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로드 (9)
SF 생태주의
[이 게임은 상부 구조입니다. 생태학 SF 장르는 토대입니다. 토대에게는 또 다른 토대가 있을 겁니다.] 아랫집 수진은 SF 만화를 그립니다. 만화 속에서 미래 과학자들은 바이오스피어 우주선, 생체선(生體船)을 건조합니다. 우주선 바이오 돔에는 여러 자연 생태계들이 있습니다. 외계 행성을 테라포밍하기 위해 우주선은 항해하기 시작합니다. 생체선은 장거리 세대 우주선입니다. 그래서 폐쇄 생태계 순환과 폐쇄적인 사회 구조는 핵심 주제입니다. 생체선 설정은 폐쇄 생태계 순환, 폐쇄적인 사회 구조를 향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랫집 수진이 생체선 만화를 그린다고 해도, 이 만화는 유일하지 않습니다. 이 만화는 어떻게 폐쇄 생태계가 순환하는지 유일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다른 여러 SF 소설들, 만화들, ..
[이런 풍경은 전형적인 사이언스 픽션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급진적인 사이언스 픽션인지 모릅니다.] "게임 는 정말 멋지고 미래적인 도시를 보여준다." 이렇게 인터넷 게임 잡지 는 게임 를 평가했습니다. 여러 게임 플레이어들은 이런 평가에 동의할 겁니다. 가 보여주는 도시 풍경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특히, 건물들이 태양열 전지들과 풍력 발전기들과 여러 나무들과 야생 동물들을 골고루 갖춘다면, 이런 풍경은 훨씬 환상적이겠죠. 생태 공동체를 강조하는 게임으로서 는 이색적인 삼림 건물을 선사합니다. 게임 플레이어는 건물에 나무들을 심을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어가 건물에 나무들을 심는다면, 그것들은 숲이 될 겁니다. 동물들에게 숲은 좋은 서식지가 되겠죠. 다양한 야생 동물들은 서로 다른 자연 환경들을 선호..
※ 이 게시글은 코맥 매카시가 쓴 소설 와 영화 과 비디오 게임 의 결말을 누설합니다. 소설 와 영화 과 게임 는 서로 비슷한 장르이고 비슷한 내용을 다룹니다. 세 소설과 영화와 게임은 모두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동시에 와 과 는 방랑하는 어른 남자와 아이를 강조합니다. 무너진 인류 문명 속에서 어른 남자와 아이는 사방을 방랑합니다. 사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에는 와 과 이외에 이런 방랑하는 어른 남자들과 아이들이 많습니다. 스티븐 킹이 쓴 소설 , 영화 , 비디오 게임 역시 이런 범주에 들어갈 수 있겠죠. 소설 는 광기 어린 집단 속에서 아이가 위험에 처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영화 에서 밀라 쿠니스가 연기한 솔라라는 아이보다 처녀에 가까우나, 남자 어른 일라이를 따라 방랑하죠. 에서 아빠와 딸은 서..
[게임 의 한 장면. 비현실적인 폭설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로 쉽게 이어집니다.] 소설 에서 노틸러스는 만능 잠수함입니다. 네모 선장은 자신이 노틸러스를 몰고 어디에나 갈 수 있다고 장담하죠. 네모 선장이 자랑스럽게 장담한 것처럼, 노틸러스는 남극으로 향했고, 네모 선장은 남극점에 자신의 깃발을 꼽았습니다. 문제는 귀환이었습니다. 노틸러스는 얼음들에 갇혔고,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만능 잠수함은 함부로 빙판을 뚫고 나오지 못했어요. 그 덕분에 잠수함 승무원들은 전멸할지 몰랐고, 이 사태는 노틸러스의 최대 위기가 되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이보다 더 극적인 위기 상황은 없을 것 같습니다. 노틸러스가 다른 군함과 싸우거나 커다란 오징어들과 싸웠다고 해도, 남극 상황보다 그것들은 위험하지 않았을 것 ..
