화가 르 귄의 과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와 을 비교하는 의견을 가끔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구인들의 외계 행성 침공, 원주민들의 고통, 생태계 파괴와 자원 수탈 등등. 이런 점들이 비슷하죠. 개인적으로는 프랭크 허버트의 이 훨씬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그렇다고 해서 가 이나 을 고스란히 모방했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사실 이런 부류의 이야기는 흔합니다. 유럽 강대국들은 실제로 오랫동안 식민지를 지배했고, 현실에서도 자원 수탈과 인종 학살과 생태계 파괴가 벌어졌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을 참고했는지 알 수 없으나, 카메론은 이 소설만 아니라 실제 제국주의 역사도 참..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루는 SF 개론서입니다. 고장원님이 쓰시는 'SF 가이드 총서' 중에 하나죠.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또 다른 명칭은 포스트 홀로코스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른바 종말 문학, 재난 소설이라고 불립니다. 메리 셸리의 , 허버트 웰즈의 , 리처드 매드슨의 , 월터 밀러의 등등이 이 장르에 속합니다. 운석 충돌, 핵전쟁, 전염병, 기후 변화 등으로 인류 문명이 멸망하고, 사람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여주죠. 하지만 똑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해도 다양한 종류가 있고, 각 창작물들이 걸어온 역사는 서로 다릅니다. 운석이 충돌하는 소설과 전염병이 번지는 소설은 주제, 분위기, 연출, 줄거리 측면에서 다를 수 밖에 없겠죠. 는 인류 문명이 멸망하는 다양한 이유를 살펴보고, 작가와 ..
은 SF 개론서입니다. 제목처럼 특히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책은 대재앙의 원인에 따라 다양한 SF 작품들을 분류하는데, 1970년대에는 생태학적 재앙 소설들이 많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근미래의 생태학적 위기'입니다. 그 이전에도 생태학적 재앙 소설이 없지 않았으나, 1970년대 시점부터 이런 소설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사례로써 시어도어 토마스와 케이트 윌헬름의 , 윌리엄 왓킨스와 진 스나이더의 , 존 브러너의 등을 꼽습니다. 각각 1970년, 1972년에 나온 소설들입니다. 저자는 이런 소설들이 등장한 이유를 국가와 기업 등의 환경 오염으로 꼽는군요. 환경 파괴와 공해, 인구 폭증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고, SF 작가들도 거기에 동참했다는 뜻이겠죠. 사실..
잡지 3월호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표지 그림으로 걸었군요. 중심 기사는 지구 온난화 검증입니다. 기후 변화는 이미 수많은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문제지만, 아마 트럼프가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기 때문에 의 중심 기사로 걸렸나 봅니다. 편집부도 기후 변화를 다시 검증하는 일이 뒷북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인정했고, 그 중에서 대부분 과학자들은 산업 활동이 기후 변화를 자극한다고 말하니까요. 예전에는 산업 활동과 기후 변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제 그 비율은 상당히 줄었죠. 물론 여전히 소수 과학자들은 산업 활동이 지구 온난화와 별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어쩌면 그들이 옳을지 모릅니다. 자연 과학은 다수결 싸움이 아니고, 소수 과학자의 의견이 정말 옳을 수 있..
소설 는 어니스트 칼렌바흐의 책입니다. 일종의 유토피아 소설인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생존자 정당'이라는 집단입니다. 이 정당은 생태적이고 지속 가능하고 다양성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좋아하고, 자연 친화적인 사업을 꾸리고, 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원주민들과 유대하고, 성별을 가리지 않고, 동물 권리를 챙깁니다. 아울러 거대 자본주의를 타파하려고 애쓰죠. 이들이 만든 강령을 살펴보면, 저런 사상들을 엿볼 수 있어요. 물론 이 생존자 정당도 모순이 없지 않습니다. 방어적인 폭력마저 너무 부정한다거나 기술 진보를 거부한다거나 등등…. 하지만 이런 정당이 존재한다면, 힘 내라고 응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아니, 현실에도 엄연히 이런 정당이 존재합니다. 바로 녹색당이 현실의 생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