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스콧 웨스터펠드 (22)
SF 생태주의
[레비아탄 비행선은 부유 고래와 선체의 결합입니다. 그래서 레비아탄은 생체 비행선이 될 수 있어요.] 스콧 웨스터펠드가 쓴 소설 에서 레비아탄 비행선은 생체 비행선입니다. 소설 예고편은 분명히 레비아탄 비행선이 리빙쉽, 생체 비행선이라고 말합니다. 왜 레비아탄 비행선이 생체 비행선이 될까요? 왜 체펠린 비행선은 생체 비행선이 되지 못하고, 레비아탄 비행선은 생체 비행선이 될 수 있을까요? 비행선은 문자 그대로 하늘을 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늘을 날지 못한다면, 비행선은 비행선이 아니겠죠. 땅에 추락하고 더 이상 날지 못하는 망가진 비행선 역시 비행선입니다. 망가진 비행선을 볼 때, 우리는 비행선이 추락하는 장면을 상정합니다. 날지 못한다면, 비행선은 추락하지 못하죠.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는 문구..
'스팀펑크'라는 장르 이름을 들을 때, 흔히 사람들은 과장된 19세기 과학 기술을 떠올릴 겁니다. 웅장하고 호화로운 비행선, 튼튼하고 철벽 같은 모니터 함선, 바닷속에서 크라켄과 싸우는 구닥다리 잠수함, 자동인형들, 개조 생명체들, 거대 공장들과 굴뚝들이 뿜는 시커먼 매연. 이런 것들은 스팀펑크를 장식하는 전형적인 소재들입니다. 이런 소재들이 19세기 산업 도시를 치장할 때, 사람들은 그런 장면을 스팀펑크라고 간주할 겁니다. 종종 스팀펑크는 20세기로 넘어가거나 아예 미래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소설 와 은 20세기 배경이고, 은 아예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하지만 19세기 스팀펑크들과 같은 20세기 스팀펑크, 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스팀펑크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유럽 중심적인 분위기입니다..
[우주에 생명의 씨앗들을 퍼뜨리고 싶다면, 우리는 개조 생명체들과 생태학을 조합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제목처럼 보드 게임 는 화성 지구화를 이야기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기업들을 선택하고 화성 지구화에 참가합니다. 지구는 기업들에게 화성 지구화 사업을 위임했고, 기업들은 여러 특징들을 발휘합니다. 어떤 기업은 쉽게 도시들을 늘릴 수 있고, 어떤 기업은 광산들을 점거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열 에너지를 모을 수 있고, 어떤 기업은 연줄을 이용합니다. 다양한 기업들 중에서 에코라인은 삼림들을 늘리는 기업입니다. 기업 이름이 가리키는 것처럼, 게임을 시작할 때, 에코라인은 식물 자원들을 받습니다. 에코라인은 식물 자원들을 적게 소모하고 삼림을 늘릴 수 있죠. 삼림을 늘릴 때마다, 삼림을 늘..
[문자 그대로 제노 타이탄은 압도적인 로망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이런 로망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비디오 게임 에는 이른바 거대 괴수 3종 세트가 있습니다. 3종 세트는 공성 벌레, 크라켄, 제노 타이탄입니다. 거대 괴수 3종 세트는 모두 로딩 화면을 장식합니다. 얼음 벌판에서 공성 벌레는 하늘 높이 솟구치고 거대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신비로운 바닷속에서 크라켄은 투박하고 장엄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뜨거운 용암 지대에서 분노한 화산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제노 타이탄은 무시무시하고 파괴적인 인상을 내비치죠. 특히, 제노 타이탄과 인간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제노 타이탄은 자신의 거대한 몸뚱이를 훨씬 강조할 수 있습니다. 게임 제작진은 거대 괴수 3종 세트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공성 ..
[이른바 3부작은 인간과 말과 늑대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말과 달리, 늑대는 야생이죠.] 코맥 매카시가 쓴 소설 은 미국 서부 소설입니다. 이건 카우보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서부 소설이죠. 하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 존 그래디 콜은 카우보이가 아니라 호스보이라고 불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존 그래디 콜이 말들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소설 제목이 '모두 예쁜 말들'인 까닭은 존 그래디가 말들에 죽고 못 사는 성격이기 때문일 겁니다. 소설 첫머리에서 존 그래디는 말을 타고 황야를 달립니다. 존은 말에게서 육중하고 옹골차게 움직이는 근육들과 뜨겁고 벌떡거리는 심장을 느낍니다. 코맥 매카시는 존이 말을 사랑하는 이유가 인간을 사랑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작가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저는 잘 모르..
