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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숱한 스페이스 오페라들에는 숱한 유사 인간 외계인들이 있습니다. 피부색들은 다르나, 그들은 인간적으로 생각하고 인간과 닮았습니다. 심지어 반인반수 외계인들 역시 별로 인간과 다르지 않습니다. 반인반수 외계인들은 그저 몇몇 동물 특징을 덧붙인 인간들에 불과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 고양이 외계인이 나온다고 해도, 그 고양이 외계인은 그저 털이 복슬거리고 고양이와 비슷한 인간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 여자 고양이 외계인에게는 두 젖가슴이 있을지 모르죠. 이건 꽤나 엉뚱한 상상입니다. 고양이에게는 젖가슴이 없습니다. 암컷 포유동물들은 젖을 분비할 수 있으나, 둥근 젖가슴은 오직 인간 여자에게만 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 작가는 이런 '인간적인 특징'을 고양이 외계인에게 덧붙일 수 있어요. 그래서..
예전에 2017년 영화 을 비평했을 때, 듀나님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이 영화화하기에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을 비롯해 크리스티 소설들은 시각적이지 않습니다. 크리스티 탐정들은 액션 장면을 펼치지 않고, 수사 장면은 탐정과 용의자가 문답을 주고받는 형식입니다. 추리 소설은 이런 것들을 이용해 긴장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영화는 그렇지 못합니다. 영화는 종합 영상 매체이고 따라서 시각적인 측면을 강조해야 합니다. 만약 배우들이 오직 대사들만 줄줄이 늘어놓는다면, 거기에 대사들 이외에 다른 시각적인 측면이 없다면, 그 영화는 꽤나 맥이 빠질 겁니다. 어떤 영화가 대사들에 신경을 아주 많이 기울인다고 해도, 그런 영화조차 시각적인 측면을 빼먹지 못할 겁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들을 보세요. ..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만약 생존을 위협하는 모든 조건이 해결된 상태라고 가정한다면, 살면서 가장 두려운 두 가지가 권태와 허무인 듯해요. (중간 생략) 저는 권태와 허무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자 운동하는 게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문구는 비평 서적 에서 나옵니다. 은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가 일곱 소설들을 비평하는 서적입니다. 이 책에서 부터 까지,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는 여러 소설들을 평가하고 비판하고 이것저것 분석합니다. 일곱 소설들 중에는 밀란 쿤데라가 쓴 이 있어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와, 이건 정말 멋진 제목입니다. 누구나 이런 제목에 강렬한 인상을 느끼고 쉽게 잊지 못할지 모릅니다. 어떻게 이렇게 멋지고 인상적인 제목을 지을 수 있을까요. 밀란 쿤데라 본..
창작 서적 는 인터넷 소설(웹소설)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예전에 한 번 이야기했던 것처럼, 는 세 가지 로맨스 소설들, 미스터리 소설, SF 및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책은 어떻게 웹소설을 쓰는지 설명하고 장르 부분을 대충 넘어갑니다. 로맨스나 사이언스 픽션이나 무협을 설명하는 부분은 꽤나 부실해요. 작가들 역시 이런 점을 인정하고요. 어떻게 웹소설을 쓰는지 설명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어떤 작가는 자신이 무협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장르 설명보다 웹소설 창작을 더 원할 것 같습니다. 만약 SF 장르가 궁금하다면, 그런 사람들은 박상준님이나 듀나님이나 표도기님의 글들을 참조할 수 있습니다. 그런 비평문이..
소설 는 드래곤 공군 편대를 이야기합니다. 시대 배경은 나폴레옹 전쟁이죠. 소설 주인공은 영국 공군 소속이고 테메레르라는 드래곤과 함께 나폴레옹 군대(프랑스 공군 드래곤 편대)와 싸웁니다. 소설 주인공이 영국 공군 장교이기 때문에 당연히 테메레르는 영국 드래곤…이 아니라 중국 드래곤입니다. 사실 테메레르는 자신에게 국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테메레르는 국적 따위가 중요하지 않고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살기 바랄 뿐이에요. 그렇다고 해도 테메레르는 중국 드래곤에게서 태어났고 중국 드래곤 같은 겉모습을 선보입니다. 어쩌면 테메레르를 설정했을 때, 작가 나오미 노빅은 중국 용을 참조했을지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전설 속의 유럽 드래곤에게는 수염이 없습니다. 하지만 테메레르에게는 길다란 두 수염이..
