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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이 소설은 타임 슬립 소설입니다. 그래서 이게 사이언스 픽션이 될 수 있을까요?] 소설 이 시간 여행 소설일까요? 네, 물론 그렇습니다. 타마라 아일랜드 스톤이 쓴 은 시간 여행 소설입니다. 제목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 소설은 17년이라는 격차를 이야기합니다. 소설 등장인물들에게 17년이라는 격차는 커다란 갈등이 됩니다. 소설 등장인물들이 17년이라는 격차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아무도 이 시간 여행 소설이 아니라고 의심하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이 소설이 SF 소설이 될까요? 어떤 독자들은 그렇다고 대답할 겁니다. 어떤 독자들은 이게 그저 타임 슬립 소설에 불과하다고 대답할 겁니다. 어떤 독자들은 시간 여행이 나온다고 해도 무조건 이야기가 사이언스 픽션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할 겁니다. 분명히 은 SF 울..
19세기 유럽 문명은 근대적인 진보를 만들었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진보는 19세기 유럽에서 비롯했죠. 왜냐하면 19세기 유럽이 산업 자본주의를 만들었고, 산업 자본주의가 엄청난 식량들과 재화들과 인구들을 생산했기 때문입니다. 19세기 유럽에서 산업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바꿨고, 유럽 사람들은 세상이 급격하게 바뀐다고 생각했습니다. 생산량은 늘어나고, 자유와 평등은 넓어집니다. 게다가 진화 이론을 비롯해 과학 이론들은 종교와 미신을 밀어냅니다. 19세기 유럽 사람들은 인간이 (마법이 아니라) 과학을 이용해 해저로 내려가거나 우주로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9세기 유럽 사람들은 까마득한 선사 시대와 공룡들을 뒤돌아볼 수 있었고, 세계화된 지구를 고려할 수 있었고, 외계 문명을 내다볼 수 있었..
소설에는 화자,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체가 있습니다. 이건 소설이 드러내는 가장 커다란 특징들 중에서 하나입니다. 소설에는 화자가 있고, 화자는 서사를 전개합니다. 소설을 읽기 위해 독자는 화자와 만나야 합니다. 사실 화자 없이 독자는 소설을 읽지 못합니다. 화자가 서사를 전개할 때, 독자는 그걸 읽을 수 있습니다. 독자가 화자를 피하기 원한다고 해도, 그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니, 그건 완전히 불가능할 겁니다. 언제나 화자의 시각에서 독자는 소설을 읽어야 할 겁니다. 소설 작가는 여러 시점들을 제시합니다. 1인칭 시점, 3인칭 시점, 전지적인 시점. 하지만 작가가 무슨 시점을 선택하든, 결국 화자의 시각에서 독자는 소설을 읽어야 합니다. 어슐라 르 귄이 쓴 소설 에서 독자는 쉐벡의 관점을 따라가야 합니..
로봇 공학(robotics)은 일상적인 용어입니다. 로봇 공학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해도, 사람들은 로봇 공학이 어색하지 않은 용어라고 생각할 겁니다. 누군가가 로봇 공학이라고 말할 때, 사람들은 자동화 기계나 실험적인 인간형 로봇을 머릿속에 떠올리겠죠. 다들 이게 자연 과학 용어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로봇 공학은 자연 과학 용어가 아니었습니다. 로봇 공학은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었죠. 이건 SF 용어였습니다. 이건 아이작 아시모프가 만든 신조어입니다. 재미있게도 아이작 아시모프 역시 자신이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로봇 공학을 언급했을 때,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 공학이라는 용어가 이미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모프가 로봇 공학을 언급할 때까지, 아무도 로봇 공학이라는 용어..
