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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필립 호세 파머는 시리즈라고 불리는 여러 장편들과 단편들을 썼습니다. 이 소설 시리즈에서 사람들은 풍족한 재화를 누립니다. 과학 기술이 아주 발달하고 생산량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막대한 생산량 증가는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기술적인 유토피아를 꿈꿉니다. 그걸 그리는 SF 소설들 역시 있습니다. 하지만 필립 파머는 기술적인 유토피아에 반박하고 물질적인 풍요가 무조건 유토피아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시리즈에서 충분한 재화들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짓밟습니다. 물질적인 조건은 기술적인 유토피아를 충족하나, 여전히 수탈은 존재합니다. 필립 파머는 인간이 권력을 추구하고 권력 욕구에 끝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 이 게시글에는 애니메이션 3부작의 치명적인 결말 누설이 있습니다. [후투아 종족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는 에코 페미니즘을 상징할지 모릅니다.] 대기 화학자 파울 크뤼천은 인류세라는 용어를 널리 퍼뜨렸습니다. 인류가 지구 환경에 커다란 흔적을 남겼기 때문에 파울 크뤼천은 홀로세의 특정 부분이 인류세라고 규정했습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은 인류세라는 개념에 동의하나, 그들은 어느 순간이 인류세의 시작인지 아직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파울 크뤼천은 산업 혁명이 인류세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 자본주의가 전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실 19세기와 20세기와 21세기 초반에 가장 지배적인 경제 현상은 자본주의입니다. 자본주의는 엄청난 환경 오염들을 일으켰고, 따라서 산업 ..
Strange Horizons이라는 사변 소설 잡지에서 엘리너 아나슨은 Hwarhath 시리즈와 기후 변화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엘리너 아나슨은 친척들에게 자신이 기후 변화와 맞서는 미래 인류를 그린 SF 소설을 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미래 인류는 바다에 철분들을 뿌리고, 거대 궤도 우산을 띄우고, 자연 생태계를 대규모로 보존합니다. 하지만 친척들은 그런 소설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고, 인류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어요. 그때 엘리너 아나슨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포기하고 절망한다고 느꼈습니다. 기후 변화가 아주 심각한 대재난이 될 수 있음에도, 친척들은 그걸 적극적으로 막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저 절망하고 대안이 없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마치..
[이런 거대 괴수 병기는 저그와 많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화 친화력에는 미약한 생태주의가 있어요.] 소설 에 등장하는 신의 정원사들은 이름처럼 일종의 종교 집단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종교 집단과 정원사들은 매우 다릅니다. 왜냐하면 정원사들은 소신이 있는 생태주의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은 자연 환경을 보존하고, 동물 권리를 지키고, 약자들을 돕고자 합니다. 뭐, 좋은 말을 떠드는 종교 집단들은 많고 많습니다. 현실에서 그런 종교 집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하지만 신의 정원사들은 그저 좋은 소리들만 늘어놓지 않습니다. 정원사들은 확실한 철학을 세우고, 그 철학을 실천합니다. 그리고 그 철학은 바로 생태주의입니다. 생태주의는 권위적인 지배에 반대합니다. 현실에서 수많은..
소설 는 토비와 렌이라는 두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습니다. 토비와 렌을 번갈아 조명하고, 어떻게 두 여자가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는지 보여주죠. 소설 배경은 폭력적인 디스토피아이고, 수많은 약자들은 혼란 속에서 살아갑니다. 토비와 렌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아무 능력이나 힘이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에 지나지 않아요. 토비는 어른이기 때문에 세상만사를 좀 더 자세히 꿰뚫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가혹한 시련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하지 못합니다. 렌은 10대 소녀이고, 덕분에 세상 풍파에 그저 휩쓸릴 뿐입니다. 만약 렌이 좀 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면, 목숨을 건지지 못했을지 몰라요. 아니,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좌절을 느꼈을지 모르죠. 이런 디스토피아에서 토비와 렌 같은 평범한 여자는 성 폭..
[게임 예고편의 한 장면. 이런 모래벌레는 대표적인 가상 생태계 설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이언스 픽션에서 좋아하는 설정 중 하나는 생태적 상상력이나 가상의 생태계입니다. 현실의 인류가 만날 수 없는 거대 괴수, 멸종한 동물, 개조 동물, 외계 괴물 등은 생태적 상상력의 대표입니다. 의 모래벌레, 의 신종 돌고래, 의 그 이상한 생명체가 그럴 듯한 사례입니다. 한편으로 생태적 상상력은 현재의 자연계가 어떻게 바뀔지 논할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다양한 SF 작가들은 강대국의 산업 자본주의가 자연 생태계를 크게 파괴할 거라고 경고했고, 그런 경고는 비극적인 현실이 되었습니다. 작가들이 뛰어나게 예측했든 그저 우연이든 간에 암울한 생태적 상상력은 암울한 현실로 이어졌어요. 어쩌면 22세기에 가장 주목을 받는 ..
소설 는 디스토피아인 동시에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디스토피아와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뒤섞였다고 할까요. 결과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가깝지만, 그 본질은 디스토피아와 많이 닮았죠. 일반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재난 이후를 주목합니다. 거대한 재난이 벌어지고, 인류 문명이 망하고,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고, 온갖 아귀다툼과 비극이 벌어지죠. 대부분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이런 모습들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는 재난 이후만큼 재난 이전에도 주목합니다. 이 소설의 거대한 재난은 이미 한창 깽판을 치는 산업 자본주의 속에서 도사렸기 때문입니다. 산업주의는 수많은 병폐를 낳았고, 사람들의 삶을 지옥으로 몰아가는 중이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 병폐에 저항했으나,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저항의 결과가 인류 문명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