흔히 사람들은 소설이나 영화, 비디오 게임이 이야기를 담는다고 말합니다. 소설과 영화, 게임에서 이야기는 핵심적인 재미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와 비디오 게임이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들은 서로 다릅니다. 소설 , 영화 , 비디오 게임 는 멸망한 인류 문명을 이야기합니다. 멸망한 인류 문명 속에서 어른 남자는 아이와 함께 머나먼 방랑을 떠납니다. 이런 관점에서 와 과 는 서로 비슷하죠. 사람들은 에서 남자와 소년을 이야기하고 에서 테오와 카를 이야기하고, 에서 조엘과 엘리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남자와 테오와 조엘과 소년과 카와 엘리를 서로 비교하거나 대조할 수 있죠. 사실 이런 비평들은 아주 흔합니다. 하지만 이런 비평들은 오직 내용만을 이야기할 뿐입니다. 여기에는 형식이 없죠..
SF 소설은 소설입니다. SF 소설은 비단 SF 장르일 뿐만 아니라 소설이라는 문학이죠. 소설을 읽을 때, 독자들은 내용과 함께 형식에 주목합니다. 대부분 다른 것들처럼, 소설은 그저 내용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내용과 형식이 합칠 때, 소설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설정이나 이야기나 줄거리나 등장인물이 내용이 된다면, 단어나 문단이나 글씨체나 문장 부호는 형식이 되겠죠. 소설 을 읽은 이후, 독자들은 왜 작가가 성탄절에 전염병 아포칼립스를 집어넣었는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이 개성적이거나 얄밉거나 꿀밤을 때려주고 싶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릴 때, 독자들은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거나 그들을 동정할 수 있겠죠. 어떤 독자들은 시간 여행으로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할 수 ..
코맥 매카시가 쓴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왜 인류 문명이 멸망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죠. 비단 인류 문명만 아니라 자연 생태계 역시 무너졌습니다. 도시들은 폐허가 되었고, 사람들은 여기저기에서 불탔고, 하얀 눈송이들과 검은 잿가루들은 모든 것을 뒤덮습니다. 하늘은 언제나 흐리고, 해를 찾아보기 어렵고, 차가운 바람만 휘몰아칩니다.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지고, 눈은 무릎까지 찹니다. 사방은 어둠이나 희미한 날빛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눈이 내리는 밤에 깊은 숲 속을 헤맨다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사방은 적막하고, 가끔 비명이나 희한한 소리가 들리나, 대부분 침묵을 지킵니다. 귀를 기울여도 천둥이나 바람 소리만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질서를 유지하는 누군가는 없습니다. 질서는..
[게임 의 한 장면.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폐허 탐험은 좋은 궁합입니다.] 소설 는 핵 전쟁 아포칼립스입니다. 특이하게 이 소설에서 북반구와 남반구의 상황은 서로 정반대입니다. 북반구의 강대국들이 전쟁을 벌인 까닭에 방사능 낙진이 북반구를 휩쓸었어요. 결과적으로 남반구는 안전하고, 북반구 인구가 절명했음에도 남반구 사람들은 평화롭게 지냅니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방사능 낙진이 남쪽으로 밀려오기 때문이죠. 그래서 남반구에 대피 중인 어떤 사람들은 북반구를 조사하기 위해 잠수함을 타고 출발합니다. 그 잠수함은 죽음과도 같은 고요한 세계를 떠돌고 문명의 붕괴를 확인하죠. 아마 잠수함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중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사실 그 승무원들은 친숙한 고향땅을 지..
코맥 매카시의 는 암울한 소설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 번역본 표지를 보면, 온갖 찬사와 함께 암울하고 어둡고 막막하다는 비평들이 실렸습니다. 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 중에서 특히 핵전쟁 아포칼립스처럼 보입니다. 세상은 항상 어둠침침하고, 매일 눈이 내리고, 날씨는 혹독하고, 모든 게 시커멓게 불탔습니다. 어디에도 밝은 구석은 없습니다. 주인공은 어느 남자와 소년이고, 두 사람은 멸망한 세상을 정처없이 떠돕니다. 그들은 아주 원시적이고 단순한 것에만 집중합니다. 먹고, 자고, 싸고, 걷고, 도망치고, 기타 등등. 그게 전부입니다. 이 소설은 오직 그런 것들만 이야기합니다. 종종 남자는 고차원적인 생각을 떠올리지만, 그런 생각들은 허무에 다다르곤 합니다. 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것들만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