[게임 의 한 장면. 비현실적인 폭설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로 쉽게 이어집니다.] 소설 에서 노틸러스는 만능 잠수함입니다. 네모 선장은 자신이 노틸러스를 몰고 어디에나 갈 수 있다고 장담하죠. 네모 선장이 자랑스럽게 장담한 것처럼, 노틸러스는 남극으로 향했고, 네모 선장은 남극점에 자신의 깃발을 꼽았습니다. 문제는 귀환이었습니다. 노틸러스는 얼음들에 갇혔고,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만능 잠수함은 함부로 빙판을 뚫고 나오지 못했어요. 그 덕분에 잠수함 승무원들은 전멸할지 몰랐고, 이 사태는 노틸러스의 최대 위기가 되었습니다. 소설 속에서 이보다 더 극적인 위기 상황은 없을 것 같습니다. 노틸러스가 다른 군함과 싸우거나 커다란 오징어들과 싸웠다고 해도, 남극 상황보다 그것들은 위험하지 않았을 것 ..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사이버펑크 도시는 인류 문명의 전부가 아닙니다.] ※ [영화관 옆 책방] 1회 블레이드 러너 &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링크: https://youtu.be/Pe8cCub3gQE 유튜브 채널 은 소설과 영화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진행자는 김겨울님과 거의없다님입니다. 책과 영화를 소개하는 유튜버로서 두 진행자는 영화와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을 비교하고 대조하고 설명합니다. 가령, 소설 는 영화 의 원작 소설입니다. 따라서 은 와 에게 무슨 차이점들과 공통점들과 특징들이 있는지 살필 수 있겠죠. 은 그런 내용들을 다룹니다. 를 이야기할 때, 겨울님과 거의없다님이 중요하게 언급한 것들 중에서 하나는 인간의 본질입니다. 두 진행자는 이 소설이 인간의 본질을 깊게 고찰한다고 ..
SF 문학을 이야기할 때, 흔히 사람들은 소설들과 희곡들과 시나리오들을 언급합니다. 소설과 희곡과 시나리오 중에서 소설은 가장 유명하죠. 사실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장르는 소설에서 비롯했고 희곡과 시나리오보다 소설로서 SF 문학은 가장 유명할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SF 시(詩)들이 없는지 묻습니다. 소설들이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SF 시들을 제대로 연상하지 못하죠. 사람들이 SF 문학을 언급할 때, 시나리오나 희곡이나 소설과 달리, 시는 거의 끼어들지 못합니다. SF 문학 세상에서 시는 희귀 종자와 비슷하죠. 사실 SF 시들은 드물지 않습니다. SF 시들을 읽고 싶다면, SF 잡지들에서 독자들은 여러 시들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소설 모음집 에는 SF 시가 있죠. 그렇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사람..
작가라는 단어는 온갖 무게들과 꼬리표들과 압박들을 짊어졌습니다. 흔히 우리는 작가가 굶주리는 직업이라고 말합니다. 흔히 우리는 작가들이 슬럼프를 겪는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고뇌하는 예술가이고, 자신의 세상을 펼쳐보이고, 유일무이한 뭔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꽤나 유일무이한 존재입니다. 은 오직 빅토르 위고만이 쓸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다른 사람들 역시 프랑스 6월 공화주의 혁명을 소설로 쓸 수 있겠으나, 그건 이 되지 못하죠.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작가는 혼자 유일무이한 뭔가를 만들어내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화가, 조각가, 작곡가, 영화 감독 같은 예술가들 역시 작가와 비슷한 위상을 점유할 수 있습니다. 예술이라는 영역은 오직 작가의 전유물이 아니죠. 어떤 예술은 텍스트 작품보다 훨씬 파..
[게임 를 이용한 심해 산호초 분위기 동영상. 심해 생태계는 정말 신비롭습니다.] YouTube 같은 동영상 사이트에는 '비디오 게임 분위기 영상들'이 있습니다. 흠, 비디오 게임 분위기 영상? 이게 뭐를 뜻할까요? 이는 이나 같은 비디오 게임을 이용해 장대한 환경과 웅장한 음악과 적막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강조하는 동영상입니다. 시청자는 제레미 소울이 지은 비장미 넘치는 음악과 함께 북부 스카이림의 화려한 오로라와 드높은 설산들과 거대한 드래곤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청자는 눈발이 휘날리는 던 모로와 복잡하고 광활한 아이언포지와 서정적인 배경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YouTube에는 이런 동영상들이 많아요. (저는 와 같은 영상들을 좋아합니다.) 동영상 시청자들은 이런 동영상들이 일종의 치유 장..
[하드 SF의 장점은 외계인이 아니라 복잡한 공학을 찬미하는 가능성입니다. (이미지 출처)] 소설 를 비평하는 어떤 글에서 듀나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20세기의 정통 하드 SF 대부분은 곧 구닥다리가 될 것이다. 윌리엄 깁슨이 얼마 전 트위터에서 지적했듯, 우리의 시대를 가장 정확하게 예언한 건 하드 SF 작가들이 아니라 J.G. 발라드와 같은, 다른 비전을 가진 작가들이었다." 이 비평은 꽤나 모순적인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흔히 우리는 하드 SF 소설들이 복잡하고 엄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뉴웨이브 소설이나 소프트 SF 소설은 헐렁하고 과학적으로 엄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드 SF 소설들이 가장 핵심적인 SF 장르라고 여기죠. 하지만 복잡하고 엄중하기 때문에 하드 SF 소설은 특정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