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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소설 는 달이 뽀개졌다고 이야기합니다. 달이 뽀개졌기 때문에 무수한 파편들은 지구 표면을 덮치고, 사람들은 대피해야 합니다. 그들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여러 방안들이 있으나, 사람들은 지구를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그들은 국제 우주 정거장을 확장하고, 방주 우주선을 만듭니다. 방주 우주선에서 사람들은 하드레인(무수한 파편들이 지구 표면을 덮치는 재난)을 피할 수 있죠. 문제는 70억 인류가 모두 방주 우주선에 타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러 국가들은 세심하게 소수 인원들을 선발하고, 수많은 인류 중 오직 극소수만 방주 우주선에 탑니다. 당연히 그들에게는 특별한 능력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기술자들이거나 공학자들이거나 생명 과학자들입니다. 방주 우주선 사람들 중에서 루이사라는 등장인물은 좀 더 ..
https://xkcd.com/435/ 위 링크는 xkcd가 그린 만화 입니다. 이 만화에서 사회학자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고, 심리학자는 사회학자를 깝니다. 생물학자는 다시 심리학자를 까고, 화학자는 또 다시 다시 생물학자를 깝니다. 물리학자는 모두를 깔 수 있고, 자신이 제일 순수하다고 생각하죠. 그때 수학자는 다른 학자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수학이 제일 순수하기 때문이죠. 은 웃기는 만화이나, 학자들은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토론할지 모릅니다. 정말 사회학이 생물학의 하위 분류일까요? 물리학이 다른 학문들에게 뻐길 수 있을까요? 수학 왼쪽에 아무것도 없을까요? 철학이 수학에게 핀잔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철학이 가장 순수한 학문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학자들은 다르다고 말할지..
[심지어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조차 사회학을 이야기해요. 하드 SF 소설에서 이건 훨씬 중요하겠죠.] 소설 에서 1부 는 어떻게 인류가 방주 우주선을 만드는지 보여줍니다. 달이 뽀개졌기 때문에 인류는 우주로 달아나야 하고, 과학자들은 다급히 방주 우주선을 건조합니다. 당연히 는 어떻게 인류가 국제 우주 정거장을 방주 우주선으로 활용하는지 보여줍니다. 소설 1부는 기계 공학과 우주 물리학에 치중해요. 가끔 다른 분야들은 그저 고개를 내밀 뿐이고, 기계 공학과 우주 물리학은 대부분 내용을 차지하죠. 하지만 2부 에서 인류는 방주 우주선을 완성하고, 슬슬 이야기는 다른 분야들로 넘어갑니다. 수많은 파편들을 피하고 방주 우주선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기계 공학과 우주 물리학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우주 공간..
여러 대학들에는 경영학과가 존재합니다. 경영학과에서 대학생들은 이런저런 경영학 이론들을 배웁니다. 경영학이 뭘까요? 이름처럼 경영학은 기업을 경영하는 학문입니다. 하지만 경영학과 학생이 모두 경영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몇몇 대학생은 경영자가 되겠죠.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노동자가 될 겁니다. 사회 구조적으로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자본가들은 소수이고 노동자들은 다수입니다. 게다가 중소 자본가들 역시 노동자들과 별로 다른 처지가 아니죠. 프랜차이즈 사장들은 사장이 아니라 본사를 떠받드는 노동자에 가깝습니다. 대부분 대학생들은 경영자가 되지 못하고 노동자가 되겠죠. 하지만 왜 대학생들이 노동학이 아니라 경영학을 배울까요? 남한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는 대표적인 명문 대학교입니다...
경향신문에는 고장원 평론가가 연재하는 SF 소설 서평들이 꾸준히 올라옵니다. 최근에는 제임스 호건이 쓴 이 올라왔군요. 이 소설은 중 하나이고, 에서 이어지는 속편입니다. 는 이른바 학술 하드 SF 소설이라고 불립니다. 별명처럼 이 소설은 엄중한 자연 과학적 상상력과 학술적인 논의에 치중해요. 고장원 평론가는 이런 하드 SF 소설이 비단 자연 과학적인 상상력만 아니라 사회적인 주장을 담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초식동물 사회를 보여주기 때문이죠. 이 소설에는 초식동물에게서 진화한 지적 문명이 등장하고, 그 문명은 꽤나 평화로운 사회를 이룩합니다. 고장원 평론가는 이 현대 인류 문명에게 대안을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정말 초식동물에게서 진화한 지적 문명이 온화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초..
