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간 여행 (37)
SF 생태주의
[두 청춘은 자본주의 사회 속의 연인입니다. 이런 연인은 먹고 사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애니메이션 는 타임 슬립 이야기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연인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거스르는 남자를 이야기합니다. 자꾸 남자가 시간대를 거스르는 이유는 '사랑의 도피'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들이대고, 애정을 표현하고, 심지어 사랑의 도피를 계획합니다. 남자가 그저 막연한 호감을 느꼈을 때, 여자는 간접적이거나 교묘하거나 우회적으로 온갖 애정들을 표현합니다. 그것들은 사랑의 도피로 이어집니다. 두 연인은 사랑을 구속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나, 그건 쉽지 않습니다. '사랑의 도피'는 낭만적이고 두근거리는 계획이나, 현실은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상은 두 연인을 붙잡고, 주변 사람..
소설 는 시간 여행 연애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소설 속에서 두 연인의 연애는 주된 분량을 차지합니다. 재미있게도 종종 두 연인은 서로를 알지 못합니다. 남자가 시간 여행자이고 다양한 시간대들을 들락거리기 때문입니다. 소설의 첫 부분에서 남자가 여자를 만났을 때, 여자는 남자를 알아봤으나, 남자는 여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때 시간대가 (상대적으로) 과거였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상대적으로) 미래에서 남자는 여자를 만나고, 남자는 여자가 누구인지 압니다. 남자가 고정적인 시간대를 살아가지 않기 때문에, 남자는 계속 여자의 여러 시간대들에 간섭하고,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두 연인은 연애를 즐깁니다. 어떤 관점에서 이건 꽤나 골치가 아픈 상황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건 꽤나 두근거리고 설렙니다. 아직..
목적론 세계관은 역사에 특정한 목적이 존재한다는 세계관입니다. 흔히 우리는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목적론 세계관에게 불확실한 미래는 없습니다. 역사에 특정한 목적이 존재한다면, 역사는 그 결론으로 나가야 하고, 결국 특정한 미래는 나타날 겁니다. 다른 경로들은 없습니다. 역사는 특정한 방향을 향해 계속 나갑니다. 얼마 동안 역사는 비틀거리거나 길을 잃거나 샛길을 헤맬지 모르나, 결과는 바뀌지 않고, 결국 역사는 목적에 도달할 겁니다. 역사에게는 추진력이 있습니다. 역사는 추진력을 이용해 특정한 결론에 닿을 테고 목적을 이룰 겁니다. 아무것도 목적을 방해하지 못합니다. 아무것도 역사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는 결과를 막지 못합니다. 인간들이 싸우고 사랑하고 울고 웃는 수많은 행위들은 이런 추..
[이 소설은 타임 슬립 소설입니다. 그래서 이게 사이언스 픽션이 될 수 있을까요?] 소설 이 시간 여행 소설일까요? 네, 물론 그렇습니다. 타마라 아일랜드 스톤이 쓴 은 시간 여행 소설입니다. 제목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 소설은 17년이라는 격차를 이야기합니다. 소설 등장인물들에게 17년이라는 격차는 커다란 갈등이 됩니다. 소설 등장인물들이 17년이라는 격차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아무도 이 시간 여행 소설이 아니라고 의심하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이 소설이 SF 소설이 될까요? 어떤 독자들은 그렇다고 대답할 겁니다. 어떤 독자들은 이게 그저 타임 슬립 소설에 불과하다고 대답할 겁니다. 어떤 독자들은 시간 여행이 나온다고 해도 무조건 이야기가 사이언스 픽션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할 겁니다. 분명히 은 SF 울..
폴 앤더슨이 쓴 시리즈는 여러 시간대들을 뒤섞습니다. 시리즈는 시간 경찰들을 이야기하고, 시간 범인들을 체포하기 위해 시간 경찰들은 무수히 많은 시간대들로 들어가야 합니다. 공룡 시대부터 미래 시대까지, 시간 여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시간 범인들은 수많은 역사들에 개입합니다.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종종 범인들은 대체 역사로 향합니다. 당연히 시간 경찰들 역시 다양한 시간대들을 만나고 다양한 시간대들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어제 고대 중국을 다녀온 시간 경찰은 오늘 식민지 남아메리카에 가고 내일 중생대 쥐라기로 떠나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시간 경찰은 자신이 특정한 시간대에 속했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고대 중국, 식민지 남아메리카, 중생대 쥐라기를 수시로 들락거리는 사람이 특정한 시간대에 애착을 보일 수..