[저는 이런 장면에서 거대 괴수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이건 그저 개인적인 경험에 불과하지 않겠죠.] 스콧 웨스터펠드가 쓴 시리즈에는 여러 개조 동물들이 나옵니다. 작고 똑똑한 로리스부터 순양 전함을 침몰시키는 촉수 괴수 베헤모스까지, 시리즈는 다양한 개조 동물들을 보여주죠. 어떤 것은 포유류이고, 어떤 것은 조류이고, 어떤 것은 파충류입니다. 베헤모스 같은 괴수가 어디에 속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크라켄은 거대 오징어처럼 생겼고, 따라서 두족류에 속하겠죠. 하지만 베헤모스가 두족류일까요? 분명히 베헤모스는 엄청난 촉수들을 자랑하나, 전반적인 생김새는 두족류와 거리가 멉니다. 어떤 독자들은 베헤모스와 크라켄이 똑같은 부류라고 이야기하나, 설사 소설 설정이 그렇다고 해도, 베헤모스는 꽤나..
[생체 비행선의 내부 구조. 가스를 생성하기 위해 부유 고래는 뱃속에 인공 생태계를 품었을지 모릅니다.] 스콧 웨스터펠드가 쓴 소설 은 생체 비행선을 이야기합니다. 주연 등장인물들은 영국 공군 소속이고, 생체 비행선 승무원들입니다. 19세기에 찰스 다윈이 개조 동물들을 만든 이후, 영국은 개조 동물들을 산업과 군사에 이용했어요. 영국 공군은 아주 거대한 부유 고래를 만들었고, 부유 고래를 이용해 생체 비행선을 만들었죠. 은 가상의 1차 세계 대전과 레비아탄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부유 고래 비행선을 주로 조명합니다. 모종의 사건 때문에 부유 고래 비행선은 어떤 높고 외딴 산맥에 추락합니다. 혹독한 고산 지대에서 비행선 승무원들은 음식들을 찾아 나섭니다. 그들이 먹기 위해서? 아닙니다. 비행선에게 먹이기 위해..
[표지 그림에서 보드 게임 은 정말 웅장한 공중 철갑함을 보여줍니다.] 소설 은 공중 철갑함을 보여주는 전쟁 이야기입니다. 공중 철갑함이라는 표현이 옳은지 저는 잘 모르겠군요. 허버트 웰즈는 항공 전력을 묘사했으나,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허버트 웰즈는 그저 항공기(?)들이 공중을 날아다닌다고 언급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허버트 웰즈가 언급한 항공 병기가 공중 철갑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은 공중 전함을 이야기하는 스팀펑크이고, 스팀펑크 전쟁들이 나갈 수 있는 길을 닦았죠. 공중 철갑함을 묘사하는 작가들은 허버트 웰즈에게 한 번쯤 고개를 숙여야 할 겁니다. 하지만 왜 하필 공중 철갑함일까요? 왜 스팀펑크 작가들은 철갑함 그 자체가 아니라 공중 철갑함에 열광할까요? 거대한 함선은..
[생체 비행선의 함교 내부. 몇몇 개조 도마뱀이 보인다고 해도, 이런 모습은 일반적인 괴수와 거리가 멀어요.] 스콧 웨스터펠드가 쓴 소설 은 말 그대로 레비아탄을 이야기합니다. 이 소설이 가리키는 레비아탄은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저 유명한 바다 괴수가 아닙니다. 그보다 생체 비행선이죠. 소설 속에서 인류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발달시킵니다. 그래서 인류는 다양한 동물들을 만들 수 있고, 산업과 전쟁을 위해 온갖 개조 동물들을 이용합니다. 레비아탄은 그런 동물들 중 하나이고,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고래입니다.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공룡 따위는 감히 깝치지 못합니다. 15m짜리 스피노사우루스는 감히 몇 백 m짜리 레비아탄에게 깝치지 못할 겁니다. 레비아탄에 비한다면, 공룡만 아니라 고지라 같은 거대 괴수조차 상..
[이런 삽화가 있다면, 독자들은 생체 고래 비행선의 모습과 크기를 훨씬 쉽게 가늠할 수 있겠죠.] 스콧 웨스터펠드는 어느 강연에서 소설 삽화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왜 자신이 같은 소설에서 삽화를 집어넣었는지, 왜 키스 톰슨 같은 삽화가를 섭외했는지 이야기했죠. 저는 그 강연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웨스터펠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충 저런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웨스터펠드가 강연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든 , , 의 삽화는 정말 웅장하고 기괴하고 멋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은 베헤모스와 SMS 괴벤의 싸움 장면입니다. 소설 속에서 베헤모스는 자연적인 괴수가 아니라 인류의 생체 병기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인류가 그토록 거대한 바다 동물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