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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성향의 생체 병기들과 사상 본문

SF & 판타지/개조 생명체들

조화 성향의 생체 병기들과 사상

OneTiger 2017. 12. 19. 20:04

[이런 거대 괴수 병기는 저그와 많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화 친화력에는 미약한 생태주의가 있어요.]



소설 <홍수>에 등장하는 신의 정원사들은 이름처럼 일종의 종교 집단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종교 집단과 정원사들은 매우 다릅니다. 왜냐하면 정원사들은 소신이 있는 생태주의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은 자연 환경을 보존하고, 동물 권리를 지키고, 약자들을 돕고자 합니다. 뭐, 좋은 말을 떠드는 종교 집단들은 많고 많습니다. 현실에서 그런 종교 집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하지만 신의 정원사들은 그저 좋은 소리들만 늘어놓지 않습니다. 정원사들은 확실한 철학을 세우고, 그 철학을 실천합니다.


그리고 그 철학은 바로 생태주의입니다. 생태주의는 권위적인 지배에 반대합니다. 현실에서 수많은 종교 집단들은 권력자들에게 굴종하거나 권력자들을 비호했으나, 소설에서 신의 정원사들은 절대 권력자들을 추종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치인들이나 자본가들을 비호하기 위해 신의 이름을 빌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동물 권리를 지키고 약자들을 돕기 위해 신의 이름을 말합니다. 신의 정원사들은 미물부터 대왕 오징어까지, 생물 다양성을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신의 정원사들을 열정적인 환경 보호론자라고 봐도 될 겁니다. 그들은 드루이드 같습니다. 검마 판타지 속의 드루이드처럼 신의 정원사들은 경이적인 자연 환경을 지키려고 합니다.



신의 정원사들처럼 다양한 SF 창작물들은 환경 보호 세력을 묘사합니다. 비단 <홍수>만 아니라 다른 SF 소설들 역시 그렇습니다. 환경 오염은 20세기 중반부터 SF 소설들의 주요한 소재였고, 덕분에 환경 보호 세력들은 SF 소설이 흘러온 역사에서 커다란 줄기를 차지합니다. 여러 소설들 속의 환경 보호 세력들을 서로 비교해도 재미있을 것 같군요. 게다가 비단 SF 소설들만이 아니라 SF 비디오 게임들도 그런 세력을 묘사합니다. 가령, <문명: 비욘드 어스>에 등장하는 조화 성향은 외계 행성의 자연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기 원하죠. 게임 속에서 인류는 환경 오염이나 핵 전쟁을 피해 외계 행성으로 달아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조화 성향은 함부로 외계 생태계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외계 생태계에 적응하려고 애씁니다. 조화 성향은 테라포밍을 시도하지 않고, 자연 생태계를 그대로 보존하기 원합니다. 심지어 그들은 외계 생명체에게서 유전 형질을 받아들입니다. 테라포밍이 아니라 팬트로피를 선호하죠. 제임스 블리시가 <표면 장력>을 쓴 것처럼 조화 성향은 외계 행성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들의 신체를 바꿉니다. 그렇다고 해도 조화 성향이 생태주의를 적극적으로 따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조화 성향은 생태주의를 따르기보다 그저 외계 행성을 바꾸지 않기 위해 애쓸 뿐입니다. 만약 신의 정원사들이 조화 성향을 평가한다면, 정원사들은 별로 호의적으로 말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신의 정원사들은 조화 성향이 좀 더 생태주의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비판할 겁니다. 어쨌든 조화 성향은 자연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따라서 환경 보존 세력으로 불릴 수 있을 겁니다.



조화 성향은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는 동시에 생체 병기를 중시합니다. 아마 생태계를 연구하기 때문에 생체 병기에 주목하는 듯합니다. 조화 성향은 각종 외계 절지류 야수들을 병기로 이용하고, 심지어 거대 절지류 괴수를 만듭니다. 조화 성향은 인위적으로 진화를 촉진했고, 덕분에 거대 절지류 괴수가 등장했어요. 이 제노 타이탄라고 불리는 생체 병기는 어마어마한 덩치와 파괴력을 자랑하고, 상대 병력들을 순식간에 찢어버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조화 성향은 외계 행성에 흐르는 독기를 활용합니다. 다른 세력들이 독기 속에서 죽어갈 때, 조화 성향은 독기를 공기처럼 들이마십니다. 또 다른 특징은 인구 증가입니다.


조화 성향은 식량을 늘릴 수 있는 특성들을 선보이고, 덕분에 머릿수를 신나게 불릴 수 있습니다. 자연 생태계를 열심히 연구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작물들을 키울 수 있는 듯합니다. 대신 병력들은 약합니다. 최종 병기답게 제노 타이탄은 매우 강력하나, 다른 조화 병력들은 상대 세력들보다 약해요. 하지만 식량을 많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인구를 부양하기 좋죠. 그래서 어떤 플레이어들은 조화 성향이 <스타크래프트>의 저그와 비슷하다고 평가합니다. 조화 성향과 저그 모두 생체 병기, 독기, 인해전술이라는 특성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생체 병기들을 활용하는 특성은 저그와 비슷해 보이죠.



조화 성향과 저그…. 흠, 생체 병기를 활용한다는 특성은 많이 비슷합니다. 특히, 조화 성향은 각종 외계 야수들을 활용하고, 이 외계 야수들은 전형적인 절지류 괴물들입니다. 제노 군집이나 제노 기마대, 제노 타이탄 등은 정말 저그처럼 보이죠. 하지만 아무리 조화 성향이 절지류 괴물들을 이용한다고 해도 조화 성향과 저그의 기본적인 바탕은 전혀 다릅니다. 저그는 모든 것을 흡수하고 정복하기 원하나, 조화 성향은 외계 생태계에 적응하려고 애씁니다. 위에서 이미 말했듯 조화 성향은 한계가 있고, 그래서 신의 정원사들은 조화 성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신의 정원사들이 그런 것처럼) 조화 성향은 자연 생태계가 아름답다고 감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저그는 자연 생태계에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죠. 그저 유전 형질을 흡수하고 진화할 뿐입니다. 따라서 사상이나 철학을 고려한다면, 조화 성향과 저그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아니, 조화 성향은 저그와 정반대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신의 정원사들과 저그가 똑같다고 말한다면, 다들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할 겁니다. 조화 성향과 저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조화 성향이 생체 절지류 병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본질은 그게 아닙니다. 왜 조화 성향이 절지류 병기를 사용하는지 따지지 않는다면, 본질을 놓치겠죠. 겉모습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겠죠. 신의 정원사들이 저그와 하등 관계가 없는 것처럼 겉모습이 아니라 본질과 사상으로 판단해야 할 겁니다.



뭐, 솔직히 비디오 게임에서 사상을 따지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겉모습만 비교하겠죠. 애초에 비디오 게임은 철학이나 사상을 논하는 매체가 아니죠. <문명: 비욘스 어스>에서 중요한 것은 철학이나 사상이 아니라 전투력 수치나 생산 수치겠죠.



※ 이미지 출처: https://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46481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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