[코야실의 생체 나무 우주선과 거대한 나무 줄기들. 아무 이유 없이 삼림 행성 공학은 최종 퀘스트가 아니겠죠.] 비디오 게임 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입니다. 장대한 은하계에서 여러 외계인들은 갈등하고 협력하고 싸우고 배신하고 화해합니다. 다양한 외계인 세력들은 뚜렷한 개성들을 드러내고, 외계인 세력들은 그런 개성들을 이용해 우주 패권을 차지하기 원합니다. 호라시오는 우주 전체가 자신의 클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라시오는 자신을 초인으로 만들고, 자신의 클론들을 양산하고, 그런 클론들을 이용해 세력을 확장합니다. 소폰은 중세 유럽 판타지의 놈들 같습니다. 소폰은 뭔가를 뚝딱뚝딱 잘 만듭니다. 하지만 소폰은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언제나 새롭고 신기한 발명품들을 쫓습니다. 일상적인 문제들과 정..
[언폴른 우주 전함. 유저 설정에 따르면, 이건 나무 우주선, 식물 사이보그, 살아있는 우주선입니다.] 어슐라 르 귄은 자신이 나무를 특별히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슐라 르 귄은 몇몇 판타지 단편과 SF 단편에서 지적인 나무나 나무 마법사를 이야기했어요. 제목처럼 은 숲에게 바치는 찬가인 동시에 무분별한 벌목과 열대 우림 파괴를 비판하는 소설일 겁니다. 왜 어슐라 르 귄이 나무를 좋아할까요? 수필 에서 이양하는 나무에게 여러 미덕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그건 너무 인간 중심적인 관점입니다. 이양하는 나무가 고독함을 알고 불만을 늘어놓지 않고 스스로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식물이 수동적이라고 간주하죠. 우리가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식물이 아주 수동적이라고 간주합니다...
옥타비아 버틀러가 쓴 을 읽은 이후, 어떤 독자들은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와, 이건 정말 무시무시한 소설이야. 하지만 이건 SF 소설이 아니라 노예 제도를 고발하는 소설이지." 사실 은 타임 슬립 이야기입니다. 소설 주인공 흑인 여자는 1970년대에서 과거 미국 남부 농장으로 돌아가고 흑인 노예가 됩니다. 여타 타임 슬립 이야기들이 그런 것처럼, 에는 타임 슬립을 설명하는 상세한 설정이 없습니다. 소설 주인공은 저도 모르게 과거로 돌아가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고 다시 과거로 돌아갑니다.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소설 주인공은 흑인 노예가 됩니다. 소설 주인공은 이를 두려워하나, 자신의 능력을 막지 못합니다. 같은 로맨스 소설에서 타임 슬립 능력은 꽤나 설레고 두근거리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가끔 SF 소설들, 만화들, 영화들, 게임들은 제목에 연도를 집어넣습니다. 가령, 소설 는 '2000년에서 1887년을 뒤돌아보며'입니다. 소설 주인공은 19세기 사람이나, 주된 시간적인 배경은 2000년이죠. 소설 은 2001년 미래 우주 항해를 이야기합니다. 같은 애니메이션 역시 제목에 연도를 집어넣었습니다. 이런 미래적인 제목들과 달리, 비디오 게임 은 과거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이 가리키는 1886년은 우리가 아는 구닥다리 과거가 아닙니다. 은 스팀펑크 장르이고 거대한 비행선과 각종 첨단 무기들을 자랑합니다. 1886년이라는 연도는 과거를 가리키는 동시에 이 과거가 미래적이라고 이야기하죠. SF 소설들, 만화들, 영화들, 게임들이 연도를 집어넣는 이유는 시대상이 중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사이언스 ..
한때 시리즈는 크나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시리즈는 철학적인 논리들을 간단하게 알려주는 책들입니다. 시리즈를 읽은 이후, 어린 독자들은 어떤 현상을 좀 더 논리적이고 근본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가령, 여기에 어떤 장군이 있습니다. 장군은 병사들에게 벌을 주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장군은 병사들이 돼지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명령했습니다. 병사들은 고개들을 갸웃거렸죠. 돼지고기? 돼지고기가 처벌이 될까요? 게다가 이건 상하거나 맛없는 돼지고가 아닙니다. 장군은 아주 맛있고 기름진 돼지고기를 내밀었고 병사들이 이걸 먹어야 한다고 명령했습니다. 병사들은 아주 잘 먹었죠. 병사들은 무시무시한 처벌을 예상했으나, 예상과 달리, 그들은 배부르게 맛있는 고기를 즐겼습니다. 왜 장군이 돼지고기가 처벌이라고 말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