옥타비아 버틀러가 쓴 을 읽은 이후, 어떤 독자들은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와, 이건 정말 무시무시한 소설이야. 하지만 이건 SF 소설이 아니라 노예 제도를 고발하는 소설이지." 사실 은 타임 슬립 이야기입니다. 소설 주인공 흑인 여자는 1970년대에서 과거 미국 남부 농장으로 돌아가고 흑인 노예가 됩니다. 여타 타임 슬립 이야기들이 그런 것처럼, 에는 타임 슬립을 설명하는 상세한 설정이 없습니다. 소설 주인공은 저도 모르게 과거로 돌아가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고 다시 과거로 돌아갑니다.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소설 주인공은 흑인 노예가 됩니다. 소설 주인공은 이를 두려워하나, 자신의 능력을 막지 못합니다. 같은 로맨스 소설에서 타임 슬립 능력은 꽤나 설레고 두근거리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소설 은 시간 여행 이야기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과거로 떠나고, 과거 사람들과 함께 어울립니다. 소설 주인공은 다양한 과거 사람들과 부딪히고 대화하고 울고 웃고 떠듭니다. 이런 관점에서 은 다른 숱한 시간 여행 이야기들과 비슷합니다. 숱한 시간 여행 이야기들 속에서 소설 주인공은 다른 시대로 떠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딪히고 대화하고 울고 웃고 떠듭니다. 하지만 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아요. 은 그들을 그저 지나간 과거 역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현재라고 간주합니다. 에 지나간 과거 역사 따위는 없습니다. 모든 순간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재이고, 인류 역사에서 언제나 사람들은 생생하게 살아있었습니다. 우리는 과거를 그저 죽은 것이라고 여기나, 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과거는 죽은 것이 아니고, 우리..
[사랑이 영원으로 승천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 연인은 세계를 고정시키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별'은 꽤나 통속적인 소재입니다. 수많은 소설들, 만화들, 영화들은 이별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서로 떨어져야 하는 슬픔을 그립니다. 이별에는 여러 종류들이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가족과 떨어져야 하고, 누군가는 친구와 떨어져야 하고, 누군가는 스승과 떨어져야 하고, 누군가는 애완동물과 떨어져야 하고…. 하지만 누군가가 연인과 헤어질 때, 그건 가장 커다란 비극이 될 것 같습니다. 연인들이 헤어지는 이야기는 가장 비극적인 이별이 됩니다.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나 스승과 헤어지는 이야기보다 연인과 헤어지는 이야기를 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로맨스 소설이나 만화나 영화에 나올 때, 등장인물들은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불사를 꿈꾸었습니다. 사람들은 유한한 생명을 연장하기 원했고, 영원히 살기 바랐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불로초와 젊음의 샘을 찾기 원했죠. 신을 창조했을 때, 사람들은 신에게 자신이 원하는 욕망을 투영했습니다. 그래서 신은 죽지 않아요. 당연히 이런 욕망은 환상 소설들에게 온갖 영감들을 불어넣었고, 작가들은 영원히 살아가는 외계인이나 초인이나 기계 지성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외계인은 느리게 살아가고, 모든 것을 천천히 사고하고 판단합니다. 어떤 초인은 영원한 삶이 외롭다고 말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는 광경을 바라봅니다. 너무 오래 살았기 때문에 어떤 기계는 세상을 꿰뚫어보는 지성이 되는 것 같습니다. 죽음과 영생은 숱한 논란들을 일으키고, 불사 판매 회사 역시 그렇겠죠. 만약 영..
※ 소설 의 치명적인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스티븐 백스터가 쓴 은 허버트 웰즈가 쓴 의 속편입니다. 서로 다른 작가가 썼기 때문에 은 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른 갈래들로 뻗어나갑니다. 에서 시간 여행자는 미래에 도착하고 엘로이들을 만났을 뿐이었습니다. 나중에 훨씬 먼 미래로 날아가나, 시간 여행자는 주로 엘로이들과 어울렸죠. 엘로이들은 쇠락한 문명을 간신히 유지하는 중이었고, 덕분에 시간 여행자는 첨단 도시 따위를 절대 구경하지 못합니다. 거시적이고 진화적인 관점에서 허버트 웰즈는 아무리 찬란하게 보이는 인류 문명 역시 쇠락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웰즈는 첨단 미래 사회를 보여주지 않았고, 쇠락한 문명을 보여줬죠. 하지만 스티븐 백스터는 보다 긍정적으로 나가는 것 같습니다. 스티븐 백스터는 다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