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감상, 분류, 규정/괴수들과 개조 생명체들 (44)
SF 생태주의
[문자 그대로 제노 타이탄은 압도적인 로망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이런 로망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비디오 게임 에는 이른바 거대 괴수 3종 세트가 있습니다. 3종 세트는 공성 벌레, 크라켄, 제노 타이탄입니다. 거대 괴수 3종 세트는 모두 로딩 화면을 장식합니다. 얼음 벌판에서 공성 벌레는 하늘 높이 솟구치고 거대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신비로운 바닷속에서 크라켄은 투박하고 장엄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뜨거운 용암 지대에서 분노한 화산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제노 타이탄은 무시무시하고 파괴적인 인상을 내비치죠. 특히, 제노 타이탄과 인간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제노 타이탄은 자신의 거대한 몸뚱이를 훨씬 강조할 수 있습니다. 게임 제작진은 거대 괴수 3종 세트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공성 ..
[이른바 3부작은 인간과 말과 늑대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말과 달리, 늑대는 야생이죠.] 코맥 매카시가 쓴 소설 은 미국 서부 소설입니다. 이건 카우보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서부 소설이죠. 하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 존 그래디 콜은 카우보이가 아니라 호스보이라고 불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존 그래디 콜이 말들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소설 제목이 '모두 예쁜 말들'인 까닭은 존 그래디가 말들에 죽고 못 사는 성격이기 때문일 겁니다. 소설 첫머리에서 존 그래디는 말을 타고 황야를 달립니다. 존은 말에게서 육중하고 옹골차게 움직이는 근육들과 뜨겁고 벌떡거리는 심장을 느낍니다. 코맥 매카시는 존이 말을 사랑하는 이유가 인간을 사랑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작가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저는 잘 모르..
[거대 괴수 병기를 조종하기 위해 인격 전송은 좋은 방법일 수 있으나, 여기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한때 애니메이션 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여전히 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일본 로맨스 애니메이션의 어떤 흐름을 상징하죠. 이 애니메이션에는 어떤 소녀와 소년이 나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 영혼을 바꾸죠. 소녀의 영혼은 소년의 몸으로 들어가고, 소년의 영혼은 소녀의 몸으로 들어가고요. 영혼이라는 표현이 맞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등장인물들이 영혼이나 인격을 바꾸는 설정은 창작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우리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아무도 그걸 부정하지 않죠.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부대낍니다. 당연히 우리는 다..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스스로 번성하는 질서'는 생태계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죠.] 나 , 같은 비디오 게임들은 생태계 시뮬레이션 장르에 속합니다. 이런 생태계 시뮬레이션 게임의 특징이 뭘까요? 여러 특징들이 있겠으나, 저는 '스스로 번성하는 질서'가 중요한 특징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에서 제가 몇몇 풀과 나무를 심고, 꿀벌들을 배치하고, 버섯들을 흩뿌린다면, 그것들은 스스로 번성하고 생태계를 조성할 겁니다. 제가 간섭하지 않는다고 해도, 풀들과 나무들은 꽃들을 틔울 테고 열매들을 맺을 겁니다. 꿀벌들은 꽃가루들을 나를 테고, 버섯들은 부산물들을 처리할 겁니다. 그렇게 생명체들은 상호작용하고, 생태 구역을 가득 채울 겁니다. 저는 로 몇몇 실험 결과를 확인했고, 게임 플레이어가 간섭하지 ..
[표지 그림에서 보드 게임 은 정말 웅장한 공중 철갑함을 보여줍니다.] 소설 은 공중 철갑함을 보여주는 전쟁 이야기입니다. 공중 철갑함이라는 표현이 옳은지 저는 잘 모르겠군요. 허버트 웰즈는 항공 전력을 묘사했으나,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허버트 웰즈는 그저 항공기(?)들이 공중을 날아다닌다고 언급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허버트 웰즈가 언급한 항공 병기가 공중 철갑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은 공중 전함을 이야기하는 스팀펑크이고, 스팀펑크 전쟁들이 나갈 수 있는 길을 닦았죠. 공중 철갑함을 묘사하는 작가들은 허버트 웰즈에게 한 번쯤 고개를 숙여야 할 겁니다. 하지만 왜 하필 공중 철갑함일까요? 왜 스팀펑크 작가들은 철갑함 그 자체가 아니라 공중 철갑함에 열광할까요? 거대한 함선은..