이른바 친일파 작가들은 남한 사회가 품은 고달픈 문제점들 중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추앙하는 작가들이 일본 제국을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식민지 시대를 거쳤고, 그 동안 여러 작가들은 권력의 나팔수가 되었습니다. 북한과 남한은 독립을 당했으나,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 따라서 친일파 작가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서 남았습니다. 아예 서정주 같은 작가는 일본 제국을 비롯해 군사 정부들을 지지했고, 그릇된 선례를 남겼죠. 우리는 작가가 시대의 양심이 되거나 예술 작품이 시대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나, 작가와 예술 작품은 얼마든지 권력을 비호할 수 있고 권력의 나팔수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억압적인 식민지를 거치지 않은 나라에서 작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까요? 그런 나라에서 작가..
소설 에는 화석 발굴 장면이 잠시 등장합니다. 고생물 연구원들이 화석을 발굴하는 동안, 다르 베테르라는 주연 등장인물은 장대한 진화와 인류 역사를 떠올립니다. 지구에서 생명은 오랜 역사를 흘렀습니다. 대략 30억 년 동안 원시 생명체들은 지구 환경을 크게 바꿨습니다. 5억 년 전에 본격적으로 복잡한 동물들과 식물들과 균류들이 탄생했고, 다시 몇 억 년이 흘렀습니다. 마침내 인류가 등장했으나, 인류는 무엇이 이성적인 방법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죠. 하지만 여러 혼란들을 거치는 동안, 인류는 국가와 민족과 재산과 성별을 넘어서야 한다고 깨달았고, 공산주의 유토피아를 이룩했습니다. 다르 베테르는 미개한 고대 야수와 진보된 공산주의 유토피아를 비교하고, 공산주의에게 손을 들어줍니다. 이런 사고 방식은 꽤나 선형적..
다이안 듀마노스키는 에서 킴 스탠리 로빈슨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은 환경 오염을 경고하는 책이고, 종종 이런 책들은 환경 아포칼립스 작가를 언급하죠. 환경 아포칼립스 소설이 거시적인 시각을 제공하거나 근본적인 문제를 비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듀마노스키는 킴 로빈슨을 아주 살짝 언급했을 뿐이었으나, 저는 그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듀마노스키가 킴 로빈슨을 언급한 이유는 킴 로빈슨이 자본주의를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를 걱정하는 과학자들은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오염들은 지구 생태계를 망가뜨릴 겁니다. 더 이상 인류는 안락하게 살지 못할 겁니다. 따라서 인류는 빨리 화성 같은 외계 행성으로 이주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려야 합니다. 여러 과..
마이클 무어콕은 유명한 SF 작가입니다. 음, 정말 그런가요? 마이클 무어콕이 정말 유명한 SF 작가인가요? 같은 소설이 SF 소설일까요. 는 시간 여행 소설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고, 당연히 이 소설은 SF 소설입니다. 하지만 는 양자역학이나 평행 세계나 뒤틀리는 시간선이나 과학 기술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 소설은 종교 소설에 가까워 보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고, 예수를 만나고, 예수의 가르침을 따릅니다. 는 예수를 새롭게 해석하고, 어쩌면 기독교 신도들은 이 소설이 꽤나 골 때린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시간 여행은 예수를 이야기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결국 그런 시간 여행이 희한한 마무리를 이끌어내나, 이 소설에서 자연 과학적인 상상력을 찾기는 어렵겠죠. 양..
어떤 SF 설문 조사를 이야기했을 때, alt.SF는 하드 SF 소설이 진정한 SF 소설이라고 규정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만약 SF 소설에 근본적인 핵심이 있다면 그건 하드 SF 소설일 겁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소설이 어려운 자연 과학들을 줄줄이 늘어놓는다면, 그 소설은 하드 SF 소설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하드 SF 작가는 분명히 자연 과학 지식들을 엄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SF 작가가 자연 과학 지식을 엄중하게 다룬다고 해도, 언젠가 SF 소설은 뻥을 쳐야 합니다. 하드 SF 소설은 과학 논문이 아닙니다. 하드 SF 소설은 함부로 초공간 도약 우주선에 기대지 않겠으나, 그렇다고 해도 항성간 항해를 묘사해야 합니다. 숱한 사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