[인류 문명이 멸망했을 때, 동물 동료로서 탐지견은 훨씬 활약할 수 있겠죠.] "우리가 데리고 가야 해요, 아빠. 개는 먹을 걸 찾아낼 수도 있잖아요." 소설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소설에서 어떤 남자와 소년은 무너진 세상을 떠돕니다. 작가는 왜 세상이 무너졌는지 전혀 언급하지 않으나, 인류 문명은 처참하게 멸망한 듯 보이고, 남자와 소년은 지옥을 떠돕니다. 어느 날 그들은 어디에서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소년은 개를 데리고 가기 원합니다. 아마 누군가가 개를 죽이거나 잡아먹을 거라고 걱정했기 때문이겠죠. 소년은 개를 데리고 가자고 조르고, 개가 먹을 걸 찾을 수 있다고 핑계를 댑니다. 어쩌면 소년은 정말 개가 먹을 걸 찾을 수 있다고 믿었는지 모르죠. 사람들은 여러 특수견들을 이용하고, 전장에서 ..
소설 은 세계가 확장하고 수축한다는 개념을 이용해 평행 세계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평행 세계 이야기입니다. 다중 우주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거나 우주들이 겹치는 장면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으나, 평행 세계를 꽤나 하드하게 보여주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서 훨씬 인상적인 소재는 생물적인 신경 모드입니다. 그렉 이건은 평행 세계만큼 바이오펑크에 공을 들였고, 에는 다양한 개조 생체들이 등장합니다. 우선 주인공 탐정은 머리에 신경 모드를 탑재했습니다. 모드는 일종의 제어 장치이고, 모드 사용자는 마음대로 자신의 감정이나 근력을 조절할 수 있어요. 만약 모드 사용자가 허기를 느끼기 원하지 않는다면, 일정 시간 동안 모드는 사용자가 허기를 느끼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긴박한 순간에 모드는..
[하얀 향유 고래 모비 딕은 거대한 야생 동물이고 동시에 19세기 거대 괴수일지 모릅니다.] 사이언스 픽션 장르에서 괴수라는 존재는 여러 종류들로 나뉩니다. 크거나 작은 괴수가 있겠고, 포악하거나 선한 괴수가 있을 겁니다. 어떤 괴수는 인간보다 약간 크나, 어떤 괴수는 집채만하고, 어떤 괴수는 초고층 건물에 이르겠죠. 어떤 괴수는 인간에게 우호적일 테고, 어떤 괴수는 신나게 도시를 파괴할 테고, 어떤 괴수는 인간 따위에게 관심조차 없을 겁니다. 육식성 괴수나 초식성 괴수가 있겠죠. 누군가는 사람들을 맛있게 집어삼킬 테고, 누군가는 풀이나 나무를 우적거릴 테고, 누군가는 기상천외한 것에서 영양분을 얻겠죠. 털가죽이 북슬거리는 포유류 괴수가 있을 테고, 우둘투둘한 비늘을 선보이는 파충류 괴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거대 괴수가 무엇을 상징하고 비유할 수 있을까요? 도시 파괴? 그게 전부일까요?] 영화 은 거대 괴수들을 선보입니다. 이 괴수들은 외계인들의 생체 병기이고, 심해 관문을 통해 지구에 출몰합니다. 외계인들은 다른 차원에서 괴수들을 만들고, 심해 관문으로 괴수들을 내보내요. 그 관문은 지구의 바다와 이어지기 때문에 괴수들은 인류 문명을 짓밟을 수 있습니다. 지구인들은 이를 두고 볼 수 없었고, 거대 로봇들이 출격합니다. 마침내 거대 로봇과 거대 괴수가 박 터지게 싸우고, 이런 열혈적인 싸움은 이 영화의 주된 볼거리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 영화를 거대 로봇물이자 괴수물이라고 부르더군요.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정말 은 '괴수물'일까요.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괴수는 중심 소재일까요...
※ 2014년 영화 의 내용 누설이 있습니다. [어니스트 시튼. 1895년 "The Persuit". 얼마나 자주 우리는 야생 동물들을 바라보고 생각할까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수많은 타인들을 만납니다. 우리는 실제 사람들을 만날 뿐만 아니라 각종 소설들이나 드라마들, 영화들, 게임들 속에서 가상의 인간들과 만나죠. 하지만 인간들을 만나는 만큼 야생 동물들을 만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실제 야생 동물들을 꾸준히는 만나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생태학자나 삼림 순찰대, 동물원 사육사, 서커스 조련사 정도? 게다가 동물원이나 서커스의 야생 동물들은 감옥에 갇힌 것과 다름이 없죠. 그런 동물들을 '야생' 동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야생 동물에 별로 관심이 없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